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개발이란게 이런건가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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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입사한지가 근 5개월이 되어갑니다.
3개월쯤 지나서 단독 프로젝트를 진행하라는 말을 듣고
이런저런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몇일 뒤면 장비를 입고 하고 양산을 해야하는 상황입니다.
(inline 하는 회사랍니다)

한참 가만히 혼자 준비하다가 막상 이제 와보니 정해진 스펙도 없고 제대로 문서화 되있는것도 없고 시간은 얼마 없는데 여기 저기 전화해보면 전화 할때마다 말이 틀리고

원래 개발이란게 이런건가요 -_-;;

첨부터 협의를 빡세게 하고 시작했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으으... 여튼 어렵네요...ㅠ.ㅠ

zepinos의 이미지

원래 개발이 그렇진 않습니다.

단, 우리나라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c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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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개발이라는게 설계,구현만 생각해서는 힘들더군요.
특히나 개발지식이라는것이 전무한 upper space가 존재하는 한.
기획을 하고 협의를 하는 부분이 중요한거 같습니다. 결국 협의를 하고 기획을 하는게 더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겠지요.. 협의나 그런게 더 중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개발만 하고 싶지요..모든 개발자가.:-)

espereto의 이미지

개인적인 경험상 현실적으로 개발자가 빠진 채 기획/협의되는 기획서나 시나리오, 스펙 등등에서 개발이 불가능하거나 너무나 비효율적인 요소가 난무할 가능성이 크기때문에, 귀찮아도 개발자가 직접 기획/협의 과정에 참여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 그러면, 더 귀찮아지면서 책임을 뒤집어쓰기도......

"(기획서에) 이런 이런 기능 다 해서 1주일 안에 보여주기로 모 업체랑 이야기 됐다. 무조건 만들어야 한다."

-_- 무지 짜증납니다.

"내가 할 지 안 할지도 안 정해졌는데 나한테 말해봤자 소용없어요. 그리고 내가 한다 해도 그건 일주일로는 불가능해요. 다른 일정들 조절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다른 사람이 하면 더 오래 걸릴테고."

결국 기간때문에 드롭됐습니다. 그런데 나한테 와서 징징대고 가더군요. 미리 말이라도 해서 협의하던가, 기간을 조정하던가 해야지, 혼자서 독단적으로 다 결정해서 불가능한 상황을 만들어 놓고는 나 때문에 드롭된 거라는 식으로 말하니 엄청 짜증나더군요.

심지어, 기획 단계에 참여해서 "원하는 대로 할 수는 있는데 그 경우 품질은 더 떨어집니다. 품질 보장 못해요."라며 샘플까지 만들어서 보여준 적이 있는데, 결국 서비스가 런칭되었다가 품질문제로 금방 서비스를 내렸습니다. 그러고서는 한다는 말이, "제가 작업한 부분에서 품질이 제대로 안 나와서 내렸다"더군요. 어쩌라구...... 품질 안 나온다고 여러 번 말했건만 자기가 품질 나온다고 하고서는 밀어붙여서 런칭했으면서......

여하간 여러 번 덤탱이 쓸 뻔 했습니다.

전 애초에 기획단계에서 끼어들 수 있으면 끼어들어서 협의하거든요.

그래도 덤탱이 쓸 뻔 한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개발만 하는 건 정말 쉽지 않은 듯......

문제는, 기획하는 사람들 상당수가 애초에 기술적 기반이 없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가능해도 기간이나 비용이 어느 정도 소요될지 예측도 못하는 사람들일수록, 개발자를 배제하고 정말 터무니없는 기획을 하려 드는 것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기획하기 전 단계에서부터 이것 저것 열심히 물어보고 협의하고 그러더군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회사에 손해를 입히지 않기 위해서라도, 기획/마케팅/영업쪽 인력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그런 꺼리들이 있으면 사전에 이야기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도록 하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애초에... 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는 자리라면 더 좋겠지요. :-)

seed의 이미지

(진정한)개발자가 되고 싶으시면 (일반적인)개발자를 포기하셔야 할겁니다.

