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지, 혹은 질리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하시나요?

ed.netdiver의 이미지

안녕하세요, 우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 주위에도 많이 있겠지만, 이 업계일에 지치거나 질려서 아예
업계를 떠나버리는 경우, 다른 길을 찾는 경우들 제법 많으시죠?
저야 말은 예나 지금이나 백발되서도 인두기 붙잡고, 키보드 두드리고,
스코프 만지면서 살고 싶다고 되뇌이고 있지만서도, 그 마음이 예전같지
않은건 사실입니다.

왜 그렇게 사람들이 업계를 지긋지긋해 하는가를 놓고 보면,
정말의 refresh, charge가 없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실로 엄청 hard하게 drive되어버리곤 하죠...

몇일 몇주씩, 혹은 몇달씩 밤새가며 일하다가 어쩌다 마시는 술같은걸로 하는
기분풀이가 아니라, 정말로 다시 일할 맘이 들고, 또 새롭게 일을 시작하고 싶게
만드는 그런 refresh가 없지 않나 싶거든요.

또한, 일을 계속하다보면 느끼는 지식적 고갈상태.. 분명 뭐 어떻게 저떻게
하면 나오지 싶은 식의 경험치는 올라가도 그런 기계적이고 경험적 업무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과 세계로 나아가고픈 마음 뭐 그런 것을 이야기하는겁니다.

그런데, 그런게 우리나라같이 열악한 환경에서야 정부고 회사고 신경써줄
턱이 없잖습니까?(100%라고는 할수 없군요. 그런 곳도 없진 않죠.)

결국 각자 알아서 그렇게 스스로를 관리하고 정리해나가야 할텐데,
그게 참 어렵더라 이겁니다.

나오는 배가 아예 터져버리지 않게 하기 위해 한두층 정도는 걸어준달지,
지긋지긋해지는 일거리를 기분이나마 새롭게 충전해서 할수 있달지 하기
위해 하는 각자의 방법론을 들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지금 engineer시라면 계속 engineer로 존재하고 싶은 분에 한해,
engineer로 존재하기 위해 하는 자기 방어적 행위라고도 할수 있을라나요.ㅡ.ㅡ;

그럼 좋은 말씀 많이 해주세요.^^;

하니의 이미지

제가 학생 때 썼던 방법이고, 앞으로도 계속 쓸 방법같은데요.

학생 때, 지독한(?) 슬럼프가 있었습니다.

학교 들어감과 동시에 빠져든 "재미거리"가 있었는데, 전공공부 하면서 정말 재

미있게 했습니다. 그러다가 2학년 2학기 쯤에 "슬럼프"가 찾아오더군요.

공부가 재미 없어진 것입니다. 게다가 다른 애들과는 다르게 "공부"에만 너무 집착(?) 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결국은 "다른 재미거리(리눅스)"에 빠져들면서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

지금 H/W 관련 일을 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RTOS/Linux"를 보면서

지내는데 괜찮네요. "전시회/세미나"를 찾아서 주말을 이용해서 참석하기도

하구요. 아, 이번엔 대구 Revolution OS 상영회에 참석해서 영화도 보구.

늘 하던 일이 아닌 다른 재미를 찾아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하는 일

에 대해서 "질린다"는 생각이 안드네요. (적성이고 천직(체질?)이라고 생각합니다.)

Quote:
지금 engineer시라면 계속 engineer로 존재하고 싶은 분에 한해,
engineer로 존재하기 위해 하는 자기 방어적 행위라고도 할수 있을라나요.ㅡ.ㅡ;

최근에, 정해진 시간까지만 일하고 나머지(한 7~8시 이후부터 11시정도)
시간은 개인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공부(RTOS/Technical Writing등)를 하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ps. 업무와 관련된(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공부를 하면 윗 분들도 긍정적으로 봐줬으면 좋겠는데(개인 능력 증가 -> 회사 경쟁력 증가),
아직은 안그런 경우가 많은 것 같네요. :cry:

[니 칼은 니가 갈아라]

chpjy의 이미지

자기능력이나 또는 경험등이.... 실제로 진보된다고 하면 일이 힘들어도 계속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일이 요즘 힘이 든다고 생각이 많이 되는데...
그나마 조금씩 자신을 위해서 도움이되는 것을 찾고 진보가 되면 힘이 생깁니다.
IT일이 전부 다 알아서 하지도 못하고 또 안다고 해도 진짜 진지하고 하나씩 해나가면서 완벽성을 추구하면 그나마 성취감이 있을 텐데... 일정에 따라 하게되니 성취감보다 일정에 의해 끌려가게 되네요... 일단 저는 제 자신의 성취감이 있으면 일이 힘들어도 계속 힘이 생깁니다.

luscent의 이미지

소설책을 왕창 빌려보세요.

