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기술은 무엇인가?

무혼인형의 이미지

작은 회사에서 리눅스 라우터와 방화벽 등을 만들어서 회사에 최적화 해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나름대로 충격적인 말을 들었는데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네요..(덕분에 세미나도 못갔습니다)

Quote:
"당신 회사만의 기술이 무어냐? 리눅스로 만들었고 만들어진 공개된 소스가지고 조립한 거라면 누구나 할 수 있지 않냐? 나도 시간만 주면 할 수 있겠다"

그럼 당신이 해봐라 라고 대꾸해 주고 싶었지만 개인적인 감정으로 회사일으르 망칠 수는 없기에 나중에 답변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맞는 이야기더라고요.. 커널도 공개되어 있고... 사용하는 프로토콜도 공개되어 있고(이건 호환성 때문에라도 꼭 필요하지만)... 자질구레한 프로그램, 모듈, 쉘 등등... (100% 는 아닙니다. 관리툴은 저희가 만들었으니)

저와 제 팀이 올 초에 2달동안 밤 세워 만든 장비 인데.. 결국 한게 아무것도 없지 않냐는 소리 들으니까 억울하더라구요..

과연 커널, 프로그램들을 각각 컴파일 하고 디렉토리에 맞게 넣고 플레시롬에 넣고 .....이건 어느정도의 기술일까요? 그리고 저 말한 사람에게 논리적으로 시원하게 반박하려면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스스로가 답답하네요..

infantry의 이미지

아~.. 흥분했군요.. :evil:

진정.. 진정.. 저런거 비스므리 한것을 많이 당해서리..

1. "에구. 프로그램 고치는 게 뭐 어렵습니까."

2. "왜.. 프로그램을 그렇게 만들었죠?, 고치게도 어렵게"

3. 기타 등등... 이야기 않해도 알겠죠..

흠. 남이 하면 굉장히 쉽게 보이고, 자신이 하면 어렵고..

대부분 정신 수양이 덜된 놈(표현이 점점 과격해 지는 군요..진정.. 진정)이

그따우 소리를 나불 거립니다.. 그냥 걍 무시하던가.. 아님..

크흐흐.. 돈 다 받은후에.. 한적한곳에 데리고 가서. 퍽퍽~.. 히히

PS. 설계도 및 제작도가 있다고 해서 아무나 만드는게 아니다. - 울팀장 -

redbaron의 이미지

무혼인형 wrote:

과연 커널, 프로그램들을 각각 컴파일 하고 디렉토리에 맞게 넣고 플레시롬에 넣고 .....이건 어느정도의 기술일까요? 그리고 저 말한 사람에게 논리적으로 시원하게 반박하려면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스스로가 답답하네요..


말하신분이 기능과 기술을 혼돈하고 계시군요.

저 말하신 분은 아마 과학과 기술도 혼돈하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윗분 말씀처럼 설계도 보고 누구나 다 건물지을수 있는거 아닙니다.

릴렉스하게 생각하시길. :)

아참 덧붙여서..비슷한 말을 콜럼버스도 들었다는..

Mins의 이미지

Quote:
"당신 회사만의 기술이 무어냐? 리눅스로 만들었고 만들어진 공개된 소스가지고 조립한 거라면 누구나 할 수 있지 않냐? 나도 시간만 주면 할 수 있겠다"

누구나 말은 그렇게 할수 있는게 아닐런지..
나도 예전에 조금만 노력했다면.. 이 정도 할수 있다.
내가 비록 지금 돈이 없지만 돈만 생긴다면 무언가를 할수 있겠다. 라는건..
어디까지나 그냥 말뿐이 아닌가 생각 합니다.

당장 시간이 없어서 내가 못한다고 하는것도..
시간이 없어서.. 라는 핑계아닌 핑계가 있기에 남에게 부탁/거래를 하는건 아닌지..

