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gabond20

vagabond20의 이미지

Personal

실명
캐나다거위들의 친구
위치
미국 중부
직업
개발자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업무분석가 (BA)
관심사
뭐든 알려면 제대로 아는것
자기 소개

이 사이트를 만들때 만든이가 약 다섯줄이면 되겠다 싶어 다섯칸만 만들어 놓은것 같은데, 나는 이곳에 언제부터인가 자신에 대한 고백이나 생각하는 바를 적기 시작하였다. 10 년전쯤 여기 자유게시판에서 어떤 주제에 대해 사람들이 갑론을박 하며 논쟁할때 내 생각을 올린적이 있는데, 당시에 까칠하기로 소문난 한 유저가 내게 '일기는 개인 블로그에 쓰시고요..' 하고 한 지적을 들은 다음 부터인것 같다.
네이버 블로그가 있긴 한데, 거기 찾아 들어가는것 자체가 까다롭기때문에 유저아이디와 패스워드가 저장된 이곳에 가끔 이렇게 끄적여 놓는다.

참 보잘것없다.
요즘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젊은시절 더 열심히 살아볼걸 하는 후회를 많이 하고 성공힌 다른사람들, 특히 돈을 많이 번 사람들하고 나와 정말 유치한 비교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가도 한국의 평균, 미국의 평균, 메디안 값 이런걸 유치하게 찾아보고 안도하기도 하다가 '내가 그정도 밖에 안되는거야?' 하고 또 바보같이 후회도 하고 그런다.

제일 커다란것은... 자괴감이랄까?
그것은 내 성격에서 기인하고 안주하려는 성향에서 비롯되었다.
특히 미국에 살면서 영어는 요정도만 하면 되지 뭐! 하는 식으로 소극적으로 공부하고 (공부도 사실 한국에서 한 공부가 전부라 할 듯) 소극적으로 사람들과 지내면서 30 년을 이곳에서 살다보니 겨우 직장에 붙어있는게 스스로 용하다는 식으로 살아온것이 맞다.

나보다 나중에 들어온 인도에서 온 사람들은 모두 메니저 레벨을 지나 대부분 다 디렉터를 하고 있다. 십년전에 한참 신입으로 일하던 사람들이 이미 예전에 나를 추월해서 이젠 내게 지시를 하고 나를 함부로 대한다고 느껴지면 나는 속으로 그런다.
'여긴 그냥 돈버는 직장이야. 무슨 상관있냐. 시키는 일 하고 잘리지 않고 있잖아.'
그러다가도 몇달에 한번 인터뷰랑 시험봐서 들어오라는 메타나 구글 인사부서 리크루터가 연락 해 오면 우쭐해 하면서도 도저히 그 관문을 통과할 자신이 없어 다음에 하겠다고 했는데, 이제 그마저도 연락이 없다.

1년만 버티면 조기은퇴가 가능한 나이이지만, 의료보험과 사회보장연금을 생각하면 조기은퇴는 현명한것 같지 않고, 어떻게든 4년을 버텨 의료보험이라도 커버되는 상태에서 좀 덜 받아도 사회보장연금 받으며 살까 생각중인이기는 하나, 사람 인생 어찌 알겠는가. 내일당장 짤릴지, 아니면 어데서 귀인이 나타나 아니지.. 내가 미쳐서 열심히 해서 뭔가 또 큰 변화가 있을지.

간밤의 꿈은 정말 끔찍했다.
나는 아직 20대 후반정도였고, 취직이 되지 않는것이다.
비참한 삶을 살고 있고 항상 하는일이 잘 안되고 루저같은 생각만 하며 갖은 모멸감을 다 느끼며 살고 있었다. 결정적으로, 어떤 괜찮은 회사에 거의 다 합격한것 같은데, 맨 마지막 인텨뷰인가 에서 당신은 이러이러해서 우리회사에 합류를 못할것 같다고 퇴짜를 맞으며 꿈에서 깨었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나는 20대에 대학 졸업하면서 졸업하기도 전에 대기업 전산실에 교수님 추천으로 쉽게 들어갔고, 그 마저도 직장이 집에서 멀다는 단순한 이유로 연수 다 받고 배치되어 출근하기 시작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그만두었다. 그때가 이미 12월이었던가 그랬다. 2월에 졸업이니 마음이 급해 여기저기 이력서를 넣고 면접을 보러 다니던 그 겨울, 작은형이 신문광고에서 보고 여의도의 금융관련 기관 두곳에 넣어보라고 한게 적중했다.

물론 운빨이다 그마저도.
한곳은 면접까지 갔지만 학생운동, 즉 데모해보았냐는 질문에 솔직하게 다 얘기를 한 바람에 탈락했다.
다행히 또 다른 금융기관 면접때는 데모해보았냐는 질문도 없었지만, 속으로는 만약 물어보면 공부만 했다고 거짓말 할 참이었다. 코리아 헤럴드 신문 기사 빨간 박스 처진 부분을 읽고 설명해보란게 면접이었다.
학교 다닐때 '한 영어' 한다고 깝죽거리던 놈 답게 시원하게 답변을 했고 합격했다.
(근데, 지금 생각해 보니 뭔 전산직을 영어로 뽑는지... 1988 년 일이다.)
그렇게 그 회사가 두번째 직장이자 실제의 첫직장이고 거기서 나름대로 잘 나갔다고 본다.
회사지원으로 미국연수 (석사과정 유학) 올 정도면 그냥 괜찮은거다.

그리고 미국와서 방향을 틀었고, 그렇게 30년 정도 지났다.
(계속...)

지금 있는 팀으로 와서 처음으로 사무실에서 밤을 새서 일했다. 젠장... 30 대 매니저가 60 대 직원을...
워쩌겄나? 그마저도 사실 행복한거 아닌가? 누가 노땅을 계속 데리고 있나!

기록

가입한지
14년 7 개월
Authentication providerIdentity
There are no connected ident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