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블로고스피어에는 왜 온통 웹 이야기뿐일까요?

권순선의 이미지

우리나라의 블로고스피어에는 온통 웹 이야기들 뿐입니다. 이 글의 제목을 보시고 혹시 제가 그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는데, 실은 그 반대입니다. 웹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들이 매우 부럽습니다. 이런저런 모임도 많이 있고, 관련된 연관 산업이 든든히 받쳐주고 있어 신규 인력들의 유입도 계속 발생하고 있고, 더구나 일반 사용자들도 상대적으로 부담없이 웹에 관련된 내용은 블로그 내용으로 많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을 오픈소스에 대입시켜 보면 완전히 반대입니다. 웹 관련된 모임은 금방 매진되지만 오픈소스에 관련된 모임은 참가비 무료에 식사와 컴퓨터까지 제공한다고 해도 오시는 분들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기존 CodeFest의 경험을 위주로 생각한 것입니다.) 무엇보다 관련된 연관 산업이 상당히 취약합니다. 오픈소스가 여기저기 매우 많이 사용되고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도구로서 잘 가져다 쓰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이지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참여해서 오픈소스 개발 모델에 따르면서 해당 오픈소스에 기여할 만한 여건이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다 보니 개발자 커뮤니티가 커지지 않습니다. 오픈소스는 전문가들만, 그것도 월등한 코딩 능력을 갖춘 전문가이어야만 참여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그러다 보니 블로고스피어에도 순수하게 오픈소스와 연관되는 컨텐트를 생산해 내는 블로거는 많지 않습니다. 악순환의 연속이죠.

저는 오픈소스를 활용해서 크게 돈을 버는 기업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구글이 그 예가 아닌가 하고 물으실 수도 있는데, 여기서 구글을 비롯한 인터넷 사이트들은 오픈소스의 '소비자'이지 '공급자'가 아닙니다. 오픈소스를 도구로서가 아니라 목적으로 삼으면서 사업을 하는 회사들이 많이 생기고 또 그런 회사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야만 오픈소스 분야에도 신규 인력들이 많이 투입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픈소스를 활용할 때는 회사의 경쟁력 포인트를 무엇으로 하고 어떻게 안정적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인가를 정의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습니다. 레드햇이 여기서 말하는 좋은 사례가 될 뻔했는데 최근 오라클의 리눅스 지원 소식으로 인해 상당히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라 안타깝습니다.

오픈소스를 목적으로 해서 사업을 하는 회사들뿐만 아니라 오픈소스를 좋아하는 개인들에 대해서도 좀더 적극적으로 오픈소스에 관련된 컨텐트들(UCC)을 생산해 내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새로운 정보를 교환하고 여론을 형성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만약 본인이 오픈소스를 좋아하고 오픈소스를 계속해서 활용하면서 오픈소스를 직/간접적으로 본인의 경력에 활용할 예정이라면 소프트웨어 자체의 소비자에서 생산자/중개자 역할 뿐만 아니라 오픈소스에 관련된 컨텐트와 여론들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생산자/중개자 역할을 하시는 분들이 지금보다 훨씬 늘어나야 합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논란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쪽 산업이 잘 되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몰릴 것 아니냐... 라고 물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런 질문에 대한 뾰족한 답은 없습니다. 다만 이 글을 제가 이곳에 올리는 이유는 이런 여러가지 이유들을 불문하고 여러분이 오픈소스의 '행복한 소비자'였다면 이 생태계가 계속 지속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뭔가 여러분이 커뮤니티에 되돌려줄 수 있는 것을 찾아서 되돌려주고자 하는 노력을 한 분이라도 더 하셨으면 하는 마음에서입니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오픈소스에 관련된 컨텐트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일 테지요. 이쯤에서 다시한번 이 글의 제목을 보아 주세요. 우리나라 블로고스피어에는 왜 온통 웹 이야기뿐일까요? 우리나라 블로고스피어에서 좀더 다양한 오픈소스 관련 컨텐트와 동향 정보, 여론 등도 웹 이야기만큼이나 많이 생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루미넌스의 이미지

