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엔지니어한테 서비스마인드와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말이 무슨 뜻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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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구직 사이트에서 시스템 엔지니어 신입 채용 자격요건에 "마음가짐 (서비스 마인드)이 좋고 인내심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되어 있어요.

(필수) 아래 기술 구사 가능한 자
Apache, PHP, MySQL 설치 및 설정
Sendmail, Qmail 설치 및 설정
FTP, NFS, SAMBA 설치 및 설정
BIND 설치 및 설정
- 서버운영 관련 교육 이수자 (전공 또는 학원)
- 마음가짐 (서비스 마인드)이 좋고 인내심이 뛰어난 사람

시스템 엔지니어, 개발자든, 인내심이 필요로 하는데, 저렇게 까지 인내심이 뛰어난 사람이 라는게 다른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서비스 마인드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시스템 엔지니어 경력 되시는 분 무슨 말인지 답변 바랍니다.

p.s. 저도 슬슬 취업해야 하는데, 채용 조건을 유난히 초대졸 학력을 요구하는 업체가 많군요...
전 고졸인데 걱정이 됩니다. 물론 마음만 먹으면, 전문대 입학은 할수있지만, 등록금 너무 부담이 되요.ㅠㅠ

김정균의 이미지

그냥 "인성이 좋아야 한다" 정도로 이해를 하시면 될 듯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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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이 좋아야 한다고 하니 어떤 곳인지 더욱더 궁금해집니다...

vagabond20의 이미지

본의아니게 '갑' 입장의 회사에서 일을 해 보았기때문에 말씀드리는건데요.

예를 들어 지원들어오는 컴퓨터 업체 혹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직원들을 대할때 자기도 모르게 상대방을 서럽게 하는 수 도 있고, 각종 계약에 의해 원칙대로 한다는게 그 엔지니어들에게는 엄청 부담이 되고 힘든 상황을 얼마던지 만들게 됩니다.

나중에 철 들어서 후회하고 죄송하지요.
지나고 보니, 자기보다 어린놈한테 ~ 대리님, ~ 과장님 하면서 잘 보여야 했던 입장의 연배 높고 실력있는 엔지니어들께 그냥 죄송할 따름입니다.

아마 그런 상황을 두고 저러한 '요건' 을 내 걸었을거라고 짐작합니다.

여의도자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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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it업계에 일을 해본적이 모르는게 많은데요 호스팅업체는 설마(?!) 전형적인 '을'은 아니겠죠? ㅠㅠ

vagabond20의 이미지

일반적인 호스팅업체란 어떤곳인가에 대해 제가 가진 상식으로는 -

고객회사나 사업을 하고자 하는 개인고객이 웹사이트 개설해달라고 찾아가는데가 '호스팅업체'일겁니다. 제가 이해한게 맞다면, 호스팅업체는 고객들의 웹사이트 개설 의뢰가 있어야 그거 개발해서 오픈, 유지/보수 해 주면서 돈을 받는데 입니다. 그럼 답은? 네, 그럴경우는 '을' 의 위치에 서게 됩니다.

하지만, 구직에 있어서 갑과 을을 가려가며 골라서 갈 상황이 못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도를 닦는다는, 아주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버텨보자! 하고 덤비면 이 세상에 못할게 무엇이 있을까요? 세상 어디를 가든, 사람은 갑이 될 경우보다 '을' 이 될 경우가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못할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여의도자바

Necromancer의 이미지

A/S 뛰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말도안되는것을 요구하는 진상들 많습니다.
CCTV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데 물건 나간 사이트 중에 우리가 팔지도 않았고 세팅해본적 없는 물건까지 A/S 해달라며 생떼쓰는 nom도 봤고, 카메라 셋팅해달라 하면서 카메라 비밀번호(CCTV용 IP카메라는 관리자용 비밀번호가 다 있습니다. 모르면 사용불가.) 물어보니까 모르니 알아서 찾아 해달라는 nom도 봤습니다. 비밀번호 알아서 해달라는 모델은 하필이면 factory reset도 안되는 중국 H모 카메라.

Written By the Black Knight of Destruction

vagabond20의 이미지

말씀하신것만큼 심하게, 말도 안되는 갑질은 하지 않았지만, 당시에 터미널 에뮬레이터 개발해서 포팅하고 지원하던 (저보다 좀 형뻘인) 엔지니어와 친해진적이 있습니다. 항상 바쁜것같고 지원나온 회사 사람들을 어려워하고 말을 가급적 자제하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이거 안되나요? 저게 왜 저렇게밖에 안되지요?
뭐 이따위 질문을 할때 곤혹스러워하고 어떤때는 날밤새워서 에뮬레이터 다음버전으로 '고쳐서' 설치하던게 생각납니다.

