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메모 습관 - 분산과 분류

나빌레라의 이미지

내 메모 스타일 - 분산과 분류

나는 메모를 참 많이 하는 편이다. 언젠가부터 기억력과 기억용량이 현저히 감퇴되기 시작함을 느끼고 열심히 메모하기 시작했다. 메모는 기억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더불어 잊기위해 하는 것이다. 메모해 놓으면 바로 잊어버려도 된다. 나중에 찾아보면 되니까.

내가 굳이 메모의 주요성이나 유용한 점 등에 대해 떠들지 않아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메모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 알고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미 메모를 열심히 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사람들은 메모를 어떻게 할까.

메모에 특별한 규칙을 두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자신만의 고유한 포멧을 정해서 메모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쓰기 전에 가만히 내가 메모를 어떻게 하느냐에 대해 생각해 봤다. 여러가지 특징이 생각났는데 그 중 가장 특이한 점이라면 메모를 꽤나 여러군데에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저기 분산 시켜 놓은 메모를 모두 관리한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들은 하나의 매체에 메모를 집중하는 사람도 있다. 내 친구 중 한 명은 플랭클린 플래너를 아주 열심히 사용한다. 그 친구는 모든 메모를 오로지 플랭클린 플래너에만 한다. 그래서 그 친구의 플랭클린 플래너에는 그의 거의 모든 정보가 다 들어가 있다.

반면에 나는 메모를 여기저기에 분산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여기저기 보이는 대로 메모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내 나름대로 체계를 가지고 메모를 분산한다.

우선 '할 일'이다. 영어로 하면 ToDo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 일정과는 다르게 특별히 날짜가 잡혀 있진 않지만 해야 할 일들을 리스트로 적어놓는 것이다. 보통 사느라 바빠서 하지 못하는 일들을 적어놓고 잘 보이는 곳에 놓는다. 예를 들면 영어단어 뭐뭐뭐 외우기, 누구누구에게 안부 전화하기, 고장난 뭐뭐 고치기 같은 것들이다. 귀찮다는 이유로 미루다 보면 결국 하지 못하게 되는 일들을 주로 적는다. 책상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놓아두고 수시로 보면서 시간이 나면 하나씩 처리하고 줄을 그어 지운다. 추가로 이곳에 Wish List도 적어놓고 돈 생길때 마다 하나씩 지르기도 한다.:)

그 다음으로 내 블로그에 위키를 설치하고 위키에 적는다. 여기에는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를 쓰고 있을 때 필요한 내용이나 메모의 내용이 웹 URL과 관련이 있을 때 적어놓는다. 그래서 그 URL을 클릭하기만 하면 해당 페이지에 들어가서 내가 필요한 자료를 수시로 볼 수 있도록 해 놓는다. 그리고 컴퓨터를 쓰면서 자주 까먹는 명령어나 프로그래밍 스킬 같은것을 적어 놓아 작업 도중에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굉장히 유용하다.

그리고 나도 플랭클린 플래너를 사용한다. 하지만 다른 여러군데에 메모를 하므로 플래너 자체에는 메모를 많이 하는 편이 아니다. 플래너에는 그날의 할 일이나 매일 매일의 지출. 그날의 한 일을 주로 많이 적는다. 주로 일정에 대한 메모는 플래너에 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내일 모레에 강원도 양양에 있는 펜션에 놀러가는데 서울에서 팬션까지 가는 길이라든가 펜션 주인의 연락처 같은 것들이다. 물론 해당 날짜에는 '펜션에 놀러가기' 같은 일정에 관련된 메모가 당연히 있다.

이동중이나 밖에서 혹은 자다가 갑자기 떠오른 생각 등 메모를 위해 수첩이나 종이를 꺼내고 볼펜을 꺼내기 곤란한 상황이면 바로 핸드폰에 메모한다. 이것은 오래전 PDA를 쓸 때부터 가지고 있던 습관이다. 핸드폰에 메모한 것들은 나중에 집에 와서 다른 매체로 많이 옮겨진다. 핸드폰은 주로 순간의 아이디어나 생각을 적기위해 많이 사용된다. 그래서 나는 핸드폰을 고를 때 메모가 얼마나 편한지를 많이 따지는 편이다.

나는 마우스 패드가 따로 없고 A4종이를 바인더에 끼워서 마우스 패드로 사용한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알고리즘을 생각하거나 손으로 디버깅할 일이 있을 때 바로 바로 마우스 패드에 메모한다. 마우스 패드에 메모하는 것들은 거의 낙서 수준의 메모들이다. 정리하지 않는다. 자유롭게 그리고 쓴다. A4용지를 다 채우면 그 앞에 다시 새 A4를 끼워 넣는다. 아무리 낙서라도 가끔 참고할 일이 있음을 경험으로 채득해서 버리지 않는다. 그렇게 자유롭게 쓰다가 중요하고 기록할 만한 일이라면 다른 매체에 옮긴다.

