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스톨만씨의 강연회에 갔다 왔습니다.

dormael의 이미지

http://ipleft.or.kr/stallman/061102.php

오늘 '저작권 강화와 공동체의 위기'라는 제목의 강연회에 갔다 왔습니다.

우선 강연회의 준비 부분은 '자막'과 '동시통역'이 제공된다고 했었는데 '자막' 부분은 초반에 중단됐습니다.

'자막'이 '동시통역'의 타이핑이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어려웠는지 초반부터 매끄럽지가 못하더니 타이핑 하시는 분이 진행을 포기하셨습니다.

'동시통역'도 '번역'이라는 점에서는 괜찮았는지 모르지만 전반적인 강연 내용에 대한 이해가 없이 진행되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결국 모두 포기하고 안되는 영어실력으로 그냥 들으려고 해서인지 많은부분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넘어간것 같습니다.
그래도 스톨만씨가 이런 상황에 익숙해서인지 천천히 말하고 쉽게 표현하려고 애쓴 덕에 그래도 어느 정도 큰 맥락은 이해를 하지 않았나 생각은 듭니다.
저의 착각일수도 있구요. ㅡ,.ㅡ

혹시라도 이때 같이 들으셨는데 제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지적해 주세요.

오늘 나름대로 기분좋게 강연회 장을 나왔습니다.
제가 얻었던 그의 생각에 대한 정보가 '자유 소프트웨어'에 대한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이것만이 아니라 '자유 공동체(?society)'에 대한 부분도 있었다는것에 매우 큰 동질감을 느꼈습니다.
물론 저같이 생각만 하고 실천은 전혀 안하는 사람과 오랜시간 몸으로 실천하고 자신의 생각을 곳곳에 알리고 토론하고자 하는 차이는 엄청나게 크긴 합니다. 마지막 토론(질답?)시간에 누군가의 질문에 답변하는중에 자신은 '슈퍼히어로'가 아니라는 말까지 했는데 제가 생각하는 기준에서 보면 그정도도 '슈퍼히어로' 수준으로 보입니다.

제가 가장 주의깊게 들었던 부분은 예술,엔터테인먼트 부분의 저작권에 대한 그의 생각이었습니다.
이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 주로 음악에 대해서 예를들어서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제 생각과 강연회에서 다른나라말로 들은것에 대한 오해도 짬뽕이 되기 때문에 정확성이 매우 떨어질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이야기는 출판과 저작권의 역사로 시작해서 미국을 위주로 저작권법의 변화와 기업들의 음모(?), 다음에는 기업들이 주장하는 저작자의 보호에 대한 거짓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고 마지막으로 저작자들과 이를 소비(자본의 소비는 아닙니다)하는 대중들을 위한 좋은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이야기 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이란 나라의 저작권법은 저작자(author)를 위한것이라기 보다는 이를 출판(publication, production, distribution 등등을 그냥 포함해서 생각해주세요)하는 쉽게 말해서 기업들을 위한 법이라는 측면이 더 강하다고 합니다.
미국 정부도 이런 기업들의 하수인정도의 역할밖에 못하구요.
이제는 미국 정부가 다른 나라들에까지 미국 기업들의 권익을 FTA를 통해서 요청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으로는 기업들의 저작물 복제 금지를 위한 여러 활동과 조치가 있는데 대강 기억이 나는게 아래와 같습니다.

1. 원천적으로 복제를 막기 어려운 아날로그 방송을 2013년(미국만?)까지만 허용
2.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암호화(encryption)의 강요와 이에 대한 허가되지 않은 해독(decryption) 행위에 대해 범죄로 규정
3. 저작권 보호 기간의 연장(현재도 매우 긴데 더 늘리는걸 요구 한다고 하네요. 디즈니의 미키마우스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로 사례를 들었습니다)
4. P2P등의 네트워크상의 공유나 복제 행위에 대해 범죄 행위로 규정

여기서 제가 가장 이야기 하고 싶은 부분은 4번입니다.

사실 네트워크상의 공유나 복제 행위를 돈을 받고 하는 상업적인 행위는 범죄 행위로 봐도 될 듯 합니다.
하지만 단지 공유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저작자의 작품을 더 많은 사람에게 쉽게 알리고 '마케팅'이나 '홍보', '출판'의 명목으로 기업들이 소비하는 돈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작자와 대중간의 거리는 더욱 가까워 질 수 있습니다.

