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한참 더 겸손해야겠습니다.
어제 우연히 어떤 교수님을 만나 뵙고 이야기를 하닥
제가 짬짬히 만드는 커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앞으로 뭘 개발할지와 오픈소스로서 의미를 가진다는 취지를
이야기했는데요...역시 교수님들 눈에는 택도 없는 꺼리였나봅니다.
그때는 조금 울컥했지만
막상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그럴만도 하구나 수긍할 수 밖에(내키지는 않지만) 없었습니다.
커널이라고 만든게 부팅하고 프로세서 초기화하는 정도이니
메모리 관리 알고리즘도 배껴온거고..
그런데 이야기를 하다보니 교수님들이 개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것 같았습니다. 약간 비약하면 개발은 돈주면 가져오는것 정도?
연구가 수준 높은 것이다, 연구는 남들이 안하는걸 하는 것이다라는
의식을 가지고 계시는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냥 개발이 좋고, 다양한 개발을 하면서 개발 실력이 쌓이고
그러다가 좋은 아이템이나 막 시작된 기술에 경험이 생기면
연구로도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학교에 계신 분들로써 개발에 대해 약간 비하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제가 오해한걸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야기하면서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수준높은 이야기를 하시는건 알겠지만...
어쩌면 저 자신도 그 나이가 되고 개발에거 물러나면
그렇게 이야기할지도 모르겠지만..
넓은 시각에서 한 분야의 기술력을 생각하는 분들과 제 시각이 같을 수는 없겠지요.
일단 지금은 몇분의 교수님들과 그런 괴리를 느꼈습니다.
아마 제 짐작으로는 대기업의 높으신 분들도 비슷하게 생각하실것 같습니다.
지금 제가 개발에 집중하고 싶은 입장으로서 그런 괴리를 느꼈다는 것을
기록하기 위해 여기 적습니다.
몇년 후 어쩌면 이때를 다시 회상하면서 돌이켜볼 기회가 생길지도 모르겠지요.
댓글
힘내세요
정반대의 입장으로 이런 얘기를 들은 적도 있습니다. 무슨 구글 직원이 적은 글이었는데 (어디서 봤는지는 까먹었습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연구를 아무리 잘해도 코딩을 못하면 안 뽑는다. 맨날 '나는 연구를 할 테니, 내 연구 결과를 가지고 코딩하는 하찮은 일은 남들이 해라.' 하는 애들이 실제로 쓸모있는 걸 만든 게 뭐가 있지?"
뭐 이것도 좀 극단적이기는 합니다. 중도가 중요하겠죠.
저건
그 교수님은 좀 극단적인 경우긴 하지만
대부분 학교라면 리서치가 위주라서
analytic한 연구가 주고 코딩은 그 연구 결과를 증명할때 쓰는거니
그렇게 생각하셨을수도 있죠. 실제로도 공대 교수님들 보면
맨날 생각하는게 연구 펀드 따오는건데 그 펀드를 따오는게
새로운 알고리즘이나 아이디어를 내는것이지 코딩을 해서 그걸로 어떻게
한다는건 별로 없거든요.
회사는 그것과 또 분위기가 정반대겠죠.
근데 그런걸 감안한다손 쳐도 그 교수님의 학생 대하는 태도는 별로군요.
겸손은 해야 하지만...
일단... nike984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그 교수님의 학생 대하는 태도는 교수라는 사회적 역할을 놓고 본다면 낙제점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질문같지만 사실 구현 없는 연구가 어디있겠습니까.
어쨌거나 저도 요새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인성 교육이 덜 됐는지... 사회생활 한지 몇년밖에 안됐는데 아주 조금 알게되었다고 직장 상사가 얘기하는데 다 아는 건데... 라고 생각이 몇 번 들더라구요... 그럴때마다 깜짝깜짝 놀랍니다. 뭘 믿고 이렇게 건방져진거지? 하고요...
어쨌든, 겸손해야 한다는 건 동의합니다. 앞으로 코딩보다 겸손을 더 갈고 닦아야겠습니다 ^^
句日新, 日新 日新 又日新.
句日新, 日新 日新 又日新.
실력만으로 따진다면
실력만으로 따진다면 교수보다 뛰어난 제자도 많지요 :>
gurugio님도 그런 분중에 한분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얘기꺼리는 많지만 여기까지ㅋ
온갖 참된 삶은 만남이다 --Martin Buber
물론 현역 선수가 잘
물론 현역 선수가 잘 치고 잘 뛰지만 감독은 감독의 일이 있으니까요.
