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레이션 모델이 연구로써 유효한가요??

konbenia의 이미지

자연환경과 최대한 비슷한 모델을 설계한다음에
시뮬레이션 해보니 '실제 자연현상이 나타났더라!' 라는 결과가 나오면 그게 무의미한가요 유의미한가요?

예를들어 물리법칙을 이용하여 컴퓨터상으로 대기와 육지와 바다를 만들었더니 실제로 구름이 생기고 비가 내리더라
이런 결과 말입니다.

이런걸로 전람회나.. 논문같은걸 써보고 싶은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삽질하는 느낌... 이 나서

hexagon의 이미지

시뮬레이션이라면 그 깊이가 여러 단계로 나뉘긴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고 연구로써 가치가 충분해보이네요.
예를 들면 유한요소법을 위한 시뮬레이션 알고리즘은 지금도 개발 보완되고 있는데 그 기초가 학술적 연구에서 시작하고있습니다.

저는 기계쟁이입니다만, 석사학위 주제로 특정 환경에서 발생하는 금속재료의 소성 거동을 연구했었는데 핀란드에서는 그 현상을 시뮬레이션하는 알고리즘과 구성방정식을 주제로 학위를 하는 학생이 있더라구요..

역학 자료를 추출 할 수 있을 정도의 시뮬레이션이 아니더라도 기존에 것보다 개선되는 점이있다면 충분히 가치있다고 봅니다.

yeonpil_net의 이미지

컴퓨터프로그램이라는 것은 결국 '결정론'을 따릅니다. 벗어날 수가 없죠.

컴퓨터 안에서의 랜덤이니 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pseudo 랜덤이고요.

결국은 프로그래머가 타이핑한 코드 안에서 프로그램은 발현됩니다. 갑자기 어떤게 나오거나 할 수 없죠.

모델이 '모든 가능성'을 포함할 수는 없고... 결국은 프로그래머가 '정해논 가능성'의 범위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컴퓨터 모델의 결과는 '그렇게 되도록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된' 결과가 '자연 현상과 비슷' 하다면 "꽤나 자연현상을 잘 모사하도록 구현되었군" 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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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웠다"는 "할 수 있다"의 동의어가 아니다.

jjlounger의 이미지

결국 시뮬레이션이라고 하는 것은 자연현상을 모델링하는 것인데요.
가장 핵심적인 개념들을 가지고 자연현상을 단순화하는 것이지요.
단순히 재현만 해내는 것에도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우선 '해석'의 예를 들면, 지구 위에서의 물체의 운동을 기술할 때
우리는 F=ma의 방정식으로 시스템안에 존재하는 물체만으로 시뮬레이션 할 수 있죠.
이때 지구의 자전, 공전, 공기의 저항, 그에 따른 마찰열 등의 개념은 고려하지 않아도 충분히 자연현상을 모사해낼 수 있습니다.
이는 F=ma가 그 자연현상의 핵심적인 것이고,
이 자연현상은 F=ma로 단순화 시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때 시뮬레이션은 이론의 유효성을 확인시켜줍니다.

경제나 수리사회학 등에서 이런 일들이 아주 중요하게 다뤄지곤 합니다.
예를들면, 사람의 심리에 따른 사회현상들을 해석할때요.

뿐만 아니라 이렇게 단순화에 성공을 한다면,
또한 인간의 직관을 뛰어넘는 자연현상을 해석해낼 수 도있죠.
모델링의 초기조건을 바꾸어가며 새로운 자연현상을 예측도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시뮬레이션으로 예측을 할 때 앞서 말한 자연현상의 재현은 필수적인 선행조건입니다.

erich0929의 이미지

경영학과라서 윗분들과는 계열이 다르지만 제 생각에는 시뮬레이션 '자체만으로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뮬레이션이라는 것이 꼭 컴퓨터 시뮬레이션만 있지는 않겠죠.
경제학에서는 이론을 전개할 때 수학적 시뮬레이션으로 이론을 전개합니다.

현실세계에 대한 단순한 가정들을 세우고 (완전경쟁시장이다, 합리적인간이다 등) 최적화 문제 형태로 방정식을 만든 다음
수학적 해를 도출하고 미리 가정했던 외생변수를 변화시키는 수학적 시뮬레이션을 해서 그 반응으로 가설을 세우는 식입니다.

