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웨버의 벽을 허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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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종족무한주의... 인터넷 땜에 많은 종족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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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텔레웨버의 벽을 허물라

'텔레웨버(Telewebber)를 주목하라'

TV를 켜 놓은 채 자신의 PC로 서핑을 즐기는 이른바 텔레웨버족이 엄청나게 늘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인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난 해 말 2천700만명이었던 텔레웨버가 4천400만명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말에는 5천2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PC로 TV나 비디오를 동시에 즐기는 미국의 성인들이 약 210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텔레웨버의 비중을 짐작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셋톱박스 제조업체들과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들은 이들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시장에서의 승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텔레웨버가 급속하게 늘고 있는 것은 사람들의 서핑 습관 때문.

스파이더댄스의 CEO인 스티브 호프만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익숙한 패턴을 반복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텔레웨버들이 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심리적인 장벽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파이더댄스는 PC에서 TV방송과 웹 콘텐츠를 통합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회사다.

양방향을 구현해 주는 프로그램 부족도 텔레웨버 양산에 한 몫을 했다.

데이터퀘스트의 수석 애너리스트인 람나라얀은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TV프로그램이나 광고에서 본 것을 양방향으로 구현할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다”면서 “프로그래머와 광고업자들은 이들 제품에 양방향성을 구현하는 데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텔레웨버의 60%는 TV에서 본 물건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TV 광고에서 본 물건을 인터넷을 통해 주문한 사람은 32%에 달했다.

이는 지난 해 44%가 물건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을 사용하고 20%가 주문을 했던 것에 비해선 괄목할 만큼 늘어났다.

텔레웨버가 중요한 것은 이들이 양방향성 프로그래밍을 가장 먼저 도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

하지만 급격한 사용방식의 변화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TV나 PC를 사용하던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야만 이들을 움직일 수 있다.

특히 TV 시청 관행을 크게 깨지 않는 선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데이터퀘스트 조사는 분석했다.

람나라얀은 “처음에는 TV에서 시청자 조사나 상품 구매기능을 부여하는 등 초보적인 수준의 양방향성을 도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TV 뉴스 프로그램을 웹 사이트로 연결시켜 주거나, 시청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검색할 수 있게 하는 등의 서비스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람나라얀은 덧붙였다.

멀티태스킹 시대의 지진아 텔레웨버. 하지만 양방향 서비스 시대를 앞둔 지금 이들은 엄청난 황금어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극히 보수적인 자세로 TV와 PC를 사용하는 이들의 ‘심리적인 장벽’을 뚫을 수 있는 기술을 내 놓는 업체는 시장에서 최후의 승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때는 텔레웨버라는 ‘보수적인’ 단어도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