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및 벤처 기업으로의 이직...

choco6의 이미지

저는 국내 대기업 개발 부서에서 근무하다가 현재는 공기업의 전산 파트에서 4년차로 근무하고 있는 30대 중반의 개발자입니다. 처음에는 지금 회사에서 큰 규모의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서 개발팀으로 공채 입사하여 프로젝트에 참여했지요. 그동안은 참 재미있게 일했습니다.
원래 R&D, 개발, 프로그래밍 쪽을 천직이라 생각하며 좋아하기 때문에 회사 내에서도 재미있게 일하고 능력있는 사원으로 인정받으면서 근무했지요.
그런데 올해 초로 개발 프로젝트가 마무리가 되었고 제가 몸담고 있는 개발팀은 해체 되어 전산 운영으로 흡수되었습니다. 자연히 제 업무는 유지보수와 운영으로 바뀌게 되었죠. 그렇게 몇개월을 보냈는데 솔직히 요즘은 루틴한 업무들이 지겹고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게다가 지금 회사가 IT기업이 아니다보니 신규 프로젝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근무하는 동안은 평생 이런 시시한 일들만 하면서 살거라는 생각이 드니 정말 답답하고 의기소침해지네요.
물론 예전 대기업 보다는 개인적으로 여유도 있고 보수도 괜찮은 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기업이다 보니 고용이 불안하지도 않구요.
그런데 요즘엔 솔직히 제 능력과 역량을 썪히며 살고 있다는 생각에 짜증도 나고 뭔가 도전적이고 바쁘게 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 집니다. 저는 바쁘게 살지 않으면 자꾸 쓸데없는 생각을 하게 되고 삶을 무의미하게 소모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래서 몇몇 구직 사이트에 제 이력서를 등록시켜 놨지요. 제가 하던 일이 임베디드쪽과 디바이스 드라이버쪽이다 보니 제게 컨택이 들어오는 회사들이 셋탑박스나 네트웍 드라이버를 제작하는 벤처나 중소 규모 회사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요즘 고민중입니다. 제가 그동안 대기업에서만 근무하다 보니 솔직히 그런 작은 규모의 회사가 어떤 환경이고 어떻게 일하는지 전혀 지식이 없습니다. 그리고 나이가 있다보니 아무래도 고용불안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고... 현재 셋탑박스나 임베디드 분야의 작은 기업에 근무하시는 분들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30대 중반 이후의 커리어 패스가 어떻게 되는지 다른 분들의 예도 듣고 싶기도 하구요.

mycluster의 이미지

웬만하면 옮기지 않으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벤처기업이나 작은회사로 갈 생각이시라면 '사장'으로 가는 것 이외에 '월급장이'로 가는 것은 결국 지금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커리어 패스가 더 안좋을 듯 합니다.

차라리, 그 회사에 좀 더 있으시면서 Project Leader로서의 자질을 최대한 키운다음에(물론 관리자의 길도 좀 가야겠지요) 벤처로 옮길때 최소한 CTO이상으로 가십시오.

한번 나가서 30대 중반이후에 다시 큰 회사로 오기는 불가능합니다. 마지막 베팅을 하기에 적합한 회사, 적합한 지위인지 고민해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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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위의 리눅스 윈도위의 윈도우 리눅스위의 익스플로러

kihongss의 이미지

더 큰 산을 바라보고 계시네요~
부럽습니다. 저는 언제쯤 큰 산을 바라볼수 있을지.
저도 개발을 천직으로 여기고 지금까지 달려왔습니다만,
(그래봤자.. 이제 1년차입니다. ;; )
여유없는 생활과 미래에 대한 불투명함 때문에
이렇게 사는게 맞는지 조금은 회의가 들기도 합니다.
아무쪼록 선택 잘하셔서, 좋은 커리어를 만들어나가시길
바랍니다.
월급쟁이보다는 윗분 말씀처럼 CTO가 폼나네요. :D

oasis의 이미지

옮기실려면 그 회사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가세요.
저는 대기업갈 능력이 안되서 중소기업 전전하는데 저 한테는 상당양의 급여를 못 받은채로 회사 나왔습니다.
왠만하면 그냥 있으세요.

