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로서 가질 수 있는 비전이 무엇일까요?

gurugio의 이미지


어제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뭐하고 사나 이야기를 하다가요
어쩌다보니 우리가 왜 사는지 무엇이 목적인지
언제까지 이렇게 당장 한걸음만 고민하면서 살아야 하는지 말이 나왔습니다.

요즘 회사일에 여유도 있고 결혼준비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생각하게 되는데요
개발자로서 무엇을 위해 공부하고 개발해야 하는지
아니 개발자가 되야할지 공학자인기 연구자인지
내가 대체 뭘 해야할지 뭘 하고싶은지를 생각하고 있지 않은것 같습니다.

얼마전 Acclerated C++책을 보면서 따라해보고
객체지향설계입문이라는 책을 보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공부를 해보고 있습니다만
이것도 잠시의 흥미일뿐 어떤 궁극적인 목표가 없더라구요.
단지 지금하는 포팅업무가 지루해서 좀 벗어나보려고
아니면 하드웨어 회사의 분위기가 싫어서 자유로운 분위기의 회사로 이직하려다보니
대강 이렇게 눈앞의 이익에 대한 생각을 하지만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결국 그렇게 잠깐의 선택이 헛되버리는 경우가 많지요.
단적으로 지금 이 회사에 처음 올때는 그렇게 좋을 수 없더니
이젠 조금 힘들고 지루하다고 얼른 나가고만 싶어하는걸 보니 그런것 같습니다.

개발자로서의 인생.. 실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십년일지 이십년일지 모르겠지만
그 시간동안 그리고 될 수 있으면 그 이후에도 뭔가
이런 것을 하고 싶다.. 아니면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이런게 있으신가요?

권순선님은 리눅스의 보급이나 KLDP의 운영이 개발자 인생의 한 부분일것 같고
저와 같이 어셈러브를 운영하시는 형님은 어셈블리의 보급으로
보안 기술 강화라는 한 목표를 가지고 계시더라구요.

저도 이런 목표/비전이 생긴다면 그걸 위해 당장 눈앞의 어려움도 이기고
한 길로 나아갈 수 있을것 같은데.. 없는것 보다는 낫겠지요?

흠... 공부하기 싫어서 이런 생각을 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공부할게 너무 많다보니 무엇을 선택해야할지 고민도 됩니다.
목표가 생기면 선택도 잘할 수 있지 않을까요?

jachin의 이미지

목표가 생기면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할 마음은 생깁니다만,

그렇다고 선택의 여지가 줄어들거나, 고민하는 사안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노력하느라 바빠서 고민할 시간이 줄어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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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 이제는 학생으로 가장한 백수가 아닌 진짜 백수가 되어야겠다.

winchild의 이미지

"어떤일을 할 때 즐거우신가요?"

이 질문에 님께서 고민하는 문제에 대한 답이 있습니다.
컴퓨터에 발을 들인지 25년정도 되었습니다.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어려움이 닥칠때 이겨낼수 있는 유일한 이유는

"내가 좋아서 선택했다!"

이것이 어려움이 지나갈때 까지 참을수 있었습니다.
물론 주변에서 압력도 만만치 않지요. 생활비는 쪼달리고, 아내는 옆에서 악악대고...
그러나 무슨일을 하든지, 그런 어려움은 늘 닥치는 것이라고 말할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크게 몇가지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1. 돈 많이 벌 욕심으로.
2. 무엇을 할지 알수 없어서, 주변사람의 강권으로
3. 내가 좋아서
...

그리고 또 뭐가있지요? 여러분이 답글을 달아보세요. 제가 반박글을 올리겠습니다. ㅎㅎ

개발자로 발을 들이기는 했지만, 개발자가 아닌 다른 일도 했었습니다. 물론 그 개발자 이외의 일이 훨씬 수입도 좋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행복하지가 않았습니다. 일이 조금만 어려워지면, 능률도 떨어졌지요.

