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뿌리는 어디서 왔을까?

geneven의 이미지

오늘 네이버 지식인 하면서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되었는데요 한국인의 기원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우리가 중, 고딩때 배우던 한국인에 대한 역사는 단군신
화로 부터 시작하는데요, 이 부분이 아마 일제시대때 조작되었을 것이라는 주
장을 하는 사람이 있더라구요. 환단고기인가 이 책이 발견되면서부터 그랬다는
데..

그것 말고도 서양역사의 시발점이 된 수메르 문명이 한족에서 일부 떨어져나간
무리로 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는 내용도 있더군요.. 실제로 한국어가 수메르인들
이 사용했던 언어와 같은 계열이라고 주장하는 외국학자도 있다네요..

김진명이라는 작가도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책을 썼는데, 성경중 요한계시록
의 몇구절이 이 한단고기속의 천부경이라는 책에도 똑같이 들어있다라고 하네
요. 또 지구상의 고인돌의 절반이 한반도에 있는데 역사학자들은 이런거는 연구
안하고 오히려 한국의 역사를 줄이려 한다, 이런내용이었는데 사실인지는 모르
겠습니다.

역사라는게 사람들에서 사람들로 전해져 내려오다보니 뻥도 조금 들어가고 삭제
된 부분도 있고 완전치 못하다는것은 사실인거 같지만 이렇게 기존역사를 바꿔
버릴만한 주장들이 있다는 것은 재밌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네요.

역시 진실은 보이지 않는 어느곳에 있나봅니다.

next의 이미지

역사는 승리한자에 의해서만 쓰여지기 때문에 왜곡되기 마련이지요.

나부군의 이미지

고등학교때 국사선생님께서 '위서'로 판명이 났다고 말씀하셔서 계속 그렇게 믿어 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잘 아시는 분 안계시나요?

tmpman의 이미지

우선 "한단고기" 의 내용은 사실을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근거 자료가 매우 희박합니다. 그리고 위서라고 볼 수 있는 증거도 있습니다. 물론 역시 결정적인 증거들은 아닙니다.

한단고기의 내용이 사실이라는 근거중에 사료나 고고학적인 것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중국의 신화, 전설, 노래(시경)등의 단편적인 내용들과 이러 저리 퍼즐 맞추기를 하는 식입니다. 특이한 근거로 한단고기에 등장하는 천문 현상의 시기가 사실과 일치한다는 연구 자료도 있기는 합니다. 어쨌든 아직은 "역사적 사실" 이라고 인정하기에는 많이 부족합니다.

한단고기의 내용이 조작이라는 근거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한단고기에서 사용되는 문장과 단어가 극히 최근(19, 20세기)의 문장과 단어라는 사실입니다. 한단고기가 씌어 졌다고 주장하는 시대에는 사용되지 않던 단어가 등장하고 다른 뜻으로 사용되던 단어들이 최근의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한단고기를 "역사적 사실" 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재야 사학자들 중에는 우리나라 강단 사학계를 "식민사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자들이라고 공격하는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강단 사학계는 상당히 진보적입니다. 특히 "식민사관" 의 문제는 강단 사학계에서 먼저 제기되고 연구되온 주제입니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우리나라의 위대한 역사" 를 외치는 사람들입니다. 특히 말씀하신 김진명씨 같은 극우, 국수적인 입장의 사람들은 한단고기 를 무척 좋아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한단고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한단고기를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한단고기를 극우 민족주의적인, 심지어는 군국주의적인 방식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김진명씨는 일본을 무척 싫어하지만 그의 주장은 일본 극우 세력의 주장과 하등 다를 바가 없습니다. 서로 편이 다를 뿐입니다.

한단고기의 배경이 되는 고대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사람도 물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 역사에는 그보다 급한 주제가 많습니다. 지금 우리 현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주제들이 많습니다. 고대의 위대한 역사들 아무리 되살려 봤자 우리 현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위대한 역사, 민족의 자긍심 등등으로 연결되는 일련의 외침들에 대해서 주의 깊게 생각해야 합니다. 어쩌면 모두가 잘사는 세상으로 가는데에 장애물일 수도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요새 고구려를 자신들의 역사 속으로 집어넣으려는 시도가 활발하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으니 저도 화가 납니다. 우리나라 사학자들이 중국의 그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또는 역공을 퍼부을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빨리 내놓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김진명씨처럼 상대방을 그대로 닮아서는 안됩니다. 중국은 고구려의 역사를 가져와 자신들의 힘으로 삼으려하겠지만, 우리는 그런 것으로 힘을 삼아서는 안됩니다. 우리의 힘은 다른 곳에서 나와야 합니다. 고대의 위대한 역사가 아니라 지금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정신에서 힘이 나와야 합니다.

불량도ㅐㅈㅣ의 이미지

그렇게 따지면 한국인이 아니였으면 이런 세계문명도 없어겠군요. ㅡ.ㅜ

한국인을 제외한 다른 나라 사람들이 그렇게 띨방하다고 보지는 않는데요.

