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글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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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탑 OS라면 GUI와 WISYWIG이란 단어에 맞게 기본으로 한글 폰트 하나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할겁니다.

근데 취향에 맞는 한글폰트 구하기가 극단적으로 어렵네요...

취향에 맞는 한글폰트... 라고 말은 했는데. 저는 이 조건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 디스플레이용과 인쇄용 양쪽으로 범용적으로 쓸 수 있는 폰트.
-. 유니코드 전 영역을 커버할수 있는 폰트.
-. 빨랫줄 글꼴.

1번에 있어서는, 한글 워드프로세서의 글꼴들을 보시면 아시겠지요. 인쇄하면 적당하지만 모니터상에서는 보기 거북한 글자들이 나오는 폰트는 굉장히 부담스럽습니다.
대부분의 상용 폰트는 인쇄용을 중시해 디스플레이 성능이 떨어지고, 디스플레이 폰트는 거의 대부분 웹용으로 비트맵 타입이라서 이 조건을 충족시키는 폰트는 적습니다.
글꼴을 만드시는분이 대부분 디자이너라서, 폰트의 인쇄후 미학적인 개선에 신경을 쓰시다 보니 디스플레이에 필요한 여러 문제들은 잘 고려해주시지 않는것 같기도 하네요...

2번은 한글 외의 언어도 능통해야 한다는 난감한 조건이 붙는데, 이걸 만족시키는건 한양 OEM의 Arial Unicode MS 딱 한 폰트뿐이므로 제외하겠습니다. OS나 프로그램에 따라서는 유니코드 영역에 따라 폰트를 할당한다거나 하는게 안되는 경우도 많아서 종종 있으면 만능툴로 쓸 수 있습니다.

3번은 개인적인 취향의 영역입니다만 (^^) 빨랫줄 글꼴로 들어오면 정말로 답이 없어집니다.
한겨레결체, 은진체, 아리따체 정도가 공개된 폰트, 유료라면 각 회사의 샘물체 및 안상수체, 공한체 정도가 대표적으로 떠오릅니다. 뒤의 두 글꼴은 미학적으로 우수하지만, 두 교수님이 살아계신만큼 라이선스 비용이 기절할만큼 비쌉니다. 각각 폰트 7종에 50만원이지요.

저는 이 3가지를 고민하다가, 결국 은진체를 디스플레이용으로 쓰고 있습니다.

혹시 이 세가지 조건중 단 하나라도 만족하지만, 제가 적지 않은 대안 글꼴이 있다면 좀 적어주실수 있겠습니까?

linlin의 이미지

요즘 우분투를 자주 쓰다보니... 은폰트와 알리님 폰트를 쓰고 있습니다.

익숙한 것을 바꾸기가 쉽지 않더군요. 결국은 우분투에도 윈도우의 상용 한글 폰트를 복사하고 맑은 고딕을 윈 비스타에서 복사해서 쓰고 있는데 빨랫줄체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주관적인 평가지만 읽기에는 맑은 고딕이 가장 편합니다. 빨랫줄체 폰트를 읽을 때 가장 답답한 부분은 오/우와 같이 받침이 없는 경우 빨랫줄체는 모음의 튀어나온 부분이 일반 폰트에 비해 작다보니 언뜻 '오'인지 '우'인지 구분이 가지 않습니다. 네모꼴 한글폰트에서는 모음의 요철이 커서 쉽게 인식이 되고 익숙한 폰트의 경우 글자 덩어리 자체로 인지를 하죠. 하지만 빨랫줄 폰트가 되면 이걸 자모별로 인지해서 읽어야 하는데 현재 컴퓨터 스크린 해상도에서는 모음의 튀어나온 부분이 작게 보여 이게 잘 안됩니다.

그런 까닭에 비스타용 맑은 고딕이 상당한 장점이 있어 보이는 것이 받침이 없는 글자도 모음의 요철의 크기가 네모꼴만큼이나 큰 덕에 쉽게 읽을 수 있거든요. 다만, 이것 역시 상용이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건 솔직히 정부에서 예산 책정해서 비싸게 주고 구매한 다음 확 공짜로 풀어줬으면... 하는 생각도 많이 합니다. 폰트는 개인 개발자들이 무보수로 만들기에는 전문성도 많이 필요하고 또 시간도 많이 걸리니까요.

빨랫줄체가 가독성에서 효율적이다는 주장을 듣다보면 일견 그럴듯 하지만 한글의 마치 한자와 같은 속성을 지나치게 무시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나이드신 어른들을 보면 국한문 혼용이 한글 전용보다 속독이 더 쉽다는 일견 황당한 주장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도 한자를 잘 알지는 못하다보니 한자만 나오면 읽는 속도가 느려지는데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한글 역시 처음 배울때야 자모조합으로 읽어나가지만 일단 숙달되고 나면 한자처럼 글자 한자 덩어리 단위로 머릿속에 인식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만약 우리가 한글 인식을 마치 한자처럼 글자 단위로 머릿속에서 처리하고 있다면 빨랫줄 글꼴은 그다지 읽기 좋은 글꼴이 아닐 수도 있을 겁니다.

