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원(유학)에 대해 문의드립니다.

jiniri의 이미지

아무래도 석사 이상을 하신 분들이 이곳에 많이 계신거 같아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저는 현재 27살이고, 아직 백수입니다. 졸업하고 나서는 포털사이트에서 근 1년을 가까이 인턴으로 근무하다 지금은 취업준비생입니다.

취업준비를 하다보니, 자꾸만 더 공부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습니다.

원래 계획은 취업을 우선 한 후에 돈을 차분히 모아서 석사를 하러 떠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재 취업도 잘 이루어지지 않고 머리만 복잡해져가고 있네요. 그냥 목표없이 하다보니 공부도 잘 되지 않고 있고요.

아무리 싼 곳을 가도 1년에 생활비 포함 50000불 이상이 필요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을 검색하다보니 RA, TA등의 일을 통해서 어느정도 벌어서 해결하신다고도 들었습니다.

생각하시기에 제가 우선 돈을 먼저 버는게 우선일까요? 먼저 대학 교수님들께 contact를 해보는게 맞을까요?

또, 객관적으로 미국 대학원에 입학하는데 있어서 국내 대학의 수준도 중요할까요? 제가 지방대를 졸업했습니다.;;;
단, GPA(학점)은 높은 편입니다만...

주저리 이렇게 질문을 하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kkb110의 이미지

한국에서 대학을 나왔다면 졸업한 학부의 수준은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단지 뽑는측에서 그 학교를 잘 모르면 다른 요소(gre)를 많이 참고하는 편이라고 합니다.

RA,TA등 뭐든지 펀딩받아서 갈수있으면 그게 가장 좋긴 하겠지만, 석사는 그런거 별로 기회 없으니 박사로 지원해야 합니다.

이건 제가 찾은 CS 대학원 진학 가이드 중 가장 잘 된 문서인데, 한번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해보세요.
http://www.cs.cmu.edu/~harchol/gradschooltalk.pdf

jiniri의 이미지

문서 감사합니다^^

석사는 RA, TA를 하는 것이 아무래도 힘든건가요?

kkb110의 이미지

석사 RA,TA 풀펀딩은 본적이 없습니다. 있다면 익셉셔널한 케이스일겁니다.(해커스게시판에서 석사풀펀딩 포스팅 본적이 있긴 있습니다만.)

jkhl의 이미지

굳이 돈을 모아서 석사 유학을 가려는 이유가 뭔가요? 단순히 학부의 연장으로 석사를 해 보고 싶다든가 혹은 석사학위가 필요하다면 적당히 알아서 하시면 되겠습니다만 대학원이라는 곳은 공부보다는 연구를 하는 곳일텐데 연구에 관심이 많으신 건가요?

어쨌든, 연구에 관심이 많다면 석사가 아닌 박사학위과정을 가는 것이 타당합니다. 일단 글 쓰신 걸로 봐서는 박사보다는 석사로 외국에 가서 못해보던 공부도 좀 하고 외국 경험도 해 보고 싶고 그러신 것 같은데 이렇다면 별로 고민하실 일 없습니다. 미국의 석사 학위 과정들은 학교 입장에서는 사실 뭐 돈벌이 수단이라 원서 내면 웬만하면 다 붙여줍니다. 출신 학교 상관없고 학점이나 GRE도 크게 안중요합니다. 쉽게 말해 돈 내고 학교 다니겠다는데 어서옵쇼 그런 분위기 아니겠어요.

그리고 한번 석사학위를 딴 뒤의 진로도 생각해 보시길. 결국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취업을 해야 하는데 외국 학교 석사 학위가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도 생각해보셔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한국 회사들도 이제 외국 학위 소유자들 실력이 고만고만하다는 것은 다들 알것이고 해외 취업에 석사학위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해외 취업을 한다고 해도 옛날과는 달리 소득 수준이 한국에 비해 큰 차이가 나지도 않습니다.

kkb110의 이미지

다른건 모두 맞는 말씀같아 보입니다만,

우리나라에서 그저그런 곳 신입 보다는 미국석사가지고 해외취업하는게 훨씬 낫지 않나요? 연봉이나 근무환경이나...

jkhl의 이미지

5년 뒤 10년 뒤를 생각해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jick의 이미지

우리나라에서 그저그런 신입보단 미국 석사로 해외취업이 되기만 하면 낫겠습니다만, 석사는 2년밖에 안되기 때문에 그 사이에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꼭 해외취업이 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게다가 2년 뒤 미국에 갑자기 경제위기가 닥쳐서 취업시장이 얼어붙지 말라는 법도 없고요.