다른 사람이 투자한 시간과 노력은 설령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무시할만한 성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측의 입장에서라면.. 무언가의 차별된점을 요구할수도 있겠지만..
너무 상심하지는 마세요. ^^;

밥 먹으러 가기 전에... 마침 어제 술먹으면서 한 얘기와 유사하여.
꼬랑지를 달았네여.. ^^;

sangwoo의 이미지

무혼인형 wrote:

Quote:
"당신 회사만의 기술이 무어냐? 리눅스로 만들었고 만들어진 공개된 소스가지고 조립한 거라면 누구나 할 수 있지 않냐? 나도 시간만 주면 할 수 있겠다"

공개된 걸로 하나하나 조립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고,
그 사람처럼 시간이 남는 사람이 아닌 경우, 무혼인형님의 회사에서
제공하는 솔루션으로 시간을 단축하고, 절약한 시간에 나름대로의 뜻있는
일을 할 수 있겠죠..

사용하게 편하게끔 조립하고, 서비스 (튜닝이나 워런티 등..)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뜻있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임에는 틀림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좀더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목적에 맞게 변경하는 기술이 있으면
더할 나위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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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shut up and code.

errai의 이미지

"당신 회사만의 기술이 무어냐? 리눅스로 만들었고 만들어진 공개된 소스가지고 조립한 거라면 누구나 할 수 있지 않냐? 나도 시간만 주면 할 수 있겠다"

"하하. 잘못된 논리로 이상한 주장을 하시는군요. 그렇게 따지면
집만드는 법도 공개되어 있으니, 누구나 집을 만들 수 있겠군요.
저도 시간만 주시면 빌딩 정도야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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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IT 부분에서 공개되지 않은 기술이 있습니까?
라이센스가 있더라도 공개된 기술 아닌가요?
커널이 소스코드로 보이면 조립이고, 보이지 않으면 조립이 아닙니까?

codebank의 이미지

별 대꾸없이 넘어가도 상관없습니다.
그렇게 조합시킬 수 있는것 자체가 기술이라는 것도 모르는 사람들의 생각이니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면 됩니다.
제가 10여년전에 무게를 이용해서 데이터베이스화를 시키고 뭐하고 하는 일을
한적이 있었죠.
기냥 기술적으로보면 저울에서 올라온 값을 컴퓨터로 이송시키고 받은 값을 DB
(당시에는 DB3)에 저장하고 그걸이용해서 군청용 프린트물에 프린트 시키는 일을
한적이 있죠.
기술적으로보면 아주 쉬운일이지만 실제로 저렇게 조합을 시킨 장비를 만든 사람은
별로 없었죠.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종종 그런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냥 '무시'로 일관해
버리면 되는 일이죠. 이유는 그사람이 만들기 쉽겠네~ 라고 말은 하지만 결국 만들어도
그사람은 팔곳도 없을 뿐더러 그것과 유사하게 만들기도 힘든(2~3년 그것만 만드면
가능하겠죠.)상황이었으니까요.

현재 만들어진 제품에 대해서 누가 모라고 하면 '아~ 그렇습니까'하고 그냥 넘길 수 있는
포용력을 기르시는게 좋을것 같네요.
같이 고생한 사람들과 저녁 술자리에서 안주로 삼아도 재미있을거고요. :-)
가끔 자신이 하지도 못하면서 남이 무언가를 해놓으면 시기와 질투를 하는 사람들이
왕왕 있거든요.
그냥 그러려니하고 생활하시는게 좋을듯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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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 되세요.

무혼인형의 이미지

릴렉스 하게 생각하면 좋겠지만.. 문제는.. 이 계약이 회사의 사활이 걸린 일입니다. 불확실한 일에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면도 있지만...

그 한마디가.. 전체를 흙탕물로 만들어 버리네요.. 그 회사의 이사진은 자기 직원 말 하나는 똑부러지게 귀담아 듣고 있으니.. "기술이 없다치자.." 라면 기술이 없는게 되어 버리는 현실 입니다..

