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여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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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오피스나 리브레오피스를 써오면서,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겁니다. "와.. 일본어 관련해서 옵션 지원하는게 엄청많네? 이렇게 세세하게 설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오픈오피스나 리브레 오피스가 일본어를 자주 쓰고 좋아해서 옵션을 넣어주는 줄 아십니까? 기여하기 때문에 있는겁니다.

정책적 기여, 후원을 통한 기여, 인력에 대한 기여, 행정에 대한 기여, 학술을 통한 기여...

일본 인쇄 출판업은 전세계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곳에서 정부와 민간을 통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공헌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어 지원이 잘 되고 있는 겁니다.

입력기 끝글자 딸림현상이 일어났을 때, 입력기에 커서를 옮기는 시그널을 ibus에 전달하는 기능이 없으면, 리브레 오피스에 기능도 구현 해보고, 잘 동작하는지 확인도 해보고, 리브레 오피스 정식리포에 넣어달라고 부탁도 하고, 프로젝트에 기부도 하고, 컨퍼런스에 가서 기여자들과 인사하고, 친하게 지내야 옵션에 한 항목 들어가는 겁니다. "Surround text input method support"라고요. 체크하고 나면 ibus든 nimf든 입력딸림 현상이 없어지겠죠. 문의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옵션 활성화하시면 될 겁니다.' 이야기 할 수 있겠죠.

매번 고양이 목에 방울 달아드리느라 이젠 떠들기도 싫어졌습니다. 자기 타고다니는 차, 쓰고있는 노트북, 출퇴근하는 거리가 멀어서 지내는 집은 바꾸면서 자기가 사용하는 프로젝트에 세금환급해주면 기부하겠다고 말하는 이기주의자들이 공헌이네 기여네 깝치는 이 바닥이 얼마나 부정하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남을 착취하려 듭니까?

전 돈주고 쓰냐고요? 네. 페라리 6년 할부 비용만큼 꼬박꼬박 내고 있습니다. 돈 없는 학생 때야 가진게 없어서 그랬다지만, 지들도 기여안하는 프로젝트에 남보고 기여하라고 말하는 파렴치한들이 오픈소스 기여자네 자유소프트웨어 지지자네 떠들지 마십쇼.

나이먹고 20주년 챙기는 동안 10년 새내기, 5년 새내기들 교육, 직장 챙기지도 않는 죽은 사회 구성원이 무슨 기여자랍시고 떠들고 다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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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말씀드리는건 저는 아무 기여도 하지도 않았고, jachin 님께서 '무슨 기여자'로 저를 지목한것은 아니라는것쯤은 알고 있으니 오해 없으시기 바랍나다. 어떤분이 스샷까지 떠서 지적하신대로 저는 여기에 글을 많이 올리거나 답변을 많이 달아 다른이들을 도와주거나 하지도 않는 그냥 지나가는 프로그래머일뿐이지요.

저 역시 그런 기여자랍시고 떠들고 다니는 사람을 좋게 보지 않습니다.

다른글타레에서 말씀하신대로 이곳은 이제 아카이브 성격의 장이지 커뮤니티로서의 성격은 많이 옅어진게 사실이며 애꿎게 관리자분 성함을 끌어들여 정리를 바라는 착각을 제가 잠시 했었습니다.

*
모든 사람 (저를 포함) 에게 해당되는,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게 있지요.
서양사람들과 일하며 지내면서 한가지 배운게 바로 이런것입니다.

한마디를 하더라도 누구를 언짢게 하거나 지목해서 공격하는 말이나 글을 되도록이면 하지 않는게 좋다는것이지요. 물론 저 역시 소인배라 어떤때는 '발끈해서' 상대에게 반응을 보이거나, 강건너 불구경하다가도 시간이 나면 어허~ 그건 아니지요~ 하는 식의 참견도 하려 합니다. 사실 그냥 지나갈 일입니다. 참견도 말아야했습니다.

제가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많은 젊고 실력있는 분들이 다른이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기술적인것까지 세세하게 설명하려 하는 모습이 반가와서, 그리고 저 스스로도 여기서 많이 배워서 실제 업무에 적용해 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제가 작은 답변이라도 할 수 있으면 (시간이 있을때 아주 가끔) 해 보려고 몇자 적기도 합니다.

직장생활을 서울에서 할때 년차가 올라갈수록 타성에 젖는게 보이더라고요.
'내가 말야~ 어디 다니고 어떤 사이트에서 뭐도 뭐도 해서 나름 유명한데 말야~' 하면서 실제로는 나중에 들어온 후배보다 실력도 별로인 사람들도 보았고, 묵묵히 자기일 하다가 위기때마다 짠! 하고 나타나 문제를 해결하고는 겸손해 하시던 스**** 시스템의 H 부장님 (제게는 오늘날 이일로 밥벌어먹게 해 주신 스승님) 같은 분도 계시고.

오래 이분야에서 일을했고, 여러번 여기에 글을 올리고 했다고 권위나 특권의식을 가져서는 안됩니다.
무주공산이네~ 하고, 내가 여기서 말빨 쎄고 아무도 나를 함부로 못할 정도로 공격적이면셔 실력도 제법있으면 난 여기서 "넘버 원"이야~ 나중에 어디 취직이나 이직할때 여기서의 활동상황도 다 기록 떠서 제출할꼬야~
하는 이는 없겠지요? (있으려나요? - 그런건 아들녀석 말로는 깃헙이나 스택오바플로인가 뭐시기에서 많이 한다던데..)

여의도자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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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gabond20 님께서는 본인의 겸손함과는 다르게, 의도치 않아도 다른이에게 시사점과 이정표가 되어 주고 계십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vagabond20의 이미지

그냥 매일이 기적같은 직장생활을 하는 프로그래머입니다.

여의도자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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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hin 님의 글로 미루어 짐작해 보면 실천은 없고 글만 번쩍번쩍하게 쓰는 분들이 꽤 많이 있는 모양입니다.

제가 겪어 봤었던 일이 아니기에 글을 쓰기가 어렵지만, 그런 사람을 보시더라도 굳이 바꾸려 마시고 jachin 님의 길을 묵묵히 가시는 것은 어떨까요?

불의를 보더라도 참으라는 글이 아니라, 좋은 방향으로 권유해줘도 못 느끼는 사람은 어쩔 수 없지 않겠습니까?

지금까지 누군가의 눈이나 누군가의 평가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주도적인 삶은 살아오신 것 같습니다.

어떤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지 모르겠으나, 흔들리지 마시고 jachin 님만의 방법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주시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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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갈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면, 염치를 모르는 무리들이 자기 잘못은 잊고 다른 선량한 사람들을 억압하고, 괴롭히곤 합니다.

오히려 바꾸려고 하는 것은 잘못을 모르는 무리가 아니라, 피해입거나 입을 사람들에게 자신이 잘못하여 비난받는 다는 것이 아님을 감정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부당한 요구를 부탁하는 처지에, 말 그대로 염치를 몰라서 남을 괴롭히게 둘 바에야, 몇몇 분들의 맘을 어지럽히더라도 시비를 가려 부당함을 알리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주의에 대해 생각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주의가 남의 어려움과 권리의 침해를 두고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남의 권리침해를 외치지 않으면 자기 자신의 권리에 대해 주장하더라도 설득력이 없는 것이지요.

바뀌는 것은 몰이해하는 쪽이 아니라, 이해할 줄 아는 이성이 있으신 분들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