너무 국우적인 사고가 아닐까요?

이 지구는 한국인만 사는게 아니잖아요?

문근영 너무 귀여워~~

up2soul의 이미지

제가 알기로 환단고기는 아직도 학계에서 학술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책입니다.
내용의 신빙성을 밝혀줄 자료가 부족하다나요.

몇 년전에 몽골리안 루트 라는 KBS 다큐멘터리가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한민족은 러시아의 바이칼 호 근처에 존재하던 몽골리안의 일부였는데
빙하기의 기후 변동으로 민족 이동이 있었답니다. 이 몽골리안 이동 과정에서
각 민족/어족들이 분리되었고 그 과정에서 우리 민족이 분화하여 한반도에
정착했다고 합니다.(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환단고기의 내용 중 많은 것이
사실로 간주되었습니다.)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베링해의 빙하를 거쳐 아메리카 대륙까지 간 겁니다.

이 다큐멘터리의 주장이 신빙성을 갖는 이유는, 어떤 문헌에서 이런 얘기가 있다
혹은 이런 문화적 패턴이 비슷하지 않느냐 등등으로 고대사를 추적한 것이 아니라
유전자 지도 분석이라는 과학적이고 객관적 방법을 이용해 고대의 민족 관계를
추적한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황인/흑인/백인 이 유전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황인 중에서도
몽골리안은 다른 황인들과 유전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마지막으로 몽골리안에
속하는 민족들은 각기 어떤 유전적 특징을 갖는지를 분석하면서
몽골리안 이동에 구체성을 부여하더군요.

이 다큐멘터리의 내용에 근거하면 호모 사피엔스가 다양한 인종으로 분화하여
수메르인이나 몽골리안 등으로 구별된 후에는 이들간에 대규모의 민족간 접촉이
없었다고 봅니다.(개인적인 접촉들은 있었을 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고대사에 대한 문헌 중에는 개인의 "주장"을 담은 문헌들이 많고
문화적 패턴은 직접적인 교류가 없더라도 비슷한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에
문헌이나 문화 패턴 비교 방법은 그 신뢰성에 있어 제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너 행복하니?

tmpman의 이미지

참고로... 수메르 문명 이야기나 요한 계시록 이야기는 한단고기와 관계없습니다. 수메르 문명 이갸기를 하시는 분이 한단고기의 일부를 자기 주장의 근거로 삼았을 뿐 한단고기에 그런 내용이 직접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요한 계시록 어쩌구는 짐작하시겠지만 말도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cpulpul의 이미지

Quote:
오늘 네이버 지식인 하면서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되었는데요 한국인의 기원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우리가 중, 고딩때 배우던 한국인에 대한 역사는 단군신
화로 부터 시작하는데요, 이 부분이 아마 일제시대때 조작되었을 것이라는 주
장을 하는 사람이 있더라구요. 환단고기인가 이 책이 발견되면서부터 그랬다는
데..

그것 말고도 서양역사의 시발점이 된 수메르 문명이 한족에서 일부 떨어져나간
무리로 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는 내용도 있더군요.. 실제로 한국어가 수메르인들
이 사용했던 언어와 같은 계열이라고 주장하는 외국학자도 있다네요..

김진명이라는 작가도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책을 썼는데, 성경중 요한계시록
의 몇구절이 이 한단고기속의 천부경이라는 책에도 똑같이 들어있다라고 하네
요. 또 지구상의 고인돌의 절반이 한반도에 있는데 역사학자들은 이런거는 연구
안하고 오히려 한국의 역사를 줄이려 한다, 이런내용이었는데 사실인지는 모르
겠습니다.

역사라는게 사람들에서 사람들로 전해져 내려오다보니 뻥도 조금 들어가고 삭제
된 부분도 있고 완전치 못하다는것은 사실인거 같지만 이렇게 기존역사를 바꿔
버릴만한 주장들이 있다는 것은 재밌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네요.

역시 진실은 보이지 않는 어느곳에 있나봅니다.

한단고기는 아직까지 진위여부가 불분명하고 논란이 많은 책입니다.

한단고기에 보면 많은 천문현상들이 기록되어 있는데 현재기준
시뮬레이션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거의 일치한다고 합니다.

이에 반하여 책내용중에 국가의 영토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지요..
동쪽으로 천리 어쩌구 저쩌구.. 현대지리학적으로 국가의 영토를 계산하면
현재중국대륙의 영역을 가볍게 넘어서는 크기이지요..
교통과 통신이 매개한 그시대에 넒은 영토를 왕조가 이끌어 나갈수 있었을까요?

저 개인적으로도 믿음반 불신반입니다.

단군신화 이야기도 나왔는데.. 그당시는 청동기 시대이지요..
청동기 시대사람들은 우리와 민족이 다름니다.
오히려 인도유럽어족인들과 가깝지요. 고인돌은 우리나라, 동남아사아,
인도에서 유럽까지의 이동경로에 걸쳐 세워져 있지요.