저 같은 경우엔 한참 하다가 공부하기 싫거나.. 미치도록 답답할 경우

아예 컴퓨터는 일단 접어두고 집 근처 책방에 가서 소설책을 왕창 빌려옵니다.

물론 무지 긴거 말고.. 흥미위주로 읽을수 있는것들..

컴퓨터는 쌍방향이지만.. 책은 본인이 느껴야 작가와 쌍방향 합의가 되는것

같으네요.. 아무재미가 없다면 텔레비젼과 차이가 없겠지만..

일반 컴퓨터 책 혹은 다른 관련서적보다는 또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너무 컴퓨터쪽만 하면 안좋더군요.. 거기에 게임은 금물입니다.

더 머리아파집니다.

또 근처 운동장에서 미치도록 한번 달려보세요.. 학교운동장도 괜찮구요.

자전거 타고 근처 산에 끌고 올라가서 한번 달려보세요.. 심신을 달래보세요.

ㅡ,.ㅡ;;의 이미지

지치거나 실증날때.. 절호의기회를 놓치지 않고 얼른그만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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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ely_c의 이미지

ㅡ,.ㅡ;; wrote:
지치거나 실증날때.. 절호의기회를 놓치지 않고 얼른그만둔다..

올 25 일날 그만 둡니다....^^
넘 기분좋네요....ㅋㅋ

정보공유는 자신감의 표현입니다

최종호의 이미지

merely_c wrote:
ㅡ,.ㅡ;; wrote:
지치거나 실증날때.. 절호의기회를 놓치지 않고 얼른그만둔다..

올 25 일날 그만 둡니다....^^
넘 기분좋네요....ㅋㅋ

어떤 일 하실 예정이세요?
혹시 직업을 '부자' 로 바꾸신건가요? ㅡ.ㅡ?

환골탈태의 이미지

재미가 없어도
재미있다고 생각하고
재미있는 일들을 계속 찾아보세요...

예를 들어 새로운 리눅스 배포본을 베타 테스트 한다거나
평소 수동으로 삽질하던 작업을 자동화 해본다거나 (한글화 작업 등등)
윈도우 에서 하던 게임들을 리눅스에 돌릴수 있도록
wine을 손본다거나 리눅스용 실행 프로그램을 찾아서 돌린다거나..
리눅스용 오피스로 오피스환경을 꾸며본다든지..
아마도 리눅스 데스크탑 환경에 관심을 가지시면..상당히 재미있을겁니다.

그래도 재미가 없으면 오픈소스개발에 참여해 보셔도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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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Hardy로 업그레이드 하고 있습니다.

naho77의 이미지

최종호 wrote:
merely_c wrote:
ㅡ,.ㅡ;; wrote:
지치거나 실증날때.. 절호의기회를 놓치지 않고 얼른그만둔다..

올 25 일날 그만 둡니다....^^
넘 기분좋네요....ㅋㅋ

어떤 일 하실 예정이세요?
혹시 직업을 '부자' 로 바꾸신건가요? ㅡ.ㅡ?

전 이미 바꿨습니다.
4년 정도 it에 있다가 공*원으로

it에 있을때는 공*원이 너무 부러워 꼭 하고 싶었는데..
월급이 적긴 적더군요..

k2hyun의 이미지

술을 왕창 때려먹고 술병나서 하루 무단결근합니다.

"야~~ 그렇게 때려먹고도 살아있어서 다행이다~~"

라는 생각으로 recharging 되더군요. ㅡ.ㅡ;;

알콜 의존도가 꽤 높은 상태인건가요??