걱정이 되실분들도 있을것 입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이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할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잘 보이지 않지만, 외국의 머리가 허연 프로그래머들을 보십시요. 물론 나이에 걸맞는 실력을 갖추어야 하는것이 조건이기는 하지만, 그 실력은 자신이 경험이 축척이 되어서 그리 어렵지 않게 갖출수 있음을 확신합니다. 그 실력은 프로그램 개발외에 문서작성 실력, 다른 사람들앞에서 나자신을 표현하는 방법도 모두 포함됩니다. 안된다면 욕심을 줄이고, 적게 받으면 되기는 하지요.

어쩌다가 검색엔진에서 글을 발견하고, 주제넘게 끼어들었습니다.
부디 현명한 선택이 있으시기를...

- 겨울아찌 -
winchild@kldp.org

- 겨울아찌 -
winchild@gmail.com

brucewang의 이미지

windchild 님의 조언이야말로 살아있는 말씀인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할때 사람은 가장 행복한 것 같습니다.
비록 돈을 적게 받거나 환경적인 제약때문에 남들과 비교되더라도
돈 많이 받지만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할때의 비참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즉, Vision이란 뭔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일 그자체가 비젼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개발자로서만의 얘기가 아니라 모든 인간에 해당하는 이야기이고 우리가 모두 고민하는 것이 아닐까요?

gurugio 님의 꿈은 무엇인지요?
저는 그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을 못합니다.. ToT
그래서 어떤 면에서 참으로 비참합니다.

여담으로 제 얘기를 드려볼까 합니다.
.......

요 몇년 간 개인적으로 고민이 많았습니다. 내가 왜 사나... 내 꿈이 뭐였지?
그 고민을 하다보면 생각은 쓸 데 없는 사소한 생각까지 이어지며 끊임 없이 돌고 돕니다..

계속 개발자로 살까 아니면 남들처럼 장사라도 하면서 살까...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IT 외에는 아는게 없는데, 그럼 System Engineer를 할까 Manager를 할까 Consultant를 할까 Technical writer가 될까 QA를 할까,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분야를 할까... 나이들어서도 개발자 하려면 구인률이 높은 분야로 전향할까 아니면 계속 한분야를 파야 할까... 학위를 따야 할까? 결국 한달 벌어 한달 먹고 사는데 공부하면 가족은 누가 먹여 살리나.. 물가 싼 다른 나라로 가서 살까? 그러면 애들 교육에 도움이 될까? 등등...

고민의 recursion이 계속되다가 머릿속의 스택이 overflow 되기 전까지는 새벽 4시가 넘어도 잠을못자는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어느날 와이프한테 투정을 했습니다. "내 인생의 의미가 뭐야?" 그랬더니 와이프가 그러더군요
"철드세요. 당신만 바라보며 저렇게 웃고 있는 애들이 안보여요? 애들과 가족이 당신의 의미지. 의미가 없다뇨. 하고싶은 일만 하고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어요."
그말이 맞는 말 같았습니다.

--> Vision이 있건 없건 우리의 인생은 여전히 아름다운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명확한 Vision이 있고 그에 매진하고 그것때문에 매일매일이 즐겁다면 더욱 꽃같은 삶 일겁니다. 거창한 Vision은 없고 저처럼 저 자신의 삶에 회의가 있는 경우라도 자신이 다른 누군가에게 의미가 있다면 그 자신의 삶도 아름다운 의미가 있습니다.

톨스토이가 "인생론"에서 그런 주장을 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이해 했습니다)

"인간의 인생의 의미는, 다른 인간들을 위해 사는 것에 있다.

너는 하나의 별개 객체로서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원숭이와 같은 육체속에 살고 있지만, 사실은 우리의 의식은 보다 높은 차원에 존재한다. 우리의 의식은 높은 차원의 무궁한시공간에 함께 거하고 있으며 지금 잠시 육체안에 깃들어 있다.