뭐 경제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Just for fun"이나 "밥값, 기름값"벌려고 다닐수는 있겠지요.

atie의 이미지

프로그래밍이 천직이라고 언급하신 것과 지금의 상황이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생각이 되니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꼭 프로그래밍의 즐거움을 회사일로만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제 개인 생각으로는, 공기업의 안정감과 내 즐거움을 동시에 갖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 합니다.)

지금의 상황에 도전할 만한 돌파구를 찾는 것이라면 중소기업의 오퍼를 받는 것 보다는 몇년 간 해외 근무도 괜찮을지 모릅니다. (저도 대기업 8년차 때 미국으로 와서, 지금 7년째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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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paint objects as I think them, not as I see them.
atie's minipage

opiokane의 이미지

혹시라도 중소기업에 가실 때는 회사보다는 사람들을 보고 가세요.

George double you Bush has two brains, the left and the right, like normal people. But the problem is that there is nothing right in his left brain and there is nothing left in his right brain"

eou4의 이미지

opiokane wrote:
혹시라도 중소기업에 가실 때는 회사보다는 사람들을 보고 가세요.

공감 싱크로율 99.941%
(소기업 1년차 연구원)

ㅎㅁㅎ

펭귄맨의 이미지

아는 분이라면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면서 말리고 싶습니다.

펭귄맨

오리주둥이의 이미지

choco6 wrote:
저는 국내 대기업 개발 부서에서 근무하다가 현재는 공기업의 전산 파트에서 4년차로 근무하고 있는 30대 중반의 개발자입니다. 처음에는 지금 회사에서 큰 규모의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서 개발팀으로 공채 입사하여 프로젝트에 참여했지요. 그동안은 참 재미있게 일했습니다.
원래 R&D, 개발, 프로그래밍 쪽을 천직이라 생각하며 좋아하기 때문에 회사 내에서도 재미있게 일하고 능력있는 사원으로 인정받으면서 근무했지요.
그런데 올해 초로 개발 프로젝트가 마무리가 되었고 제가 몸담고 있는 개발팀은 해체 되어 전산 운영으로 흡수되었습니다. 자연히 제 업무는 유지보수와 운영으로 바뀌게 되었죠. 그렇게 몇개월을 보냈는데 솔직히 요즘은 루틴한 업무들이 지겹고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게다가 지금 회사가 IT기업이 아니다보니 신규 프로젝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근무하는 동안은 평생 이런 시시한 일들만 하면서 살거라는 생각이 드니 정말 답답하고 의기소침해지네요.
물론 예전 대기업 보다는 개인적으로 여유도 있고 보수도 괜찮은 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기업이다 보니 고용이 불안하지도 않구요.
그런데 요즘엔 솔직히 제 능력과 역량을 썪히며 살고 있다는 생각에 짜증도 나고 뭔가 도전적이고 바쁘게 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 집니다. 저는 바쁘게 살지 않으면 자꾸 쓸데없는 생각을 하게 되고 삶을 무의미하게 소모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래서 몇몇 구직 사이트에 제 이력서를 등록시켜 놨지요. 제가 하던 일이 임베디드쪽과 디바이스 드라이버쪽이다 보니 제게 컨택이 들어오는 회사들이 셋탑박스나 네트웍 드라이버를 제작하는 벤처나 중소 규모 회사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요즘 고민중입니다. 제가 그동안 대기업에서만 근무하다 보니 솔직히 그런 작은 규모의 회사가 어떤 환경이고 어떻게 일하는지 전혀 지식이 없습니다. 그리고 나이가 있다보니 아무래도 고용불안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고... 현재 셋탑박스나 임베디드 분야의 작은 기업에 근무하시는 분들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30대 중반 이후의 커리어 패스가 어떻게 되는지 다른 분들의 예도 듣고 싶기도 하구요.

부러울 뿐이네요.

그나저나 요즘 중소기업들 왜 경기가 풀리지 않는걸까요.

