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자게인지는 잘모르겠지만 진로상담을 좀 물어봅니다

dalnara1의 이미지

재수하고 부산대 물리학과를 다니다가 학점을 무기력으로 인해 날려버리고 부산대에서는 생활이 불가능해지게 되어 반년을 그냥 아무것도 못하다가 재수를 했는데 점수가 영 좋지 못해서 대학도 애매했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무얼 해야할까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서울게이밍아카데미에 대해 알게 되고 어제 상담도 받게 되었습니다. 글고 이 정도면 인생의 비전을 찾아볼수있겠다 생각이들고 가서 상담도 받아 보았는데 저는 나름 맘에 들었어요... 기본적으로 게임을 좋아하기도 하고 제가 해보고 싶었던거를 다시 해볼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이 되었어요.
문제는 여기 부터입니다. 아버지랑 이야기하다가 아버지는 제가 대학에서 진검승부를 해야하는 이때에 이거를 들고 온것도 이해가 안되고 부산대 다니면서도 재수끝나고도 이런거에 열정이 있던 사람이라고는 배우지 않고 방에서 잠만자는 제가 이쪽길은 아니라고 생각하신답니다.
아버지는 여기 사이트에서 활동(?)하신다고 하시면서 이쪽에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물어보라고 하셨습니다.(여기 사이트의 사람들 괜찮다고 하시면서)
여러분이 볼때 제가 뭐를 놓치고 있거나 아버지가 뭐를 놓치고 있다고 보이시나요

vagabond20의 이미지

우선, "무기력"이라는 단어가 가장 무섭게 다가오는군요.
제 아들이 그러했거든요 (1년반 휴학후 복학하고 컴퓨터 과학과 재학중).

현실을 보십시다.

한국사회에서 대학졸업장의 의미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많은 경우, 님을 보호해 주는 최소한의 방패라고 할까, 하지만 생각하기 나름일것도 같습니다. 현실이 그렇다는거지요.

부산대라 하면 그래도 (더 떨어지는 대학을 나온 제 입장에서는) 좋은 대학에 속하는데, 무슨 연유로 부산대에서 생활이 불가능해졌는지 모르겠으나, 복학이 가능한 상태였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만약 가능하다면 1년 혹은 2년, 아니면 군에 다녀오면서 시간을 좀 가져보는게 제일 좋은 해결책 같습니다.

시간을 좀 가져본다는것은 제가 아들을 지켜본 결과에서 오는 조언입니다.

시간이 지난들 무기력함이 어떻게 변해서 긍정적이고 도전적으로 될까 의구심을 갖게 되고 아버님이나 글 쓴 분도 갑갑할겁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은 생각을 하고 조금씩 변합니다.

단, 누구도 조바심을 내서는 안됩니다. 아버님도, 본인도.
매일 똑같이 늦게까지 잠만 자고 게임이나 하면서 그냥 시간을 보내서는 물론 안되지요.

게임쪽에 관심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럼 그쪽으로 '잠시' 한눈을 팔아보는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안하는것보다는 낫다는 얘기입니다. 그 '잠시' 한눈 팔아본게 어쩌면 자기가 앞으로 해야할일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지도, 혹은 이것보다는 물리학이나 아니면 다 그만두고 전혀 다른것을 해야 할것같다는 깨달음 같은것이라도 갖게 되면 다행입니다.

게임쪽으로 다시 돌아와서 좀 구체적으로 봅시다.
게임을 하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거 해보면 재미있을것 같아 보입니다.
그런데, 이 게임분야 역시 컴퓨터 프로그래밍입니다.
겉에, 최종적으로 보여지는부분만 봐서는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지만, 그것을 만드는 사람들은 이미 컴퓨터에 관한 지식을 기본으로 가지고 있고, 컴퓨터 그래픽 기초와 중급정도의 과정을 이해하고 있을겁니다. 벡터나 이산수학 등도 필요할지 모릅니다. 즉, 공부를 해야 그런 수준의 게임을 프로그램으로 구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프로그래밍 자체라는게 어느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든 한두개 정도 숙달이 되어있어야 합니다.