너는 자신의 생명유지를 위해 일희일비하고 두려워하며 투쟁하고 사랑하는 (왜곡된 감정) 파충류 선조의 중뇌 수준에 머무르는 존재가 아니다."

더 이상은 제가 글재주가 없어서 톨스토이의 '이타적 생활이 자신에게 진정한 행복이 되는 이유' 와 '그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이성' 인 이유를 정리하지는 못하겠지만, 뭔가 느껴지는게 있었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저의 경우는 지금 제가 CTO 처럼 어떤 회사의 기술 최고 담당이 되거나 그에 준하는 기술 수준을 유지하도록 계속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면서 기술에 집중 할 것인지, 직접 많은 경험을 해보진 못하더라도 PMP를 공부하면서 프로젝트 관리에 집중할 것인지, 아니면 보다 눈을 넓히고 인맥을 넓혀서 어떤 기업의 임원으로서 회사를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것인지, 아니면 IT벤쳐 회사를 차릴 것인지, 아무것도 확신이 없습니다.

IT쪽에 대해서만 하더라도 이렇게 앞길이 보이지 않는 것이죠. 그 어떤것도 저 같은 사람에게는 쉽지 않은 길입니다. 그래도 저의 인생은 갑니다. 더군다나 저는 가족들을 먹여 살려야 합니다. 톨스토이의 고차원적 깨닮음을 저의 인생에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가 무슨 선택을 하던 제가 가족들에게 삶을 이어줄 수 있다면 적어도 죽을때 내 인생이 무의미 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믿고 싶구요, 다만 거기다 더해서 제가 좀더 그 인생을 즐길 수 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그 선택이 무엇이 되었건 말이죠. 남들 눈은 의식 안하려고 노력합니다... 돈 많은 사람이, 권력자가, 보다 똑똑한 사람이 저나 가족을 무시할지도 모르겠지만, 자신의 행복은 그런 사람들의 영향을 받지 않고 결국 자신이 선택하면 되는것이 아닐까... 생각 해 봅니다.

gurugio 님의 질문에 답변해 드린것이 하나도 없어서 죄송합니다...

PS> 자기가 쓴 '댓글'이 부끄러워 삭제하려면 어찌 하면 되나요? ToT 이글 지우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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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의 이미지

낙장불입입니다.
(요즘 미투데이에 재미를 붙여서;; ㅋㅋ)

저도 뭔가 한참 주절주절 적다가 다시 읽어보고 부끄러워서;; 댓글쓰기를 누르지 않았었어요..

#kill -9 world

brucewang의 이미지

Desmond가 Sayid Jarrah와 함께 섬을 벗어나면서 시공장애를 겪습니다.
결국 과거의 Daniel을 만나 이러저래해서 장애를 벗어나는데...

어쨌든, 방법은 있을지 모릅니다. 여기는 신기한 일이 벌어지는 섬이니까요.

From> LOST에 정신팔려 현실을 구분 못하는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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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의 이미지

데스몬드가 시공장애를 겪은 것은 섬을 벗어나면서 생긴 일이지 않나요?
여기는 KLDP 입니다. 후훗 (여기도 섬일까요? ;;)

#kill -9 world

brucewang의 이미지

섬을 벗어나면서 생긴 일입니다.

다니엘이 로켓 날리는 실험을 하면서 자기장 문제를 운운하고, 또 다니엘이 타고 온 배에 있는 몇명이 섬 근처에 온 이후 데스몬드와 동일한 증상을 일으키다가 죽게되죠.

다행히 데스몬드는 자신의 constant인 페니를 찾아서 문제를 해결하게 됩니다.

제 글 내용을 알아주셔서 넘 lucky~ ㅋㅋ

PS> 섬이 아니었던가요? 핫, 여기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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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ner의 이미지

그래서 반려인 여자가 없으면 사회문제 정말 많이 생길지도....

그 반대도 있겠지만...