닭이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이 얘기를 읽으니까 언젠가 조엘의 책에서 본 대체재와 보완재의 개념에 빗댄 오픈소스를 후원하는 기업의 이야기가 머리에 스치네요..
순선님 글을 읽어보니, 말씀하신대로 오픈소스의 '공급자'인 기업이 요원하네요^^
더 다양한 주제를 더 많은 사람들이 나눴으면 하는 바램도 마찬가지구요.. 이렇게 말하면서 저조차도 "웹"에 열광하는 블로거임을 반성해 봅니다. 여러해에 걸쳐 항상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셔서 고맙습니다~ ^-^

권순선의 이미지

음... 제가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졌던가요... 별로 그런것 같지는 않은데... -_-a

aero의 이미지

제가 보기에도 한 1여년전 부터 Tim O'Reilly가 Web 2.0이라는 화두를 던진 이후로 모두들 지나치다 싶을정도로 Web 2.0 이라는 선문답에 매달려 있는것 같습니다.

이것은 누구도 이것이다 저것이다 확실히 정의를 내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서 나름대로의 해석과 평가를 하며 마케팅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너도나도 자신이 전문가/선구자인냥 말하기 좋은 꺼리가 되기 때문이지 않을까 합니다.

사실 Web 2.0, Ajax라는 말이 나오기전부터 그러한 특징을 가지는 싸이트들과 기술이 존재했습니다만 요즘 그에 대한 열광적인 관심을 보면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 그는 나에게로 와서 / 꽃이 되었다."라는 싯구가 떠오릅니다. 어렴풋한 실체에 이름이 붙여지고 난뒤 너도나도 꽃의 아름다움에 도취되어있는 형국이랄까요.. 우리나라 사람들 특유의 쏠림현상도 어느정도 관계가 있는것 같구요.

FOSS계에도 요즘 소위 Web 2.0의 특징을 포함하고 그러한 서비스를 구현하기에 적합한 Ruby on Rails류의 각종 Web framework들이 만들어지고 이슈화되고 있기도 하지만 둘러보면 그 이외의 각종 분야에도 잠시라도 눈 떼면 흐름을 쫓아가기 힘들정도로 Dynamic하게 진행되고있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그런 분야들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는것 같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있더라도 애를써서 알려도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도 별로 없어서 그렇게 해야 할 동기유발 자체가 안되는것 같습니다. ( 오히려 Linux가 보급되던 초창기 보다 유저들의 관심의 다양성스팩트럼이 줄어들었다고 느낄때도 있습니다. )

요즘 Web 2.0의 특징을 말할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로 "집단지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것이 Web 2.0 이전에 FOSS쪽에 존재했다고 봅니다. 개인의 지식과 능력은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지만 이러한 불완전한 개인들이 서로의 모자란 부분을 채워가며 어떤 다양한 교류의 커뮤니티가 이루어질때 그것이 어떠한 완전체로 유기체 처럼 발달해가는 거지요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러한 유기적 발전을 위한 자생적 체계성,조직성,다양성이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는것 같지 않다는 점이 순선님 생각하시는것과 같이 아쉽습니다.

권순선의 이미지

해외의 경우를 보면 오픈소스라는 테마는 여전히 활발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냥 개발만이 이슈가 아니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마케팅, 사회학, 법률, 지재권... 생각해볼 이슈들이 한둘이 아닌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잘 안되네요.

burnssun의 이미지

자동차에 빗데면
오픈소스계 => 자동차 설계자,제작엔지니어 (자동차란 도구를 만드는사람)
웹계 => 레걸 레이싱드라이버 (자동차란 도구로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
제 자신도 이선영(^^)씨나 슈마허는 알지만 슈마허가 모는 자동차 설계자는 전혀 모르죠. 처음 자동차 개발한 사람 이름조차도 가물가물합니다.
보통 도구를 만드는 사람보다 도구를 잘쓰는 사람들이 일반인들 한테는 더 친숙하죠, 그래서 관심도 절로 생기고요.
그래서 서비스를 이용에 관심 있는 사람 보다 도구를 만드는데 관심인 사람이 적을 수 밖에 없다 봅니다.

PS. 저도 게시판 보다 기초적인 질문 (제가 보기엔 확실히 학교 숙제) 물어 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숙제는 혼자서..." 란 말로 넘어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근데 압니까 그 분들 중에 미래의 훌륭한 오픈소스 거장이 나타날지...

권순선의 이미지

좋은 지적인것 같습니다. 좀더 대중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토픽이 있으면 좋겠네요.