한국인의 뿌리는 중국 북부의 소수민족입니다. 진시황제의 만리장성공역을
피해 우리나라로 이주해온 민족이 오늘날 한국인의 뿌리가 되지요...

이상 저의 어설픈 소견이었습니다. :D

불량도ㅐㅈㅣ의 이미지

역사는 역사적 사실만은 기해야 하지만,

이미 자기식 편한대로 왜곡되어있지 않습니까?

그러고 보면 꼭 우리나라 역사가 올바른 것인지 항상 의문이 들더군요?

"우리나라가 한번도 남의 나라를 침략한 적이 없다?"

이 문구 아직도 역사 교과서에 나온 것 같은데...

문근영 너무 귀여워~~

김충길의 이미지

tmpman wrote:
우선 "한단고기" 의 내용은 사실을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근거 자료가 매우 희박합니다. 그리고 위서라고 볼 수 있는 증거도 있습니다. 물론 역시 결정적인 증거들은 아닙니다.

한단고기의 내용이 사실이라는 근거중에 사료나 고고학적인 것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중국의 신화, 전설, 노래(시경)등의 단편적인 내용들과 이러 저리 퍼즐 맞추기를 하는 식입니다. 특이한 근거로 한단고기에 등장하는 천문 현상의 시기가 사실과 일치한다는 연구 자료도 있기는 합니다. 어쨌든 아직은 "역사적 사실" 이라고 인정하기에는 많이 부족합니다.

한단고기의 내용이 조작이라는 근거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한단고기에서 사용되는 문장과 단어가 극히 최근(19, 20세기)의 문장과 단어라는 사실입니다. 한단고기가 씌어 졌다고 주장하는 시대에는 사용되지 않던 단어가 등장하고 다른 뜻으로 사용되던 단어들이 최근의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한단고기를 "역사적 사실" 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재야 사학자들 중에는 우리나라 강단 사학계를 "식민사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자들이라고 공격하는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강단 사학계는 상당히 진보적입니다. 특히 "식민사관" 의 문제는 강단 사학계에서 먼저 제기되고 연구되온 주제입니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우리나라의 위대한 역사" 를 외치는 사람들입니다. 특히 말씀하신 김진명씨 같은 극우, 국수적인 입장의 사람들은 한단고기 를 무척 좋아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한단고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한단고기를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한단고기를 극우 민족주의적인, 심지어는 군국주의적인 방식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김진명씨는 일본을 무척 싫어하지만 그의 주장은 일본 극우 세력의 주장과 하등 다를 바가 없습니다. 서로 편이 다를 뿐입니다.

한단고기의 배경이 되는 고대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사람도 물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 역사에는 그보다 급한 주제가 많습니다. 지금 우리 현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주제들이 많습니다. 고대의 위대한 역사들 아무리 되살려 봤자 우리 현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위대한 역사, 민족의 자긍심 등등으로 연결되는 일련의 외침들에 대해서 주의 깊게 생각해야 합니다. 어쩌면 모두가 잘사는 세상으로 가는데에 장애물일 수도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요새 고구려를 자신들의 역사 속으로 집어넣으려는 시도가 활발하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으니 저도 화가 납니다. 우리나라 사학자들이 중국의 그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또는 역공을 퍼부을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빨리 내놓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김진명씨처럼 상대방을 그대로 닮아서는 안됩니다. 중국은 고구려의 역사를 가져와 자신들의 힘으로 삼으려하겠지만, 우리는 그런 것으로 힘을 삼아서는 안됩니다. 우리의 힘은 다른 곳에서 나와야 합니다. 고대의 위대한 역사가 아니라 지금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정신에서 힘이 나와야 합니다.

옛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닌 것으로 얘기 하셨지만 옛것은 그 나름데로 중요하죠. 온고지신이라는 말도 있고요. 옛것을 너무 폄하 하시는게 아닌지..

어제 밤 케이블 TV의 히스토리채널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방짜유기에 대해서
다루더군요. 이 방짜가 구리와 주석의 합금인데 주석의 비율이 현대 과학에서도
높게 맞출수 없는 22%의 구성비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합금기술은 우리 조상들은 이미 8세기부터 만들어 사용했다고 하더군요.
이 방짜유기가 요즘 대장금에서 보면 궁중의 황금빛 그릇으로 사용되는게 보일겁니다. 민간에서 전해오는 얘기로 독금물 같은 것이 방짜유기 담기면 금방 유기 그릇이 그 영향을 받는다고 한데요. 이걸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내용도
다루더군요. 하지만 60대를 들어서면서 (물론 일본의 무기 만드는 재료로 많이
뺏긴것도 있지만 ) 연탄문화가 대중화 되면서 일산화탄소라는 유해가스로 인해
방짜유기가 금방 변질되고 그래서 사람들의 소비가 줄었다는군요.

옛것은 조상의 얼입니다. 얼은 곧 정신이죠. 그게 왜 중요하지 않다는 건지.
좋은 것은 찾아 그걸 계승하는 노력을 해야 되죠.

screen + vim + ctags 좋아요~

tmpman의 이미지

Quote:

옛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닌 것으로 얘기 하셨지만 옛것은 그 나름데로 중요하죠. 온고지신이라는 말도 있고요. 옛것을 너무 폄하 하시는게 아닌지..
...