정말 해외취업을 노리신다면 차라리 박사를 추천. (박사과정을 하다가 좋은 기회가 생기면/못해먹겠다 싶으면 때려치고 취업하는 방법도 있죠. 뭐 박사과정 하다 때려치고 창업해서 대박난 이야기는 실리콘 밸리에 널리지 않았습니까? -_-)

blkstorm의 이미지

벌써 1년도 더 된 글이네요.

http://kldp.org/node/107953

그리고, jiniri님에게...

일단 한국에서 어떻게든 경력이나 학력을 쌓은 후에 생각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석사로 오면 정말 별것 한것도 없는 것같은데 그냥 시간만 후딱 지나가기 쉽습니다.

위에 글처럼 현지 취업도 많이 힘들구요.

박사과정이라면 유학 준비 과정도 정말 힘들고, 건너와서도 결코 쉽지 않습니다. 저도 이맘때쯤에는

졸업할줄 알았는데, 거의 1년 가까이 허탕치고 겨우겨우 방향잡은 지금도 상당히 안좋은 상황입니다.

(참고로, 한국에서 임베디드 프로그래밍 6년하고 건너왔습니다)

글타래 하나 더 찾았습니다. 미국에서의 박사과정에 관해서 오고간 게시물입니다.

http://kldp.org/node/114411

참고하세요.

ucla의 이미지

첫번째 글타래 보고 2번째 글타래도 엄청 기대하면서 눌렀는데,
제가 올린 글이네요..ㅎㅎ 느낌이..이상..ㅠ

미국 상황은 잘 모르겠지만 캐나다도 마냥 좋지많은 않은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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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ead of thinking about where you are,
think about where you want to be
.Vince Lombardi

jiniri의 이미지

어쩌면 jkhl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런 이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사회에서의 지방대생으로의 처절한 패배감도 어느정도 존재합니다. 미국 대학에 대한 어느정도 환상도 있고요.

그러나 이것만으로 가득찬건 아니고 가장 큰 건 좀 더 넓은 곳에서 공부를 하고 싶어서 입니다.
물론 해외 취업도 하고 싶은 맘이 없는 것은 아니나 지금 당장은 공부를 더 하고 싶은 맘입니다.

석사 학위를 딴 뒤의 진로도 고심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jkhl의 이미지

그렇다면 국내 대학 석사과정도 생각해 보실 필요가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우선 국내 석사과정에서도 소위 잡일이 많지만 공부는 할 수 있습니다. 또, 해외유학에 비해 돈이 들지 않고, 시스템이 워낙 XXX같은 까닭에 다시는 공부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런 까닭에, 이런 상황에서도 한 2년 있어보니 연구라는게 괜찮은 것 같다 싶으면 그 때 박사과정 해외유학을 가면 힘든 과정도 잘 견뎌 내게 됩니다. 그게 아니라면 연구와 공부의 차이를 경험으로 알게 되었으니 더이상 미련이나 환상 없이 과정을 졸업하게 되겠죠.

혹 석사 졸업 근처 즈음 연구로 진로가 가닥이 잡히게 되면 박사과정중에는 내가 구체적으로 무슨 분야를 하고 싶고 그 분야 그 토픽에는 어느 학교에 어떤 교수가 요즘 무슨 일을 하고 있더라... 이 정보를 스스로 알게 되겠죠. 참고로 소위 해커스 이런데서 랭킹따지고 있는 얘기들은 사실은 해외박사 유학 준비가 안되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석사 끝나고 박사를 가려면 이 정도로 구체적인 박사과정 진로가 보이는 게 바람직하다는 얘기입니다.

어쨌든 이런 진로가 일찍 눈에 보이면 석사때 요즘은 세상이 좋으니 방학동안 잠깐 그쪽 랩과 교수를 컨택해서 교환학생 식으로 같이 일을 할 수도 있고 아니면 간단하게 페이퍼를 써서 학회에 간 다음 서로 안면을 트는 방법도 있을 겁니다.

그게 아니고 돈을 쓰겠다면 님 마음대로 하고 싶은대로 하시는게 좋을 겁니다. 그래야 한(?)이 풀릴테니까요. 다만, 이 경우 확실히 하셔야 할 것은 미국대학에 대한 환상, 확실히 환상이 맞다는 점은 처음부터 인정을 하고 들어가세요. 또, 님의 경우는 아마 그 뒷면에 지방대생으로의 패배감이 붙어 있을텐데 패배감과 현실은 구분하셔야 할겁니다. 아마도 미국학교 석사과정이 님에게 야.. 내가 이렇게 넓은 곳에 나와 이런 공부도 하구나... 자신감을 심어줄 수는 있을 겁니다만 그것이 님 인생에 그만큼의 돈과 시간을 투자할 정도로 중요한 것인지는 생각해보셔야겠죠. 어쨌든, 미국의 석사과정은 기본적으로 돈장사입니다. 이름난 학교일수록 들어가기가 좋고 석사학위 남발을 잘 합니다. 스탠포드가 그런 학교의 대표격이죠. 뭐.. 우스개이지만 타블로도 석사 받았다지 않습니까. 미국 학교가 좋다는 것은 박사과정 얘기이지 석사과정 얘기가 아닙니다.