짧다면 짧은, 길다면 긴 회사생활을 해보고 깨달은 것이죠.

지금은 (일반적인?) 개발자를 포기하였지요.

포기하면 새로운 길이 열립니다. :)

ps.
그렇다고.... 회사 그만 두라는건 아닙니다...오해는 마시길~~
다 장단이 있기 마련이죠~~
저는 회사다니는 장점을 포기하고 이길을 택한것일뿐이니까요....후훗

ydhoney의 이미지

무엇때문에 저는 이 글을 족구나 축구를 매우 못하는 사람의 한탄으로 생각하고 클릭한 것일까요?

espereto의 이미지

뭐 족구나 축구를 개발로 하듯이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처럼,
개발자들 중에도 개발로 개발하듯이 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죠. ㅋㅋㅋ :)

preisner의 이미지

대한민국의 IT 개발자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과 우선 순위.
1. 체력
2. 체력
3. 체력
4. 예지력 (언제 어떤 일이 터질지 미리 예지하는)
5. 순발력 (그때 그때 상황을 빠르게 인식하여 행동하는)
6. 속독력 (레퍼런스의 앞뒤를 자르고 현재 당장 필요한 부분만 이해하는)
7. 개발 기술력.
8. 문서 작성력.
9. 기타
(의뢰인 비유 맞추기, 말도 안되는 처우에도 꾹 참기,
늦는다고 앙앙대는 마눌님 바가지 받아주기..)
개발 스팩 문서라...
너무 사치스러운 말씀을...

흠.. 너무 비참한가??
모.. 어쨌거나 현실.

서지훈의 이미지

우리나라는 설계 하고 있으면 그사람 일없이 노는지 알고 청소나 잡일이 떨어 집니다.
그냥... vi에 아무 소스 열어 놓고 명하니 있어도 좋은 개발자 입니다.

<어떠한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하양 지훈'>

#include <com.h> <C2H5OH.h> <woman.h>
do { if (com) hacking(); if (money) drinking(); if (women) loving(); } while (1);

codebank의 이미지

seethewind wrote:
한참 가만히 혼자 준비하다가 막상 이제 와보니 정해진 스펙도 없고 제대로 문서화 되있는것도 없고 시간은 얼마 없는데 여기 저기 전화해보면 전화 할때마다 말이 틀리고

아주 중요한 부분이죠. 혼자 또는 팀을 이루어서 작업을 하더라도 의뢰인들의
의사는 반드시 문서화시켜서 확인을 받아 놓는게 좋습니다.
(확인을 받지 못할지라도 회의록으로 만들어 놓는게 좋습니다.)
가끔 아무 생각없이 (specific이 없으면 더 그렇습니다.) 이랬다 저랬다
할 수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다들 꺼려하지만 일을 계속하다보면 그것이
얼마만큼 신뢰를 주는 것인지를 알게 됩니다.(사람의 됨됨이도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또한 명세서상대로 일이 마쳤는데 일이 잘못되었다고(프로그램 상으론
문제가 없어야겠죠.)한다면 개발자의 잘못이 아님을 증명할 수가 있습니다.

사실 개발자들이 못하는 것중에 하나가 문서 정리인데 처음부터 습관을
들여놓는 것이 좋습니다.

seethewind wrote:
원래 개발이란게 이런건가요 -_-;;

개발자는 유능한 사람들입니다. 다만 개발자 스스로가 자신을 지키지
못할경우 무능한 사람취급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항상 당당하게 행동하시고
주워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seethewind님으로 인해서 개발자가
좋은 평을 받을 수가 있을겁니다.

문서를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습관을 가지세요. 저도 못하는 것이지만
개발쪽을 하다보면 절실하게 느껴집니다. 처음에 습관을 잘 들여놔야 나중에
편해집니다. 지금은 귀찮더라도 사소한것 하나까지도 문서화 시켜놓는
것을 잊지 마세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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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