옛것은 조상의 얼입니다. 얼은 곧 정신이죠. 그게 왜 중요하지 않다는 건지.
좋은 것은 찾아 그걸 계승하는 노력을 해야 되죠.

옛것을 폄하하려는 뜻은 없습니다 :o 당연히 선조들이 남겨준 것들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옛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입장이 다릅니다.

제 글은 고대사를 "우리 민족은 고대에 광대한 영토를 지배했던 위대한 민족이니까 자긍심을 가져야 해. 애국 애족하는 마음에서 그 위대한 역사에 더 관심을 가져보는 게 좋지 않겠어?" 라는 주장을 하고 싶어서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문제가 있다는 뜻으로 쓴 글입니다.

김충길의 이미지

tmpman wrote:

한단고기의 배경이 되는 고대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사람도 물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 역사에는 그보다 급한 주제가 많습니다. 지금 우리 현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주제들이 많습니다. 고대의 위대한 역사들 아무리 되살려 봤자 우리 현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위대한 역사, 민족의 자긍심 등등으로 연결되는 일련의 외침들에 대해서 주의 깊게 생각해야 합니다. 어쩌면 모두가 잘사는 세상으로 가는데에 장애물일 수도 있습니다.

지식의 공유를 위해서 앞서 얘기하신 "더 밀접하게 연관된 주제들"에 대해서
들어 볼 수 있을까요?

screen + vim + ctags 좋아요~

fender의 이미지

저는 고대 그리스/로마 문명과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항상 의문스러웠던 것이,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것처럼 단기 4천 몇년이라고 하듯이 기원전 20세기 전에 그렇게 강력한 중앙집권 국가를 세웠다면 우리는 고대 그리스 인들보다 훨씬 선행 문명이고 거의 이집트와 맞먹는 고문명이라는 뜻입니다.

물론 우리라고 그리스인들보다 못하라는 법은 없습니다만, 고대 이집트->그리스->로마로 이어지는 문명은 현재 서구문명의 근간을 이루지만 도대체 그들보다 훨씬 선행 문명인 - 정해진 이름도 없습니다만 - 이른바 '고조선 문명'은 남긴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고대 그리스 문명은 문자를 남겼고 또 그 문자로 쓰여진 수 많은 정치, 역사, 인문, 문학, 자연과학 등등의 서적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뛰어난 조형예술과 건축물, 도구 등등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보다 선행 문명인 우리 '고조선 문명'은 고등학교 시간에 배운대로 어디서 조잡한 청동 칼이나 나오고 돌덩이 쌓아 올린 고인돌이나 만들고 있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도 기원전 7-8세기에 쓰여진 호메로스의 서사시들을 감명깊게 읽습니다. 그런데 그들보다 거의 8-9세기 이상 앞선 문명이 호메로스 보다 7-8세기 이후에 썼다는 문학 작품이 고작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그렇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 수준인 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제가 고조선의 역사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 않아 이런 생각을 하는 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사실로 볼 때 저는 고조선은 역사적 근거가 미약하거나, 최소한 존재 했다 하더라도 미미한 부족 국가 수준에 머물지 않았나 싶습니다. 상식적으로도 유럽에서 문명의 발상지인 이집트에서 점차 유럽 대륙으로 문명이 발전해나갔듯이 아시아권에서도 우선 중국 문명이 있고 그 여파가 한반도와 일본으로 건너갔다고 보는게 시기상으로 봐도 적절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문명이 중국문명에 종속적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단지 시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가 고대 그리스는 물론 중국의 주나라/은나라보다 훨씬 이전에 강력한 왕권국가를 수립하고 독자적 문명을 발전 시켰다는게 현재까지 밝혀진 유물 유적이나 지정학적 근거로 볼 때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을 뿐입니다.

전 고등학교 시절엔 세계사나 국사시간이 암기할 것 많고 가장 지겨운 시간이었지만 지금은 고대 그리스나 로마의 역사나 저술을 공부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그 차이는 투키디데스나 호메로스는 그 자체로 읽고 즐길 수 있는 반면 국사책의 초점은 고대 우리 문화를 직접 읽고 즐기는게 아니라 "우리는 이렇게 잘난 민족이다"라는 것을 학생들 머리속에 주입시키는데 있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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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그놈 한국 사용자 모임 - 그놈에 대한 모든 것! - 게시판, IRC, 위키, 갤러리 등등...

redbaron의 이미지

fender wrote:
저는 고대 그리스/로마 문명과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항상 의문스러웠던 것이,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것처럼 단기 4천 몇년이라고 하듯이 기원전 20세기 전에 그렇게 강력한 중앙집권 국가를 세웠다면 우리는 고대 그리스 인들보다 훨씬 선행 문명이고 거의 이집트와 맞먹는 고문명이라는 뜻입니다.

