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익명 사용자의 이미지

공포가 사람들의 판단력을 흐트리는 것 같습니다.

저는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직장을 다니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지지난 주말에 감기에 걸렸습니다. 열은 없는데--37도 미만--가래가 계속 생기고 기침이 납니다. 기침이 심할 때는 글자 그대로 연속적으로 나서 일을 할 수가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스크를 하고 다닙니다. 한국의 이마트처럼 이 지역에도 어디에나 있는 큰 잡화점 체인이 몇 개 있는데, 지역마다 어느 체인이 흔하냐가 좀 달라 보이고 여기는 Safeway가 꽤 흔합니다. 매일 다니던 곳에 꽃을 사러 갔습니다.

그랬더니 거기 라틴계로 보이는, 꽃집 파트를 그날 담당하는 직원이 저더러 "Do you speak Chinese?"라고 묻더군요. 중국 사람 아니냐는 거죠. 그리고는 중국 우한에 최근 여행했는지 물어보더군요.

한국계든 베트남계든 필리핀계든 타이계든 중국계든, 걔네들 입장에서는 그냥 다 아시안으로 퉁쳐서 보이는 모양입니다. 아마 아시안은 "이상한 거 집어먹고 병에 걸리는" 집단이라는 극단적인 생각까지야 안 했을지 몰라도 최근에 중국에 갔다 왔거나 중국 갔다온 사람과 가까울 거라는 편견은 있었겠지요.

합리적으로 설령 제가 중국 사람이었고 마스크를 썼다고 해도, 8천명이 이미 죽고 15만명이 입원한 독감 환자이기가 쉬울까요, 아니면 미 전역에 당시 5명밖에 확진이 안 되고 다 격리가 이미 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이기가 쉬울까요? 사실 저는 그 둘다 아니고 그냥 일반 감기 환자였는데, 이게 가능성이 제일 높죠.

또 이 지역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중국계가 있습니다. 중국 땅은 엄청나게 넓고, 확진자는 어제 시점으로 1만명 남짓인 것으로 아는데, 중국 인구가 10억을 넘은 게 한참 전이죠? 도대체 얼마나 많은 중국인이 감염 가능한 지역에 최근 갔거나 증상이 있는 사람과 실제 접촉을 했을까요? 게다가 중국계 말고도 필리핀계, 베트남계 등도 매우 많습니다. 아시안을 봤을 때, 중국인일 확률이 가장 높기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단언할 수준까진 아니죠.

마지막으로 마스크를 제대로 쓰고 있다면 설령 감염자라고 하더라도 그렇게 근처에 서 있다 급히 기침하는 정도로는 상대방을 감염시킬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세계 곳곳에서 이 기회에 인종주의를 이때다 발산하는 소식이 참 많더군요. 이 지역은 그나마 인종차별이 덜한 곳인데도 이런 일이 있었고, 이탈리아에서는 유명 음악 학교에서 아시안은 일괄적으로 학교에 못 오게 하기도 했다 합니다. 한국은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는 청원이 있었다는데, 그것도 전형적인 인종주의죠.

미국의 경우 중국 "국적"의 입국을 금지하지는 않았습니다. 최근 중국을 여행했던 "외국인" 일반의 입국을 금지한 것이고, 호주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우한을 최근 여행했었다면 오늘 미국 입국을 할 수 없겠죠, 한국인이지만요. 저는 사실 이 조치에도 비판적이지만, 굳이 우호적으로 생각해 볼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 "국적" 혹은 중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근거는 뭔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확진자 중 하나도 중국 국적이지만 중국은 간 적도 없고 일본에 갔다가 확진자와 접촉하여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압니다. 그리고 왜 우한을 여행한 프랑스인이나 미국인의 입국은 금지하자고 얘기하지 않죠?

이렇게 특정 인종을 몰아가면, 그 인종 가운데서 정말로 확진자가 있을 경우 양지로 쉽게 나오겠느냐는 것도 문제입니다. 그 경우에는 감염이 통제가 안 되어 더 쉽게 되겠죠.

두번째로 의아한 건 마스크입니다. 저는 일반 감기에 걸렸고 기침을 하기 때문에 밖에 나가면 마스크를 써야 합니다. 집에서도 식구들이 있어서 마스크를 씁니다. 사러 갔더니 동이 났더군요. 흥미로운 건 sanitizer, 그러니까 손을 소독하는 알콜 다량 함유된 그 약품은 전혀 동이 나지 않았습니다.

