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freed.in 행사 후기

인도 델리 공항의 라운지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기다리며 써둔 글을 이제서야 올립니다. 인도 여행은 이번이 두번째인데 첫번째 방문도 그랬지만 이번 방문에서도 좋은 추억을 간직하며 떠날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freed.in 행사는 오늘자로 끝났지만 아마 메일링 리스트를 통해서 이곳 사람들과 계속 연락하게 될 것 같고요. 특징적으로 떠오르는 몇몇 사항들만 짚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행사 이름이 freed.in인 것에서 볼 수 있듯 인도에서는 Open Source보다 Free Software (자유 소프트웨어)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아직 많았습니다. 뉴델리에서 매년 열리고 있는 또다른 비슷한 행사가 있는데 그 행사의 이름도 foss.in인 것을 보면 Free Software를 지향하고 강한 신념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의 숫자가 꽤 되었습니다.

- 강사들의 수나 주제의 범위가 매우 넓고 다양했습니다. 3개의 강의실에서 몇십명의 강사들이 다양한 분야에 대해 발표 혹은 튜토리얼을 진행하였는데 HURD에 관련된 내용도 있었고 요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OpenMoko에 관련된 내용도 있었습니다. 꼭 프로그래머가 아니더라도 들을 수 있는 이야기들도 많았고요. 우리나라에서 만약 같은 행사를 준비하게 된다면 과연 이정도로 다양한 주제들을 제공할 수 있을지... 상당히 부러웠습니다.

- 행사는 델리에서 열렸지만 인도 전역에서 먼 길을 온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방갈로르, 캘커타, 뭄바이 등등... 비행기를 타고 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20시간동안 기차를 타고 온 학생도 있었습니다. 각 주마다 언어가 다른 경우도 많고 사람들의 생김새도 상당히 차이가 나서 인도의 행사이긴 했지만 마치 국제 행사가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인도에 가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많은 부분에서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낙후되어 있습니다. 행사가 열렸던 자와할랄 네루 대학교의 건물들 역시 많이 낡았고, 안의 시설들 역시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만 그런 환경에서도 형형한 눈빛을 가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보니 인도라는 나라의 거대한 잠재력을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도는 여행하고 오면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극명하게 갈린다고 들었는데 저는 전자에 속하게 되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