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dza 수렵채집인 사회와 오픈소스에 대한 비교 분석(1) - Hadza 사회

홍원범의 이미지

*오픈소스의 교환과 소유에 대한 인류학 석사 논문을 쓰는 중에 제 스스로 정리해보고자 적고 있습니다.
*Hadza 수렵채집인 사회와 이들의 소유 관념에 대해서는 Hann(1998)의 "Property Relations)에 실린 James Woodburn의 "Sharing is not a form of exchange: An Analysis of Property-sharing in Immediate-return Hunter-gatherer Societies"에 전적으로 의지했습니다.
*Hadza는 아프리카 서남부 탄자니아의 작은 부족입니다.
*이번 글은 Hadza를 다루고, (2)에서 오픈소스와 러프하게 비교해볼 예정입니다. 통문화적cross-cultural 비교가 흥미를 자아내고 오픈소스에 대한 재밌는 생각들이 떠오르신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우드번은 Hadza 사회의 사냥감 '공유(sharing)'를 분석하면서, 공유의 행위가 이들의 평등 이데올로기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Hadza 부족의 수렵꾼(사냥꾼)들은 사냥을 통해 개인이 획득한 고기를 부족민들에게 분배합니다. 이 사회에서는 자신이 잡은 사냥물이라고 할 지라도 이윤 극대화나 추후의 일을 위해 축적해두는 행위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여분이 있다면 나누어 주는 것이 옳다고 여겨집니다. 다른 이가 잡은 고기를 원한다면, 요청하면 됩니다. 요청 행위는 이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기본적으로 갖는 하나의 지위이자 자격이며, 고기를 나누어 주는 사람은 그 자격을 존중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공유는 수혜자의 대한 의무인 셈이죠. 나누어 주는 행위의 중심이자 시발점은 기부하는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받는 사람에게 있습니다. 이 사회의 구성원들은 공유를 주는 이의 선택이 아닌 받는 사람의 자격 혹은 권리로 이해합니다.

따라서 이 사회에서는 관대함, 아량이라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내가 사냥한 고기를 다른 이에게 나누어 주는 것에 대해 관대하다고 평가할 사람은 없습니다. 나는 단지 의무에 따라 공유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통상 선물 교환을 통해 형성되는 개인들 간의 의무감 역시 부재합니다. 내가 A로부터 고기를 받았다고 해서 내가 다시 그에게 고기를 되갚아야 할 부담감을 느낄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Hadza 사회의 공유는 분명 하나의 의무이지만, 개인 간의 호혜적(reciprocal) 의무가 아니라, 사회 전반에 대한 의무인 것입니다.

이 같은 의무적 공유행위는 몇 가지 중요한 사회적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먼저, 개인적인 부의 축적이 불가능해집니다. 비록 내가 들소를 사냥했다 하더라도, 내게 필요한 만큼만 내 몫으로 남길 수 있습니다. 따로 저장해 놓거나 몰래 숨겼다가 들키는 경우에는 엄청난 비난을 감수해야 합니다. 부의 축적이 불가능하니 거래를 할 수도 없습니다. '지금 너한테 고기를 좀 줄 테니, 나중에 내가 힘들 때 나에게 네 고기를 좀 다오'라고 거래나 청탁, 부탁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고기의 기부는 하나의 의무이므로, 지위나 명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이 사회의 구성원은 사냥의 생산성에 따라 권력을 부여받지도 않죠. 사냥을 잘 하고 많은 고기를 얻는다고 해서 사회적인 힘을 획득하는 것은 절대 아닌 셈입니다. 이들은 재산으로부터의 스스로를 '분리disengage'함으로써 의존의 위험을 사회적으로 배제하고, 권력, 부, 지위의 불평등이 생겨날 가능성을 제한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 사냥꾼들은 사회적 지위의 상승이라는 보상도 없이 고생을 해가며 사냥에 임하는 것일까요? 우드번은 이들이 사회적 보상 자체에 큰 관심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 대신, Hadza 사회의 사냥꾼들은 좋은 기술을 획득하고, 난이도 높은 작업을 해냈을 때 얻는 개인적인 만족으로부터 보상을 받는다고 합니다. 스스로의 만족감 자체가 보상이 되는 것이죠.
이 사회의 공유는 영양을 보충하려는 차원에서 기원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의 평등을 강조하는 정치적 차원에서 발현하는 것이라는 게 우드번의 주장입니다.

