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표현 teaching new tricks to old do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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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초지종 또는 일종의 투-머치-인포메이숑 (TMI)
- 30 년 넘게 C 프로그래머로 밥벌어먹고 살았습니다. 물론 중간에 합해서 2-3 년 자바프로그래머 한적도.
- 여차저차한 이유 (나중에 이야기하는것으로) 로 요즘기술 (앵귤러, 마리아디비, 파이썬, 자바, 빅데이타, 머신러닝) 을 사용하는 빅데이타엔지니어 자리로 부서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9월 또는 늦어도 10월엔 그 부서로 자리를 옮깁니다. (업무이관 절차 시작했습니다.)
- 이곳 KLDP 에 가끔 들어오는 이유들중 하나가 요즘 기술동향을 알아보는것도 있었고,
벌써 10 년 넘게 자바쪽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을 두고 이책 저책 우편주문 - 그러나 책들 첫부분만 벌써 6-7 회 보다말고 보다말고 반복하던 중이었고, 그나마 파이썬 책은 처음으로 반 넘게 두번 보며 따라 해 보았지요.
- 정말 감사하게도 제 옆자리에 있는 다른 부서 메니저가 저를 지켜보다가 내 의향을 듣고는 추천, 일사천리로 제가 원하던 일을 하는 부서로 가게 결정이 났습니다.
- 그래서 일단 10 년 넘게 함께 일한 C 프로그래머 동료들에게 이메일을 보냈지요. 재택근무도 재택근무지만 사무실 또한 떨어져 있어서 (저는 오하이오, 동료들은 뉴햄프셔) 그렇게 소식을 전했지요.
- 모두들 축하한다고 답장을 주면서 한편으로는 다른부서로 가게 되어 아쉽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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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약간 시니컬하고 인종주의적 냄새가 나는 곧 은퇴할 오랜 동료가 있는데 이런 표현을 답장에 쓰더군요.
Oh, they will teach new tricks to an old dog!

물론 그 다음문장에서는 잘되길 바란다는 뜻을 표시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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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상으로도 기분이 별로였지만 일종의 액땜이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겨 잘되길 바란다는 말에 고맙다고 답을 주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조금 있다가, 저의 마지막 남은 수호천사, Gwen 아주머니가 그를 질타하는 이메일을 날리더군요. '그럼 *** 가 개란 말이냐?' 하고요. 저는 아무 댓구나 시비를 가릴 마음없이 지나왔습니다. 아직 부서를 옮긴것도 아니고.

그냥 무난하게 인수인계할거 하고 새로운 자리로 잘 가서 정착하길 바랄뿐입니다.

새로 가는 부서 팀원들에게 뭐 성의라도 보여야겠기에 지금 앵귤러 10 열공하고 있습니다!
이거 신기하고 재미있네요!

앞으로 10 년은 더 일해야 은퇴하는 나이이니 열심히 하렵니다.
혹시 압니까? (제 혼자 생각으로는) 이제 겨우 영어가 (가끔씩) 주머닛속 공기돌처럼 여겨지던데, 속도가 붙고 주변에서 알아주기 시작하면 래리 아저씨 (은퇴한 전전전전 메니저이자 친구) 한테 '뻥' 깐것처럼 이 회사에서 씨.아이.오 까지 하게 될지. 푸하하핫! 꿈도 야무짐.

노친네 개발자 글 읽어주셔서 고맙고요. 좋은 하루 되십시오.

나빌레라의 이미지

축하합니다.
부럽기도 합니다.
저도 일하는 분야를 바꿔보고 싶은데 기회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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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vagabond20의 이미지

항상 제 마눌님께 하는 말, "나는, 참 재수가 좋은 놈이야! 실력도 변변치 않은데 말이쥐... 그저 감사할뿐"
여기 들어오시는 분들 실력만 되어도 훨훨 날텐데, 늙으마니~ 해 보고 싶던 쪽 일을 하게 되나 봅니다.
어휴 - 이 지긋지긋한, 그렇다고 잘 하지도 않는 C 프로그래밍을 놓게 됩니다.
하지만 더 머리가 어지러울 자바의 serialization 과 memory leak 문제들이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각오 단단히 하고 덤비렵니다.

감사합니다.

여의도자바

나빌레라의 이미지

30년이나 일 하셨다는 것에 깊은 존경심이 생깁니다.

일하는 분야를 바꿔보고 싶다는 것은 많은 바람 중에 하나일 뿐이고,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결국 밥벌이 오래하는 것입니다. 자식들 다 커서 독립하고 늙어서 노후 준비 다 될 때까지 돈 버는 것이 최우선 순위죠.