물론 이로 인한 저작자의 이윤창출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아이디어 수준이고 고용의 감소에 대한 문제는 논외로 했을때의 이야기 입니다.

저작자를 위한 이윤창출의 아이디어 라는게 공연, 공연장에서의 음반이나 관련 상품 판매, 기부, 세제를 통한 비인기 저작자들에 대한 지원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사실 이런것들이 슈퍼스타 저작자들에게는 별로 반가워 보이지 않을 겁니다.
이런 슈퍼스타들의 경우 대중들이 지불하는 댓가를 그래도 꽤 많이 자신의 몫으로 돌려 받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대부분의 예술가, 엔터테이너들은 오히려 반가워 할 방법들입니다.

결국 기업들과 슈퍼스타 저작자들이 자신의 몫을 1/100로 줄인다면 훨씬 많은 비인기 저작자들과 대중들이 혜택을 누릴수 있게 됩니다.

제가 친하게 지내는 주변의 사람들중에 이런 비인기 저작자들이 많고 제가 좋아하는 저작물들도 대부분 슈퍼스타들의 것들과는 먼 것들이어서 이런 생각을 가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에 이런 아이디어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자율경쟁과는 거리가 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스톨만씨는 자신의 생각을 Democracy라는 단어로 표현했고 저의 경우는 그냥 저만의 개똥철학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위의 세 단어가 현대 사회의 허울좋은 판타지라고 보거든요. 그렇다고 딱히 공산주의자도 아니라고 봅니다. 그냥 개똥주의자..

keizie의 이미지

-_-a;;

제가 보기에는 로렌스 레식이 자유문화에서 언급한 저작권의 확대 역사와 토씨 하나 다를 게 없고 (세 가지 용도에 따른 라이센스는 결국 CCL이잖습니까) 거기에 소리없는 정복이라는 책에서 잘 나타낸 기업의 국가 매수를 엮어넣은 것 뿐이었습니다. 스톨만 본인에게 물어보니 레식은 공급자(퍼블리셔) 입장에 더 공감하는 거 같다고 절하하긴 했습니다만.

강연 중에 DRM 얘기가 있었는데 http://www.techcrunch.com/2006/11/19/replacing-drm-with-a-music-tax-is-incredibly-stupid/ 읽어볼만하겠습니다.

그리고 딱 잘라서 개인적인 계몽과 전파만 말하는 건 무리가 있지 않나 합니다. 본인이야 강철같은 의지로 그렇게 고고하게 살 수 있겠지만, 운동이 궁극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 공동체를 조직하고 지속할만한 동인을 제공하고 (이미 선언문에 많은 이가 끌리고 있지요), 나아가 사회 전반에 대해서도 자유소프트웨어의 존재 혹은 자유라는 개념 자체를 인식할 수 있도록 어떤 틀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에릭 레이몬드가 오픈 소스라는 덜 딱딱한 개념을 제시해 기업체가 이쪽에도 코를 들이밀도록 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유명한 사람을 직접 대면한 것은 좋았습니다만, 삼국지 연의에서 그려지는 유비나 조조 같은 큰 그릇은 되지 못해 보였습니다. 굳이 꼽자면 여포나 마초처럼 일신의 능력은 뛰어나지만 큰 세력을 일구지는 못하는 것이죠.

jachin의 이미지

사실 스톨만에게 묻고 싶은게 엄청 많습니다.

그와 만나서 평소에 궁금했던 것들을 속 시원히 해결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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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 이제는 학생으로 가장한 백수가 아닌 진짜 백수가 되어야겠다.

irdeal의 이미지

전반적으로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는 저작권,DRM등에 대한 생각을 잘 들었습니다. 자신의 생각하는 바를 말하는 것에는 전혀 문제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만.....
질문시간에는 너무 자신을 방어하려는 것 같더군요...3-4가지 질문에 대한 그의 자세(?)는 마치 "네가 질문하는 것들은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나는 상관없다. 잘모르겠다."라는 말만 되풀이 하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평상시에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지만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 사람인 것 처럼 보였습니다...

May The Force Be With You
irdeal

May The Force Be With You
irdeal

dormael의 이미지

내일 어차피 보시겠지만 kz님(그때 그분이셨군요^^)과 irdeal님께서 말씀해 주셨듯이 저도 그런 부분을 느꼈습니다.

