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와 참여, 그리고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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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있었던 우분투 한국 사용자 커뮤니티, 여름 파티에서 발표한 주제입니다.
시간이 길어질 것 같아 '번역' 부분은 제외했었습니다. 대신 엉뚱한 얘기를 했습니다만 ;;

요즘 인터넷은 적극성이 많이 부족한듯 합니다만 ?
vim 은 공짜로 배포 ?

이 두 글을 읽다보니 제가 했던 얘기와 비슷한 부분이 있어 몇 마디 늘어 놓아봅니다.

우선 발표에서 한 얘기의 중심은 "오픈 소스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커뮤니티 활동이다. 이는 개발만큼 중요한 것으로 실제로 훌륭한 프로그램과 개발자를 보유하고 있으나 커뮤니티 활동과 사용자의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프로젝트들도 많다. 따라서 커뮤니티 활동에 자부심을 갖고 더 열심히 하자." 였습니다.
중요한 예로 커뮤니티 활동에 웹 2.0 서비스 업체들과 올블로그, 그리고 커뮤니티 활동이 부족한 예로는 오픈오피스 한국어 커뮤니티 등을 들었고요.

 
번역..
저도 번역을 합니다. 어떻게 하느냐? 발로 합니다.
생판 첨 보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어라? 괜찮은데?"
번역합니다. 그 프로그램의 기능따위 알리가 없습니다. 일단 스트링만 가지고 번역을 합니다.
"나중에 고치지 뭐.."
그런데 버그리포트는 전혀 없습니다. 간혹 제가 발견한 것만 고치게 되고, 결국 원래 기능과는 전혀 상관없는 오역들이 덕지덕지.. 그게 계속 이어집니다.

그리고 버그리포트도 가끔 합니다.
버그질라나 이슈트랙커 등을 이용하면 그쪽을 통해 할때도 있고, 게시판이나 메일로 보낼때고 있고..
근데 이거 굉장히 귀찮은 일입니다. 하다못해 오역 보고만 해도, po 파일 열어서 번역자 메일 주소를 확인해서 메일을? 안하고 말죠. -_-; 그리고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오역도 없습니다. 왜냐? 발견한 이는 그게 오역이라는 것을 아니까요.

 
그런데 재미난 일이 있습니다.
잘 아는 사이나, 메일을 주고 받은 사이에서는 오역이나 버그 리포트가 잦다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그 분들이 개발자여서도 아니고 프로그램이나 영어를 잘 알아서도 아닙니다. 단순히 "누가 하는지 알고 있고, 대충 얘기해도 되니까." 입니다. 버그질라를 통할 때보다 100만배쯤 쉽다라는 거죠. 반대로 얘기하면 뭔가 어렵고 귀찮으니까 다들 보고를 안하는 것입니다. 이를 또 반대로 얘기하면, 그 절차를 쉽게 해줄 수 있다면 다들 보고할 거란 것이고요.

위에서 언급한 두 글도 그런 의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가볍게 쓴 글입니다. 물론 가볍게 쓴 글이기 때문에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매번 해당 게시판에 찾아가서, 혹은 버그질라를 통해.. 를 요구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것도 모든 사람들에게 말이죠. 그렇다면 커뮤니티, 특히 사용자 커뮤니티라는게 필요없게 됩니다. 지식인과 다를바 없는 그저 문답 게시판이 되고 맙니다.

 
커뮤니티란(물론 KLDP가 그런 사용자 중심의 커뮤니티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냥 모여 웃고 떠들자, 혹은 모르는 거 물어보자." 라는 욕구를 해결하는 곳뿐만 아니라, 혼자 하기 힘든 일(시간이 없어서, 관심이 적어서, 알지 못해서)을 함께 하고, 해결해 갈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무엇보다 커뮤니티가 중요한 것이고요.

이를 오역 리포트에 적용하면 오역이 발견되었을 때, 커뮤니티를 통해 누군가의 머릿속(언젠가 보고해야지)에서 잠들지 않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에 노출시킬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수 있으며, 최종 오역 보고까지의 과정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도 있고(예를 들어 그 메일 주소 죽었더라. 아니면 현재 액티브한 관리자를 내가 안다.), 이런 것들이 모여 바로 자체 오역 보고 체제가 되는 것이겠지요.

 
마지막으로 몇몇 분들이 하신 "(여기다 해봐야) 아무 말 하지 않는 것이나 별 다를 바 없으므로, 직접 보고하라." 라는 말씀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닙니다만(뭐 100% 이해할 수는 없겠지요), 말씀하신 분이나 다른 분들이 지금까지 어떠한 사람들이나 어떠한 행위를 보아오셨던 간에, 그랬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런 사람들이나 그런 행위가 계속 반복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물론 필요없는 행위나 분쟁을 피할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에이 뭐 결국 그렇게 될 건데.." 라는 뉘앙스는 사실 조금 불편합니다. Vim 경우만 해도 이런데에 올려봐야 결국 반영된 케이스는 전무했다할지라도, 지금 막 예외(?) 케이스가 탄생하지 않았습니까?

개인적으로 다소 심한 비아냥을 들으며(국내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이건 마찬가지더군요.) 오픈소스라든가 KLDP 라든가, irc 에 정착하려고 노력해와서 그런지 몰라도.. 도움을 주지 못할망정 비꼬거나 힘을 빼거나 차갑게 대하는 건 자제해주셨으면 합니다. 모두가 떠나가고 난뒤, 아는 분들 몇 분이 맥주잔이나 기울이며 "옛날에는 말야.." 하실 거 아니지 않습니까? 자꾸자꾸 새로운 피를 흡수하고 그들을 교육하고 일을 떠넘기고 ;ㅁ; 그래야죠.

 
에고.. 글이 이상하게 가는군요.
혹 이 글로 인해 불편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냥 개인적인 생각이니 그러려니하고 넘어가 주셨으면 합니다.(라기보다 읽기 불편한 분들이 더 많을 듯 ;;)

keizie의 이미지

"직접 보고하지 않을 바에야 아무 말 하지 않는게 낫다."고 정리하셨는데 전후가 바뀌었습니다. "(여기다 해봐야) 아무 말 하지 않는 것이나 별 다를 바 없으므로 -> 직접 보고하라"는 것이죠. 꼭 제가 한 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제가 읽어본 다른 분들의 말씀도 마찬가지였다고 생각합니다. 아니라면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느끼셨는지 직접 인용해주시겠습니까?

Mr.Dust의 이미지

아뇨 kz 님 정리가 맞습니다. 저도 그 부분이 조금 미심적었는데, 다시 찾아보지는 않았네요.
해당 부분을 수정해 넣겠습니다. 제 요점은 "여기다 말해도, 아무것도 안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잘한 일일 수도 있다." 라는 것이니 kz 님의 지적으로 그 점이 더 명확하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