익명사용자의 이미지

이유는 이렇습니다.

웹 이야기의 대부분은 웹을 생산하는 생산자에 의한 이야기보다는 소비자의 관점에서 많은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웹을 생산하는 사람은 소비도 하며, 이 역시 소비자 관점에서 많은 얘기가 나오게 되겠지요.

반면, 오픈소스에 관련된 이야기는 소비자의 관점보다는 생산자의 얘기가 더 많습니다. 그렇게 해서 생산된 컨텐츠는 end user 친화적이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끌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생산자를 더 만들어내는 일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더욱 관심을 끌만한 소비자 친화적인 컨텐츠가 많아야 한다고 봅니다.

권순선의 이미지

동의합니다. 오픈소스의 소비자 입장에서도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얼마든지 많습니다. 웹 관련해서 블로고스피어에서 주로 많이 언급되는 네이버, 다음, 싸이월드, 구글... 이런 기업에서 제공하는 여러가지 서비스들에 대해서는 좋다/나쁘다 등 다양한 사용자들로부터 다양한 평가와 의견들이 오고갑니다.

반면 오픈소스 쪽에서는 레드햇, Canonical(우분투), 노벨, 한컴... 등과 같은 회사들 혹은 ASF, FSF, PSF 등과 같은 오픈소스 개발 주체들 등등 다양한 공급자들이 많은 반면 소비자(사용자)들은 이에 대해서 별다른 의견이 없습니다. 가령 페도라 코어 최신 버전이 나왔다... 라면 대체로 '나왔다'는 사실을 전달하는 정도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고 거기서 더 들어가지 않습니다. 써 보면 써 보고 나서 이러이러해서 좋더라, 이러이러해서 조금 모자라더라... 라는 이야기들, 좀더 분량이 긴 이야기들은 그다지 많이 오가지 않습니다.

오픈소스 쪽에도 공급자/소비자가 똑같이 존재합니다만 소비자(사용자)들은 대체로 개인적인 입장에서 접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냥 내가 써 보고 좋으면 그만인거죠. 이렇게 되는 이유가 역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소비자 친화적인 컨텐트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런 컨텐트들이 확대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겠고, 그런 컨텐트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관심있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무관심 속에 묻혀버린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둘 다라고 생각합니다.

yundreamm의 이미지

오픈소스 관련 모임에 사람이 모이지 않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오픈소스에 관심을 가진 개발자가 적기 때문입니다.
관심이 적은 이유는 실제 이를 필요로 하는 개발자가 적어서이구요.

제대로된 솔류션/소프트웨어 개발사가 없는 현실이다 보니, 당연히 이에 관심을 가지는 개발자의 절대수가 부족합니다.

반면 웹은 서비스영역에 가깝고, 자신의 업무와 실질적으로 관계가 있다보니 관심이 많을 수 밖에요.

IsExist의 이미지

쉽게 접근이 용이할 부류가 대학생이나 교수쪽인데 이미 싹이 MS에 친숙한 상태에서 사회에 배출되고 교육과정에도 잘 사용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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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가 말한 우리를 파괴시키는 7가지 요소

첫째, 노동 없는 부(富)/둘째, 양심 없는 쾌락
셋째, 인격 없는 지! 식/넷째, 윤리 없는 비지니스

이익추구를 위해서라면..

다섯째, 인성(人性)없는 과학
여섯째, 희생 없는 종교/일곱째, 신념 없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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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가 말한 우리를 파괴시키는 7가지 요소

첫째, 노동 없는 부(富)/둘째, 양심 없는 쾌락
셋째, 인격 없는 지! 식/넷째, 윤리 없는 비지니스

이익추구를 위해서라면..

다섯째, 인성(人性)없는 과학
여섯째, 희생 없는 종교/일곱째, 신념 없는 정치

dormael의 이미지

엉뚱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여성분들이 적어서 더 그렇지 않을까요?

안그래도 사람도 적고 다양성도 적은 나라에서 여성분들이 많으면 그래도 사람들이 꽤 모일텐데 그것도 아니라서..

그렇다고 여성분들을 끌어들일 매력적인 스타도 없구요.

헉, 지금 미용실에 와 있어서 그냥 이런 생각도 드네요..

많다고 다 좋은것도 아닙니다만..