어쨌든 이런저런 폰트를 다 시도해보니... 결국은 맑은 고딕이 가장 무난한 것 같더군요. 인쇄는 은명조 정도가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빨랫줄 폰트는 솔직히 어떤 폰트이던 좀 더 개선의 여지가 필요한 것 같지만 사실상 개인 개발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으로 만들기에는 빨랫줄 폰트밖에 별다른 선택이 없는 것 같습니다.

imyejin의 이미지

아리따체도 물건입니다. 아리따체는 무료배포이기도 하므로 사용하는데 법적인 문제도 없고요.

@ 그런데 맑은고딕을 리눅스에서 사용해도 저작권 문제가 없나요?

임예진 팬클럽 ♡예진아씨♡ http://cafe.daum.net/imyejin

[예진아씨 피카사 웹앨범] 임예진 팬클럽 ♡예진아씨♡ http://cafe.daum.net/imyejin

linlin의 이미지

문제 없습니다. 정품 윈도우 비스타 카피만 갖고 있으면 되죠. 폰트만 따로 어둠의 경로에서 구한 경우는 달라지겠습니다만.

klyx의 이미지

XP까지의 윈도우 글꼴들은 일명 MS 코어 폰트라고 불리우는 것들을 제외하곤 윈도우 외의 곳에서 이용하는건 EULA위반으로 알고 있는데, 맑은 고딕은 해당되지 않나요?

linlin의 이미지

글쎄요. 그게 EULA 위반인가요? 정품 비스타가 있는 개인사용자의 경우는 fair use에 해당한다고 알고 있는데 자세히 알아보지는 않았습니다. 우분투에서 MS core font라는 패키지를 본 것 같아서 core가 뭔가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blkstorm의 이미지

예전에 임베디드 UI쪽 일을 했었는데, 폰트가 가끔 문제가 되었습니다.

폰트 파일 크기도 그렇고, 가독성이나 사이즈등이 주로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디자인 담당하고 이야기해보면, 폰트 제작비용이나 걸리는 시간이 만만치 않더군요.

큰 돈 들여서 만들어왔다는 폰트도 정작 제품 화면에 띄우면 metric info가 이상해서 약간씩 밀리는 경우도 있고,

폰트 엔진의 차이인 것같습니다만, PC에서 보이는 AA와 제품상에서 보이는 모습이 다른 경우도 있었습니다.

비스타의 맑은 폰트는 한국 MS에서 비용과 시간을 꽤 오래 들여서 만들은 것이라고 전해들었습니다.

솔직히, 한글 TTF는 오픈소스로, 또는 개인적으로 진행하기에는 무리인 분야같습니다.

PS:예전에 정통부하고 가전사들이 공동으로 폰트를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정통부가 '바람과함께사라졌'으니 없던 이야기가 되가고 있겠군요.

jachin의 이미지

'지식'과 관련한 '경제'를 관장하는 곳이니, 폰트의 중요성도 알만 하겠죠 뭐...

오히려 더 제안한 사업의 범용성을 살려 잘 추진하지 않을까 생각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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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 이제는 학생으로 가장한 백수가 아닌 진짜 백수가 되어야겠다.

orangecrs의 이미지

아는 지식이 '삽질' 이니 그들이 말하는 경제, 실리로 풀어보면 딱 어울리는 분야 같습니다. 기대하는 것 없는 정부지만 삽질코드에 딱 어울리는 일이네요...(여기서 실제로 폰트 '제작'에 일하시는 분들께 죄송합니다. '폰트 제작'='삽질'이라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힘들다는 이야기로 말씀 드린겁니다. 삽질에 창조성이 더해진것이 폰트제작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삽질을 피할수 없는 분야가 그쪽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누구는 삽질만 하려해서.... 욕보였다면 죄송합니다. 다르게 이해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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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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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Darkcircle의 이미지

폰트 제작자의 고충을 경험한 입장으로 한마디 하자면...
정말 밥 한끼 정도는 사드려야 하는게 아닌가 합니다.
수천자 찍은걸 휭~ 하고 날려버린 안좋은 추억이란...
그 이후로 폰트 찍어내는건 안하고 있습니다.
글쎄요... 인생에 여유로움이란게 남게 되면 그때 폰트를 다시 만들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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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함 1테라톤을 가방 보따리에 주섬주섬 짊어메고 다니는 아이 . . .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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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인이 되자 (/ㅂ/)

noblepylon의 이미지

디스플레이용과 인쇄용 양쪽으로 범용적으로 쓸 수 있는 공개 글꼴이라면 Linux Libertine O를 추천합니다. 오픈타입이면서도 포스트스크립트 자형을 채택해 깔끔하게 모니터에 출력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윈도상에서 이렇게 깔끔하게 나오는 글꼴을 보지 못했습니다.
Linux Libertine O 스크린샷

다만 한글을 커버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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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립보서 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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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립보서 4:13)

정태영의 이미지

얼마 전에 만들어놓았던 한글 글꼴 샘플 페이지 입니다.

http://mytears.org/resources/font-sample/

가진 글꼴이 많지 않아 저정도로만 -_ㅜ 아햏햏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 서체는 완성형 글꼴만을 커버하는 서체로 보심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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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그 꿈을 닮아간다...

http://mytears.org ~(~_~)~
나 한줄기 바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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