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G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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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대학원 선배들과 산정호수로 놀러 간 적이 있습니다. 마흔이 넘은 선배가 직접 콘도 싱크대에 붙어서 북작북작 뭔가를 만들더군요. 김치찜을 해주신답니다. 물론 맛있었고 행복하게 음식을 즐겼습니다.
그러면서 한참 이야기가 음식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었고, 요즘 유행하는 '불같이 매운' 음식들에 대한 성토가 시작되면서 단지 청양고추와 고추가루, 고추장.. 혹은 거기에 베트남고추인가 뭔가를 넣는게 무슨 비법인양 감추려드는게 못마땅하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선배 말씀이 걸작이더군요.

"예전에 울 어머니가 식당을 하신 적이 있는데, 이런 얘기 하긴 좀 그렇지만 전라도분이라 음식 솜씨가 일품이었어. 그래서 인기도 있고 했지. 근데 어머니는 손님들이 와서 맛있다며 어떻게 만드냐고 물어보면 조건없이 다 가르쳐주시는거야. 뭘 넣고 몇분을 끓이고.. 난 그게 이해가 안됐지. 조리비법이 장사밑천인데 그걸 가르쳐주면 대체 뭘로 장사하냐구. 그렇게 언젠가 한번 어머니께 불평했는데 어머니가 그러시더라구.
'야야.. 그냥 그 사람들 집에 가서 가족들이랑 맛있게 음식 해먹으면 되는거지 뭘 그런걸로 그러니. 그리고 어디 그네들한테 아무리 비법 가르쳐 준다고 삼십년 손맛이 나겠니?'
난 그 말씀에 그냥 무릎을 꿇었지."

저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요즘 맛집을 소개하는 티븨 프로그램을 보면 빼놓지 않고 리포터와 주인간의 '비법공개' 실랑이가 펼쳐집니다. '아 이거 우리집 비법인데...'
정말정말 개인적이고도 주관적인 생각인데, 솔직히 그런 집 가서 맛있다고 느껴본적이 별로 없습니다. 제가 맛치여서 그런진 몰라도 말이죠. 그러던 중에 문득, '요리 비법도 라이센스를 GPL로 하는 식당이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식당 벽에 대문짝만하게 요리 비법을 적어놓는거죠. 그럼 그 비법을 보고, 좀 더 개량해서 다른 식당을 차리는 사람들도 GPL 라이센스를 적용해서 그들의 새로운 비법을 공개하고... 그러다보면 식당들의 음식 맛 수준이 대체적으로 상승하지 않을까요?

물론 공상입니다. ㅎㅎ
혹시라도 식당을 열 생각이 있는 KLDPer님이 계시다면, 오늘 제가 쓴 이 쓰레드를 한번 고려해주세요!! :lol: :lol:

nthroot의 이미지

Quote:

'야야.. 그냥 그 사람들 집에 가서 가족들이랑 맛있게 음식 해먹으면 되는거지 뭘 그런걸로 그러니. 그리고 어디 그네들한테 아무리 비법 가르쳐 준다고 삼십년 손맛이 나겠니?'

-_-=b

------식은이 처------
길이 끝나는 저기엔 아무 것도 없어요. 희망이고 나발이고 아무 것도 없어.

voljin의 이미지

kirrie wrote:
언젠가 대학원 선배들과 산정호수로 놀러 간 적이 있습니다. 마흔이 넘은 선배가 직접 콘도 싱크대에 붙어서 북작북작 뭔가를 만들더군요. 김치찜을 해주신답니다. 물론 맛있었고 행복하게 음식을 즐겼습니다.
그러면서 한참 이야기가 음식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었고, 요즘 유행하는 '불같이 매운' 음식들에 대한 성토가 시작되면서 단지 청양고추와 고추가루, 고추장.. 혹은 거기에 베트남고추인가 뭔가를 넣는게 무슨 비법인양 감추려드는게 못마땅하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선배 말씀이 걸작이더군요.