그래서 30년이나 일하신 vagabond님 글을 볼 때마다 어떻게 생각하면 제가 꼭 이루고 싶은 목표에 먼저 도달하신 분을 보는 느낌이 들어 부럽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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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vagabond20의 이미지

제 생각에 미국이니까 가능했던것같습니다.

1988 년 3 월 여의도에 첫출근하던 날이 기억납니다.
막 생겨난 전산실이냐구~ 딸랑 (초록색 '흑백' 모니터) 금성 IBM PC 두대였고, 그나마도 점심시간에는 줄서서 테트리스 하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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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하다보면 '라떼는' 이 될것같아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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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계속 있었더라면 그때 같이 입사한 동기들과 비슷한 처지일겁니다.
소수만 몇년전에 겨우 임원자리에 올라갔다가 지금은 임원자리마저 한참후배들이 차고 앉았더군요. 그외에는 대부분 부장/팀장 한번 해보고 쫓겨나거나 극소수만 살아남아 '일부러' 승진 하지 않고 후배들 눈치보며 사는것같고...

미국직장에서는 엔지니어로 은퇴때까지 일을 할 수 있어서 한국보다는 사정이 나은것같은데, 여기도 점점 변하는것 같습니다. 특히 인도출신들이 대거 들어서면서요.

링크드인을 통해 리크루터들 연락오는것 보면, C 프로그래머 뽑는경우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이 자바 개발자, 특히 요즘은 앵귤러나 스프링 부트 해 본 사람 위주로 뽑던데, 연봉도 캘리포니아 등 서부지역이 아니면 (지금 받는것보다) 많이 낮더라고요.

물론 (지금 직장에서 내쳐져서) 갈데없으면 그렇게라도 갈 생각으로 이책 저책 사다가 공부한답시고 껍죽거리고 있었는데, 사람복이 있는지 제 뒤통수 자리에 앉은 타 부서 메니저가 (나름대로 부지런한) 제 모습을 보고는 강력하게 추천을 해줘서 생긴 기회입니다. 시카고에 10 년 정도 살때 아주 착실하게 성당도 나갔는데 그때같았으면 아마 감사헌금이라도 했을겁니다. (지금은 어쩌다보니 무교~)

나빌레라님이 실력이 특출나시고 글도 잘 쓰시기때문에 저보다 더 많은 기회가 있을겁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운' 이 참 좋은쪽에 속합니다.

실력이요? 개뿔~ 하핫.
창피해서 차마 말 못하던건데, 링크드인에 들어가면 자기 실력 측정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C 프로그래밍 실력측정 해 보았습니다. 결과는 ~ 차마 밝히기가...

다시 시험보기로 하고 스티픈 코챈 책 다시 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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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주저리 - 한국사람이나 미국사람이나 나이들면 말이 많아집니다.

감사합니다.

여의도자바

세벌의 이미지

Oh, they will teach new tricks to an old dog!
그들이 늙은 개에게 새 기술을 가르칠 거야.
맞게 해석한 건가요?
뭔지 잘 모르겠지만 어감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아서요...
제 해석이 틀린 것일 수도...

새로운 곳에서도 실력을 잘 발휘하시기 바랍니다.

vagabond20의 이미지

네, 부정적인 의미로 쓰는 표현입니다.
상관없습니다. 농담으로 한것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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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여의도자바

chanik의 이미지

구글 검색해보니 You can't teach an old dog new tricks 식으로 속담 비슷하게 관용적으로 쓰는 표현이군요. 원본은 오랫동안 유지한 방식이나 습관은 바꾸기 어렵다는 정도의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지만, You can teach an old dog new tricks 식으로 표현하면, 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하필 Dog이 등장하는 표현이어서 살짝 껄적지근한 게 인지상정이지만, 잘 되길 바란다는 표현과 함께 쓰였다면 좋은 의미로 쓴 것으로 봐주고 훌훌 털면 편하지 않을까 싶네요.

새로운 도전 기회를 얻으신 것 축하드리고, 원하시는 바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vagabond20의 이미지

네, 훌훌 털고 열심히 할랍니다. (그 동료에게 응원 고맙다고 답을 했으니까요.)

정식직책명이 '빅데이타 엔지니어' 이고 인공지능쪽으로도 접근한다기에, 다시 해 보고 싶었던 미적분, 행렬, 벡터 공부도 하고 내친김에 머신러닝쪽으로다가, 파이썬과 함께~ 잘 될지 모르지만 일단 열심히 하려고요.

감사합니다.

여의도자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