'기술'을 가지고 딴지를 건다면 '기술'로 승부를 해야 겠는데 저에게는 그 길이 상당히 막막하네요..

netj의 이미지

무혼인형 wrote:

Quote:
"당신 회사만의 기술이 무어냐? 리눅스로 만들었고 만들어진 공개된 소스가지고 조립한 거라면 누구나 할 수 있지 않냐? 나도 시간만 주면 할 수 있겠다"

그 장비에 투자한 시간 그 자체가 고유의 가치라고 봅니다.

세상에 널리고 널린게 책이고 지식과 정보지만, 그것들을 제한된 시간동안 누가 더 많이/잘 습득하느냐에 따라서 시험 점수부터 학벌과 경력, 능력을 비롯해 직업과 인생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던가요? 누구에게나 대부분 12년, 내지는 9년의 학창 시절이 주어집니다. 그 시간을 공부에 투자할 지, 다른 예능이나 취미, 놀이에 투자할 지는 전적으로 자기 몫입니다. 국민 누구나 법전을 열람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변호사나 법관들이 가진 기술은 도대체 무엇인가요? 그저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자료들만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인데..

지금이 인쇄기가 없던 삼국시대나 중세도 아니고... 누구나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수 있고 인터넷으로 수많은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세상입니다. 어느 누구도 지금이 그 옛날 팔자가 좋아야만 공부하고 배울 수 있는 세상보다 퇴화했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지금 세상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책을 소유하느냐가 아니라 책 속의 내용을 소화할 수 있느냐입니다. 마찬가지로 소스코드를 꽁꽁 숨겨두어 자기만 소유하고자 하는 것은 아주 유치한 수준의 기술입니다. 누구나 열람하고 가져다 쓸 수 있는 것들이지만, 그것을 얼마나 잘 그리고 참신하게 조립할 수 있느냐가 진정한 기술과 가치로 인정받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 사회가 다음 단계로 한발짝 나아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무혼인형 wrote:
과연 커널, 프로그램들을 각각 컴파일 하고 디렉토리에 맞게 넣고 플레시롬에 넣고 .....이건 어느정도의 기술일까요? 그리고 저 말한 사람에게 논리적으로 시원하게 반박하려면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글쎄요, 상대방이 아직 유치한 기술을 옹호하는 사람이라면.. 조용히 있는 것이 최선인듯 싶습니다. 조용히 무시하고 있으면 알아서 퇴화해 사라져줍니다. :lol:

그런 사람들의 관점으로 볼 때, 세상이 발전하면 기술은 항상 퇴보합니다. 인터넷이 온사방에 보급되면서, 네트웍의 물리적인 계층부터 다 만들던 옛날 회사들의 기술력에 비해, 요즘 회사들은 운영체제의 TCP/IP 스택에 기댈 줄만 아는 진짜 네트웍 기술은 하나도 없는 허접한 회사들이 됐다고 볼 수 있는거죠. 웹 서비스 회사들은 더더욱 기술력이 떨어지는 회사가 되는 것이구요. 또 gcc를 쓰거나 MSVC 따위의 컴파일러를 사다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들은, 당연히 프로그래밍 언어도 만들고 컴파일러도 만들어 제품을 개발해야하는 옛날에 비해 컴파일러 기술도 매우 뒤떨어지는 회사들이라 볼 수 있겠죠. 극단적으로 보자면, 석기시대에 사람들은 다들 돌을 깎을 줄 알았지만 요즘 사람들 중에, 직업이 아닌 이상, 설마 돌을 깎거나 갈 필요를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이렇게 세상이 발전하면서 기술이라는 개념 자체도 바뀝니다. (간단히 패러다임 변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어차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OSS)들 자체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누구나 시간만 들이면 쓸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결국 시간을 매우 많이 투자해야만 하거나 투자해도 쓰기 어려운 복합 제품을 만들면 그 자체가 의미를 가진다고 봅니다. 예전의 소프트웨어 기술이 단지 코드를 생산하는 일이었다면, 점차 OSS가 많아져가는 지금과 앞으로는 널려 있는 OSS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조립할 것인가도 중요한 기술로 인정받을거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도 리눅스 커널을 비롯하여 여러 OSS들을 가져다 조립해서 장비를 만들어보았는데, 여러 차례 회의를 느끼기도 했지만 저렇게 생각하기로 했답니다. 8)

mrchu의 이미지

참 답답하시겠습니다.
그런 사람이 많지요.
만일 상대방이 발주자라면, 함부로 무시할 수도 없고, 참 곤란하겠지요.
적절한 예를 들어서 상대방이 기분나빠하지 않을 정도로 대해 주면 어떨까 싶군요.

