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언어 if문 내의 논리연산자 스타일에 대한 질문입니다.

문제 제기가 컴파일러의 이러한 동작 방식에 대한 것인지 아니면 이런 특성을 직접적으로 활용하는 것의 선악에 대한 것인지 약간 불분명하긴 하지만 후자라고 가정하고 본다면...

일단 교환법칙이 성립하긴 합니다. 바꿔도 최종 평가 결과는 같죠. 사실 따지고보면 생각하는 방식이 사람하고 똑같습니다. 그냥 굳이 평가할 필요가 없는 부분을 생략하는 것 뿐입니다.

그런데 이걸 이용하는 것이 좋은가 아닌가.. 일단 다른 언어들도 사용 순위 10위권 정도의 언어는 모두 저런 식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딱히 언어가 바뀌는 것으로 인한 실수 가능성을 따지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논리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라서 그다지 나쁘진 않다는 생각입니다. 문제가 생기는 것은 if문 안에서 실행하는 평가식으로 인해 무언가 상태가 바뀌는 경우인데 사실 if 조건 안에 mutator를 여러 개 넣는 것은 그 자체가 좋다고 볼 수 없죠. 저런 순서에 의지하게 코딩하는 습관보다 두 평가식이 모두 평가될 꺼라는 가정을 하는 습관이 더 안 좋은 습관이기 때문에 저런 코딩 방식을 권장하진 않을지라도 막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흠.. 저는 short-circuit evaluation은, 부작용이 있는 코드를 일부러(?) 만들어 쓰지 않는 이상 문제 없다는 쪽에 표를 던지겠습니다..

일단 C로 시야를 좁혀 놓고 말한다면, C의 표준은 분명히 다음과 같이 정확하게 정의하고 있으므로

C 프로그래머는 &&을 사용하면서 전혀 불안을 느낄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많은 코드들이 이러한 동작에 바탕을 두고 쓰여져 있으므로 차후 표준에서도 섣불리 바뀌지 않을 것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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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리가 새로운 언어를 정의해서 만든다고 할때 어떤 방식이 더 좋을까?'라고 묻는 것이었다면, 다음과 같은 선택이 가능할 것입니다.

1. 전항을 먼저
2. 후항을 먼저
3. 랜덤하게 선택
4. '지능적으로 선택'
5. undefined.

만약 프로그래머의 코드에 대한 통제력을 중시한다면 1번과 2번을 선택할 수도 있겠고, 언어 자체의 최적화 가능성을 중시한다면 3-5번을 선택할 수도 있겠지요. C언어는 전자 쪽을 택했을 뿐입니다.

C언어도 어떤 사항에 대해서는 5번과 같은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함수 인자들의 평가 순서를 정할 때 입니다.

f(a, b, c);

위와 같은 코드가 있을 때, a, b, c 중에서 어떤 것이 먼저 평가될 것인지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unspecified인지 undefined인지는 잘-_-;).

실제로 어떤 ARM C 컴파일러에서는 단순히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혹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평가하기보다는 'hardest'한 인자부터 먼저 평가한다고 하더군요. 이 컴파일러에서는

f(g(), i+1)

와 같은 코드가 있을 때 g()를 가장 먼저 평가합니다. 만약 i+1부터 평가한다면 g()를 평가하기 전에 레지스터의 값을 따로 저장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프로그래밍 언어의 철학에 달린 일입니다. 자유와 엄밀함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의 문제인 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