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어 BA 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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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스텍개발자의 꿈을 안고 C 개발자에서 전향하려던것이 2 년이 지나면서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짤렸거든요.)
원래 그 부서 매니지먼트 의도대로라면 (자기들 판단으로는) 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연봉만 많이 받아가는 나이많은 개발자를 회사에서 내쫓으려고 했던것이고 마지막 날짜까지 받아놓은 상태였는데, 내부이동 기회를 잡아서 구사일생으로 다른부서 업무분석가 (BA: Business Analyst) 로 한직급 내려서 같은회사에 살아남았습니다,

기회를 잡았다기보다, 옛날 안면이 있는 사람들이 도와줘서 정리해고는 모면한것입니다. 옛날에 C 개발자였을때 같이 일했던 분들이 저를 살려준거지요.

그런데, 사람마음이 참 간사하게도, 개발일만 몇십년 했던 터라 BA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네요.
'난 그저 프로그램만 해야 하나보다..' 하고 요즘 우울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월급 받던거 변경없이 받으면서 직장도 그대로 인데 (물론 부서와 하는일이 바뀌었지만) 무슨 또 불만이냐 라고 하실겁니다. 하지만 이 BA 일이 정말 제 적성에 맞지 않으면 월급 좀 덜 받아도 다른회사 풀스텍개발자로 가는게 맞지 않나 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낼모레면 육십인데, 욕심도 많다고 저를 나무라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스프링 부트, 포스트그레스, 앵귤러, 등등 - 재미도 있고, 그런것 해도 잘 할 수 있을것같은데 제 착각일까요?

받아들이기에 쓰라릴정도의 지탄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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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마다 남기신 글들을 보게 됩니다.

지난번 공원에서의 라면 관련 된 것도(지웠더군요) 읽었습니다. 인생의 변화가 보이더군요.
비슷한 길을 가고 있는 저로서는 많이 공감이 되고, 또 위로가 되더군요.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요?
"젊었을 때 누렸던, 일의 즐거움과 이에 따른 보상"을 지금 내가 모두 가지려는 것이 정상일까?
둘 중에 하나는 포기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즐거움과 안정적인 수입 중에서 어느쪽으로 마음이 더 기울어져 있나요? 그쪽으로 마음을 정하면 뭔가 길이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양육과 같은 가장의 무게가 조금 가볍다면 일 할 수 있을 때까지 내가 즐거워 하는 일을 하는 것은 어떨까 싶네요.

저는 아직도 양육의 무게가 무거워서, 돈이 더 좋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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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다른생각 다 빼고 현명하게 답을 구할 수 있는 조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며칠 더 해 보고, 제가 할 수 있는일이고 앞으로 좋아도 할 수 있는일인지 판단하려고 합니다.

회의가 길어지고 (아시겠지만 BA 는 회의가 많습니다) 구름잡는 말만 하다가 정작 해결책은 뒤로 미루는듯한 회의참석 BA 들을 보면서, 아- 이건 아닌데- 하는 수가 많습니다.

지난달 받은 다른회사 자바개발자 자리 오퍼를 다시 살려놓은 상태입니다. 이틀정도 시간을 달라고 했고요.

조언말씀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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