상대방이 xx사장이라고 칩시다.
"네 xx사장님 누구나 시간과 돈이 있으면 만들 수 있는것 맞습니다.
삼성전자에서 메모리를 만들어서 돈을 많이 벌지만, 결국 메모리라는것도,
돈들여서 일본에서 장비사다가 공장 세워서 찍어내면 돈 되는것 아니겠습니까?
마찬가리로 저희 솔루션도 시간과 돈이 많이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것이 맞지만, 저희는 지금까지 그일을 해왔기 때문에, 그 기술을 지금 당장 제공할 수 있으며, 추후에도 원하는 기능을 쉽게 추가할 수 있습니다. xx사장님께서 저희 솔루션을 사용 하시면은 시간과 돈을 들여서 이 기술을 개발하실 필요가 없으시겠지요. 어느쪽이 더 시간과 돈이 적게 드는지 따져 보시고 결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떨까요? 먹힐까요?

fibonacci의 이미지

뭔가 자기 회사의 제품이 무엇이냐를 어필할수 있는 개성이 무엇이냐는걸 물어보는거 아닐까요?
예를 들어 제품의 고유 편리한 UI 라던지, 똑같은 오픈소스지만 우리건 좀더 개량해서 좀더 퍼포먼스나 안정성이 좋아졌다던지..
같은 범주의 다른 회사의 솔루션과 어떤 차별화가 있겠느냐.
좀 말투가 나빠서 기분이 나쁘셨겠지만 자기발전을 도모하는 의미로 그런 말로 이해하면 될것 같습니다.

No Pain, No Gain.

waxl의 이미지

레뎃 초창기때 영업문제에서 많은 고충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때 한사람이 이런 방향을 제시했다고 하죠.
'우리 솔루션의 가장 큰문제는 기술력이 아니라 상대방을 배려못했다는것에 있다.' 라고요.
즉, 자신의 기술이 다른 곳 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주 모티브로 영업을 했지만
결국 그것은 고객의 즉, 솔루션을 받는 회사의 입장에선 자신들의 프로그래머
를 무시한 처사가 됐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특히나 돈이 오가는 관계에서는 자신의 기술력보
다는 한마디의 말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글을 올리신 분이 영업을 하시는 것은 아니지만 어짜피 고객을 만난다는
것은 크게 보면 하나의 영업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기술력도 좋지만 고객과 많
이 부딪히는 일일경우 어떻게 말하느냐도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참 살기 어렵네요.
프로그래밍만 잘하면 먹고 사는데 걱정없을거라 생각했느데
영어도 해야하고 또 어느정도의 화술도 가능해야 하고 ㅡㅜ

cotian의 이미지

무혼인형 wrote:

Quote:
"당신 회사만의 기술이 무어냐? 리눅스로 만들었고 만들어진 공개된 소스가지고 조립한 거라면 누구나 할 수 있지 않냐? 나도 시간만 주면 할 수 있겠다"

왜 고유의 기술에만 돈을 내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기술에는 돈을 내면서 서비스에는 돈을 안내도 된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저도 가끔 그런 말 하는 업체 사장들을 겪어보긴 했습니다만,
그런 경우에 저는 두말 안하고 "상담료"를 청구해도 되냐고 물어보지요... :lol:
그러면 대부분 수긍하시더군요.