*
제 아들이 이 사이트에는 안 들어올테니 ...
4 학년 마지막 학기 시작하면서 휴학을 해야겠다고, 이미 학사경고를 한번 받았기에 (몰랐지요, 집에서는) 또 받으면 잘못하면 쫓겨난다고 해서 휴학을 시켰습니다. 그리고는 쉴 만큼 쉬고 충전할만큼 충전하라고, 그 대신 계획을 짜서 복학하면 학점복구를 위해 1 년 정도 더 다닐 생각으로 부족한 과목, 어려운 과목을 교과서를 미리 구입, 읽게 하고 자바 자격증을 따도록 했습니다.

물론 그마저도 안한다면 할 수 없다는 식으로 제시를 했는데, 목표한것의 50% 이상은 해 내고 복학을 하니, 의욕이 다시 생겨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게되었지요. 끝까지 가봐야 아는거지만, 휴학할 당시의 무기력하고 나태하고 수업태도 엉망이던때에 비하면 엄청난 변화입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다 고비를 겪습니다.
그런데 그 고비가 자신에 의한것인경우, 한발짝 물러나서 조용히 자기 삶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해결될것이라고 봅니다. 제가 볼때 님의 고비는 본인 스스로에 의한것일 확률이 커 보입니다.

대학 꼭 안나와도 잘 만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올 수 있는 여건이라면 그것을 기회라고 생각하고 꼭 대학교육을 마치는게 현명합니다. 나중에 하려면 어렵습니다, 후회도 많이 할테고.

아무쪼록, 무슨분야 일을 하든, 의욕이 다시 생기고 목표의식이 있는 삶으로 바뀌는 시간이 짧아지길 바랍니다.

자기인생은 결국, 아버님이 대신 살아주는게 아니고 자기혼자 책임으로 살아가는것입니다.

여의도자바

36311의 이미지

자기 의지로 무엇인가 하고 싶은게 있다면 그걸 하는게 집안에서 자는 것보다 낫겠죠.

아버님 세대에게 부산대는 서울대와 비슷한 무척이나 좋은 학교지만 전공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첨언하고 싶은것은 학원/교육기관을 조금 더 알아보시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 포럼 주제와 무관한 신변잡기를 반복해서 올리지 맙시다.
* 질문 게시판 만이라도 익명 글쓰기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codebank의 이미지

아이디는 달나라를 꿈꾸지만 현실은 지구죠. :-)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각자 해결방법은 다 다르죠.

글쓴이 본인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지나간 어른세대가 볼 때는 학력이 무섭다는 겁니다.
25살 이전이라면 그리고 부모님이 능력이 어느정도 있다면 공부를 해보는걸
추천합니다.

참고로 젊음이 있는데 무기력을 말하는건 미래를 걱정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되네요. 나름 걱정해봤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흉내만 내본거죠.
사실 청년실업이나 취업전쟁은 부모님이 받쳐주지 못한 사람들에게나 나오는
말이니까요.
배부르고 등따시면 잠을 자는게 인간이니까요.

저도 배부르고 등따신 삶을 살았으면 좋겠네요.

------------------------------
좋은 하루 되세요.

mirheekl의 이미지

A. 게임쪽 길이 적성에 맞고, 시작하고 보니 본인에게 천재적 소질이 있었다: 아무 문제 없겠네요.
B. 겉보기와 다르게 적성에 잘 맞지 않고 어려우며 소질도 별로 없는 것 같다: 이 경우가 문제가 됩니다.

본인이 A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진입장벽이 낮고 종사자가 많아 천재도 그만큼 많이 등장하는 IT쪽은 더욱 그렇습니다.

