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실력에 자부심을 느껴 본 적이 있는가
자신의 실력에 자부심을 느껴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실력이 뛰어나. 하고 스스로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겸손함을 미덕으로 여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상 다른 사람들에게 대 놓고 '나는 실력이 좋아' 라고 말해 본적은 없을 것이다. 다만 혼자 생각에 그렇게 느껴본 적이 있는가. 직장에서 혹은 학교에서, 남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한순간에 해결해 본적이 있는가. 그랬을 때 본인을 경의가 담긴 눈으로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우쭐해 본 적이 있는가. 그럴 때 나는 실력이 좋아. 라고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자신의 실력에 자부심을 느껴 본 적이 있는가.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지금까지 프로그램을 만들어 오면서 단 한 번도 내 실력에 자부심을 느껴 본 적이 없다. 언제나 항상 내가 지금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제대로 끝날지 불안함을 느끼기만 할 뿐이다. 하루하루 마치 배설하듯이 작성해 버린 내 코드가 제대로 동작하는지 불안해 할 뿐이다. 각종 소프트웨어 공학 기법을 적용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짝 프로그래밍이니 테스트 주도형 개발이니 여러 가지 방책을 써 가면서 개발을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언제나 나는 내가 써 재껴 놓은 내 코드에 자신이 없고 동작을 스스로 보증하지 못한다. 그래서 타인에게 내 코드를 보여주는 일은 항상 두렵다. 비정기적으로 행해지는 코드리뷰는 아마 내가 이 바닥을 은퇴하는 그날까지 나에게 거북하고 불편한 시간일 것이다.
내가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프로그램을 직접 작성하는 경우는 다른 사람의 코드를 분석하는 것에 비하면 오히려 마음이 편한 작업이다. 다른 사람의 코드를 분석하는 작업처럼 나에게 개발자로써의 자괴감을 주진 않으니깐. 다른 사람의 코드를 분석하고 있노라면 나는 항상 머릿속이 텅 비어 버리는 느낌을 받는다.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보고 있는 코드가 직장 동료나 학교 친구가 작성한 코드라면 원래 코드를 작성한 사람을 탓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 세계에 나보다 훨씬 뛰어난 개발자들의 손을 거쳐 완성된 오픈소스 코드를 분석할 때에 내가 느끼는 감정은 자괴감을 넘어서 나에 대한 분노에 가깝다. 나는 왜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는가. 왜 어디가 잘못된 것인지를 찾아내지 못하는가. 여러 오픈소스 프로젝트에서 활동하며 패치를 올리고 메인테이너 지위를 획득하여 활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저 부러움과 한없는 존경심이 생길 뿐이다.
오늘도 나는 내 실력의 향상을 위해서 한 줄의 코드를 작성하고 한 줄의 코드를 분석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내 실력에 자부심을 가지게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어쩌면 영영 오지 않을 그날을.
댓글
그냥
힘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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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모르겠다.
blogname : http://smgs2848.blog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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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모르겠다.
소주나 먹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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