이런식으로 수요곡선 공급곡선 등의 형태와 반응들에 대한 가설을 도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그친다면 과학이 아니죠. 가설이 현실세계를 예측하고 설명할 수 있는지 검증해야 과학적 이론이 되는 겁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수학적 시뮬레이션이 불가능할 때 대안으로서 시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즉 모델의 해를 도출해서 가설을 세우는 작업으로 평가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일례로 epl 축구팀들에 대한 모델체계를 설계하더라도 그 모델의 해를 수학적인 논리로 도출할 수 없는 경우에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시뮬레이션의 결과는 현실에서의 설명력이나 예측에 대한 근거로는 완전히 무의미한 것이겠죠.
시뮬레이션 결과는 단지 가설로서만 평가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실제 epl 축구팀들의 승률과 모델이 도출해낸 가설이 일치할 때에만 모델이 유의미해지는 것이겠지요.

Make it a better place...

goraion의 이미지

시뮬레이션은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한 방법입니다. 말씀하신 연구라는게 만약 과학적 사고를 기반으로 한 연구라면, 문제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고 그에 맞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수행할 것입니다. 그 속에는 여러가지 종류의 실험도 있을 것이고, 이론의 개발, 그리고 전산모사도 포함되어 있겠지요. 결국 전산모사를 떠나서 연구주제와 방법론들이 유의미하고 타당한 과학적 사고를 따른다면 의미있는 연구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글에서 느껴지는 논지는 전산모사를 하고 싶은데 그에 맞는 문제가 무엇일까 고민하는 것 같군요. 예를들어 수학 교과서에서 인수분해를 배웠다고 해봅시다. 이를 바탕을 풀 수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고민할때 가장 좋은 답은, 바로 뒤에 나열되어있는 연습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죠. (엄밀하게 구분 할 수는 없으나) 이는 세상이 아는 지식들을 본인이 '학습'하고 있는 영역이지 지식을 창출하는 '연구'의 영역이 아닙니다.

문제의 목표를 명확하게 정의해 보시면 원하는 길이 보일 것입니다.

ps. 위에 언급한 지식의 창출에는 새로운 지식의 생성은 물론, 기존의 지식을 더 섬세하게 정리하는것, 지식간의 관계를 찾는것, 혹은 조금 더 쉽거나 명확한 설명을 하는 것 들을 모두 포함합니다.

coldmind의 이미지

올해 노벨화학상은 단백질 등 큰 분자의 화학적 성질을 알아내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대화학의 비약적 발전에 기여한 마르틴 카르플루스(83)와 마이클 레빗(66), 아리에 와르셸(73)에게 돌아갔다. 노벨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각) “현대 이론화학(계산화학) 분야에서 큰 분자의 성질이나 분자끼리의 반응을 설명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법을 개발한 마르틴 카르플루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 및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마이클 레빗 미국 스탠퍼드의학대학원 교수, 아리에 와르셸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를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화학자들은 사물과 생명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분자의 성질을 밝히려 20세기 물리학계에 등장한 양자역학을 적용해 ‘가우시안’(GAUSIAN)이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개발자인 존 포플은 1998년 노벨상을 받았다. 그러나 가우시안은 작은 분자들의 반응을 설명하고 예측하는 데는 뛰어났지만, 단백질처럼 큰 분자의 성질이나 반응을 설명해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카르플루스 그룹은 현재의 컴퓨터 성능으로는 큰 분자를 양자역학적 방법으로 설명하기에 불가능함을 극복하기 위해 고전역학적 방법을 섞어 쓰는 방법으로 새로운 컴퓨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인 ‘참’(CHARMM)을 개발하는 이론적 기초를 닦았다. 레빗과 카르플루스의 박사후과정 제자인 와르셸은 1970년 ‘참’을 개발하는 토대가 되는 ‘멀티스케일 시뮬레이션’(다첩도 모사) 논문을 발표했다.