'내가 주니 너도 (지금이나 나중에) 다오' 혹은 '네가 주었으니 나도 주겠다'라는 형태의 의무적 호혜성(reciprocity)는 교환 관계에 대한 중요한 인류학적 개념입니다. 특히 Sahlins(1972)는 "Stone Age Economics"를 통해서 고대 사회에서 재화가 이동하는 방식에 호혜성과 재분배가 있다고 설명하고 주장합니다(경제사학자 Polanyi는 여기에 시장 자본주의 사회의 '교환'을 덧붙입니다). 그는 사냥감의 공유가 호혜성에 근원을 둔다고 말합니다. 고기는 선물 교환의 방식으로 한 개인으로부터 다른 개인으로 이동하고, 이 과정에서 개인간의 의무가 생겨나고 호혜성이 작동하는 것이죠. 미래에 내가 남의 고기를 필요로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공유의 근본적인 이유라는 것이 살린스의 주장입니다. 호혜성은 사회 내에서 일반적인 것(generalized reciprocity)이 되고, 결국 문화적으로 주된 교환 방식이 됩니다.

반면에 우드번은 Hadza 사례를 통해 이에 반박합니다. 그에 따르면 이 사회의 공유는 호혜성보다 재분배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안위보다는 사회적 압력에 의해 분배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남에게 무엇을 주고 다른 무엇을 받거나, 혹은 받을 약속을 맺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이데올로기 자체가 의무적 공유를 중심으로 짜여져 있는 것입니다.

댓글

tailblues의 이미지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나가실지 기대가 됩니다 :) 그런데... Hazdz족은 기본적으로 사적 소유의 개념이 없는 종족으로 여겨지네요... 우웅... (어디서 어떻게 오픈 소스 운동과 연결하실지 전혀 상상도 되지 않습니다. )

홍원범의 이미지

글이 어떻게 나갈지는 저도 잘 상상이 안 되고 기대가 됩니다...;;;(어이!!) 사적 소유의 개념은 좀더 깊게 생각해봐야겠지만, 사적으로 소유되는 물건이 전혀 없는 건 아니래요. 사냥에 쓰이는 활이나 금속으로 된 활촉, 가죽으로 된 작은 손가방같은 건 개인적으로 소유가 됩니다. 그것들도 남는 게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구요(준다기보다는 사람들이 먼저 달라고 한답니다). 그렇지만, 이걸 줄 때도 거래나 맞교환, 혹은 지연된 되갚음 같은 게 작동하진 않는다고 하네요. 제가 tailblues님께 화살촉 하나 달라고 부탁해서, 제게 그걸 주셔도 저는 거기에 대해 되갚거나 뭔가 다른 걸 줘야한다는 의무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거죠.
사적소유라는 것은 한 사람, 혹은 한 집단의 배타적인 소유 방식을 의미하는데, Hadza 사회에서는 소유 자체가 배타적인 것 같지 않습니다. 그와는 반대로 포괄적인 소유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잡은 고기도 사실은 모든 마을 사람들이 함께 잡은 것이나 다름 없고, 다른 사람이 잡은 고기도 마찬가지로 모든 마을 사람들이 함께 잡은 것과 같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식으로보면 오픈소스와 약간 연결지점이 있긴 합니다. 하나의 커뮤니티라는 이름으로 묶이는 것을 비롯해서, 오픈소스 개발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커뮤니티에 공헌한다고 말씀하시죠. 가령 제가 어떤 코드를 작성해서 오픈소스로 공개한다고 하면, 저는 어떤 특정한 개인에게 그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픈소스 커뮤니티라는 보이지 않는 실체에 기부를 하는 셈이죠. 반대로 제가 어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아서 쓴다고 할 때라면, 저는 그 개발자와 공헌자들로부터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오픈소스 커뮤니티라는 더 큰 형태를 떠올립니다. 뭐, 많이 부족하지만, 이런 식으로 연결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근데, 사실 저도 어떻게 갈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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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zie의 이미지

저도 논문 주제로 뭘 할까 고민중인데, 반가운 주제를 보게 되어 기쁩니다. :D

홍원범의 이미지

아하핫,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이렇게 세상 다른 곳에 사는 우리가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금씩 적으면서 오픈소스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가져봤으면 합니다. 좋은 말씀 적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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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sign의 이미지

계속 올려주세요, 다음 글 내용이 기대 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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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내용들을 잊지 않도록 얼른얼른 정리해서 올려보도록 할게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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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선의 이미지

재미있는 사회로군요. 그 종족에게 컴퓨터 교육을 하게 되면 오픈소스를 많이 만들어 낼까요? :-)

한가지 궁금한 것은... 그 hazda 종족에 왜 그러한 사회적 의무가 부과되었는가 하는 것입니다. 뭔가 자연환경이나 기타 다른 특수한 요인이 있지 않을까요?