복수의 의사들의 얘기로는 마스크는 이미 감염된 사람은 반드시 써야 하지만, 건강한 사람들은 써봐야 큰 도움이 안 됩니다. 가장 흔한 경로는 손을 씻지 않은 상태로 얼굴, 눈 등 드러난 피부를 건드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건강한 사람들은 손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게 도움이 된다는 거죠. 물론 재수가 정말 없어서 하필 감염자가 근거리에서 마스크 없이 기침을 했을 때, 침이 마스크를 쓴 곳으로만 튄다면 보람이 있겠습니다만, 글쎄요, 마스크 밖으로 노출된 부위로도 튈 거고, 그건 건강한 사람이 어떻게 방어하기 쉽지 않죠. 게다가 백번 양보해서, 마스크를 쓰는 이유는 주위 감염자가 행여나 기침 등을 하다 침을 튀길 때 방어하기 위한 건데, 흔히들 실내에선 벗으시고 실외에선 쓰신다고 하더군요. 인구 밀도는 실내가 일반적으로 더 높습니다. 믿을 만한지는 의심스럽지만 중국 의료진들은 대소변을 통해서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가능하다고 최근 주장했습니다. 요는 마스크보다는 손을 청결히 하는 게 훨씬 중요한데, 사람들이 마스크에 기울이는 관심 만큼 손에는 관심을 안 기울이는 것 같더군요. 보는 느낌이 좀 그렇습니다.

emptynote의 이미지

전염병 앞에서 방어적 태도를 탓하면 우째요.

인종 차별성을 갖고 있다면

중국 사람이냐? 우한 여행했냐? 이런 질문 자체도 없이

그냥 오지 말라 하지요.

너무 오버하시는것 같습니다.

vagabond20의 이미지

Stephen 님이 오바하시는거 아닙니다.
만약 원글 쓰신분이 한국에 계시고 '이러이러할것이다' 고 쓰셨다면 오바한거라는 말을 들을 수 있어요.

그런데 직접 겪은 일을 쓰셨고 그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신것이지요. 그 잘난 백인들, 그리고 아시안들을 업신여기는 라틴계나 흑인들에게 직접 당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저야 뭐 여기 온지 벌써 20 년이 훌쩍 넘었고 - 헤아릴 수 없이 겪었던 일이지요.
Stephen 님 글 100% 공감합니다.

여의도자바

emptynote의 이미지

개인 프로젝트를 위한 커뮤니티 사이트를 개발중입니다.

db 경험이 전무하지만 그래도 레코드락이라는거는 알고 있어

게시글 차단/차단해제/삭제 등등 레코드락으로 전체적인 모델의 유효성을 갖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레코드락 2개이상 진행시 데드락 걸릴까 염려되어

데드락 봉쇄 정책으로 레코드락 하나를 끝낸 후 다음 레코드락 작업 진행하는식으로 하였습니다.

어떤 시점에서 건 반듯이 레코드락은 오직 1개만 있게하는 정책입니다.

프로그램을 작성하다 보면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도 참 유사한것이 많습니다.

2개 3개 n 개 락이라도 전체 서비스에서 데드락이 걸지지 않는다는것을 수학적 증명 수준에서 증명할 수 있는

실력자라면 그리 할 수 있지만

저같이 DB 왕 초보자는 그리 할 수 없습니다.

중국인 입국 거부가 딱 그짝입니다.

저 처럼 레크드락 봉쇄 정책을 수행한것 뿐입니다.

레코드락 봉쇄 정책은 단점이 있습니다.
서버 비지니스 로직은 서로 조립 가능하면 베스트인데
레코드락 봉쇄 정책을 쓴 서버 비지니스 로직은 조립이 안됩니다.

님들은 초보 시절에 이렇게 원천 봉쇄 정책쓴 프로그램 작성한적 없으십니까?

jick의 이미지

뭐 여기선 그런갑다 치는데, 부탁입나다만 다른 데서 공공정책 이슈가 나오면 "나 개발잔데" 하면서 이런 이상한 비유 들이대는 건 좀 참아주세요.

개발자는 뭔가 말이 안통하는 인간이라는 편견이 퍼질까봐 두렵군요.

emptynote의 이미지

본문글 쓰신분이 개발자라서 쓴거지요.

전염병 문제에서 역량안되면 조금 극단적인 조취가 불가피 하다고 생각하여 비유한겁니다.

개발자로써 자기들도 초보 시절에 다 그런 경험을 했으면서

행정에서 그런 일 벌린다고 모라고 하는 내로남불에 대해서 언급한것뿐입니다.

Stephen Kyoungwon Kim@Google의 이미지

한국서 중국인 입국 금지 요구는 인종차별 맞아요.