조립은 거저 된답니까?
자동차 사실때 부품 사서 집에서 조립해서 타고다니시라고 해주세요. :twisted:

saxboy의 이미지

네트웍 프로토콜 문서와, 관련된 오픈소스 프로그램들이 있는 곳과, 그 프로그램들의 이름과, 커널에서 고쳐야 할 위치와, 수많은 참조 링크들...

이것이 바로 기술이지요. 그리고 엔지니어들이 그 링크들을 읽어서 머릿속에 흡수했다는 것. 그것이 회사의 기술력입니다.

어느회사에서 하는 어떤 일이건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시간만 있으면 못할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

만일 그런 말을 했다는 분이 공돌이라면 트집잡기를 하고 있는 것일테고, 경영이나 기획쪽에 있는데, 오픈소스라는 것에 대해 대충 분위기만 알고 있는 분이라면 설득을 하시려면 좀 골치아프시겠군요.

eminency의 이미지

저도.. 비슷한 얘길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제가 직접 들은 건 아니지만 우리 회사 사람들이 가서 제품 보여줬더니 그 쪽에서 '그런 건 맘만 먹으면 만들 수 있는 거 아닌가요?' 랬다더군요...

당신의 상식에서 배운다는 L모 회산데...-_-;
위의 저 말 보다 어떻게 보면 더 웃긴 얘기같습니다. 모든 사람이 마이더스의 황금의 손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닐텐데...

원론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그렇게 따지면 회사들이 점점 아웃소싱에 비중을 둘 이유도 전혀 없다고 생각이 되는군요.
윗 관리자한테 가서 그렇게 말하지... '그 아웃소싱 하려는 거 맘만 먹으면 우리가 할 수 있는데요~' -_-

노루가 사냥꾼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 같이, 새가 그물치는 자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 같이 스스로 구원하라 -잠언 6:5

cjh의 이미지

IT업체 자체나 제품을 평가할 때 반드시 고유 기술이 있는지를 꼭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회사만 할 수 있는 것, 이 회사만 만들 수 있는 제품, 이 회사만이 알고 있는 노하우. 그런 것들이 회사의 기술력이란 조금은 애매한 잣대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죠.

다른 업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대체품이 없는) 것을 갖고 있다면 위와 같은 경우 간단하게 대처할 수 있겠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 오픈 소스로 만든 것들에서 그런 점이 많은데 - 다른 면으로 홍보를 해야 할 겁니다.

가령 웹 서버를 만들었다고 합시다. 어차피 HTTP와 TCP/IP 기술은 공개되어 있는 것인데 이것이 기존의 IIS나 아파치와 경쟁하려면 어떤 점을 갖추어야 할 까요. 아마 단순한 기능상의 우위라면 쉽게 갖추기 힘들 것입니다. 기존의 제품들은 충분한 메리트와 서드파티 모듈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만약 자신이 만든 웹 서버를 다른데 팔고 싶다면 적어도 IIS나 아파치보다는 한두군데 나은 걸 만들어 두고 시작해야 하는 것입니다. 성능이 낫다거나 관리가 편리하거나 다른 것랑 연동이 쉽다거나...

결국 자사 제품이 낫다고 선전하려면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성능(속도나 최대 처리량),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편이성(GUI를 갖추었다든가), 통계 처리, 애프터 서비스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리눅스로 만든 방화벽 시장은 "어느 정도 아는 리눅스 개발자가 일정 시간을 들여 만들 수 있는 수준"이라면 시장 진입 장벽이 비교적 낮기 때문에 경쟁할 만한 회사나 제품이 많을 겁니다. 그래서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령 이 제품을 위해 커널 수준의 어떤 것을 변경하였다고 선전하는 것은(라이센스 등의 뒷말을 무시하고라도) 그만큼 이 제품을 따라오기 위한 갭이 크다는 것을 말해주어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게 만드는 것이죠. 보통은 커널 건드렸다고 하면 다른 부분 고쳤다는 것보다는 더 알아주죠.