홍원범의 이미지

아주 짧은 생각입니다만, 우분투라는 말이 남부 아프리카 반투어에서 나왔고, 사람들과의 관계와 연합을 의미한다고 생각해보면, 이쪽 사회들이 일견 공유의 정신을 일찍부터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런 조사없이 그냥 떠올려본 생각입니다:) 오픈소스 생산량은....어떤 소프트웨어를 먼저 접하게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자연환경이나 다른 요인들에 대한 언급은 따로 없습니다. 다만 사냥은 거의 개별적으로 한다고 합니다. 적어도 사냥에 있어서는 서로 돕거나 하지 않습니다. 달리 말하면, 남의 사냥에 내가 투자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게 개인플레이를 하게되면 내 몫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도 하지만, 반면에 사회적 압력에 더 쉽게 굴복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여럿이 함께 힘을 모아 사냥을 했을 때, 사냥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이 몫을 요구하기가 더 힘들어집니다(좀 다른 이야기지만, 리눅스 커널을 GPLv3로 바꾸거나 엔터프라이즈용 라이센스를 새로이 적용할 때 할 경우에 모든 공헌자들의 합의를 얻어야 한다는 점과 유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공유 행위를 사회적 '의무'라고 판단하지만, 사실 그 사람들에게 그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느 사회든 자유와 평등이라는 두 덕목 중 어느 쪽이 더 강조되느냐에 따라서 사회의 성격이 결정된다고 보는데, Hadza 사회는 모든 사람의 지위 상 평등이라는 것이 개개인의 자유보다 월등이 높은 덕목인 것 같습니다. 평등이라는 도덕 관념이 먼저인지, 아니면 공유의 의무가 먼저인지에 대해서는 밝히기 힘듭니다. 하지만 둘은 대체로 함께 가도록 되어 있죠. 마찬가지로 재산과 불평등도 거의 늘 같이 붙어 있습니다. 결국 Hadza 사회는 재산의 축적 때문에 사람들 간의 불평등이 생겨나느니, 아예 별 필요도 없고 사는 데 지장없는 재산 자체를 없애버리자고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문헌자료 없는 사람들의 행태의 기원을 추적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서 학자들도 그저 이렇게 해석을 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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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raduenn의 이미지

상당히 인상깊은 이야기입니다.

한국전쟁에 대해 다룬 영화 동막골에서도 보면 마을 곳간이 나오더군요. 영화에서는 수류탄으로 곳간을 날려버린 군인들이 곳간을 채우기 위해 서로 싸우지 않고 마을일을 돕지요.
마을 곳간이라는 것을 보면서, 누군가가 곳간에서 음식을 많이 가져가는 등으로 인해 불화가 생기지는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동막골에서는 촌장이라는 존재가 있어 마을의 그런 분쟁을 조절할 수 있다고 보이지만요.

공산주의가 실패한 원인의 하나로 지목되는 것이 개인의 이기심인데요,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라는 사회적 의무가 개인의 이기심을 충분히 통제하지는 못했다고 느꼈습니다.

역시 사회 집단이 커지면 커질수록 그런 예는 접하기 힘들어지는 걸까요?

Summa Cum Laude

appler의 이미지

비교를 하시면서 논하시려는 것은 오픈소스의 체제 유지 방법에 대해서 논하시는 건가요?

근데 부족사회는 대체적으로 소규모로써

서로 공유 하여 자급자족 하는 문화아닌가요.....

부족이 작기 때문에 뭉쳐야 하고

그 무리를 유지 함으로서 몇몇 부족은 강성해지고 그래서 사회가 생긴것이 아닌가요??

라고....... 제 생각을 적습니다.