물론 우리라고 그리스인들보다 못하라는 법은 없습니다만, 고대 이집트->그리스->로마로 이어지는 문명은 현재 서구문명의 근간을 이루지만 도대체 그들보다 훨씬 선행 문명인 - 정해진 이름도 없습니다만 - 이른바 '고조선 문명'은 남긴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고대 그리스 문명은 문자를 남겼고 또 그 문자로 쓰여진 수 많은 정치, 역사, 인문, 문학, 자연과학 등등의 서적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뛰어난 조형예술과 건축물, 도구 등등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보다 선행 문명인 우리 '고조선 문명'은 고등학교 시간에 배운대로 어디서 조잡한 청동 칼이나 나오고 돌덩이 쌓아 올린 고인돌이나 만들고 있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도 기원전 7-8세기에 쓰여진 호메로스의 서사시들을 감명깊게 읽습니다. 그런데 그들보다 거의 8-9세기 이상 앞선 문명이 호메로스 보다 7-8세기 이후에 썼다는 문학 작품이 고작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그렇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 수준인 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제가 고조선의 역사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 않아 이런 생각을 하는 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사실로 볼 때 저는 고조선은 역사적 근거가 미약하거나, 최소한 존재 했다 하더라도 미미한 부족 국가 수준에 머물지 않았나 싶습니다. 상식적으로도 유럽에서 문명의 발상지인 이집트에서 점차 유럽 대륙으로 문명이 발전해나갔듯이 아시아권에서도 우선 중국 문명이 있고 그 여파가 한반도와 일본으로 건너갔다고 보는게 시기상으로 봐도 적절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문명이 중국문명에 종속적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단지 시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가 고대 그리스는 물론 중국의 주나라/은나라보다 훨씬 이전에 강력한 왕권국가를 수립하고 독자적 문명을 발전 시켰다는게 현재까지 밝혀진 유물 유적이나 지정학적 근거로 볼 때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을 뿐입니다.

전 고등학교 시절엔 세계사나 국사시간이 암기할 것 많고 가장 지겨운 시간이었지만 지금은 고대 그리스나 로마의 역사나 저술을 공부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그 차이는 투키디데스나 호메로스는 그 자체로 읽고 즐길 수 있는 반면 국사책의 초점은 고대 우리 문화를 직접 읽고 즐기는게 아니라 "우리는 이렇게 잘난 민족이다"라는 것을 학생들 머리속에 주입시키는데 있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


역사는 항상 승자의 기준에 의해서 왜곡되기 때문이겠지요.

소위 약간 "극우적" 주장을 하시는 역사학자분들은 "대적 때놈"들이 고조선을 폄하하고 있다. 라고 자주 주장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것들의 역사적 기원을 찾아올라가면 저의 생각에는 "이라크"쪽 어딘가가..(메소포타미아문명)

사실 가칭 "고조선 문명"말고도 오래되고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문명권은 많습니다만..

문제는 "사장"되어 버린 것이죠. 남아 있는 근거들을 찾아올라가보면..

역시나 흔히 듣던대로 우랄알타이 어족계열의 기마민족들 중 하나가 우리의 뿌리가 아닌가 합니다.

그 디즈니의 뮬란에 나오는 그 험상굿은 훈족 아찌들하며..

유럽을 공포에 떨게했다던 "신의 채찍"이라는 아틸라왕 하며...

덧붙여서 "고조선 문명"의 특징중 하나가 "완전한 정착민족"에 의한 국가가 아니였다는 것입니다.

고조선 문명자체가 아마 지금의 조선족 자치구쯤 어딘가에서 많은 군소 부족들과 북쪽에서 내려오는 유목민들간의 연맹체제 형태였을 꺼라고..생각되는군요.

구지 가장 비슷한 형태의 국가를 꼽자면 삼국지의 "오나라"정도 겠지요?

각지역 수장들이 "오"라는 이름아래 뭉쳐서 생활하다가 필요할때 필요한 것들을 내어주는..

비혈연중심의 봉건제라고도 부를수 있겠지만 결론적으로 필요에 따라 뭉쳤다는 것이고..

그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다른 것(소위 문명권이라고 할만한 것)들을 남기지 못했다고 생각됩니다.

소위 후기 고조선이라 불리는 위만 조선시대가 되어서야 간신히 몇가지 문명의 증거라고 할만한걸 남기는데 이것 역시..중국이..(울먹)

대충 알고있는것 주워들은 것들로 요약해보았는데..

"고조선이 이땅의 시조다"라고 하는것은 역사적 근거를 끝까지 따라갔다기 보다..

이 땅(만주벌판을 기점으로 그 아래..)에서의 "정착민 시대(동일 문화권)의 시작"을 증명할 만한 명시적인 표기입니다.

