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L 오토바이 플랫폼 게임 엑스모토(X-Moto)

왜 아무도 이 자유 소프트웨어 계의 새로운 중독 게임을 소개하지 않으시는가 하다가 제가 올려봅니다.

엑스모토(X-Moto, http://xmoto.sourceforge.net/)는 2차원 야외 오토바이 주행 플랫폼 게임입니다.

'플랫폼 게임'(http://en.wikipedia.org/wiki/Platform_game)은 걷고, 달리고, 점프를 한다든가 사다리를 오르내리면서 2차원(3차원도 포함된다고 정의하기도 합니다만) 맵을 옮겨 가고, 그러면서 아이템을 먹고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인 게임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과거 동키 콩, 버블 버블, 원더 보이, 마리오, 소닉, 메가맨(록맨), 듀크 뉴켐, 레밍즈, 페르시아의 왕자, 스페랑카(?)와 같은 게임들은 다 플랫폼 게임입니다. 엑스모토는 분명히 플랫폼 게임은 플랫폼 게임입니다만 다른 플랫폼 게임들과는 사뭇 다릅니다.

엑스모토는 '일래스터 매니아'(http://en.wikipedia.org/wiki/Elasto_Mania)의 오픈 소스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물리학'(정확히는 역학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만)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임으로서, 아주 간단한 키 조작만을 지원하고 그것으로 오토바이의 한계를 시험하는, 좀 깨는 게임입니다. 맵을 클리어하려면 실로 기괴한 방식으로 오토바이를 다룰 필요가 있고, 중력과 관성, 탄성 따위가 매우 정확하게 반영되므로 좀처럼 조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다수 플랫폼 게임의 주인공이 아무리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죽지 않는 점, 달리다가 급정거한다고 굴러 넘어져 죽는 일은 없다는 점과 비교할 때 엑스모토의 주인공은 정말 잘 죽습니다. 주인공의 머리가 무엇에든 닿기만 하면 죽습니다. 곡예가 요구됩니다. 오토바이를 날리고, 뒤집고, 360도 회전 코스를 통과하고, 한쪽 바퀴로만 주행하고, 거꾸로 주행하면서 주인공의 머리를 보호하며 딸기를 먹고 꽃을 향해 달립니다.

리듬 게임이 규칙은 단조롭지만 다양한 곡과 다양한 노트 배치를 만들 수 있어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것처럼, 엑스모토도 단순한 규칙에도 불구하고 온갖 종류의 기상천외한 맵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좀처럼 질리지 않습니다. 각국의 사용자들이 만들어 보내는 맵의 저장소가 있어서 자동 다운로드를 받을 수 있는데 그 수가 수백을 헤아립니다. 오픈 소스 게임답다고 해야 할지, 맵 에디터와 더불어 SVG 파일로부터 맵을 만들어내는 기능이 지원되고, 루아(Lua) 언어로 쓴 스크립트를 맵에 내장시킬 수 있습니다. 어떤 맵에서는 'A키를 누르면 오토바이에 장착된 반중력 부스터가 작동'한다든가, 'G 키를 누르면 중력 방향이 반전됨' 과 같은 어처구니없는 기능을 스크립트로 지원하여 전혀 다른 게임을 만들어 버립니다.

백견이불여일행. 윈도 2000/XP용 설치 파일과 우분투 패키지, 슬랙웨어 패키지 등이 제공되며 유닉스 환경에 맞춘 소스 코드 꾸러미가 있습니다. 여러분의 균형 감각과 직관 역학을 시험해 봅시다.

갑자기 (뒤늦게) 이 게임을 소개하는 까닭은, 권순선 님이 코드페스트 8(http://kldp.org/node/75962)에 대한 아이디어를 올려 달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이것을 제안하고 싶어서입니다. 코페5 때 다 같이 에너미 테리토리라는 3차원 슈팅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있었는데 비슷한 행사를 할 수도 있겠네요. KLDP에서 맵을 하나 준비하고 당일에 현장에 파일을 배포해서 무한 도전을 받는다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