-- Signature --
青い空大好き。
蒼井ソラもっと好き。
파란 하늘 너무 좋아.
아오이 소라 더좋아.

무_달의 이미지

여성분들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여성분들은 원래 컴퓨터 자체에 관심이 적으니까요.
여성분들이 외모나 패션 등에 신경을 쓰는 건 그것이 사회 생활의 도구이기 때문이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통설처럼 관계지향적이다 보니 남에게 어떻게 보일 지가 꽤 중요한 셈이죠. 그에 반해 남자들이
컴퓨터, 오디오, 카메라 따위에 돈을 들이고 신경을 쓰는 걸 이해하지 못합니다. 완전히
장난감 놀음이자 쓸데없는 짓일 뿐이죠.

윈도즈 역시 그냥 깔려 있으니 쓰는 거지 처음부터 윈도즈를 쓰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습니다.
그저 웹서핑 잘 되고 쇼핑몰에서 카드 결제 잘 되면 장땡이죠. 설령 매력적인 스타 개발자가
나온다 쳐도 여성들을 끌어들이는 건 힘들다고 봅니다. 여성들이 애정을 쏟는 건 그 개발자
당사자지 개발자가 개발하는 OS는 아닐 겁니다. 아니, 개발자가 어떤 취미를 가졌고 어떤
물건을 쓰고, 어떤 취향을 가졌는지까지는 관심을 갔더라도 방금 전에 말한 대로 OS 같은 부류
까지 관심을 갖진 않을 겁니다.

저는 아무래도

1) 돈이 안 된다는 통설
2) 개발자 위주의 분위기
3) 어느 정도의 영어 실력이 요구되는 조건
4) 1, 2, 3으로 인한 극소수의 유저층 + 기반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 커뮤니티로 좀 알려져 있는 루x웹 같은 경우 왜 쓸데없이 리눅스를
플스3에 집어 넣어서 블루레이 불법 복사를 용이하게 만들어 버렸냐 성토하는 말들이 많습니다.

최근 Aiglx + Beryl 때문에 솔깃해진 분들이 리눅스를 한 번 구경해볼까 하는 마음에 설치를
해보지만 '윈도즈식' 사고 때문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단 번에 따라가기 식으로 xx 좀 알려주세요"
"이거 왜 안되여" (짧은 단문식 질문)

결국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이 만만치 않다는 걸 알고 gg치는 분들도 꽤 되죠. 우분투가
Newbie들을 위한 많은 작업들을 했지만 아직도 부족한 부분들이 많습니다. 아주 최신의 하드웨어라든가
스캐너 따위 주변기기 지원들, 그리고 도저히 대처 방법이 없는 윈도즈 전용 파일 포맷들 말이죠.
네이트온이나 IE7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네이트온과 IE7을 Wine에서 그냥 한 방에(WOW처럼 패치를 하거나 DCOM98 설치를 하거나 하는 과정도 없이)
바로 돌아가도록 만들거나 웹 표준화가 더 진행되어서 네이트온, IE7 없이도 편하게 사는 상황이
되야 뭐가 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권순선의 이미지

제가 이야기하는 것을 아주 간단히 이야기하면, 오픈소스 사용자나 리눅스 사용자가 왜 늘어나지 않느냐가 아니라 이미 오픈소스를 잘 사용하고 있는 분들 중에서 왜 오픈소스에 관련된 내용을 블로깅하는 분들이 많지 않느냐 하는 것입니다. 관점이 다르네요...

penguino^^o의 이미지

잘 사용하고 있는 분들이 없어서 그런 거죠...

병맛의 이미지

네, 아랫분 덧글에 답을 하다 원래 논의는 좀 흘려 버렸네요.

제 생각엔, 제가 말한 대로 유저층이 적다 보니 "산출"도 적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가 열심히 블로깅을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취향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그리고 KLDP 블로그를 언급한다면 개인적으로 편하게 블로깅하기가
좀 꺼려지는 곳입니다.

일단 제 자신이 KLDP 블로그에 글을 올릴 만한 "급수"에 "무공"이 전혀 못 미친다고
생각되더군요. 보는 눈들이 의식되구요. 전반적인 유저층이 많다면 중상류 이상의
고급 유저, 개발자층도 많을 테고 그렇다면 산출물도 풍부할 수 있겠지만요.