마우스 패드에 메모한 것들이 주로 많이 이동하는 곳은 포스트 잇이다. 마우스 패드에 쓰는 메모는 거의 대부분 내가 만드는 프로그램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알고리즘에 대한 내용이나 나중에 만들 모듈에 대한 내용은 포스트 잇에 적어서 책상 앞 창문에 붙여 놓는다. (내 방 책상은 창문 바로 앞에 있다.) 그리고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포스트 잇에 적어 놓은 부분을 처리하면 포스트 잇에 체크해서 창문 구석에 중첩해 붙여 놓는다. 나중에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나면 마우스 패드에 해당 프로젝트에 관련해서 적은것들과 함께 정리해서 화일철에 넣어 보관한다. 나중에 볼일이 없을 것 같지만 이상하게 보관하고 싶다...:)

오프라인에서만 포스트 잇을 쓰는게 아니라 컴퓨터 안에서도 포스트 잇을 쓴다. 내가 주로 쓰는 맥북에는 '스티커'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이다. 여기에는 그때 그때 생각나는 블로그 글감을 주로 쓴다. 이 글도 꽤 오래 전에 글감을 맥북 스티커에 적어 놓고 책상위의 ToDo에 적어놨던 걸 보고 노동절을 맞이하야 시간이 좀 남길래 쓰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업무수첩이다. 그냥 아무것도 없는 수첩인데 회사에서 회의에 참석하거나 세미나등을 들을 때 관련 내용을 수첩에 적는다. 물론 여기에 적는 많은 메모들도 성격에 따라 위에서 설명한 각 매체로 이동된다. 하지만 주요 용도는 회의나 세미나때 졸지않기 위함이다.

글로 쓰다보니 꽤나 체계적으로 메모를 관리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그냥 같은 성격의 오브젝트(Object)는 한 곳으로 몰아넣는 것을 좋아하는 프로그래머적 성격때문인것 같다. 이런 메모가 내 삶에 얼마나 도움이 될 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언갈 까먹고서 답답해 하는 것 보단 낫다는 생각에 나는 오늘도 열심히 메모한다.

위에서 살짝 언급했지만 이 글은 4월 5일에 떠오른 아이디어로 퇴근길에 떠오른 글감을 핸드폰에 메모했다가 집에 도착해서 그 글감을 맥북 스티커에 적어서 맥OS 1번 데스크탑에 띄워놓은걸 보고 4월 7일에 ToDo리스트에 적어 놓았었다. 그리고 4월 28일에 4월달 플래너를 정리하면서 ToDo리스트를 보고서 4월 30일 플래너의 우선업무에 적어 놨던걸 4월 30일에 5월 1일로 연기해 놓고, 오늘 플래너를 정리하다가 우선업무에 연기되어 있는 내용을 보고서 5월 1일 4시 30분부터 5시 10분까지 약 40분간 작성한 글이다.

댓글

이응준의 이미지

저도 모든 기록은 가급적 한군데로 모으는 편입니다. 분산되면 많이 쓰는 하나 빼고 다 버려져서...

dl3zp3의 이미지


저는 사야할 물건이나 할 일 목록은 지갑에서 Pocketmod 초소형 공짜 PDA를 꺼내서 작성합니다. 그리고 날짜가 있는 할일은 Google Calendar에 작성합니다. Pocketmod와 Google Calendar가 연동이 안되서 좀 불편하긴 합니다. Pocketmod가 용량이 작아서 두달에 한번씩 갈아줘야하는...

외국에서는 할일목록 관리하는 웹서비스로 Remember The Milk를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Google Calendar와 연동되고 모 휴대폰에서도 접속가능합니다. 저느 첨단휴대폰이나 첨단PDA를 구입할 돈이 없어서 그냥 pocketmod를 씁니다.

웬지 언젠가 쓸 것 같은 웹사이트는 Delicious계정에 등록하거나 ToRead북마클릿을 눌러서 웹사이트 카피를 제 이메일 계정에 보내서 저장합니다.

인터넷에서 유심히 읽으면서 나중에 기억하고 싶은 글은 Diigo서비스를 통해서 글에서 중요한 부분은 노란 팬으로 긋고 여기저기 주석 달아서 보관합니다.

이것저것 명령어 사용법, TeX팁 등 작성한 건 한 폴더에 txt파일 여러개 모아서 보관합니다. 요즘은 그냥 텍스트파일이 아니라 org-mode를 이용해서 outline텍스트 포멧으로 차츰 옮기는 중입니다. 찾아야 하는 노트는 해당 폴더에서 Emacs의 lgrep, rgrep명령을 쓰거나 ack-grep --text 명령으로 찾습니다.

공공컴퓨터에서는 SSH를 통해서 제 컴에 접속하기가 불편하기 때문에, 간편하고 빠른 Writer: Internet Typewriter서비스에서 간단하게 노트를 작성합니다. 그리고 집에 가서 바로 노트한 걸 옮기진 않고 필요할 때만 옮깁니다. 바로바로 옮기면 귀찮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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