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표 발급기를 설치하고 싶습니다.

budle77의 이미지

상큼하게 시즌 시작을 알리는 토요일 0시 휘닉스파크에서의 보딩과 토요일 밤 자선 일일 호프 등등 뜻깊고, 즐거운 주말을 보냈습니다. 근데 월요일부터 우울하군요.

이거이거... 저희 팀 캐비넷 앞에 은행에서 쓰는 번호표 발급기를 설치해야 될것 같습니다.
이 사람들은 전산이 마술봉이라도 되는 줄 아나?!?! ㅡㅡ^
말만하면 다 되는줄 압니다.

다들 자기 일만 급하고, 자기 일이 회사 업무의 중심이라 지금 바로 처리 안하면 안되는줄 압니다.
ㅈㅗㄴㅐㄴ ㅊㅕㅁㅏㅈㅇㅏㅇㅑㅈㅣ ㅈㅓㅇㅅㅣㄴㅇㅡㄹ ㅊㅏㄹㅣㅈㅣ

거기에 자기들 편한대로만 개발하고 다른 팀과의 인터페이스 할때의 자료 구조 등은 생각도 하지 않고 안그래도 부족한 개발일정에도 자기들의 펑션 개발 일정만 최대한 확보하는 거만한 ERP팀. 정말 싫습니다. 금요일에 오픈해야하는데, SAP 펑션을 수요일에 던져주는 일도 있더군요. 물론 저는 ERP팀과 일할 기회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화날 정도면 그 폭정이 엄청난거죠. 힘없는 팀의 한이죠 뭐...

아무생각없이 업무 분배하는 관리자나, 앞뒤 생각없이 요구사항만 늘어놓는 실무자들... 모두 지옥의 불구덩이 속으로 떨어져라!!!!

제가 조금 흥분한것 같습니다. 흠..흠..

지금 직장에서 확실히 느끼는 점이 있습니다.

1. 정확한 분석 설계는 모든 프로젝트의 시작이다.(이 단계에서 현업 실무자 및 관계자, 사용자들간의 업무 조정 및 협조가 있어야합니다. 절대적으로!!)
2. 시스템 구조 설계 및 Database 설계는 따로 담당자를 두고 프로젝트 종료시까지 관리를 하게한다.
3. 일단 구현단계로 들어서면 요구사항의 추가 및 변경은 불가능함을 공지하고 이에 대한 관리자 및 현업 실무자들의 동의를 이끌어낸다.
4. 이에 앞서 합리적인 개발 기간 및 필요 인력을 투입한다.

이중에서 하나도 되는게 없네요.

우웅 어디 하소연할데 없는 개발자 막내의 한숨입니다요. 에휴

youlsa의 이미지

mantis 설치해서 쓰도록 시키면 효과가 괜찮을거 같습니다만... 과연 쓸지... -_-;

=-=-=-=-=-=-=-=-=
http://youl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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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Park의 이미지

대부분의 기획자내지는 설계자들(즉 구현 앞단의 인력들)이 기획 끝나면, 개발 산출물 나올때까지 개발자들 괴롭히죠.
산출물이 나와야 그들이 자화자찬 모드로 들어갈 수 있기때문에 그런거라고 생각하고 개발자의 드넓은 아량으로 이해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그래도 가끔 신경질이 날때면 개발 전단계에서 논리적으로 맞지 않거나, 비효율적인 부분을 찾아서 끝까지 한번씩 물고 늘어지면, 다음번 에는 조금 질이 좋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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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의 취미는 끝없는, 끝없는 인내다. 1973 法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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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의 취미는 끝없는, 끝없는 인내다. 1973 法頂

마잇의 이미지

저는 1번의 가정이 틀렸기 때문에 그 나머지도 잘 되지 않는것이 아닌가 하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물론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빌딩을 짓는 것과 같이 만들고 나서 수정할 수 없다면 만반의 준비와 분석 설계를 요구하게 됩니다. 사용자들도 이것은 한번 짓고 나면 고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계획 단계에서 모든 요구를 끄집어 내려고 자발적인 노력을 합니다.

소프트웨어 공학의 결과물 자체는 언제든 변형, 수정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사용자들도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모든 소프트웨어에 버전 번호가 붙여지게 되는 의미에는 분명 변화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을 것입니다.

1을 완벽히 끝내고 2, 3을 진행하기 보다는 적당한 1의 과정을 거쳐 2, 3을 진행하고 1로 다시 되돌아가는 반복 작업이 가장 소프트웨어 개발에 자연스러운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강 한가운데 3백 미터 높이의 기둥 박는 작업을 끝마치고 '아 잘못 박았네' 이런 대사를 내뱉기는 정말 힘들죠. 그래서 그만큼 계획 준비 단계에 더 노력을 쏟는것 같습니다.