더 이상 없다.

rkdskd의 이미지

저 같은 경우에는 직업(?)과 관계없는 것들을 많이 해보는 것입니다.
시간내서 .운동..책읽기.. 노래듣기..영화보기..등산..여행..이런것을 하다보면
하는 일에 더 열정적으로.... 할 수 있게 되더군요..
될 수 있으면 시간을 많이 투자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기술들에 많이 관심을 가지고 그 중 재미있겠다 싶은것을 한 두 가지 골라서 수박겉핧기식으로 공부합니다.
그 다음에 정말 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면 조금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곤 하죠.
재미없으면 바로 때려치우구요...
자기가 하고 있는 분야는 늘 조금씩 공부하구요...
전 대충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서지훈의 이미지

항상 새로운걸 하고...
자신의 분야에서 1인자기 되기 위해 노력하세요...
그럼 하루 24시간 부족하고, 질리 틈도 없습니다.
하면할수록 모르는것 뿐이니...-_-ㅋ
인간의 한계를 절실히 느끼긴 합니다만...
질리는 일은 없죠... 가끔의 슬럼프는 어쩔 수가 없지만...
전 또 이를땐 시체놀이를...

<어떠한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하양 지훈'>

#include <com.h> <C2H5OH.h> <woman.h>
do { if (com) hacking(); if (money) drinking(); if (women) loving(); } while (1);

xster의 이미지

저도 졸업하고 2년 반동안 한 회사에서 일하다가 이번달이면 회사를 떠납니다.
몸도 않좋아지고 열심히 일하지도 않게 되고...
많이 지친 상태입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한 탈출이 바로 회사 때려치우고 한 반년 쉬는 것입니다.
쉬면서 인생에 관해서도 생각해보고 공부도 하고, 앞으로의 일에 대한 계획도 세우고....
아직 실업자가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은 상황이라면 한번 백수가 되 보세요..
혹시 의심스러우시면.. 나중에 반년 후 결고를 알려드리겠습니다.

ed.netdiver의 이미지

좋은 말씀들 감사합니다.

저는 어느새 올해로 8년차인 engineer입니다.
요즘도 쭉 밤샘작업을 하고 살지만, 과연 이게 맞는 방법일까 하는 생각이 더
절실히 들곤 합니다.
그냥 그렇게 소진하는 삶이 싫어졌다. 이런것보다는, 뭐랄까요 보다 장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다시금 추스릴 때가 된것 아닌가 싶다는 겁니다.
그냥 소극적이고 수동적으로 현재 주어진 상황을 타개한다는 명분하에
일상에 이끌리기보다는 보다 주체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커져간다고나 할까요.

보통 이바닥 전망 세가지정도로 꼽죠.
통닭집, 기술영업, 작은회사 연구소장 비스무리한거...

업계전반의 기술력은 하향평준화되어가고, 실제 진보된 기술이라고 신문에
나오는 용어나부랭이의 핵심은 전부 우리것이 아닙니다.
우선 먹고 사는 것이 급하다는 핑계(?)로 여기까지는 온것 같은데,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제까지의 동력으로는 역부족인거죠.

어느 물리학도가 바라본 이공계 위기의 본질이란 글이었나요?
엇그제 우연히 다시 보게 되었답니다.(실은 철야한답시고 남았다가
서핑으로 saxboy님 홈피까지 흘러들어가서는 거기 스크랩된걸 읽게 되었죠)
답 안나오는 자조섞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보다 건설적인
논의를 통해서 힘받는 삶을 살고 싶은데, engineer들. 잘도 파편화되어있죠.

사실 너무 두리뭉수리한 이야기라 뭐 더 구체적으로 나올 이야기도 없겠네요.
signal과 digit가 혼재되고, opcode와 operand가 같아지는 날.
숨겨진 주파수특성으로부터 본질을 찾아내는 지점에서야 matrix로부터
해방될런지도 모르겠단 헛소리를 떠올려봅니다.
(뭐 어차피 아무 의미없는 주절거림입니다.ㅡ.ㅡ; )

그럼 좋은 하루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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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ノ \(´∇`)ノ \(´∇`)ノ \(´∇`)ノ
def ed():neTdiVeR in range(thEeAr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