상대방의 말을 주의깊게 듣기도 전에 아주 쉽게 대답을 하는 경향이 있어 보이더군요.
지금까지의 수많은 경험들이 그렇게 만든건지 원래 그런 성격인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래도 저에게는 그사람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한발짝 내딛은 사람이니까요.
전 그렇게 될 수 있을지 절대 장담 못합니다.
되고 싶기는 하지만 의지가 못따라 갈 것 같습니다.
능력도 그렇고요.

그래도 저도 공대 출신이라 그런지 공대 교수가 그런정도까지 생각하고 있다는게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내일도 가겠지만 이 사람 말고 에릭 레이몬드라는 사람의 글도 읽어봐야겠네요.

-- Signature --
青い空大好き。
蒼井ソラもっと好き。
파란 하늘 너무 좋아.
아오이 소라 더좋아.

penance의 이미지

18일 연세대 오후 2시 강연회에 갔다 왔습니다.
FSF, RMS에 대해 대략적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사람을 직접 보고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듣고 싶어서였습니다.
강연내용은 체계적이었고 평소 제가 궁금해 하던 문제에 대해서 차례대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스톨만은 소프트웨어 쪽에서 근본주의자이면서 시장경제를 긍정하는 사람입니다.
대화 곳곳에 자유 시장(free market)을 말하면서
원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자신이 못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돈을 주고 개발시켜 쓰고
만든 프로그램을 소스코드와 함께 다른사람이 쓰도록 한다면 그것으로 된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스톨만은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사람이다, 공산주의자라는 오해는 잘못된 것입니다.

도덕, 윤리적인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현실과 충돌되는 말을 하였습니다.
상용소프트웨어(proprietary software)를 쓰는 것은 자유를 포기하는 것이고
이것은 어떤 상황에서든 허용되서는 안된다는 강한 입장을 밝혀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이고 이 자유는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상황에서 볼 때 어느 누구도 상용소프트웨어에 자유로울 수 없는데
이것은 어떻게 해야 할지 더 생각해 보아야할 것같습니다.

리눅스 배포판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는데
사용자를 끌게 하기 위해서 자유소프트웨어가 아닌 제한된 소프트웨어를 쓰는 것은
자유소프트웨어의 정신을 잊는 것이라 비판했습니다.
또한 비공개된 장치드라이버 역시 이런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GNU/Linux를 쓰는 사람치고 이런 비공개장치드라이버를 안 쓰는 사람 있나요?

오픈소스라는 말도 비판했는데
비정치적(apolitical)이란 말 속에는 바로 정치적인 것을 포함한다고 하였습니다.
자유라고 말하는 것에 정치적인 것을 느껴서 그것을 쓰기 꺼린다면
바로 그것이 자신의 정치적인 입장을 밝히는 일인 것입니다.
오픈소스라는 말을 쓰는 사람은 자유(free)라는 정신을 잊은 말이고
그래서 자신은 오픈소스란 말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소프트웨어는 아직 나온지 미국에서 50년 정도밖에 안되었고
그에 따라 사람들이 쓰는데만 바빴지 거기에 따른 인권(human rights)을
아직 깊이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였습니다.

질의시간에 저는 두 가지를 물었습니다.

1. How do we fight global megacompanies such as Microsoft keeping, protecting free market and democracy? (자유시장과 민주주의를 유지하면서 어떻게 우리는 마이크로소프트같은 글로벌 대기업과 싸웁니까?)
이에 대해서 스톨만은 어렵고 잘 모른다고 하였습니다만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강연내내 하였던 말 그대로 대답했습니다.

2. Do you deny copyright laws, patent laws?(저작권법이나 특허법을 부정합니까?)
확실하게 No 라고 대답했습니다.
스톨만은 저작권법이나 특허법을 모두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 강연회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일단 스톨만 자신의 의견을 직접 들을 수가 있었고
스톨만을 둘러싼 오해들을 불식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대답들도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스톨만은 소프트웨어에서는 근본주의자(radicalist)입니다.
스톨만은 시장경제를 긍정하고 민주주의를 긍정하는 사람입니다.
스톨만은 모든 저작권법이나 특허권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이번 강연회를 마련해 준 분들께 감사드리고, 비디오카메라를 못 가져온게 많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또 스톨만은 한국에 오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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