위에 말씀드렸다 시피..오르고 또 올라가면..에반겔리온을 소설로 써야할지도 모르므로..(쿨럭)

- 시조 조선국을 위한 변명 -

fibonacci의 이미지

수학이야 증명을 하면 되는거구, 공학이야 구현을 해 보이면 되겠지만
역사는 증명을 할 길도 없고 구현을 해 볼 길도 없습니다.
다만 역사를 해석하는 시기에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잣대로 평가하고 재해석하는 것이 역사라 생각합니다.
단지 눈에 정확히 보이는 것만 역사라 칭하고 따라가려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눈에 보이는 것을 재해석하고 과거를 재구성해서 나름대로의 합리성만 가지면 그것을 역사라 칭하고 따라가려는 사람이 있는 것입니다. 환단고기를 따라가냐 아니냐가 바로 이런 기준의 차이일 것입니다. 어느것이 옳다고 강요할수는 없는 문제인 것입니다. 다만, 역사는 역사를 평가하는 사람이 살던 시대와 떨어져서 생각할수 없는 문제라는 것을 염두에 두었으면 합니다. 환단고기가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것을 믿냐 믿지 않느냐는 그것이 사실이냐 아니냐의 여부보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싶으냐, 받아들이고 싶지 않으냐의 여부가 더 강하게 작용하는 문제이니까요. 아마 우리나라가 강대국이고, 어느나라보다 우월하다는 가치관이 지배하는 환경이었다면 환단고기는 그 사실여부를 떠나서 분명 대단한 역사적 사료로 부상되었을 것입니다.

No Pain, No Gain.

fender의 이미지

음... 조금 제 생각과 초점이 다른 것 같습니다. 물론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긴 하지만 고대 그리스/로마 문명이 인정 받는 것은 그 만큼의 유물, 유적이 남아있고 무엇보다 그 시절의 문화, 학문, 제도 등등이 오늘날까지 계승되어 왔기 때문이 아닌가요? 설사 우리나라가 세계 제 1의 강대국이라고 해도 고인돌이나 동검이외에 그리스/로마 문화와 비교할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고조선 문명'의 존재 유무를 말하는 것은 기원전 2000년 이전에 한반도와 그 근접한 북쪽 땅에 사람이 살았는지 안살았는지를 말하는 것과 다릅니다.

물론 말씀하신 아틸라나 훈족들은 고조선은 물론 고대 그리스 시대보다도 훨씬 이후 제정 로마 말기에 역사에 등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분명 그런 유목민족 들은 훨씬 이전부터 전세계에 퍼져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명'이란 특징지을 수 있는 언어, 관습, 제도, 문화 등등을 포괄한 개념이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후세에 어떠한 것도 남긴 것이 없다면 존재하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최소한 저는 단기 몇년을 강조하고 우리 조상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살았는지에 관심을 두기 보단 뭐 자랑할 거리가 있나만 찾으려는 식의 태도는 오히려 뿌리깊은 열등의식에서 비롯한게 아닌가 합니다. 이는 일본이 구석기 유적을 조작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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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마의 이미지

중국이 지금 고구려의 역사를 중국 변방의 역사로 편입시키는 작업을 진행중이라 합니다.
진위 여부가 불분명한 것 가지고 논쟁을 하는것 보다 지금 일어나는 역사 왜곡 작업을 바로 잡는것이 더 시급한 일이라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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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는 자신의 운명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spike의 이미지

고대사를 생각하다보면 항상 제자리에서 맴도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과연 지금부터 100년전, 더 거슬러 올라가서 500년, 1000년 전 사람들에게 아닌 조선인, 조선인, 고려인, 신라인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있었느냐하는 거죠. 지금 우리가 한반도의, 한국인의 역사라고 부르는 역사 속의 국가들, 그리고 문명들 그 당시 살았던 사람들과 지금 이 시대에 사는 사람들 간에 얼마만큼의 연관성으로 이어져 있는 걸까요?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지금 우리가 한국의 역사, 중국의 역사, 일본의 역사 모두 뭉뚱그려서 "동북아시아인의 역사" 이상으로 미시적으로 구분하기는 힘든 점이 있습니다. 아주 고대부터 동북아시아 지역 간에 사람들의 왕래가 아주 빈번했다는 고고학적, 역사적 기록이 엄연하니까요. 그 이상으로 구분을 엄밀히 하는 건 아직은 무리라고 봅니다.

물론 지금 우리가 한족이라고 부르는 중국인과 지금 한국인 대부분을 이루는 동이족과는 분명히 유전적으로 다르겠죠. 고대에는 한족을 하족이라고 불렀다죠?! 하지만 우리가 동북아시아에서 일어난 문명들 모두 편의상 민족의 개념으로 함께 구분지어 정리(!)하는 것이지, 그 문명 모두 한 민족의 것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고대 중국 국가의 은나라도 대부분의 사학자들이 동이족의 문명이라고 보지만, 하족이 세운 주나라의 모태가 되었듯이 말입니다.

고대 중국의 문명들을 뒤져서 동이족의 흔적을 찾아보는 노력이 분명 중요하고 의미있는 작업일 수 있지만, 그 결과가 편리하게 동이족의 문화적, 문명적 우월성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굉장히 위험합니다. 히틀러라 게르만 민족의 우월성을 내세우기 위해서 집시들을 우대했다는 사실도 있죠.