죄송하지만 제가 댓글을 달아서 이제는 수정도 못하시겠네요... (꾸벅~)

brucewang의 이미지

이런 경우 John Locke는 허공에 대고 외칩니다 "What am I supposed to do~!!??"
시즌 4부터는 cabin에 들어가서 Jacob에게 다음엔 뭘 해야 할지 물어볼 수도 있겠는데...

너무 하십니다. 오마이잣~

PS> 철이 들어 있으면 Orchid 기지에서 시공jump할때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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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rugio의 이미지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제가 롤 모델로 모시고 있는 (저혼자 남몰래 모시고 있는..)
권순선님께서는 이 KLDP를 운영하시는 것으로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도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계시지요.

저도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남을 돕는 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틈틈히 미약하게나마 홈페이지에 문서를 만들어 올리거나 하지만
말그대로 미약하지요.
그래서 앞으로 한 이십년정도 제가 바라보면서 노력할 수 있는
목표를 가진다면 설령 그때 그 목표에 못미친다고 해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것 같습니다.

제 친구도 제게 지금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최선이다라고 말해주었지만
아마도 제 성격이 그 친구와 다른것 같습니다.
미래에 대한 목적이 있고 그것을 준비하는 것에서 행복을 느낄때가 많으니까요.

제가 좋아하는 것은.. 아니 지금가지 좋아했던 것은
컴퓨터의 내부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회로 그리고 보드 뜨고 칩을 사서 납땜하는 하드웨어 개발해보고 (짧지만요..)
커널 스터디도 참가해서 공부하고 드라이버 관련 공부도 하고
시스템 프로그래밍 공부를 했습니다만
지금 대기업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것은 제가 공부한 것들이
입사할 때부터 큰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아는 분들께 여쭤보니 대기업에서는 직접 개발하는 비율이 적고
외주 개발/관리의 비율이 크므로 직접적인 개발 경험은 적은 단점이 있지만
큰 시스템을 개발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조언을 많이 들었습니다.

현재는 좋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 뭘 해야 할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의 설계나 기획부터 프로그래밍까지의 업무를 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이 듭니다.
너무나 많은 분야가 있어서 어떻게 나아갈지 망망대해에 있는 기분입니다.

제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가지고
남을 돕는 행복까지 누릴 수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일단 열심히 공부해야겠지요 뭐.. ;-)

얼마전에 어떤 책에서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만약 한번도 실패하지 않는다는 가정을 했을때
너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그것을 해라"

----
세상을 바꾸는 것은 단 한 사람. 오직 하나님의 사람뿐이다.
http://www.asmlove.co.kr
http://blog.naver.com/gurugio

brucewang의 이미지

지금 대기업에 다니시는군요.

우선 부러움 한방~

그러면, 그 좋아하시는 분야를 적용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 보시면 어떨까요..
인터넷과 인맥을 총 동원해서.

1. 그 회사의 제품이 본인이 좋아하시는 것과 (거기서 cover하게될 영역, 주제) 많이 일치 하는가 (100%일치하는 경우는 거의 없죠),
2. 그 회사의 Vision이 본인과 많이 일치하는가, 즉 남들이 하니까 따라하는 회사가 아니라 정말 그 Vision을 향해 달려나가고 시련을 견뎌 낼 각오가 되어 있는 회사인가
3. 자신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는 회사인가, 즉 인적/시스템적 환경에 의해 제약이 따를 수 있는가
4. 자신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즉 독려하고 경쟁하며 같이 배우며 발전 할 수 있는 사람들과 환경인가.

우선 위에 것들만 보시고 고르고 고르셔서 그중에 나머지 조건에 해당하는 곳에 입사하시면 어떨까요. 옮기실 곳이 대기업이 아니라도 괜찮지 않을까요? 결혼을 앞두고 계시니 자금 문제도 분명 고려해 보셔야 할테구요. 자신의 결정에 대해 주위 분들을 설득하는 문제도 조금 힘들 수 있겠지만요.

