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선택에서 '재미'가 차지하는 비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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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DP 여러분은 직업, 혹은 직장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재미'에 얼마나 큰 비중을 두고 계시나요?

이런저런 고민끝에 선택한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 하고 있는데, 업무에 있어서 이 '재미'라는 부분을 찾기가 꽤나 힘드네요.

학교생활을 마치고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할때, 실제 현업에는 흥미있는 문제거리와 그를 해결하는 내공이 깊은 고수분들이 즐비할꺼라는 기대에 차 있었습니만 현실은 그렇지 않더군요. 학교 수업의 term project만도 재미를 찾을 수 없는 업무에 꽤나 실망을 하고 있습니다.

개발자로서 언제나 공부하고 탐구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적용하는 일을 하고 싶었건만, 막상 하는 업무는 서류처리와 버그리포팅 뿐입니다. 지금 일하는 조직은 전산 담당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개발관련 기획, 설계을 하는데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디자인 단계부터 외주에 넘기는 방법으로 일을 진행하기 때문에 위에서 말한 버그리포팅과 서류작업이 일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비즈니스 로직의 설계는 실제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에서 합니다). 그래서 '재미'를 느낄만한 부분이 그리 없습니다.

물론 '재미'를 뺀 직업, 직장 선택의 일반적인 기준에서는 매우 훌륭한 곳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상당한 연봉에 믿기힘든 복지혜택을 제공하면서 정상적인 근무조건을 보장하는 곳이지요. 몇몇 특별한 사람처럼 학창시절에 fame을 얻어서 좋은 곳에 스카웃 되지 않은 이상 전산계통 학부 졸업생으로서 받기 쉽지 않은 대우입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을 쉽게 버리기가 힘드네요. 연봉이나 기타 복리후생이 더 못하더라도, 야근수당을 받지 못하고 하루에 16시간씩 일해야 한다하더라도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을 따라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할지... 아니면 젊은 혈기를 누르고 안정적인 삶에 만족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까요? 이런저런 생각이 많습니다.

ps. 매일 아침 거울 속의 나를 보고 이렇게 질문을 합니다.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내가 오늘하려고 하는 일을 하고 싶을까?" 그 대답이 "아니"가 된지 꽤나 오래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거울 속의 저는 언제나 "하지만 너는 20대에 억만장자가 되어봤던 누구가 아닌, 평범한 20대 청년일 뿐이야" 라고 덧붙이기에 쉽게 결심을 하지는 못하겠네요.

ps2. 글을 좀더 '약하고, 부드럽게' 수정합니다. 처음에 좀 쓸데없이 심각하게 적었군요. -_-;

ydhoney의 이미지

기본적으로 출근시간에 출근하고 퇴근시간에 퇴근하며 업무시간에는 업무를 하는것이 기본적인 직업의 정의입니다.

지금 하고있는 일에 대한 주요 권한을 본인이 가지고 있는것이 아니라면 그것이 본인이 좋아하는 일이던 아니던 결과적으로 비슷해질 수 밖에 없을겁니다.

전 다행히도 지금 제가 하는 일의 대부분이 제 권한 이내에 있고. 제가 하고싶은 일을 하며, 제가 하고싶은데로 하고 있고, 주요 업무 조율 역시 대부분 제 선에서 해결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예전과는 다르게 업무 내용 자체는 확 달라진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크게 불만을 가지지 않게 되어서 꽤 만족스러운 상태에 있습니다. 물론 원래부터 하던 일 자체가 일인지 취미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긴 합니다만, 업무를 대하는 마인드가 바뀌었다고 하는것이 좋겠네요.
 
====================어흥====================
짖지마시고 말씀을 하세요.

creativeidler의 이미지

즐길 수 없으면 피하라~ 라는 말이 있죠. ^^

gamdora의 이미지

회사 복지가 그렇게 잘 돼있다면 버리기 아깝잖아요.

남는 시간에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기여하는 겁니다!

