오늘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 역에 있는 영풍문고에서 책을 하나 샀습니다. 'ACE 프로그래머 가이드'
그리고는 서점 옆의 맥도널드에서 햄버거 세트메뉴를 주문해서 자리를 잡고 먹고 있었지요.
제 앞 테이블에서 한 청년이 어떤 할머니와 아주 서글서글한 미소로 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눈치가 보니 청년은 바쁜 듯 보였고 할머니는 청년에게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하고 계신 듯 싶었습니다. 청년은 간신히 약속한 친구가 기다린다며 자리를 피해 예의바른 모습으로 할머니를 떠났습니다.
그 할머니는 저를 힐끔 보시더니 천천히 제쪽으로 뒤돌아 앉으셨습니다.
저는 조금 경계했지요. 워낙에 구걸하는 사람들이 흔하게 보이니까요.
할머니는 말상대가 필요한 듯 보였습니다. 구걸을 하거나 그러지는 않으셨구요.
저는 햄버거를 다 먹는 동안만 할머니 얘기 들어드리는 것은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제가 햄버거를 다 먹었을 때는 서로 말을 하지 않았지만 각자 갈길로 갔습니다. 할머니는 서점으로 저는 지하철로..
이상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상대를 배려하시는 고운 마음씨를 가진 분이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