만약 B로 결론이 났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결국 다시 진로를 바꿀 수밖에 없는데 이 때 힘이 되어주는 것이 스펙입니다. 여기서 기본이 되는 것이 대학 졸업장과 영어죠. 그래서 다들 이걸 강조하는 겁니다. 필요할 때 준비하면 늦습니다. 미리미리 갖춰놔야 결정적일 때 발목잡히지 않아요. 쓰고 보니 결국 꼰대스런 결론인데, 사실이 그러하니 어쩌겠어요. 와닿지 않을 게 뻔한데, 딱히 감동적인 말씀을 드릴 능력이 못 되는게 안타깝습니다. 당연히 이미 다 아실 내용이기도 하고.. 단지 그걸 행동에 옮기기가 싫은 상황이겠죠. 서로 놓치고 있는 건 없습니다. 동기부여 문제라 놓치는 걸 채운다 해서 행동으로 이끌 수도 없는 상황으로 보이고요.

이럴 때 필요한게 환경변화나 특정 사건으로 인한 계기와 동기부여의 발생입니다. 질병, 결혼, 출산, 독립 등등의 것들 말이죠. 인위적으로 이를 유도하려면, 취미든, 여행이든, 워킹홀리데이든, 봉사활동이든 뭐든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일 효과가 없는 건 스스로의 결심입니다.)

--

익명_사용자의 이미지

저는 조금 덜 보수적인 답변을 달아보겠습니다.

일단,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중요한것중의 하나는 열정과 패기입니다.
본인에 대한 믿음만을 가지고 무모한듯 덤벼보는것이지요.
나이가 어린것은 재산입니다. 어렸을때 무모하게 도전해보시고 실패해보세요.
나이가 먹고 지켜야할 가족들이 생기면 무모한 도전을 하는것이
더욱 어려워집니다.

dalnara1님의 문제를 추측해 보았습니다.

Quote:

재수하고 부산대 물리학과를 다니다가 학점을 무기력으로 인해 날려버리고...
반년을 그냥 아무것도 못하다가 재수를 했는데 점수가 영 좋지 못해서 대학도 애매했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무얼 해야할까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 상담도 받게 되었습니다. .. 제가 해보고 싶었던거를 다시 해볼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이 ...

제가 dalnara1님의 사연을 읽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1. 재수를 하였지만 왜 재수를 해야하는지 뚜렷한 동기가 없이 재수를 한듯 보인다.
#2. 그래서 부산대의 물리학과에 들어갔지만, 어짜피 본인의 뚜렷한 목표없이 선택한 학과라서 무기력하게 반년을 허비했다.
#3. 또 다시 재수를 해봤지만, 점수도 잘 안나왔고, 정시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한듯 보인다.
차라리 본인이 희망하는 분야가 있어서 재수를 하는경우였다면, 성적이 잘 안나왔더라도 좀 더 이름이 없는 대학의
원하는 학과에 진학을 해야하는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했었을것이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전혀 아닌듯 보인다.
현재 처한 상황에 대한 불만족과 그냥 좀 더 이름값있는 대학에 들어가볼까 하는생각으로 도전한것이 아닌가 추측해본다.
하지만, 본인이 뭘 하겠다는 뚜렷한 목표의식이 없었기에 두번째 점수도 애매하니 정시 도전도 안해보고 포기한듯 싶다.
(2017년 정시 접수는 1월초부터인데도 2016년 12월 말에 이미 재수를 포기한듯 싶다.)

#4. 다행인것은 본인의 인생에 대해 스스로 고민을 시작했고, 그 결과 본인의 의지로 직접 상담을 받아보며 본인이 하고 싶어하는것을 찾았다.
즉, 본인이 스스로 찾아낸 자신만의 목표를 세운것이다.