아무튼 현명한 선택을 하시길~

PS> Open Source Project 중에 본인이 좋아하는 것과 유사한 프로젝트는 없나요?

PS> ㅋㅋ 세번째 글 수정. 앗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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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rugio의 이미지

그런 회사가 있으면 냉큼 옮기고 싶지만
주위에 물어볼수록 우리나라에 그런 회사가 어디있냐고 반문하거나
벌컥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리눅스 커널 프로젝트가 제가 좋아하는 프로젝트지만...감히..

저는 오픈소스 프로젝트 개발 참여로 얻는 것도 많다고 믿지만
현업에서 체험하면서 배우는게 좀더 많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투입되는 시간이나 집중도나 업무가 더 비중이 있을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숫자가 3개 이상 써있으면 수열이 아닐까 의심하는 사람인데
그 숫자는 잘 모르겠는데요... 수열이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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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것은 단 한 사람. 오직 하나님의 사람뿐이다.
http://www.asmlove.co.kr
http://blog.naver.com/gurugio

brucewang의 이미지

아, 제 signature에 나오는 수열 말씀하시는 건가요?

이 숫자는 Dharma initiative 라는 비밀 단체의 어떤 과학자가 발견한 숫자 입니다. Valenzetti Equation이라고 불리는 인류멸망시점을 계산하는식의 상수값 이라고 하는데, 아직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Dharma initiative 는 '아마도' 이 상수값을 '초자연적 에너지가 흐르는' 어떤 섬의 환경을 변화시킴으로써 변경시키고자 했나봅니다. Swan 이라는 이름의 지하기지에 있는 8bit 컴퓨터의 콘솔에서 매 108분마다 이 수열을 입력시키지 않으면 그 섬의 초자연적 에너지가 overflow해서 어떤 악영향을 일으키게 되고요.

http://www.lostpedia.com/wiki/Numbers

ㅎㅎ 그냥 LOST 팬 임을 나타내는 signature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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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e:
저는 오픈소스 프로젝트 개발 참여로 얻는 것도 많다고 믿지만
현업에서 체험하면서 배우는게 좀더 많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투입되는 시간이나 집중도나 업무가 더 비중이 있을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물론 일을 하시게 되면 open source에 신경을 쓰실 시간이나 에너지가 바닥이 나는 경우가 많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직접 일을 하시면서 습득하시는 지식도 많으실 것이구요. 말씀하신 집중도도 그렇습니다.

그래도, 하시는 업무가 좋아하시는 것과 다를 경우는 Open Source Project도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런 자기시간(프로젝트)을 갖으시려는 노력을 하다보면 일 중독에서도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기도 할 것 같습니다.

(이미 대기업에서 일하셔서 다 아시는데 제가 자꾸 이런 것도는 말씀만 드리네요.)

하시는 일과 좋아하시는 것이 많이 일치한다면, 그것은 정말 행운이겠습니다. 대신 다른 조건이 부족한 경우들이 많겠죠. 그런 경우 저라면 적절한 연봉이라면 일이 일치하는 회사가 우선일 것 같습니다. 그런 회사에서 회사 사람들과 같은 Vision을 갖고 회사를 키우고 자신도 키우는 것..

회사 생활은 같은 상생의 조직이기도 하지만 엄연히 피고용자로가 되는 것이라 고달픈 일들이 많죠. 대기업의 경우 잘 짜여진 조직 관리는 어떤 경우 숨막히는 족쇄가 되기도 하고, 엔진 부품으로서의 의미만 보일 경우도 있겠군요.. 그때 힘이 되는것이 Vision과 사람 입니다 (저에게는). 그래서 몇가지 조건을 언급해 봤습니다.

자꾸 말씀을 드릴수록 제가 잘 말씀을 드리는것인지 정말 두렵습니다. 인생은 답이 없으니까요. 사람도 다 다르구요.