전문가들이 그런 류의 과도한 금지는 오히려 국내 체류하는 중국인이 증상이 있을 경우에도 드러내기 어렵게 만들어 사태를 악화시킨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중국 국적 혹은 중국"인" 입국 금지는 그 어떤 제정신인 정부도 시행하고 있지 않은, 효과가 없는 정책입니다.

지금 중국인 혹은 국적의 입국을 금지하지 않으면 큰 사단이 난다는 전제를 갖고 얘기하시는데, 그래야 그 비유가 맞겠죠. 그런데 위에 언급했듯이 그건 전문가의 의견과도 세계의 보편적인 견해(각국 정부의 정책과 WHO의 입장 등)와도 매우 다릅니다. 더 가까운 비유는 trade-off일 겁니다. 얻고 잃는 것을 각 선택지마다 따져보고 비교해야죠.

중국 사람들도 우리랑 똑같은 사람이에요. 님의 지금 입장은 합리적이지도 않고 온정적이지도 않습니다.

emptynote의 이미지

능력 없으면 원천적 봉쇄 같은 극단적 선택할 수 있다 이게 제 주장입니다.

능력 없어 원천적 봉쇄를 선택한것에 인종차별이라고 들이되니깐 하는 말이잖아요.

그리고 조금만 생각해도 울나라 중국이랑 피 섞일만큼 섞였다는거 다 알잖아요.

다른 나라도 아니고 지금 시방 울나라가 같은 피부색의 아시아 중국인에 대해서 인종 차별하는 거라 말씀하시니 그저 황당합니다.

Stephen Kyoungwon Kim@Google의 이미지

원천적 봉쇄를 주장하는 건, 예컨대 청와대 청원에 참여한 수십만의 한국 국민들이지 정부가 아니예요. "능력이 없다"는 것도 의심스럽지만, 그 원천적 봉쇄가 전혀 원천적이지도 않고, 그래서 효과도 없다는 게 거의 정부의 판단일 겁니다.

상식적으로 우한을 여행한 미국인에 대해서는 별말 없으면서 아기 때 부모랑 같이 이주해서 부모가 F에서 시작해서 H1b 지나 영주권 받고 미국 정착하는 동안 미국서만 살았던, 중국 국적 10대는 입국 금지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한국은 이따금 옆 주공 아파트 사는 주민/아이도 차별당하는 나라입니다. 우리가 중국인 차별을 안 했다니 그게 더 황당한 얘기에요. 불과 얼마 전에만 해도 한국 영화들이 대림동 차이나 타운을 무슨 우범 지대처럼 그려서 비판을 샀고 보도도 되고 그래서 최근에는 그런 경향이 줄었습니다. 한국에 온 외국인들에게 한국 사람들이 한국말 건넬 때, 나이 불문, 절반 이상은 반말로 시작합니다. 일본이 한국인 차별 하는 게 정말 "피"가 달라서 그렇다고 생각하세요?

인종차별은 흔히 무지와 습관에서 비롯되기도 합니다. 저라고 한국서 태어나고 자랐는데 인종차별 그 동안 안 했을까요? 늦게라도 알게 되면 그때 고치는 게 안 고치는 거 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emptynote의 이미지

능력이 없다는것에 대해서 의심하신다길래 인용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대한 의사협회의 저런 주장에 대해서도

대한 의사협회는 인종차별이나 하는 조직이라고 말씀하시는 궁굼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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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협회 "위험지역,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야"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03/2020020302715.html

Stephen Kyoungwon Kim@Google의 이미지

첫째, 이 글에서 논의되는 것도 중국"인"이나 중국 "국적"의 입국 금지가 아니죠? 중국 특정 지역을 여행한 '외국인'들의 입국 금지에 관해 논의하는 중이고, 그 "특정" 지역을 후베이성으로 할지 중국 전역으로 할지를 두고 얘기하는 겁니다.

둘째, 최대집을 잘 모르시는군요. 의사들 전반적인 견해, 혹은 감염내과 등 보다 좁은 범위의 전문가 집단의 견해와 의협의 견해는 늘 일치하지 않습니다.

셋째, 미국과 호주가 이미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씀드렸고, WHO는 비판적인 견해를 표현했으며 저는 개인적으로 WHO에 동의하나, 이 경우는 인종차별의 범주에 들지 않고 논의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그건 이미 위의 본문과 제 코멘트에 다 함축된 내용들이에요.

세벌의 이미지

emptynote 글에는 댓글 달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그 분에게 당한 사람이 좀 있네요... 낚시꾼이라고나 할까?

emptynote의 이미지

중국 전체 금지는 인종차별이 아니고

중국 국적 금지는 인종차별이다 이런 말씀인가요.

하여간 입장 잘 알았습니다. 저는 이만 물러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