무엇을 하든, 본인의 의지와 확고한 동기가 없이 살아남기 힘듭니다. 안전빵으로 뚜렷한 동기없이 물리학과를 졸업하는것보다
열정을 태우며 본인이 하고 싶은일을 하는 고졸이 더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 가능성이 더 크다고 믿습니다.
더이상 대학을 졸업하는게 특별한 세상은 아닙니다. 대학졸업장이 필요하면 필요할때 취득하면 됩니다.
대학을 가야겠다면, 대학을 가서 뭘 얻어야겠다는 뚜렷한 목표의식이 있을때만 가세요.
아직 어린분인것 같은데, 고민도 하며 실패도 하고 여러 경험을 통해 자신에 대해 찾아가는것은 어렸을때할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mirheekl님께서 제시한 의견들에 99% 동감하는데 (특히 동기부여 관련부분들)
조금만 다른 의견을 내보겠습니다.

Quote:

...
B. 겉보기와 다르게 적성에 잘 맞지 않고 어려우며 소질도 별로 없는 것 같다: 이 경우가 문제가 됩니다.

소질이 없는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가진것에 비하여 욕심이 많으면 문제가 되는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유명한 해커나 과학자, 또는 유명한 기술자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소위 잘 나가지 않아도, 본인이 원하는것을 하며 스스로의 인생에 만족할수 있다면
목표없이 적당한 학과졸업해서 전공과 크게 상관없더라도 취업만을 목표로 하거나
공기업취업이나 공무원이 되는것이 목표가 되버리는 인생보다는 더 행복할것이라 믿습니다.

설령 본인의 적성에 맞지않아 도저히 못하겠다면 포기하시고 다른길로 가시면 되는것입니다.
실패하더라도 소중한 자산이 될 귀중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최소한 2년은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게임에 투자를 해보시고 오랫동안 할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면
그 목표를 위해 필요한 지식이 무엇인가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그 지식을 얻기위해
대학을 가야하는것인가를 다시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참고로 게임기획자가 되기위해 사회학이나 인문학을 전공하는것도 도움이 되고
3d그래픽 개발자가 되기위해 물리전공에 컴터 부전공을 하는것도 가능하고
게임서버나 개발자가 되기위해 컴터 전공을 하는것도 가능합니다.

짧게 말하자면, 하고 싶은것 하세요. 성인이 되었으면 본인의 길은 본인이 선택해야합니다.
제가 보기에 dalnara1님은 대학학점이나 영어공부보다 본인 인생의 목표와 방향을 찾는것이 더 시급해보입니다.
대학은 본인의 커리어에 대한 확신이 생겼을때 가도 늦지않습니다.

doughahn의 이미지

군대 가든가
아버지가 어느 분야 전문가면 아버지와 상의해서 방향을 정해서 무조건 열심히 그것을 해보는 겁니다. 어차피 다시 학교로 돌아가 지겨운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그 기회를 날렸으니...
공무원 시험을 보든가... 뭔가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을 잡아서 더 이상 시간낭비 하지 말기 바랍니다.

gurugio의 이미지

저는 평생 아버지에게 제 진로에 대해서는 의논해본적이 없습니다.
제가 할만한다 싶은건 다 제가 정했습니다.
대학도 전공도 결혼도 애 이름도 제가 다 정했습니다.
그럴때마다 아버지께서는 혀를 차시지만 제 인생 제가 사는거라는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제가 만약 그랬다면 당연히 아버지께서는 이런저런 말씀을 하시겠지만 저는 신경안쓸것같습니다.
그냥 해보세요. 30살 되기전까지 일년에 하나씩 해보다가 30살될때부터 한가지만해도 안늦습니다.
30살되도 못찾으면요 40살되기전까지 일년에 하나씩 해보다가 40살될때부터 한가지만해도 되요.
살아있고 건강하고 나쁜짓안하면됩니다.
아님 그냥 살아만있었어도 감사했을거에요.

내가왜리눅스썼지의 이미지

못 하면 안 풀립니다

게임이 나은지는 스팀에 게임 만들어서 올려보세요. 거기서 게임을 팔 수 있으면 진짜 소질 있는 겁니다.

이보게 친구, 속도는 생명이라고.
망하면 재수강. Re: 제로부터 시작하는 재수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