그리고 국내 석사과정을 생각한다면 맺힌 한도 풀 겸 반드시 서울대를 생각하시길. 학교 분위기가 타대 출신에 대한 차별이 상대적으로 없고 공부와 연구라는 경험을 석사과정에서도 해 볼 수 있는 좋은 국내 환경 중의 하나입니다. 학부 학점이 좋다니 GRE준비하는 노력이면 서울대 대학원 준비 어렵지 않을 겁니다. 물론, 시스템이 잘 정비되지 않아 잡일부터 시작해서 피곤한 일이 많긴 할 겁니다만 뭐... 군대시절보다는 훨 나을 겁니다.

sblade의 이미지

취업 준비를 하다가 충동적으로 다른 게 하고 싶으신 것 아닌지, 즉 현실도피로써 유학을 생각하시는게 아닌지를 되새겨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공부를 하고 싶은게 확실하더라도, jkhl 님의 말대로 하고 싶은게 공부인지, 아니면 연구인지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답이 "연구" 가 아니라면 박사과정은 잊어버리세요. 석사만 하고 돌아온다는 생각으로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많은 "좋은" 연구 중심 대학 CS 프로그램들은 별도의 석사 과정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공부" 석사만 하는 경우는 돈이 듭니다. RA는 "연구" (를 가장한 80퍼센트의 막일) 에 대한 펀딩이고, TA 도 일반적으로 해당 교수의 펀딩 사정이 잠깐 안좋을 때 갭을 매꾸기 위한 수단으로 자기 밑의 연구하는 학생들을 TA를 시키고 학과에서 돈을 타내어서 해당 학생을 지원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부" 석사에게는 기회가 잘 돌아가지 않습니다. 물론 예외는 있지만 풀 펀딩은 받기 힘듭니다.

생활비는 6만불이 드는 것도 있고, 4만불 수준에서 가능한 곳도 있습니다. 보통 주립대나 시골에 있는 곳이 적게 들죠.

해커스 같은 곳에서는 교수 contact 을 하라곤 하지만, 적어도 제가 있는 곳에서는 전혀 효과가 없습니다. 이사람들은 워낙 바빠서, 너무 바쁘면 자기 학생들 메일도 답장 못합니다. 그렇다고 하지 말란 것은 아닙니다. 뭐 메일 쓰는거야 어렵지 않으니깐요. 즉 이걸 통해서 자리와 펀딩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는 물론, 아니면 애초에 답장이 돌아올거란 기대를 하지 말라는 겁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학교 메일로 보내세요. 다른 곳은 종종 스팸으로 들어가더군요.

그리고 이 contact이 가능한 학교의 범위를 좁히는 데 의외로 효과가 있는 것 같더군요. 즉 관심있는 분야의 교수에게 메일을 보냈는데 부정적인 답변 (보통 돈이 없다고 합니다) 이 돌아온다면 이건 일반적으로 "당신이 그다지 맘에 안든다" 이거든요. 아니면 진짜 돈이 없기도 하지만요. 즉 해당 교수에게서 펀딩을 처음부터 받을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만약에 network을 하고 싶은데 어떤 학교의 해당 교수들을 컨택해본 결과 부정적이라면 하고 싶은 분야를 바꾸지 않는 한 그 학교에서 돈 받으면서 다니기는 힘듭니다.

그리고 일명 "탑스쿨" 들은 국내 대학에 대해서 알고 있을 겁니다. 다들 국내 대학 2개 정도는 알고 있더라구요. 입학사정시에 대학 "표" 도 가지고 있더군요. 물론 과나 학교마다 다르겠죠.

자신에 대해 솔직히 생각해 보시고 만약에 "연구" 에 대한 마음보다 다른 목적 --- 학벌에 대한 것, 외국 유학에 대한 환상 --- 등이 더 큰 것 같다면, 일단 취업을 하셔서 돈을 몇년 모은 다음에 MBA를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학업에 대한 부담도 훨씬 적고, 다들 2년 후 즐겁게 졸업하더라구요 (박사과정들은 1년만 있으면 낯빛이 달라지죠. :-) ). 공부나 연구가 하고 싶으시다면, 저도 국내 석사 먼저 하시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석사 끝날때 쯤이면 하고싶은게 공부인지, 연구인지, 둘다 아니었는지가 확실하게 드러날 거라 봅니다. 유학가는 것 자체도 더 쉬어질 거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