오픈 소스가 님을 재미있게 할 것입니다. :)

익명 사용자의 이미지

재미있는 일은 기본적으로 업무가 되지 못합니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죠. 업무라는 것은 원래 일이 재미있건 재미없건 진행되어야 되는 속성이 있는 까닭에 반드시 재미는 없지만 해야 하는 업무가 있기 마련입니다.

하고 싶은 일로 시간을 쓰고 싶다면 돈을 포기해야 합니다. 업무가 취미가 되면 하고 싶을 때 하고 하기 싫을 때 안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집니다.

그런데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이 일이 업무든 취미이든 재미있다고 하고 재미없다고 하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인과관계를 엮어 습관이 들고 나면 더 이상 재미가 없으면 마치 자동차에 기름이 바닥나서 차가 움직이지 못하듯이 일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일은 그것이 업무든 취미이든 상관없이 재미있든 재미없든 아무런 조건 없이 진행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주위를 살펴보면 평생 직업이니 평생 취미니 평생 운동이니 하는 경우를 볼 수있는데 이것은 이런 conditioning 이 되고 나면 절대로 가능하지 않습니다.

어쨌든 스스로가 오늘이 인생 마지막 날이라는 가정하에서 이 일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이미 하고 있다면 적어도 이 일이 재미가 없고 아마도 님 인생에 별 가치가 없는 일이라고 이미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네요. 결정은 스스로가 하시면 될 겁니다. 하고 싶은 일에 매진하고 싶다면 과감히 지금의 돈과 경력을 포기하십시오. 그게 싫으면 재미를 포기하고 돈과 경력을 계속 쌓으세요. 어느 경우이든 나중에 인생 마지막 날에 후회가 적은 쪽으로 선택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싶네요.

다만, 어느 경우든 conditioning이 되어 있는 상황이니 그 점은 님이 이해를 하셔야 합니다. 즉, 두 개 중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재미있으면 일에 매진하고 재미없으면 일에 매진하지 않으려는 님의 인생 스타일은 두 경우 모두 바뀌지 않고 유효합니다. 하지만, 이것을 너무 추구하면 재미가 없어지면 일을 못하게 되는 문제가 생김을 사전에 인지하셔야 합니다. 게다가, 인생의 모든 것은 변하는 바 마치 계절이 여름에서 겨울로 바뀌는 것처럼 어제까지 그렇게도 재미있고 좋던 것이 오늘 꼴도보기 싫은 괴로운 것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도 인지하셔야 합니다. 즉, 좋은 것이 알고 보니 좋은 것이 아니고 나쁜 것이 알고 보니 나쁜 것이 아니더라는 것이죠.

어쨌거나 이건 어떤 일은 평생 한다는 가정하에서의 얘기입니다. 잠깐 할 것 같으면 좋으면 하고 싫으면 안한다고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Viz의 이미지

'재미있는 것을 일로 삼고 싶다는 자세'가 '재미없으면 주어진 일을 하지 않는 것'과 동일하게 생각되나요...? 저는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고민하는 저를 보고 많은 분들이

Quote:
재미있는 것을 하고 싶으면 니가 돈을 내고 해야지, 돈을 받는데 재미있기를 바라면 안된다.
라고 충고해주십니다.

하지만 어느 분야에서 대가를 이룰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언제나

Quote:
이 일이 너무 재미있어서, 너무 이 일을 좋아하다보니 이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라고 하더군요.

My Passion for the Vision!

My Passion for the Vision!

익명 사용자의 이미지

조금 의미전달이 잘못되고 있는 것 같네요. 대가들이 이 일이 "너무 재미있어서, 너무 이 일을 좋아하다보니 이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는 얘기는 오해하기가 쉽습니다. 그 사람들이 일을 하면서 재미를 느끼는 것은 사실이지만 재미있어서 -> 일을 좋아하고 -> 실력이 쌓이는 이 패턴이 반복되면서 대가가 된 것은 절대 아닙니다. 이렇게 인과관계로 패턴이 반복되면 중간에 분명히 끊기는 경우가 나오기 마련이고 일을 좋아한 만큼 싫어하게 되기도 쉽습니다.