결국 기존에 존재하는 오픈 소스 제품을 어떻게 조립하였는지(이건 정말 여기 있는 분들이면 매뉴얼 잘 보고 시간만 주어지면 할 수 있습니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이런 부분은 분명 경쟁하기 힘듭니다) 여기에 남이 갖지 않은 부분을 얼마나 추가시켰는지가 중요한 요소가 될 겁니다. 하다못해 UI라도 다른 제품에 없는 기능이 한두가지 추가되어 있다면 그거라도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이 되는 것이겠죠.

따라서, 정말 다른 경쟁 제품보다 낫다고 본인이 생각하신다면 단순한 조립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최적화가 되어 있고(되도록 남이 알아듣기 어렵게 전문용어를 사용하여 - 듣는 사람이 꽤 고수고 분위기를 쉽게 파악하면 곤란하겠지만 - 해도 좋죠) 어떤 부분을 새로 추가했고 이런 것이 다른 경쟁 제품(없으면 더 좋고요)보다 나은지를 설명해 줄 수 있다면 좋을 겁니다.

그 다음은... 서비스랑 가격이죠. :) (어쩌면 이건 엔지니어 손을 떠난 문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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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펙토 페트로눔

cjh의 이미지

그리고.. 저도 비슷한 기억이 있는게 회사에서 필요한 모 기능과 비슷한 제품을 누가 소개해 주어서 가서 구경 잘 한 뒤에 그냥 아무말 안하고 직접 만들어 썼습니다... :< 속으로 '음 이정도면 거의 조립 수준이니 그냥 우리가 만들면 되겠군'하고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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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펙토 페트로눔

응물이의 이미지

"나도 양자역학책보면 다 이해하겠네요-_-;"

이 말이랑 비슷하네요;;-_-
저 말대로 하면 못하는게 없는 사람이겠어여 ㅋㅋㅋ
음...
중간에 피나는 노력을 완전히 무시해버린
잘난척 하기 좋아하는 사람인가보네요~ :oops:

그리고 원래 기술이란게
첨부터 만들어 올라가는 사람이 어딨겠습니다.
원래 만들어진거를 수정하고 살을 붙여 가는 것이지...

전 그런일 당하면 2~3일 정도 맘속으로 시원하게 욕하고
풉니다^^;
아무래도 적을 만드는 것은 좋지 않거든요^^;;

힘내세요~
제가 글 쓰는 분을 위해서 맘속으로
하루 정도 그 말한사람욕을 해드리겠습니다+_+;;

morning의 이미지

벤처기업에서 일하면서 배운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그것이 있냐는 것이죠.
할 수 있거나 곧 나올 것이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더군요.
그렇게 말하는 기업들 치고 약속한 날짜에 그것을 내놓은 경우 없더군요.
나중에 그것이 나오더라도 기능 미숙과 버그로 없느니만 못한 경우가 많더군요.
다들 IT에 종사하면서 이런것 많이 겪지 않았습니까.

이런저련 경험 많이하신 당시 사장님이 첫번째 하는 이야기가
'그것 지금 당장 가져다 쓸 수 있는거야? 아닌거야?'입니다.

아무리 시덥잖은 것이라도 현재 가지고 있는 회사가
앞으로 아주 근사한 것이 나올 것을 기대하라는 회사보다
100배 좋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82배 좋습니다 ^^

조르바와 함께 춤을....

mycluster의 이미지

Quote:
나도 양자역학책보면 다 이해하겠네요-_-;"

이 말이랑 비슷하네요;;-_-
저 말대로 하면 못하는게 없는 사람이겠어여 ㅋㅋㅋ
음...
중간에 피나는 노력을 완전히 무시해버린
잘난척 하기 좋아하는 사람인가보네요~

이건 예를 잘 못 드신겁니다. ^^ 지금 당한 상황을 보면 문제는 앞의 CJH님이 말했듯이 리눅스방화벽의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입니다. 상대편이 그렇게 이야기한 이유는 자기가 만든 것이 아니라, 계약을 검토하고 있는 쪽에서 보고 있는 다른회사의 제품과 큰 차이를 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양자역학책을 본다면, '내가 보기는 힘들겠지만 어차피 그 수준은 누구던지 알고 있는 사람이 있고, 굳이 너한테 배워야할 이유가 없지 않냐?'라고 비유를 바꿔 할 수 있겠지요.