계속 실제적으로 도움드리는 말 없이, 상투적인 메시지들로 도배를 할 것 같아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아무튼 Good luck 입니다~ !!

PS> 아... winchild 님 같은 대 선배님들께서 좀 글좀 남겨 주셔요. 제가 글 남기는거 참 주제넘는것 같습니다... T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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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por의 이미지

아무리 봐도 로또 번호 같아요...-_-;;;

brucewang의 이미지

'헐리' 라는 극중 인물이 실제 저 번호로 로또에 당첨됩니다.
그 돈으로 궁궐같은 집에 차들, 그리고 여러 회사들을 인수하게 됩니다.
Locke가 다니는 상자 회사도 인수하구요.

하지만 저 번호로 로또 당첨이 된 이후 일들이 계속 꼬이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로또를... 해보고 싶어요.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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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선의 이미지

gurugio님은 두달전 ms korea에서 kldpconf했을 때 뵙고 말씀드리기도 했지만... 고민이 너무 많으신것 같습니다. :-)

저를 롤 모델로 삼으신다니 영광입니다만 저 역시 그냥 평범하디 평범한 사람들중 한명에 불과합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기에 차이가 있다면 좋아하는 일이 그럭저럭 뚜렷하게 몇가지 있다는거... 그리고 그걸 하기 위해서 꽤 오랫동안 기다릴 수 있었다는거 정도인것 같습니다.

만약 그런 일이 무엇인지 쉽게 찾지 못하시겠다면(쉽진 않을겁니다.) 너무 높은 곳을 보지 말고 당장 처해 있는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는데 매진해 보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꿈이나 비전... 뭐 이런거 말고 학생이라면 좋은 학점, 회사원이라면 좋은 고과 등등... 그렇게 하다 보면 꿈이나 비전 등이 자연스럽게 생길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저도 말은 이렇게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는거 잘 압니다. 그럴거면 애초에 방황을 안 했겠죠. 실은 저도 그렇게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나고 나니 아쉽더군요. :-)

김정균의 이미지

제 생각으로는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전... 죽기 살기로 합니다. 이거마저 못하면 먹고 사는데 지장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T.T
천재부류가 아닌 둔재 부류에 속하기 때문에 몸으로라도 때우고 있습니다. (좋게 말하면 경험이지만 --+)

그리고, 항상 남들 눈에 띄기 위해서 먼가 좋은 먹이감이 없나 항상 사방을 둘러봅ㄴ디ㅏ.

youlsa의 이미지

개발자로서의 비전이라면... 당연히.... 건물주인이죠. ^^

=-=-=-=-=-=-=-=-=
http://youlsa.com

=-=-=-=-=-=-=-=-=
http://youlsa.com

jachin의 이미지

카페 주인이지요... +_+=b
====
( - -)a 이제는 학생으로 가장한 백수가 아닌 진짜 백수가 되어야겠다.

neogeo의 이미지

꿈의 개발사를 차리는 것입니다.

무야근 무일정강요

모든건 개발자 서로의 계획하에 상의해서 척척.

XP 100% 완전 적용.

TEST 팀 상시운영.

* 근데 이 꿈을 이루려면 10년정도는 아무 수입없이 회사가 굴러가야하므로 건물을 사는 수밖에 =3=3=3=3=3=3=3=3

Neogeo - Future is Now.

Neogeo - Future is Now.

warpdory의 이미지

일단 이건희한테 양자로 들어가는 게 빠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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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가에 햇살을 받으며 석양까지 행복한 여행을...
웃으며 떠나갔던 것처럼 미소를 띠고 돌아와 마침내 평안하기를...
- 엘프의 인사, 드래곤 라자, 이영도

즐겁게 놀아보자.
http://akpil.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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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가에 햇살을 받으며 석양까지 행복한 여행을...
웃으며 떠나갔던 것처럼 미소를 띠고 돌아와 마침내 평안하기를...
- 엘프의 인사, 드래곤 라자, 이영도

즐겁게 놀아보자.