님이 일을 정말로 좋아서 평생 하고 싶다면 한번 테스트를 해 보세요. 그 일을 하면서 너무너무 재미있고 행복하고 좋다고 칩시다. 그런데 그 일을 하게 되면 예를들어 (1) 돈을 포기해야 하고 (2) 예쁜 여자친구도 포기해야 하고 (3) 직장경력도 포기해야 하고 이런 식으로 포기해야 하는 댓가가 나온다고 가정해 봅시다. 님 경우에는 어느정도 댓가를 치러야 한다면 차라리 님의 꿈을 버릴 것 같습니까?

한번 여자로 비유를 해 보지요. 어떤 여자가 너무너무 예쁘고 마음에 들고 그래서 사랑하게되었다고 칩시다. 그런데 일단 둘 사이 관계가 맺어지고 나서 이 여자가 재수없게 불치병에 걸려 같이 지낼날이 얼마 남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예쁜 얼굴살이 병으로 썩어 문드러져간다고 칩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여자가 너무너무 좋아야 나의 좋아하는 마음으로 소위 관계를 평생동안 굳건히 이어간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겁니다.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님이 진짜로 일을 좋아해서 그것을 제대로 추구해보고 싶다면 웬만한 충격에는 그 좋아하는 마음이 흔들리면 안됩니다. 기본적으로 돈 못벌어도 오케이, 실업자 되어도 나는 이 일만 하면 행복하다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와야 합니다. 그 정도로 일을 좋아해야 소위 대가가 될 가능성이 쉽게 열리는데 한 분야의 대가들이 얘기하는 이 "너무 일이 좋다"는 얘기는 이정도로 미친듯이 일을 좋아하는 경지를 의미하는 겁니다.

그런데 님이 올린 글에서는 이미 님은 업무와 재미의 병행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재미는 대가들이 얘기하는 그 굳건한 재미가 아닙니다. 만약, 님이 정말로 너무너무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 지금 그러고 있겠습니까? 고민도 하기전에 지금 회사 그만두고 나가서 그 일에 몰두해 있겠지요. 아무리 지금 다니는 회사의 조건이나 환경 모든것이 최고라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따라서 님이 지금 생각하고 있는 재미는 환경이 바뀌면 흔들릴 가능성이 있고 또 재미가 변해서 재미없음으로 바뀔 가능성도 당연히 있다는 얘기를 적어본 것입니다. 이것 주의깊게 생각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을 님의 일로 삼게 되는 것은 님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다만 재미있는 것에 몰두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많이 쌓이기 마련이고 그러다보면 재미있는 것을 업무로 삼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따름입니다. 같은 얘기의 반복이지만, 님이 어떤 일을 정말로 재미있어하며 몰두한다면 이것을 업무로 삼지 못하더라도 개의치 않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이렇게 좋아하는 마음이 굳건하지 못할때는 아예 처음부터 취미활동과 같은 길을 선택해서 좋아하는 마음이 다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 주거나 아니면 아예 좋아하는 마음을 포기를 하고 대신 돈과 경력을 쌓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 되는 겁니다.

어쨌든 다른 것을 모두 포기할 정도로 미친듯이(!) 무엇을 좋아해 볼 것인지, 아니면 적당히 좋아하며 편하게 살 것인지는 개인의 선택입니다. 다만, 둘을 다 선택할 수는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대가들은 거의 모두 자신의 일을 좋아하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자신의 일을 미친듯이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서 대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인생을 마치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것 또한 사실입니다.

warpdory의 이미지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재미 없다면 안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재미만 쫓지도 않습니다.

적당한 '재미'는 있어야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적당해야 한다는 거죠.
자신의 업무가 지겹거나 증오스러워서는 안되겠지요.