'기둥 잘 박혔는지 보시고 맘에 드시면 다음 기둥 박읍시다' 이런게 소프트웨어(디지털)의 장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전 비록 현업은 아니지만 애자일 선언, 익스트림 프로그래밍에서 말하는 내용들이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나가는데 보다 보다 자연스러운 방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완벽한 설계 -> 변할수 없는 결과물

적당한 설계(요구) -> 구현 -> 의견 수렴 -> 반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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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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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잇

budle77의 이미지

너무 흥분해서 그런지 글이 좀 경직되어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완벽한 분석 및 설계를 해서 끝날때까지 변화가 없어야 한다가 아니라 구현이 70%이상 완료된 시점에서 버리는 경우를 막자는게 제 의도입니다. 저희가 이런 경우가 많거든요. 심한 경우는 구축 완료했는데 실제 사용자가 없는 경우도 있구요. 사용자가 없어서 다시 개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얼마나 잘못 만들었으면 사용자들이 안 쓸까요?!?!
개발자가 화면 설계와 DB 설계된걸 받아서 어느 정도 개발을 하면 현업에서 테스트를 하고 수정 요청 사항을 받고 이래야 하는데... 저희는 두개를 받아서 개발자가 화면과 DB를 다시 고쳐서 개발을 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이런식이라서 고참 개발자 한분이 다음달에 그만두십니다. 그래도 아주 인간성 좋은 분입니다. 네달전에 얘기를 하시더군요.마지막까지 터진 일은 다 막아보고 나가겠다고 주말에도 출근을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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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과 관리가 가능한 DBA를 목표로...

dormael의 이미지

많은 경우 요구사항이 잘 나와있지만 SI쪽, 특히나 공무원들과 일하는 경우에는 0번이 잘 안된다고 들었습니다.
제 경험은 아닙니다.

들은 대로 생각해 보면 여러 부서(혹은 사람)에서 여러가지를 요구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더욱 그런것 같습니다.

소프트웨어는 도구라고 봅니다.

이걸 쓰려는 사람이 자신의 사용 용도를 명확히 하고 이걸 기준으로 만들어 달라고 해서 만들면 그런대로 괜찮은 도구가 나올꺼라고 예상합니다.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소프트웨어도 있죠.

자신이 쓰려고 개발을 의뢰하는게 아니라 불특정 다수가 쓰게(많이)하려고 개발을 의뢰하는 경우는 개발에 따른 스펙 변경이 생길수도 있습니다. 이런데서는 XP같은 방법론이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선 만들어 놓고 여러가지 추이를 봐가면서 변경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마지막으로 제일 난감하고 제 경험상 많이 발생하는 상황은..
자신도 쓸 생각이 없고 어떤걸 원하는지도 모르며 불특정 다수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단지 위에서 압력만 들어오지 않고 조용히 지나가기만 하면 됩니다. 대화같은것도 별로 원하지 않습니다.
자신도 잘 모르고 관심없는 어떤걸 잘(가장 중요) 만들어 달라고 합니다.
이건 개발에서만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죠.
심지어 같이 일하는 개발자들 중에도 이런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아마도 budle77님께서 말씀하시고자 하는게 이 마지막 상황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 경우에는 어떤 도구를 쓰더라고 소용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접고 나오시거나, 포기하시고 하는데 까지 해보시는 방법 밖에는...

왠지 제가 더 흥분해 버린것 같네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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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 너무 좋아.
아오이 소라 더좋아.

budle77의 이미지

말씀하신것 처럼 사용자가 모호하거나, 개발 주체가 모호한 개발 프로젝트가 이미 세건 정도 있습니다.
ㅡ.ㅡ
우울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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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과 관리가 가능한 DBA를 목표로...

dormael의 이미지

그럴경우에 가능하면 제가 사용자가 되보려고 노력합니다.

항상 좋은 결과가 나오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최근에는 나름대로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하면 같은 개발자들 중에서 뭐라고 하는 경우도 생기더군요. ㅡ,.ㅡ

뭐 어쨌든 너무 지나치지 않게 잘 조절하는 방법밖에 없었습니다.
그게 잘 되는 경우도 있고 안그런 경우도 있었지만 나름 도움이 안되었던건 아닙니다.

만일 계속 하시고자 한다면 여러가지로 노력과 재치가 필요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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