그 교수님은 이바닥 누구나 다 아는 세계 탑 클래스에서 학위를 받으신 분이시니
오히려 제가 더 겸손해야 할 입장같습니다.
제가 삐친거지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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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기며 사랑하면 더 행복해집니다.
개인 홈페이지가 생겼습니다 http://caoskernel.org
어셈러브를 개편중입니다 http://www.asmlove.co.kr
교수님이 할일이 있고, 개발자가 해야 할 일이 있죠.
교수님들은 주로 연구를 하시는 분들이고,
개발자들은 실제 사용할 응용물들을 만드는 사람들이고. 관점이 다를 수 밖에 없겠지요.
그런데 문제는 자신들이 보고 있는게 전부라고 착각하시는 분들이 있어서죠.
많은 교수님들이 자기 잘난 맛에 사시는 분들이라, 겸손 이라는 단어와 별로 안 친하시죠. ^^
탑 클레스라면 그에 맞는 더 넓은 시각과 식견이 있으셔야 할텐데 말이죠.
시야가 좁은 사람과 이야기 하는 게 아주 힘든 일 중 하나 더 군요.
더군다나 윗분이 그런 경우는 정말..
제가 전에 모시던 대표님을 존경 했던 이유가
인격이 훌륭하시기도 했지만, 시야가 참 넓으신 분 이었습니다.
또한 직원들에게 시야를 넓히라고, 그릇을 키워야 한다고 항상 말씀 해 주시던 분 이었죠.
겸손이라는 건,
자기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깨닳고 인정하는 데서 시작 하죠.
모.. 자기가 무엇을 모르는 지 모르는 사람이 무엇을 배울 수 있겠습니까.
겸손 해야죠. 항상.
학계에선 보다 나은
학계에선 보다 나은 방법을 만들어내는데만 관심이 있습니다. gurugio님과 필드가 다르고 적당한 평가를 받기 어려웠을 겁니다. 사람은 자신에게 적합한 필드가 있는 거죠.
- 죠커's blog / HanIRC:#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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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른 시각에서
조금 다른 시각에서 의견을 보태자면요.
어떤 일을 하는 동안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가 하는 점은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것일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여러 이유로 기존에 있던 A라는 프로그램과 완전히 동일한 B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하면,
개발한 저의 입장에서는 그 동안 여러 노하우나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던 데 반해
다른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그저 똑같은 게 두 개 생겼을 뿐인 것이지요. (뭐 이것도 나름 의미는 있지만요 ^^)
그렇다면 오히려 관심 가지는 것이 이상할 수도 있습니다. -_-;;
그런데 만약 개발하다 보니 이런저런 문제가 있고, 그걸 이렇게 개선하니 더 좋아졌더라..
라고 하면 그에 관심을 보일 사람의 수는 훨씬 더 늘어납니다.
후자의 경우 구태여 '개발'이니 '연구'니 구분할 필요도 없구요.
특히나 교수들과 이야기 할 때는 '나 이런이런 거 해봤어' 보다는,
'이거 하다보니 이런이런 문제가 있더라' 라고 말하는 게 관심을 끌 수 있는 좋은 방법일 겁니다.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맨날 듣는 소리가 '이거이거 하느라 무지 힘들었어염' 이거든요. -_-;;
그동안 여러 활동을 통해 쌓으신 내공이 상당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내공은 나중에 훌륭한 연구를 하실 때 좋은 밑천이 될 겁니다.
지금 누가 알아주지 않는다고 실망하지 마세요.
과분한 말씀
과분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석사 과정을 하면서 연구에 대해 짧게 경험을 했지만
한참 부족한것 같습니다.
앞으로 말씀해주신대로의 시각을 가지고 일을 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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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 분야에서 연구는
CS 분야에서 연구는
남들이 안만들어 논것을 맨처음 구현하거나...
남들이 이미 만든것을 좀더 좋게 구현하는거라 생각합니다.
절대로 연구와 개발이 분리되어있지 않고
연구를 잘하기 위해선 실제 구현도 잘해야 합니다.
자신만의 이론(도구)에 대한 고민없이 남들이 만들어 놓은 이론(도구)만 사용하는 연구자는
올바른 연구자가 아닙니다.