물론 여러 가지 훌륭한 성과들(은폰트라든가 imhangul, Moniwiki)을 이루어 내시거나
개발자로써 순조로운 발전을 하고 계신 분들도 꽤 되시겠지만 대중적인 부분은
부족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적은 수의 전문가와 거의 지식이 없는 일반 대중 대다수,
이게 현재 우리 나라 F/OSS 상황이 아닐까요? (권순선님이 말하신 게 이 점이라고
받아들였는데) 중간을 채워줄 만한 이들이 경제적, 사회적 상황도 그렇고 F/OSS 성격 자체도
그렇고 많이 존재하기가 힘들죠. 비단 F/OSS 쪽만 이런 게 아니라고 봅니다.

perky의 이미지

그냥 오픈소스 개발자의 수가 적어서 블로그가 적은 것이라고 봅니다.
제가 아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면, FreeBSD의 경우에 커미터가 350~400명 사이를
왔다갔다 하고 있지만, (새로 계속 들어오고, 나가는 사람도 그만큼 됩니다.)
Planet FreeBSD에 글을 쓰는 사람의 수는 30명 내외이고 자주 쓰는 사람은 10명
안쪽입니다. 그리고, Python도 80명 정도 되지만, Planet Python같은 곳에
정기적으로 글을 올리는 개발자들은 그 중의 일부에 불과합니다.

국내에서는 오픈소스 개발자의 수 자체가 활발한 분들이 100명 안쪽이기 때문에
비례해서 생각해 봐도 그만큼 컨텐트가 나올 환경이 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오픈소스 수요자들은 물론 그것보다 많긴 하지만, 오픈소스 수요자들이 컨텐트를
그다지 생산하지 않는 것은 외국도 별 차이 없는 것 같구요. 단지 한국에서는
네이버 지식인에 쓸 것을 외국에서는 메일링리스트에 쓰는 정도의 차이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아무래도 커뮤니티와 관련된 것은 positive feedback에 의한 변화가 크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기반을 갖고 있지 않으면 형성 자체가 좀 힘든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앞으로 여러 행사를 통해서 기반을 조성할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You need Python

권순선의 이미지

규모가 작다는 것은 동의합니다만 컨텐트를 만드는 것은 개발자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모수는 훨씬 늘어나겠지요.

positive feedback에 의한 변화라는 관점을 정확히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perky님이 언급하신 '기반'이라는 것이나 제가 전에 언급했던 '분위기'라는 것이나 거의 같은 이야기인 것으로 이해하겠습니다. 아무래도 거품이 꺼지긴 한 것 같습니다. :-)

익명사용자의 이미지

글 하나 올리면 코멘트 주르륵 달리면서 칭찬 릴레이 하는게 positive feedback이 아닌가 하네요 :)

열심히 올려놓은 블로그 글에 댓글하나 안달리면 좌절이죠

권순선의 이미지

명쾌하군요. 무플방지위원회를 풀 가동하는 것이 필요할듯... :-)

소타의 이미지

무플방지 위원회..
KLDP에도 필요합니다 ㅋㅋㅋ

perky의 이미지

사실 제가 의도한 positive feedback은 "긍정적인 반응"보다는 "양의 되먹임"에 대한
것이었는데, 익명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해석을 해도 좋은 말이 되는군요. 감사합니다. ^^;
양의 되먹임이 한국어로는 잘 안 쓰여서 영어로 쓴 게 좀 혼란을 드린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양의 되먹임은 이전의 결과가 이후의 원인으로 비례적으로 작용하는 걸 말합니다.
예를 들어 상처가 났을 때 피가 응고되는 과정에서는 일단 조그만 응고가 생기면 그것이
응고 속도를 더 촉진시켜서 커다란 덩어리가 순식간에 생겨납니다. 그리고, 임산부가
출산할 때도 아이가 나오려고 하면서 더욱 원인이 되는 효소와 호르몬들을 촉진시켜서
일정한 고비만 넘기게 되면 아이가 쑤욱~하고 나오게 됩니다. 댐이나 둑이 터질 때도
멀쩡히 있던 것도 조그만 구멍이 생기면 그 구멍으로 빠져나오는 물들이 영향을 줘서
주변을 터뜨리고 또 거기로 더 많은 물이 터져 나오면서 또 터뜨리고 계속 커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반면에 음의 되먹임은 몸무게 관리하는 사람처럼 이전의 결과가 역으로 원인이
되어서 일정하게 유지가 되는 걸 말합니다.)