BSK의 이미지

이짓을 하던 저짓을 하던 ... 결국 마음은 공허하더군요.

개발할때는 그래도 공허하지는 않더군요.

/* ....맑은 정신, 건강한 육체, 넓은 가슴으로 세상과 타협하자. */

/* ....맑은 정신, 건강한 육체, 넓은 가슴으로 세상과 타협하자. */

winchild의 이미지

무엇인가 만드는 기쁨~~

그래서 컴퓨터를 쉽게 버리지 못하는것 같습니다.
한가지 더 기쁨을 배가하는 방법은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서 그 창조의 능력을 사용할때 인것 같습니다.

- 겨울아찌 -
winchild@kldp.org

- 겨울아찌 -
winchild@gmail.com

peinsiro의 이미지

맞습니다.

아무리 잣같은 하청업무라도 그 안에서 무언가 창조할 거리가 있으면 개발에 몰입이 되지요.

그나마 재미가 있으니깐 그렇게 툴툴대면서도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것이죠.

정직하게 살자.

winchild의 이미지

제가 드린 답글에 brucewang 님의 공감에 감사를 표합니다.
철학적인 글들을 추가해 주셔서, 읽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ㅎㅎ

그런데, 한가지더 보태드린다면~

단순하게 살자 입니다. 젊었을때에 제법 철학책도 섭렵을 했고, 하늘의 별을 올려다 보면서, 우리 인간은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 물리학 책을 보면서, 우리안쪽으로도 얼마나 작은 미소세계가 있는가 하고 생각을 했었지만, 그런 생각 내가 좋아서 따라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면 다 허무한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요즘에는 멀리내다보지 않고, 눈앞의 일에서 모든것을 결정하고, 단순하게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멀리 내다보라고 하지만, 사실 그 멀리내다보는대로 된일이 어디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정말 세상사, 내맘대로 뿐만 아니라, 누구 맘대로 되는거 하나도 없습니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도 맘대로 못하는 세상아닌가요?

그러니까 바로 현재에 내가 즐거운일, 행복한 일을 선택해서 열심히 하는것이 최선이라는 답을 얻고 있습니다. 지금 최선을 다해서 행복하게 살았다면, 내일도 당연히 그렇게 살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일에 행복하기 위해서 지금 행복하지 않을 길을 선택했는데, 내가 바라는대로 그렇게 될가능성이 얼마나 있을까요? 그런 가능성에 속지 마시기 바랍니다. 지금 좋아하는 일을 잡아서, 즐기세요... 그게 행복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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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공식적인 자리에서 엔지니어의 길을 꺽었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공표를 했지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최종적으로 제가 만든 프로세서 아키텍쳐에 제가 만든 컴파일러로
제가 만든 OS를 돌려서 하나의 시스템을 만드는것이 최종 목표였는데
다들 어중간하게 한것 같습니다.

프로세서는 HDL로 코딩해서 간단한것 만들어본것 밖에 없고
컴파일러는 회사에서 상용 컴파일러를 만들긴했지만 제가 전체를 리더하지는 않았었고
OS는 상용 RTOS를 제가 주도해서 만들었지만
정치에 휘말려서 원하는 이상향까지 가지 못했습니다.

아직도 엔지니어가 재미있고 아직도 엔지니어로써 원하는 목표에 미련이 있는데
오늘부로(12시가 지났으니 어제부로이겠네요.) 엔지니어의 길을 접었습니다.

더 하면 재미있겠지만 현재 처해있는 상황에서 제가 엔지니어링을 계속한다면
전체를 위해 도움이 안되는 상황입니다.
"캡틴티스(captaintis)"라고 들어보셨는지요?

그래서 이제는 엔지니어링을 해도 잡일만하려고 합니다.
main이고 핵심이 될수 있는 일은 다른 엔지니어들에게 맞기고
저는 그들을 support하는 일만 하려고 합니다.