--그 교수님의 입장에서 생각해봤습니다.--
잠이안와서 쓸데없는말 추가로 하면
대부분의 교수님에게 이야기 할때는
개발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는것 보다는 연구자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는것
이 좋을꺼 같습니다.
교수님의 말씀에
교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시는 태도를 높이 삽니다.
CS 분야에서 개발을 해 보지 않는 단순한 알고리즘 개선/개발은 (적어도 제 개인적 견해에서는) 그리 높은 점수를 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커널에서 얼마만큼 정확히 알고리즘을 구현할 수 있는지, 그 능력이 있다고 볼때, 웬만한 순수 리서쳐들 보다 커널 개발자를 높이 사고 싶습니다.
펜과 종이를 이용한 알고리즘 설명보다는 정확하게 그 알고리즘을 구현하는게 얼마만큼 어려운 일인지는...
기본적으로 "해보지 않고서는 모릅니다".
이런 취지에서 위의 notpig 님의 의견에 매우 공감합니다.
뭐 상황은 달라도
뭐 상황은 달라도 저와 비슷한 분기를 품고 계시군요. 그래도 gurugio님은 상대가 교수님이시죠. 저는 갓 석사 시작한 어린 친구한테 그런 모욕 아닌 모욕을 당하고 있습니다. K 대학원 에서 연구를 한다는 이 친구는 그 K 대학원생으로의 콧대가 하늘을 찌르더군요. 지금은 나도 그 연구 비스무리 한 걸 하고 있지만 그 전에 직장 생활하며 한 4년여간 아둥바둥 개발이란 걸 하던 저로써는 이 어린 친구가 개발을 "프론트 엔드"니 "어플리케이션 레벨"이니 하며 "백엔드"와 "연구 레벨"을 비교하며 은근히 비하하는게 못내 맘이 상하더라구요. 여러군데 기고도 하고 실력도 있는것 같아서 가까이 지내면서 좀 배워볼까 하는 마음은 있었습니다만 인성이 연구 실력만큼은 아닌듯해서 다분히 실망 스럽더군요.
세상에는 어디나 제
세상에는 어디나 제 잘난 맛에 사는 사람들이 있는 법입니다. 그건 대개 식견이 부족해서 생기는 건데요.
신경쓰지 마세요. 내가 코딩도 잘하고 연구도 잘해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면 되는 거니까요.
Channy Yun
Mozilla Korean Project
http://www.mozilla.or.kr
Channy Yun
Mozilla Korean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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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개발을
좋은 개발을 해야하는데..
제가 실력과 인성이 부족한게 한탄스럽습니다.
좋은 개발자가 되고 싶어서 지금 있는 환경에서 벗어나려고해도
갈곳이 없는게 한스러울뿐입니다.
좋은 개발 환경에서 열심히 개발하고 싶고
십년쯤 후에는 좋은 개발 환경을 만들어가고 싶은데
경제적으로 어렵고 무엇보다도 제가 겁이 많아서 지금의 틀을 깨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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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홈페이지가 생겼습니다 http://caoskernel.org
어셈러브를 개편중입니다 http://www.asmlove.co.kr
저도 같은 고민을 해본적이 있었는데,
오늘 다시 생각해 보니,
1. 학계(학자): 자연현상에 대해서 연구한 내용을 논리있게 설명하고 결론을 이끌어 낸다.
대분분 수학 수식으로 표현한다. 명예를 존중하는 측면이 강하다.
2. 기술자: 공익적인 재화(제품)를 만들어 낸다.
IT분야에서는 개발언어 코딩을 통하여 표현한다. 이윤추구를 지향하는 측면이 강하다.
1번, 2번을 모두 하고 있으면 좋겠지만,
현재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자신의 위치에 따라서 가치관이 달라지기 때문이지요.(우주는 자신을 중심으로 돌고 있으므로)
그런데, 중요한 것은 1번을 통하여 2번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IT분야에서 제가 경험한 바로는...
From:
*알지비 (메신저: rgbi3307@nate.com)
*학창시절 마이크로마우스를 만들었고, 10년동안 IT관련 개발자로 일하고 있음.
*틈틈히 커널연구회(http://www.kernel.kr/) 내용물들을 만들고 있음.
*((공부해서 남을 주려면 남보다 더많이 연구해야함.))
From:
*알지비 (메일: rgbi3307(at)nate.com)
*커널연구회(http://www.kernel.bz/) 내용물들을 만들고 있음.
*((공부해서 남을 주려면 남보다 더많이 연구해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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