물론 제 생각의 바탕에는 어떤 문학적 배경도 없이

살아오면서 본 것 들은 것에 전적으로 의지 하고 있습니다.


laziness, impatience, hubris


laziness, impatience, hubris

不恥下問 - 진정으로 대화를 원하면 겸손하게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미친눅대의 이미지

첫째 저에게는 무엇보다 Hadza 사회와 그 구성원의 다양한 행동들을 근대 서양 정치 사상인 자유와 평등의 개념으로 해석하려는 행위 자체가 오히려 흥미롭습니다. 서양 백인 관찰자에게 보이는 최종 결과의 모티브나 내적 작용의 힘이 근대 서양의 자유와 평등 사상과 1:1 대응될수 있다고 가정하는건 아닌가요?

둘째 open source movement와 Hadza 사회의 공통점은 좋은 기술을 획득하고 난이도 높은 작업을 해냈을 때 얻는 개인적인 만족감인것 같습니다.

셋째 Hadza 사냥꾼들은 사냥을 혼자 한다고 했는데 반면에 오픈 소스 운동에 참가하는 대부분의 프로그래머는 협력을 하는 것이 차이점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협력 이면에는 개발자간의 형제애같은 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넷째 free software movement와 Hadza 사회의 차이점은 전자는 개인간의 호혜성에 바탕을 둔 공유(나는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에 접근할 수 있고 수정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고 믿고 너의 그런 권리를 존중하겠다)인 반면 (최소한 Woodburn에 의하면) Hadza 사회는 평등 사상에 바탕을 둔 공유네요. 이와 관련해서 한가지 궁금한 것은 free software movement와 open source movement는 같은건가요? 비슷하지만 차이가 있는건가요? 아니면 같은 주장을 하지만 그 철학은 전혀 다른건가요?

여러가지 흥미로운 점이 많군요. 아무쪼록 논문 잘 쓰시길 빕니다.

미친눅대의 이미지

Free Software와 Open Source Software는 결국 같은 것이라고 판단되네요. RMS와 그 동료들이 1983년 Free software를 시작했고 그것이 이어져오다가 1998년 Free가 주는 단어의 모호성(공짜? 자유?)와 그것으로 인한 기업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서 Free Software 대신 Open Software의 사용을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같은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만 RMS 및 Free Software 진영도 그에 동의하는지 궁금하네요.

http://en.wikipedia.org/wiki/Free_software
http://en.wikipedia.org/wiki/Open_source_software

codebank의 이미지

우연히 지금 제가 읽었던 책중에 이와 연결되는 부분이 있네요.
무라카미 카즈오라는 분이 지은이고 '유전자 혁명'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는데
이책의 거의 마지막에 인류의 진화론에 대한 부분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보통 우리들이 알고 있는 진화론은 다윈의 약육강식 진화론 즉, 강한 유전자만이
살아남고 약한 유전자는 도퇴된다라는 이론이었는데 1960년대 새로운 진화론이
나왔다고 합니다. 이름하여 '공생적 진화론'인데 약육강식에 의한 진화가 아니라
서로 돕고 도움받음으로써 더 좋은 환경을 만든다는 이론입니다.
이책에서 예로든 지역이 케냐인데... 그러고보면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살때에는
서로 돕고 살다가 유럽대륙으로 진출하면서 사유제산의 개념이 생겨난 것은 아닌가
하는 헛생각도 드네요. :-)

어쨌든 흥미로운 주제의 글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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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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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 되세요.

galien의 이미지

문화 인류학적 견지에서 봤을 때, 사회가 규모적 성장일 일어나게 되면 잉여 생산물이 생기게되고,
또 반대로 잉여 생산물이 생길 때, 사회가 규모적 성장이 일어날 수 있지요.

잉여 생산물이 생기고 사회가 규모적 성장이 일어났을 때, 고도화되어가는 사회 체계가 나타나는 데,
이 때 계급구조라던지 불평등한 현상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불평등한 사회가 평등한 사회보다 규모적으로 또한 조직적으로 발전되어있기 때문에
불평등한 사회가 평등한 사회를 굴복시킬 수 있는 힘을 갖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비극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런 논조로 보면 오픈 소스와 거대 자본 소프트웨어 회사의 관계가 반드시 그러리라는 법은 없겠지만
아무래도 오픈 소스에게 별로 희망이 없다는 결말이 보이는 것 같아서 고민스럽습니다.

인간의 탐욕을 과연 의지로 이겨낼 수 있는가 하는 문제까지로 발전되어 보여서 참 많은 생각이 듭니다.

이런 점에 대하여 홍원범님이 앞으로 글을 어떻게 써 나아갈 것인지 많이 기대가 되네요.

그냥 과거의 평등 사회만 논하실 것인지는 몰라도...