저도 제가 맡은 일 중 진절머리 나는 파트가 1,2 개는 있지만, 그거야 더 큰 재미를 느끼기 위한 댓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예를 들어서 실험비 관련 결재를 맡기 위해서 저쪽 ... 재경팀 담당자를 설득한다든가, 결재 올렸는데, 예산초과했다고 반려한 것 다시 한참 추가 설명해서 다시 결재 올리고 .. 또 반려 받고 다시 올리고 ... 이러는 것 등등... 이 아주 지겹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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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가에 햇살을 받으며 석양까지 행복한 여행을...
웃으며 떠나갔던 것처럼 미소를 띠고 돌아와 마침내 평안하기를...
- 엘프의 인사, 드래곤 라자, 이영도

즐겁게 놀아보자.
http://akpil.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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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가에 햇살을 받으며 석양까지 행복한 여행을...
웃으며 떠나갔던 것처럼 미소를 띠고 돌아와 마침내 평안하기를...
- 엘프의 인사, 드래곤 라자, 이영도

즐겁게 놀아보자.

익명 사용자의 이미지

일반적으로 - 그렇지 않고 매우 주관적인 생각인지도 모르지만 - 재미있는 일이란 흔히 노가다성 아닌 머리 많이 굴려야 하는 일들인 경우가 많죠.

그런 일은 일 자체가 많지않고 일할 수 있는 사람 수 역시 많지 않고, 보수나 조건도 좋은 게 보통입니다.

별로 재미없는 일로 시작하더라도(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재미있는 일을 꾸준히 찾으려고 하고 거기에 맞는 실력을 키우면서 기회를 노리다가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semmal의 이미지

서울에서 일하다가 부산으로 내려왔습니다.

서울에서는 새벽까지 일하고 주말에도 출근하고 그랬는데

부산에서는 나름대로 재밌어하는 일을하면서 칼퇴근합니다.

그래도 돈으로 따지면 연봉 이천정도 적습니다.

재미와 칼퇴근이 이천만원정도의 가치가 있느냐? 하면 지금은 없는 것 같습니다;;;

시간나니깐 여자친구도 사귀게 되는데 이제는 쪼달리니깐 돈쓰는게 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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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many legs does a dog h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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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many legs does a dog have?

ed.netdiver의 이미지

카투사 마치시고 취직 하셨나봐요~
(순전히 이곳에 남기셨던 글로써만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아마도 Viz님은 '재미'라는 용어를 사용하셨지만, '열정'과 같은 의미로 쓰신게 아닐지 싶습니다.
(서명도 그렇고~^^;)

열정을 간직하고, 식지 않게 유지하고, 발휘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 않을까요?
opensource세계에 열정을 쏟으셔서, 대가의 반열에 오르신달지~

저야, 그닥 재미없는 일들(재밌을 때도 있어요~-0-;;)을 하며 어떻게든 빈대붙어 살려는 별볼일 없는 중생이긴 합니다만,
그 '열정'이란 부분은 어떻게든 꺼뜨리지 않으려고(아니 어쩌면 이미 그런건 사그라들었고,
그런게 있었다는 기억을 더듬으려는 발악으로...살아 숨쉬는 사람을 동경하는 좀비처럼?^^;) 바둥대는게 있다면,
장혜식님의 irc채널에서 죽돌이를 한다거나, 그 주위분들(김창준님, 류창우님 등 많죠~^^;)의 blog를 스토킹한다거나,
bug reporting을 해본다거나, 멋진 opensource작품들을 잘 써본다거나 하고 있습니다.^O^//
정말이지 멋진 분들이고, 그분들의 능력을 떠나서, 생명력이 넘치시는것 같아, 보고 있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져서 말이죠~ㅎㅎ

위의 박영록님의 말씀처럼 즐길수 없으면 피하라는 것도 좋지만, 지금 보유하신 훌륭한 유휴자원을
잘 활용해보시는 방향으로 생각해보시면 어떠실지 싶습니다.

어줍잖게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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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ノ \(´∇`)ノ \(´∇`)ノ \(´∇`)ノ
def ed():neTdiVeR in range(thE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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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 ed():neTdiVeR in range(thEeAr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