인성이, 사실 갑 회사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좋아야 합니다.
철없이 저처럼 그렇게 까탈스럽게 굴면 안되고요 (물론 핑계는 위에서 쪼니까 - 하게 하라고).

그런데 그게 미국에 와서도 갑을 관계가 생깁디다.
인성문제가 아니고, 상황이 그렇게 된다는겁니다.
엄청 큰돈 주고 산 (물론 회사재정에 비하면 정말 껌값이지만) 소프트웨어패키지가 내가 원하는대로 돌아가지 않으니 콤플레인걸고, 그 먼나라(네덜란드에서 미국으로) 에서 출장온 엔지니어를 곤혹스럽게 하여, 결국은 그 아자씨 호텔방에서 밤새서 고쳐서 다음날 포팅하더군요.
결론적으로는 전 제 역할을 한거고, 그분은 그분 역할을 한겁니다. 나중에 링크드인에 1촌을 맺고 자주 연락을 합니다. 대머리-박사 아자씨! 한국말 모를테니 자기 이야기 하는줄 모르겠지요.

여의도자바

dist777의 이미지

나름 경력은 쌓아가고 있는 하수SE입니닷.

쟁쟁하신 선배님들이 즐비한 사이트에서
말 꺼내기도 쑥스럽지만
그저 생각나는대로 좀 풀어보자면

우선은...
개인별로 경험의 차이도 있고 인식의 차이도 있으니 함부로 일반화하긴 그렇고
그저 극히 주관적인 느낌으로 말씀드려보자면...
...물론 어느 분야건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나
개발업무를 주로 하시는 분들보다는
시스템인프라, 네트워크, DB 쪽 분들이
조금 더 거세게 표현하거나
조금은 상대방을 무시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듯한 태도의 분들을
조금은 더 많이 봐온듯합니다.

예전 상사께서 말씀해주셔서 언제나 맘속으로 곱씹는 말이 있는데요

"SE는 가끔 착각을 해.
자신이 Server,Device 와 일하는 사람이라고 말야.
SE는 어디까지나
나는 알고 있지만 상대방은 모르는 무언가에 대해
상대방에게 기술적인 서비스를 하는 사람이야.

자신이 고객응대를 하지 않는다 해도 달라지는건 없다.
SE에게는 일차적으론 전사원이 고객이야"

SE는 (물론 깊이있게 알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우선)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기술에 대해 빨리빨리 대응을 해야 하다보니
같은 엔지니어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에게는 아니라 해도 비율상) 상대방보다 개념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지식의 폭이 넓은 듯 해요.
그게 때때로 "전에 말했잖아. 그 정도도 모르나?!" 식으로 표출되는 경우가 많은 듯 합니다.

굳이 따지자면 개발자라도 설장하다보면 자연스레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게 마련이고
비기술 분야의 사람이라도 업무를 오래 하다 보면 조금씩 지식도 늘고 적응해 나가는 법인데
저 부터도 문득문득 배려를 잃고 무시하듯 한마디 내던질 때가 있습니다.

SE는 결국 가장 밑바닥서부터 모든 이의 기술기반을 떠받쳐줘야 하는 사람입니다.
(좀 나쁘게 표현하자면...남의 뒤치닥거리가 더 많을 수도 있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좀 안좋아도
당장엔 큰 문제없이 업무를 처리해내는게 더 중요하다 생각들겠지만
SE들은 보통은 같은 업무를 장기간 붙들고 갑니다.
마음가짐이 안좋으면 서로서로 피곤하고 상처가 쌓여갈테니까요.
SE에게 무언가를 요구하는 사람은 일단은 스스로 해결하기엔 무리가 있어서 온 것이고
그 사람엔 적어도 그 순간엔 부탁을 받은 나(SE) 외에는 의지할 곳이 없습니다.

위의..옛 상사분께서 가르쳐주신 말씀은
저도 이직시 면접 때 잘 써먹었습니다. ^^;

어찌 보면 상투적인 표현에 지나지 않겠으나
분명 SE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맞습니다.

...

올려주신 내용은 구직건에 대한 것이니 어느 정도 사무적인 표현이겠는데
저는 엉뚱하게 이상향이나 윤리론같은 얘기가 되어버렸네요. ^^
그리고, 위에 많은 분들께서 말씀하신것과 방향이 조금 다른듯도 싶긴 하지만
제 나름대로 경험에 비추어 감상을 말씀드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