역사는 지구상에 사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단지 한 부족, 민족, 국가만을 위해 쓰여진다면 히틀러나 일본 제국주의와 다를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ps. 물론 위의 논의들이 모두 역사를 이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사회 전반에 이런 흐름들이 나타나는 것 같아 씁쓸하네요. 사회의 긴장이 높아지면 긴장을 어떤 식으로든 회피하려는 시도가 일어나죠. 극우민족주의, 스포츠와 도박에 광적 열광, 전쟁!!!

커널컴파일한다고 그녀를 기다리게 하지 마라.

tmpman의 이미지

김충길 wrote:
tmpman wrote:

한단고기의 배경이 되는 고대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사람도 물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 역사에는 그보다 급한 주제가 많습니다. 지금 우리 현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주제들이 많습니다. 고대의 위대한 역사들 아무리 되살려 봤자 우리 현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위대한 역사, 민족의 자긍심 등등으로 연결되는 일련의 외침들에 대해서 주의 깊게 생각해야 합니다. 어쩌면 모두가 잘사는 세상으로 가는데에 장애물일 수도 있습니다.

지식의 공유를 위해서 앞서 얘기하신 "더 밀접하게 연관된 주제들"에 대해서
들어 볼 수 있을까요?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하나는 "자본주의 맹아론" 입니다. 원래 "식민사관", "탈식민사관" 이라는 말이 나온게 이 "자본주의 맹아론" 때문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일본이 "조선은 주체적으로 근대 사회로 진행할 힘이 없었고 일본의 식민 지배를 통해 자본주의와 근대 사회로 이행할 수 있었다" 라고 주장하는 데에 대한 반박입니다. 한마디로 "조선후기에 이미 자본주의의 맹아가 싹트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이론입니다. 하지만 몇 년 전(십 수년?)부터 경제학계를 중심으로 조선 후기에 자본주의가 싹트고 있었다는 것은 과장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일제 강점이 잘된 일이었다는 주장은 아닙니다.) 서양 근대의 모습에 맞추어 사회의 수준을 평가한다는 한계가 있고, 또 유독 근대의 모습 중에서도 자본주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는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가 가고자 하는(? 또는 가고 있는) 세상이 사실상 서양 근현대의 사고와 경제임을 생각하면 의미 있는 논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생활사" 입니다. 생활사가 역사 연구의 영역에 들어온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기질과 사고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연구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생활사 연구는 멀지도 않은 20세기 초에 대한 것만 해도 매우 부족합니다. 오죽하면 최명희의 소설 '혼불' 이 나왔을 때 혼불에 묘사된 생활상이 "연구자들도 참고할만 하다" 는 평을 들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최명희의 연구와 자료 수집이 훌륭한 이유도 있지만 전문 연구자들의 연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스스로의 기질이 어디에서 연유한 것인지 그 기질들이 실제 생활에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흔히 말하는 "반도 기질" 같은 것 또는 요새 종종 등장하는 "기마 민족설(기마 민족의 기질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죠)" 이 근거가 있는 말인지, 구체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인지, 우리에게는 대답할 만한 자료가 없습니다.

그리고 역시 일그러진 근현대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근현대사의 주제는 너무나도 많고 할일도 많습니다. 미군정 이후 현재 까지 우리나라에서 미군의 배치, 병력, 예산, 우리나의 지원, 사건, 사고에 대해 정리된 역사를 자주 들어보셨는지요? 서양 명절인 성탄절이 국경일이 되고 이렇게 활기 넘치는 날이 된 것이 언제부터일까요? 일제 시대의 소작 쟁의, 이승만 때의 토지 재분배, 지금의 부동산 거품에 이르기까지 토지 제도는 어떻게 변해왔을까요? 조선 후기에 "연애" 가 있었을까요? 남녀가 사랑하고 짝을 맺는 방식은 어떻게 변해왔을까요? 언제부터 또 어떤 과정을 거쳐 이렇게 자유 분방한 연애를 하게 되었을까요. 갑오년 농민 전쟁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생각하자면 할 수 있는 근현대사 연구는 끝이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런 연구들은 지금 현실과 직접 연관되어 있습니다. 저녁 때 밖에 나와서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들, 신문 방송을 보면서 개탄하고 슬퍼하고 기뻐하는 여러 사건들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연구들입니다.

이야기해보라 하시기에 짧은 지식에 몇 가지 예를 들어봤습니다.

김충길의 이미지

fender wrote:

하지만 '문명'이란 특징지을 수 있는 언어, 관습, 제도, 문화 등등을 포괄한 개념이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후세에 어떠한 것도 남긴 것이 없다면 존재하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최소한 저는 단기 몇년을 강조하고 우리 조상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살았는지에 관심을 두기 보단 뭐 자랑할 거리가 있나만 찾으려는 식의 태도는 오히려 뿌리깊은 열등의식에서 비롯한게 아닌가 합니다. 이는 일본이 구석기 유적을 조작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저는 가끔 외국인 전용 관광코스를 따라 다녀보면 나름대로 우리것을
많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예전에 TV에서 하는 퀴즈 프로그램
중에 역사적 유적지를 찾아 퀴지를 내는 프로가 있던데 그 프로를 보고
저런 역사적 내용도 있었구나 하구 생각한 적이 있었거든요.