리눅스관련회사에서 일했던 3년반동은 똑같은 일을 무수히 당하고 살다보니 어쩔수 없이 당하는 문제입니다.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은 하나밖에 없읍니다.

님의 회사가 만든 방화벽이 어떤 수준인지 모르지만 솔직히 '리눅스 라우터 방화벽'이란 것을 DOM에 넣고 뚝딱뚝딱 돌게 만드는데는 제가 있던 회사에서도 3일이면 해버리는 일이었읍니다. 물론 상품화를 못했지요. 문제는 님의 회사 제품이 요기까지 한 제가 있던 회사의 제품에 비해서 뭔가 더 나은 것이 있는지를 한번 곰곰히 생각해보십시오.

1. 메뉴얼은 충실한지 - 대부분의 리눅스 관련 제품을 만드는 회사들이 제품의 메뉴얼이 제대로 되어 있는 회사도 없죠

2. 장애처리과정에 대해서 상용제품(유명외국회사)과 같은 명확한 절차과정이 정의되어 있는지

3. 극한적인 상황(부하가 엄청 걸렸다던지, 혹은 네트웍 에러가 발생했을때 failover하는 기능이 있는지)에 도달하도록 테스트를 수행했던지 혹은 수행해서 안정적이라는 것을 입증할 자료가 있는지

4. UI등이 정말 만다는 사람의 기준이 아닌 사는 사람의 기준으로 가능한지?

5. Appliance의 기능에 충실한지 - 단순히 서버에 방화벽 프로그램 탑재해서 랜카드 많이 꽂고 돌리는것과 차별적으로 그쪽 관리자가 님의 회사 직원이 한번 해주고 나서 메뉴얼대로 충분히 세팅해서 돌리기만 할 수 있는지, 아니면 일일이 문제가 생길때마다 님의 회사에 call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필요한 물건이 아닌지...

이 외에도 상당히 많은 고려사항이 있을것이고 이것이 어느정도 충족해야 완성된 방화벽 제품이 되는것이지요.

리눅스관련제품이란것을 저는 두가지로 보통 분류를 합니다. SI성 제품인지(이건 그때 그때 최적화해주고 상황에 따라서 고쳐주고 등등) 혹은 Appliance(쉽게 말해서 라우터 혹은 스위치)처럼 메뉴얼대로 컴퓨터가 아니라 그냥 쓰기만 하는 제품인지로 나눌 수 있다고 볼때, 님의 회사 제품이 둘중에 어느쪽에 해당되는 지를 먼저 검토하십시오.
만약 님의 회사 제품이 SI성이 강한 제품이라면 일단 만드는 과정에 대해서는 '나도 만들겠다'라는 비난을 감수하고 만든다음의 사후처리 및 최적화는 우리가 너네 사정을 잘 아니 우리외에는 누가 책임질것이냐고 제안을 하는게 좋을 것입니다.
반면에, Appliance 성격이 강하다면 그에 따른 기능상의 편리함 등이 타사의 서버+소프트웨어와는 다르다 라고 주장을 해야합니다.

제가 우려하는 것은 님의 회사제품이 제가 판단하기에(틀리면 다행이지만) SI성격의 제품에 더 가까울거 같은데 고객은 흔히 아는 어플라이언스를 원하는 것 같군요.

이럴경우... 계약이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 후진 기능으로 더 영업을 잘하는 경쟁자가 워낙 많으니까요...

그리고, 워낙 싼 L3/L4/L7 기능을 하는 기가비트 스위치 등이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요...

P.S. 작년이맘때 기가비트 방화벽이 엄청비싸서 고민하던 곳에 서버+기가비트포트 5개+오픈소스방화벽(이름도 기억이 안나네요...)를 3일만에 뚝딱해주고 달아주고 온적이 있지요. 이런식의 제품이 아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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