20세기 초만 해도 동물생태학계에는 여성과학자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거의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그 계기가 된 것은 아무래도 루이스 리키(Louis Leakey)가
기른 몇 명의 여성과학자들이 성공하면서 그들을 모델로 한 후학들이 생겨나고 다시 거기서
성공한 후학들이 그 이후에 영향을 주게 되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KLDP에서만 보더라도, 한참을 답글이 안 달리던 글도 어느날 답글이 하나 달리기 시작하면
그걸 보기 위해서 사람들이 클릭을 하고, 그렇게 되면서 또 답글이 달리고 또 그걸 보러
클릭하고 하게 되서 한 글이 떠오르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오픈소스 커뮤니티도 오픈소스 도구가 많으면 그걸 쓰던 사람들이나 그에 의해 자극 받은
사람들이 참여하게 되고, 컨텐츠가 어느정도 기반을 갖고 있으면, 그 컨텐츠를 읽고 느낌을
얻은 사람들이나 분위기를 느낀 기존 개발자들도 컨텐츠를 생산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래서, 뭔가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기반이 아무래도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고, 초기 FSF에서
기반 툴들을 열심히 개발한 것이 결국 이후의 폭발적인 F/OSS 성장세에 영향을 주었듯,
씨앗이 되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게 자생적으로 안 생겨난다면, 아무래도
그걸 바라는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조성할 수 밖에 없겠죠. ^_^

You need Python

channy의 이미지

Firefox 개발자 관점에서는 http://planet.mozilla.org/ 에서도
퍼키님이 말한 대로 비슷한 모양을 보입니다.
그러나 Firefox 사용자 관점에서 보면 엄청난 양의 블로깅이 이루어 집니다.
올블로그에 가서 Firefox Tag만 보더라도 엄청 많지요.

그건 그만큼 대중친화적인 S/W이고 사용자 층이 두텁기 때문입니다.
사용자층이 적고 블로거 수도 적은데 열심히 적을 사람도 없는 거죠.
대신 우리나라에서는 웹이 생활이잖아요. 그만큼 대중적이죠.

100명이 사용하면, 10명이 많은 관심이 있고, 1명이 지속적으로 글을
쓴다고 봐야 할 겁니다. 그런데 블로깅이 안되서 그렇지 생산되는 글이
적나요? 저희 모질라 한국 커뮤니티 포럼에도 하루에 읽고 답해야 할 글이
너무 많습니다.

Channy Yun

Mozilla Korean Project
http://www.mozilla.or.kr

Channy Yun

Mozilla Korean Project
http://www.mozilla.or.kr

wish의 이미지

저도 퍼키님 글 첫 문장에 동의합니다.

단순한 수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만약 오픈소스에 관련된 사람 중 0.1% 는 활발하게 블로깅을 한다고 한다면,

외국에는 100000 명이라면, 1000 도 안되기 때문에 블로깅을 활발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아주 없는 건 아니고, 질 높은 대학민국 대표 오픈소스 블로그 http://openlook.org/ 가 있죠. :)

사실 KLDP 블로그는 일반적인 형태의 블로그는 아닌 것 같구요.

그럼 왜 오픈소스 하는 사람이 우리나라는 적느냐... 의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소프트웨어 개발자 중 0.001% 가 오픈소스 개발에 가담하는데,

외국의 경우는 0.1 %가 가담하기 때문이다가,

아닌가 싶습니다. 안그래도 규모도 작은데 참여율 조차 매우 낮다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왜 저 참여율에서 차이가 나느냐에 대한 제 생각은...

사실 이런 생각 하면 안되지만, 지금 부터는 그냥 제 공상입니다.