이덕환 서강대 교수(이론화학)는 “대다수 화학자들은 이들의 이론을 토대로 개발된 프로그램들을 사용하고 있으며, 과학 논문에 등장하는 단백질 구조 사진은 대부분 이들 프로그램으로 모사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참’을 연구하고 있는 이영민 포항공대 화학과 교수는 “이들이 만든 프로그램 덕에 촉매 작용으로 배기가스를 정화하거나 식물의 녹색잎이 광합성을 하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신약이나 촉매를 디자인하는 데도 쓰인다”고 했다.

카르플루스와 인연이 있는 인물로는 ‘참’ 개발에 참여한 원영도 한양대 화학과 교수와 1980년 첫 한국인 제자인 이상엽 서울대 화학부 교수가 있다.◑

출처 : 사이언스온.

안녕하십니까....카르페디엠 Carpe Diam

yeonpil_net의 이미지

첫 문장에서 오류가 생기는 질문이 됩니다.

자연현상에 대한 인간의 이해는 가정을 바탕에 둡니다. 일반 과학이라는 분야가 그렇습니다. 이것을 "정의" definition 할 수 있는 존재는 신뿐이죠.
컴퓨터 시뮬레이션이란 하지만 "정의" 가 필요합니다. 프로그래밍이란 것은 "정의"를 하는 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순수한 연역의 세계입니다.
모델링 프로그램에서의 "정의(definition)"는 실제 물리 과학 법칙들의 "가정"들이고요. 컴퓨터모델링의 결과는 본질적으로 자연현상이 아닙니다.
가정의 결과이지 신이 태초에 정의한 규칙의 연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연환경과 최대한 비슷한 모델을 설계한 다음에 시뮬레이션 해보니 '실제 자연현상이 나타났더라!'" 라는 부분은 동어 반복의 오류의 문장입니다.

"난 이런 이런 이론(가정)을 도입해서 모델링을 설계했어.. 이런 이런 입력 상황에 대해 이런 결과가 나왔어.. 평가해줘"
"오.. 니가 설계한 모델이 꽤 쓸만하게 현실을 반영하는데?" 라는 반응을 사람들에게 얻으면, 그 모델이 좀 인정을 받습니다. 그 모델의 결과는 실제 자연현상이 될 수가 없습니다. 불가능의 영역입니다.

"그런 인정받는 모델"을 사용해서 논문을 쓰기도 합니다.
논문의 서두에 이렇게 하죠. 내가 사용한 모델은 세상을 꽤 잘 모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의 논문은 그중 이런 이런 상황을 대입시켜 본 것이다. 라는 식입니다.

자연현상과 똑같더라 -> 판단의 문제입니다. "자연현상과 똑같더라" 라는 것은 수학적 연역을 제외하고, 관찰로 얻어지는 것은 상대적인 인식일 뿐입니다. 신이 아닌 이상 똑같음을 판단할 수 없습니다. "보기에 비슷하다" 라는 인간의 인식에 기반한 판단이죠.

최대한 보기에 비슷한 것을 목표로 조금이라도 더 비슷해지려 노력하는게 인간의 노력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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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웠다"는 "할 수 있다"의 동의어가 아니다.

coldmind의 이미지

어렵게 생각 할 수 없습니다. 원래 컴퓨터로 무리수 연산이나 미분 같은 걸 할 수 없죠..그걸 모사하는 게 이산수학이고 그 논리가지고 게임도 하고 은행에서 계좌이체 할때 암호화를 위해서 소인수 분해도 합니다.
아인슈타인이 그래죠 "신은 주사위 놀음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단 신에 세계가 아닌 인간에 세계에선 시뮬레이션은 자연을 모사하고 신비를 풀고 있습니다. 뭐 그게 정답 아니라는건 동의 하지만 현재까지의 답일 뿐이지만 그렇다는 거죠. 자칫 컴터 시뮬레이션이 "의미 없는 짓" 보시는 분이 계실까봐 몇자 달아 봅니다.

안녕하십니까....카르페디엠 Carpe Diam

parkon의 이미지

논문이란 게 별게 아니고 자연현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면
일단 논문이 될 수 있다고 보심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잘은 모르지만, 그리고 또 정도의 문제이겠지만,
구름이나 비를 잘 시뮬레이션 하는 건 정말 어려운 프로젝트가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