Prentice의 이미지

예전에 “셰익스피어, 티브족을 만나다”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일부 번역: http://blacksun.egloos.com/2069107

원문: http://www.cc.gatech.edu/grads/h/Idris.Hsi/Essays/Shakes_in_Bush.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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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에서는 인간본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만, Larry Wall의 “우리는 타협의 필요성에 대해 모두 공감한다. 다만 언제 타협이 필요한지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다”라는 말 에서 엿볼 수 있듯 인간본성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이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낯설어보이긴 해도 Hadza족의 공유도 인간본성의 일부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Coral의 이미지

전 공부하고는 담을 쌓아놓고 있었지만 말씀하신 것을 읽으면서 생각이 난것이 하나 있습니다.
쓰신 내용에서는 사냥감의 공유라고 하셨는데, 그것은 글자 그대로 사냥의 결과물에 국한되는 것인가요?
사냥의 전후의 과정에서 소요되는 제화나 인력에 대한것을 포함하는지 궁금합니다.
상식적으로는 사냥감이 아닌 사냥 자체의 공유인 듯 한데 그런 뜻으로 쓴 부분은 못본듯 합니다.

제 생각으로는 이 둘간의 차이는 크다고 봅니다.
사냥감에 국한된 분배라면 쓰신대로 개인적인 만족감외에는 없을듯 하지만, 사냥 전체를 뜻하는 것이라면 제분배라고 해석해도 되지 않을까요.

인천의 나사 풀린 산호...

인천의 나사 풀린 산호...

김일영의 이미지

이런 글을 보면 Richard Dawkins가 생각나는군요(실은 아는 것이 그게 전부라서...)
요컨대 "이기적 유전자"에서 볼 수 있듯, 사유의 "의식"이 있네 없네 하는 것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협업을 이루는 조건은 그보다 더 근본적인 것이지 "의식"의 여부가 핵심은 아니라는 것이고, 저 역시 매우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Hadza 사회에서의 결혼(? 번식? 허걱-_-) 행태는 어떤지 궁금해집니다.

그런데...
오픈소스 환경은 이기적 유전자에 의한 협업(역설적이지만) 형태로 보는 것만으로는 좀 괴리가 있어 보입니다.
오픈소스 환경이 하나의 생태계를 이룬 현재에서는 오히려 그런 요소가 생겼습니다만,
특히 초창기에는 다분히 신념과 의식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아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입니다.
말하자면 협력에 있어서 '천사'와 '배신자'의 자연 균형에서 볼 때,
신념과 의식에 의해 '천사'의 비율이 임계치를 상회하였기에 협업 생태계가 지속 가능한 상태까지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

여하튼 오픈소스 생태계를 구성하는 힘(?)이 "의식"이든 아니든, 소개하신 Hadza 사회의 "사유 의식 없음"과는 다른 종류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음... 그러고보니 오픈소스 생태계를 사회생물학적 관점에서 고찰하시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사회생물학에 대해 아는 게 쥐뿔도 없으면서 감히 제 입으로 이런 말을 하다니... 퍽!)

penance의 이미지

오 드디어 논문이 뼈대를 잡고 살을 붙여 나가네요.

얼마전에 국내 오픈소스 프로젝트 발달 상황 분석 연구라는 석사논문을 받았는데

이제 이 논문도 완성된다면 더 풍성해 질 것입니다.

syzipus의 이미지

얼마전에 읽은 자료에서는 증여 외에 상징 자본(브르디외의 개념으로)/친족 관계(kinship)로 설명하려는 아이디어가 있는 것 같은데, 이런 연구들은 어떻게 보시나요? 제가 본 글은 David Zeitlyn (2003), 'Gift economies in the development of open source software: anthropological reflections', Research Policy 32(7), 1287-291 입니다.

bellows의 이미지

저 부족은 직업이 어떻게 나누어지나요? 사냥을 하는 사람들이 따로 정해져 있는 건가요? (직업적으로)
아니면 모든 사람들이 때때로 사냥을 가는 건가요?
직업이 어떻게 나누어지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아마 추측인데 저 부족은 남여의 직업적 차이가 없을 거 같습니다만...
무척 궁금합니다.. ^^

아직은 갈 길이 멀다

Prentice의 이미지

http://en.wikipedia.org/wiki/Hadza_people

수렵은 남자가, 채집은 남녀 모두가 하는 것 같습니다. 채집 시 역할은 남녀가 같지는 않은가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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