훌륭한녀석의 이미지

스타 중소기업이라면 어떠세요? CTO를 노려보심도..

monovision의 이미지

atie wrote:
프로그래밍이 천직이라고 언급하신 것과 지금의 상황이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생각이 되니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꼭 프로그래밍의 즐거움을 회사일로만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제 개인 생각으로는, 공기업의 안정감과 내 즐거움을 동시에 갖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 합니다.)

강추.
회사를 옮기시기 보다는 오픈소스나 개인 프로젝트를 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돈 그까이꺼 조금 받더라도 하고 싶은거 하자~ 라는 생각을 하시는거 같은데,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사시는것(중소,벤쳐)과
안정적인 수입을 가지고 오픈소스 및 개인 프로젝트를 하는 것은 알게모르게 심리적, 물적인 면에서 차이가 심하다고 봅니다.

돈 없이도 살 수는 있지만, 있는 돈을 버릴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합니다. 하고 싶으신 일을 보니 회사를 옮기지 않고도
충분히 자기만족을 하실 수 있으실 거 같습니다.

아니면... 님이 자신있어하는 분야에 이제 막 뛰어든 초보자들을 위해 강의나 문서 작성, 커뮤니티 활동도 좋을 것 같습니다.

ysch0i의 이미지

atie wrote:
프로그래밍이 천직이라고 언급하신 것과 지금의 상황이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생각이 되니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꼭 프로그래밍의 즐거움을 회사일로만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제 개인 생각으로는, 공기업의 안정감과 내 즐거움을 동시에 갖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 합니다.)

동감입니다! 금전적이나 대우에 불만이 없으시고 안정적인 직장이라면 그보다 좋은곳이 어디있을까요. 굳이 나오셔서 중소기업에 갈 이유는 별로 없다고 보입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분들 보면 회사 나름이겠지만 일뿐만 아니라 이것 저것 걱정이 많으시더군요.(회사가 망할껏 같다는 둥...)

여가시간 동안 하시고 싶은 분야쪽에 활발히 활동하시는게 나중에 커리어에 도움이 덜 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하긴 주위 사람들과 달리 열심히 일 하려면 독한맘먹긴 해야되는데 이게 또 말처럼 쉽지 않긴 하죠 ;;

서명없어요.

warpdory의 이미지

요새 면접 보러 다닙니다.
- 오늘도 2군데 봤습니다. 면접비.. 의외로 쏠쏠합니다. AMD64 머신도 이걸로 샀습니다.

가는 곳마다 재미있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분야도 다양합니다. 반도체 업체, 장비 업체, 장비 오퍼상, 컴퓨터 하드웨어업체(산업용 보드죠. 일종의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업체, 금융권 서포트 업체.. 등등..

아직 결정 못했습니다.

어쨌거나 ... 이번 계약 끝나면 일주일 정도는 여행간다는 건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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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가에 햇살을 받으며 석양까지 행복한 여행을...
웃으며 떠나갔던 것처럼 미소를 띠고 돌아와 마침내 평안하기를...
- 엘프의 인사, 드래곤 라자, 이영도

즐겁게 놀아보자.

peinsiro의 이미지

쩝 부럽네요.
남들은 들어가지 못해 안달난 곳에 있으시면서 부족한 무언가를 찾지 못해 불만이시군요.
하지만, 정말 다시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어떤 사람들은 하지 말라고 그러면 더 하려고 하는데, 이런 청개구리짓은 제발 부탁인데 하지 마세요.

아인슈타인은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양자물리학 이론을 세우고 연구할 수 있었습니다.
메탈리카의 리더로 유명한 (이름모름)씨도 진정 자기가 하고 싶은걸 하려면 적당한 소득이 보장된 안정된 직장을 먼저 가지라고 했습니다.