사람 마다 나름의 화두가 있고 관심분야가 있겠지만 딱히 "자랑거리를 찾으려는
태도"라고 하신건 좀 비약한듯 하네요. 저런분이 없다면 저 같은 수동적인
사람은 그런 내용 자체도 모르고 있었을 겁니다. 위대한 역사적 사실들이
단지 그 족속들의 우월성만 강조하기 위한건 아니지 않습니까.

좋은 내용들은 계승해 나갈 수 있는 여지는 있으니..

screen + vim + ctags 좋아요~

fender의 이미지

김충길 wrote:

저는 가끔 외국인 전용 관광코스를 따라 다녀보면 나름대로 우리것을
많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예전에 TV에서 하는 퀴즈 프로그램
중에 역사적 유적지를 찾아 퀴지를 내는 프로가 있던데 그 프로를 보고
저런 역사적 내용도 있었구나 하구 생각한 적이 있었거든요.

사람 마다 나름의 화두가 있고 관심분야가 있겠지만 딱히 "자랑거리를 찾으려는 태도"라고 하신건 좀 비약한듯 하네요. 저런분이 없다면 저 같은 수동적인 사람은 그런 내용 자체도 모르고 있었을 겁니다. 위대한 역사적 사실들이 단지 그 족속들의 우월성만 강조하기 위한건 아니지 않습니까.

좋은 내용들은 계승해 나갈 수 있는 여지는 있으니..

아... 제 말씀은 우리 역사는 다 열등하다는 뜻이 아니라 고조선에 대해서 국한된 주장일 뿐입니다 :) 삼국시대, 조선시대 유적이야 얼마든지 있지요... 하지만 고조선에 대해서는 환단고기에 대한 어떤 크로스 레퍼런스도 찾을 수 없고, 그 시대의 문화나 사회 경제상을 알 방법도 없습니다. 또 그 시대의 건축물이나 유적들도 별볼일이 없지 않나요?

즉, 단기 4천 몇년이니 하는 고대 그리스 보다 선행 문명인, 어쩌면 중국보다도 앞선 '고조선 문명'이란 것은 어떤 구체적 근거도 하나 없는 허상일 지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고대 그리스나 로마 역사를 공부하는 건 그리스 민족이나 라틴족의 우월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토록 근거도 희박한 고조선을 기원전 20 몇세기의 강력한 중앙집권적 왕권국가로 포장하는 건 민족 자긍심 고취 차원을 넘어서는 잘 이해가 안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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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길의 이미지

제가 처음 환단고기를 접한건 중2학년 때라고 기억하네요.

지금이야 정확히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그때만 해도 참 (사실 진위 여부를 떠나서) 신선했다고 생각합니다.

그책 이후로 우리것에 대한 관심을 가진거 같습니다. 물론 자란 환경이

시골이라 토속문화에 대해서 좀 아는 편이였지만요.

그 당시 기독교를 아주 싫었는데 그 이유중의 하나가 왜 그걸 가지고

타민족을 압박하는데 사용했는지(십자군 원정) .. 그들이 정말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고 그 분이 정말 하느님이라면 그런씩은 정말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지금도 기독교는 배타성이 너무 강해 싫어 하고 그들이 믿는 기독교신이 하나님인지 의심 스럽습니다.

음.. 제 생각도 좀 배타적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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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bank의 이미지

http://www.iresys.pe.kr/seven/old/ol030.htm

예전에 자주가던 사이트였죠. 지금도 홈페이지는 그대로 있는데 업데이트가
자주되지 않아서...
옳은것이니 틀린것이니를 떠나서 그냥 재미있어서 읽어봤던 내용이랍니다.
음... 그리고 윗글들중에 고대사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비춰졌는데 고대사부분은
전문적으로 연구하시는 분이 별로 없는것 같더군요. 우리나라에 그에 관련된
서적도 미비한걸로 알고 있고... 오죽하면 소설을 쓰시는 이우혁님께서 몇가지
안되는 자료들로 과거를 새롭게 구성을해서 소설을 집필하고 있겠습니까...
역사가도 아니고 역사에 대해서 그리 많이 알지도 못하지만 이우혁님이 현재 쓰고
있는 소설의 첫번째 책에서 말했던 부분이 고대사의 일면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하네요.
즉, 현재 과거를 생각하면서 하나의 왕아래 여러 사람들이 통치를 받는 형태가
아닌 위에 어느님이 쓰신것처럼 각 지역의 대표가 있고 그 대표들의 대표가 있는
형태가 아니였을까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군주제가 과거에 그렇게 필요했을거라고는
생각이 되지 않기에 그 주장이 많은 설득력을 가지는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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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