그냥 대한민국 사람의 국민성이 그래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국민성이라고 하기에는 좀 거창하고 성향이라고 할까요? 잘못하면 몰매 맞을 만한 생각이기도 한데, 옆나라 일본의 참여율이나 다른 후진국에 비해서 우리나라만 유독 이렇게 낮은 이유는 제 상상력 내에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번역 문서 제공에 보면 우리나라가 상상도 못하는 언어도 있는 문서에 빠지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다만 웹을 돌아다녀 보면, 기본적인 마인드가 자기가 만든 것은 자기 것이라는 생각이 상대적으로 정말 강합니다. 하다 못해 만화 스캔본 같은 것도 첫페이지에 보면 어디어디 업 금지, 리사이즈 금지 등등, 일본 게임 한글 패치도 처음에 소수 사람에게 테스트 패치만 배포하고 공개되서 나돌아 다니면 개발 중지할 거라고 엄포놓는 이런 문화가 눈에 많이 뛰는 것 같습니다.
소프트웨어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윈도우 쪽에 보면 공개적으로 만들어지는 프로그램 중 좋은 것들도 많습니다만 전부 변경 금지 등등 딱지 붙이기를 좋아한다고 느꼈습니다. 이전 MPlayer 코덱 사용으로 문제가 되었던 K*Player 개발자가 포럼에 올렸었던 글을 보면 오픈소스에 대한 인식이 어떠했는지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자기한테 금전적으로 도움이 안되는 정신적 노동 내지 생산, 취미 활동이 적지 않음에도 유독 오픈소스에 대한 공급량만 적다는 것은 배제권 없는 공유 문화를 "유전자"적으로나 사회 문화적으로 싫어해선 그런게 아닐지라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Coral의 이미지

(회사를 때려치기로 결정이 되고 나서 나름 정신적 시간이 생겼습니다)만...

사람이 적은 것도 문제이지만 실제로 진짜로 적은가? 왜 적은가? 가 더 큰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에 제 블로그에서 엇비슷한 내용을 가지고 투덜댄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내용중에서
우선 좋게 말하면 겸손 나쁘게 말하면 자기비하라고 한 것이 있습니다.

내가 알고 있을 정도면 다른 사람도 알고 있겠지.(간단한 단문은 번역하지 않고 원문 그대로 옮김)
이정도 기법은 보면 알겠지.(주석없는 소스코드)
이걸 쓰려고 할 정도면 이것이 뭔지 알겠지.(설치방법 설명 없음)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나 간다.(이건 설명도 필요 없겠죠?)

요즘은 초딩성 플래임에 호되게 당해서 조용히 있는 사람도 늘었다고 봅니다.

인천의 나사 풀린 산호...

인천의 나사 풀린 산호...

notburn의 이미지

지금의 블로그는 어쩌면 전문적이고 삽질을 어느정도 해본 사람들정도쯤 되어야 볼 수 있고 쓸수 있는 그런 의도하지 않은 분위기가 흐르고 있는듯합니다.
그건 아마도 오픈소스쪽에서 새로운 유저들을 끌어안을수 있는 시스템이 미약하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새로운 유저들이 많아져야 새로운 관점과 새로운 문제들이 제기 되고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표출될것인데..워낙에 적은수가 활동하고 있으니 화제꺼리는 제한되어 있고 더더욱 기술연마?에만 힘쓰게 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그러면 그런 기술연마에 본의아니게 합류하거나 주류를 따르다 보면 어느새 새로이 입문 하는 유저들과는 자연히 관점과 레벨?에 많은 차이가 생기고...뭐 이런 순환이 되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 생각엔 새로운 유저들이 쉽게 접근할수 있게
작게는 유용한 문서묶음들,vi 사용법 같은것들 크게는 네트웍이나 커널같은 부분들에 대한 로드맵같은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새로운 기술 동향이나 오픈쪽에서 돌아가는 정책들 또는 정치적인 것들도 추가되면 더 좋겠지요.
예를 들어 오픈쪽의 고수분들이 나는 이것부터 이렇게 이렇게 이런 단계를 밟아서 지금은 여기쯤있다...뭐 이런식이지요....이런걸 좀더 체계화 시키면 어떤 가이드라인 같은게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디테일하게 명령어 같은걸 알려주는것보다는 이럴땐 이런 문서묶음들을 본다는 그런 스타일정도면 좋겠는데요..위키스타일로 하면 꽤 괜찮은게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만..워낙에 바쁘신분들이라...
대학생같은 일반인부터 어린 꿈나무들까지 끌어안을수 있어야 진정한 오픈 이라고 할수 있지 않을까요? 단순히 반독점적인것만 따지는게 아니라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그런 오픈.
그럼 제 짧은 소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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