현재 상태가 한마디로 몸이 근질근질하다고 표현하면 딱 맞다고 봅니다.
지금 공기업,공직 빼고 철야에 야근 없이 일하는 곳이 얼마나 될까요?
가정은 어떻게 하실것이고, 막상 현실로 닥쳐온 일처리에 밀려 본인이 원했던 여러가지 것들을 고수할 수 없어서 느끼는 후회에 대해서는 고려해 보지 않으셨습니까?
따땃한 방안에서 방금 배달온 피자를 먹으면 밖에서 오뎅국물 마시는게 부러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다시 찬찬히 생각해 보시길 당부드립니다.
직장은 단지 돈벌이 수단일 뿐입니다. 명심하세요.
세상의 수많은 오픈소스 프로그래머들도 본업이 다 프로그래머가 아닙니다.
영어실력과 개발능력이 수준급이라고 판단되시면 대형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참가하셔서 일조해 주세요.
그게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개발자들을 위해 더 큰 보답이고 본인에게 더욱 보람있는 일일 겁니다.

충고 귀담아 들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정직하게 살자.

tinywolf의 이미지

짬나는 시간 동안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투자해보는 건 어떨까요?
전 최대한 칼퇴근하는 안정된 곳에 근무하면서 짬나는 시간(여유가 있다면 일과시간 마저도)동안 제가 하고 싶은 개발을 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 것이라고 요즘들어 생각하고 있습니다.

ㅡ_ㅡ;

wfellow의 이미지

저와 비슷한 나이, 경력이신것 같아서 그냥 지나치지를 못하겠네요.. 한마디로 충고를 드린다면,... 옮기지 마세요!

제 경우를 말씀 드리자면, 대기업에서 일하고 남는 시간에 재미있게 오픈소스 작업도 하고, 풍부한 자원(장비)들로 인해 공부도 많이 했답니다. 그렇게 경험을 쌓고서 인정을 받을때 쯤, 보안관련 벤처기업(중소기업)으로 이직을 했습니다. 돈도 많이 받고 하고 싶은 것 하고 좋은 건 몇년이었습니다. 나라가 휘청하니 타격이 크더군요. 이전 직장에 그냥 있었다면 일단 먹고 살 걱정이 없을테니 스트레스를 풀 취미생활만 찾으면 되는것 이었는데,..라는 후회가 잠시 들더군요. 남들이 알아주는 대기업에다가 안정적인 직장을 때려치고서 무언가를 하려 한다면 극단적으로 깡통을 찰 수도 있다는 각오를 다져야 합니다.(요즘 경기를 보면 거의 다 깡통이죠ㅡ.ㅡ).

예전에는 업무외시간에 오픈소스 작업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거나 했지만, 이젠 먹고 살 생각에(처자식을 굶길순 없잖습니까?) 엄두도 못냅니다. 풍족할땐 잠시이고 거의 그외의 시간은 전투의 연속이라 보시면 됩니다.

작금의 상황은 우물안 개구리가 나을 수 있습니다. 세상살이 얕잡아 보지 마십시요. 그만큼도 못 가진 사람들에게는 배부른 자의 농담으로 밖에는 안들립니다.

ps: 내 자식 굶어야 할 때 돌아버리지 않는 부모 없습니다. 그런 상황을 몇번 봐도 괜찮으시다 싶으시면 지금 이직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안정적인 곳에서 작은 곳으로의 이직이 모두 성공하는건 아니라는 생각을 꼭 가지시고요...

-----[꼬릿말 절취선 시작]-----
삽질전에 먼저 구글신께 기도하자.
-----[꼬릿말 절취선 끝]-----

오리주둥이의 이미지

peinsiro wrote:
쩝메탈리카의 리더로 유명한 (이름모름)씨도 진정 자기가 하고 싶은걸 하려면 적당한 소득이 보장된 안정된 직장을 먼저 가지라고 했습니다.

제이슨 입니다.

choco6의 이미지

좋은 충고와 조언들 감사합니다.

atie의 이미지

일주일 휴가 내고 여친과 제주도 갔다오면 해결될 고민으로 보입니다. :evil:

ps. 시간이 지날수록 일이 주는 즐거움보다는 생활이 불편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더 크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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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paint objects as I think them, not as I see them.
atie's mini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