그렇다고해서 엔지니어링 공부를 그만두지는 않을 겁니다.
엔지니어들 앞에서 엔지니어링을 절대 논하지 않겠지만
어떤게 똥이고 된장인지는 구분해야 되고 미래가 어떻게 바뀔지는
정확하게 시뮬레이션 할수 있어야 하기에
지금보다 더 엔지니어링 공부를 열심히 할겁니다.

여기서 그만두게 되어 아쉽긴 하지만 이게 옳은 일이란걸 잘 알고 있고
전체를 위한 길이란걸 잘 알고 있습니다.

불과 4시간 전에 공표를 하고 왔네요.
그리고 이 글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왠지 글을 쓰고 싶어졌네요.

고민하지 마십시요. 너무 고민하는것도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ㅎㅎ 사실 인간적인 고민을 한다고 해서 해결되는게 거의 없죠.

목표를 세우시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생각을 하시고,
그리고 행동하세요.

순서대로 하십시요. 우선 인생의 목표부터 세우시고,
생각하시고, 행동하시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보다 작은 목표들을 세우시고, 생각하시고, 행동하세요.

그러면 원하는대로 되게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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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으신거에요?
제가 존경하고 감탄하고 있던 개발자가 갑자기 개발을 안한다고 하시니
멍해지는데요?

나중에 뵙고 다시 여쭤보겠지만
여튼 깜짝 놀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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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것은 단 한 사람. 오직 하나님의 사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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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제가 고민이 좀 과한것 같습니다.
몇년전부터 CaOS 프로젝트를 하면서
많은 한계를 느끼면서 이 한계를 극복할 방법을 찾았었는데
역시 제가 더 피나게 노력해야지
환경을 바꾸거나 다른 것에 의지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제가 나약했지요.

앞으로 CaOS 계속하고 좀더 넓게 공부하면서
더 많이 행동하겠습니다.
제가 정말 좋은 개발자가 될만큼 실력이 좋아지면
명확한 목표나 비전이 생기거나
어떤 길이 보이겠지요.
아마 제가 부족해서 그런 길을 못보고 시야가 짧은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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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로망은 셔터맨=3=3==3=3=3=333

항상 최선을 다하십시요!!

어떤것이든지 적당히^^

저는 사실 할 것 없어서 어쩌다 보니 서버랑 솔루션 기술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별로 희망도 없구 물론 회사 차리는게 희망이긴 하지만 ㅋㅋ

회사 차렸다가 망하기도했고 주먹구구식으로 하다 보니 ㅋㅋ

너무 생각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개발자로 평생 밥 벌어 먹기는 힘든 환경인 것 같습니다.

대부분 나이가 어느정도 있으시면 관리자의 길을 가시더라구요

좋은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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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얼굴 헤죽 헤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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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얼굴 헤죽 헤죽

houyhn의 이미지

회사가 인생의 전부는 아닙니다.
회사가 정해주는 범위와 업무의 종류가 내 인생을 결정해주는거 절대 아닙니다.
단순한건데 우리나라 개발자들은 종종 잊곤하죠.

목표로 삼을만한 누군가가 없다는거, 믿기 힘듭니다. 세상에 잘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리누스 토발즈부터 시작해서 주루룩... 그런 톱클래스가 아니라도 좋아요, 어느 동네 형같은 개발자라도 좋습니다.

제가 같이 일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 관리자(핀란드인) 가만히 지켜보면 사실 별거 없습니다. 실력은 좋지만 뭐 한국 보통 개발자들에 비해 특출나다고 말할수 없죠. 그래도 존경받을만합니다. 나름대로 한 분야를 일궜으니까요.

이외수씨가 그랬다면서요. 한우물만 수십년 파보라고. 왜 길이 없겠냐고. 구닥다리 같지만 진실을 담고 있는 얘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