"예전에 울 어머니가 식당을 하신 적이 있는데, 이런 얘기 하긴 좀 그렇지만 전라도분이라 음식 솜씨가 일품이었어. 그래서 인기도 있고 했지. 근데 어머니는 손님들이 와서 맛있다며 어떻게 만드냐고 물어보면 조건없이 다 가르쳐주시는거야. 뭘 넣고 몇분을 끓이고.. 난 그게 이해가 안됐지. 조리비법이 장사밑천인데 그걸 가르쳐주면 대체 뭘로 장사하냐구. 그렇게 언젠가 한번 어머니께 불평했는데 어머니가 그러시더라구.
'야야.. 그냥 그 사람들 집에 가서 가족들이랑 맛있게 음식 해먹으면 되는거지 뭘 그런걸로 그러니. 그리고 어디 그네들한테 아무리 비법 가르쳐 준다고 삼십년 손맛이 나겠니?'
난 그 말씀에 그냥 무릎을 꿇었지."

저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요즘 맛집을 소개하는 티ㅤㅂㅢㅤ 프로그램을 보면 빼놓지 않고 리포터와 주인간의 '비법공개' 실랑이가 펼쳐집니다. '아 이거 우리집 비법인데...'
정말정말 개인적이고도 주관적인 생각인데, 솔직히 그런 집 가서 맛있다고 느껴본적이 별로 없습니다. 제가 맛치여서 그런진 몰라도 말이죠. 그러던 중에 문득, '요리 비법도 라이센스를 GPL로 하는 식당이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식당 벽에 대문짝만하게 요리 비법을 적어놓는거죠. 그럼 그 비법을 보고, 좀 더 개량해서 다른 식당을 차리는 사람들도 GPL 라이센스를 적용해서 그들의 새로운 비법을 공개하고... 그러다보면 식당들의 음식 맛 수준이 대체적으로 상승하지 않을까요?

물론 공상입니다. ㅎㅎ
혹시라도 식당을 열 생각이 있는 KLDPer님이 계시다면, 오늘 제가 쓴 이 쓰레드를 한번 고려해주세요!! :lol: :lol:

식당을 하신 적이 있다는 과거완료형 표현이 좀 신경쓰이는군요. :twisted:

bus710의 이미지

voljin wrote:
kirrie wrote:

"예전에 울 어머니가 식당을 하신 적이 있는데

식당을 하신 적이 있다는 과거완료형 표현이 좀 신경쓰이는군요. :twisted:

ㅎㅎ..... 식당이나 물장사가 남는게 많은 만큼 오래 지속되기 힘든 업종이라고 합니다.

어설픈 식당치고 오래가는 식당 없죠.

life is only one time

soyoyoo의 이미지

어머님 말씀이 감동입니다.

죠커의 이미지

akudoku wrote:
voljin wrote:
kirrie wrote:

"예전에 울 어머니가 식당을 하신 적이 있는데

식당을 하신 적이 있다는 과거완료형 표현이 좀 신경쓰이는군요. :twisted:

ㅎㅎ..... 식당이나 물장사가 남는게 많은 만큼 오래 지속되기 힘든 업종이라고 합니다.

어설픈 식당치고 오래가는 식당 없죠.

해석에 따라 kirrie님이 기분나쁘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 진행이군요.

bus710의 이미지

CN wrote:

해석에 따라 kirrie님이 기분나쁘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 진행이군요.

제가 무신경 했습니다. 불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쓰고자 했던 글의 의미는 그렇게 알려줘도 손맛이 없는 식당은 몇개월 안가서 정리 된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러니 GPL 로 레시피를 공개해도... 의미가 있을까...하는 생각이었더란거죠.

결코 kirrie 님의 어머니께서 이제 장사를 안하시는게 음식 맛이 없어서 라는게 아닙니다. 먹어 보지도 않고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

life is only one time

warpdory의 이미지

akudoku wrote:
CN wrote:

해석에 따라 kirrie님이 기분나쁘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 진행이군요.

제가 무신경 했습니다. 불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쓰고자 했던 글의 의미는 그렇게 알려줘도 손맛이 없는 식당은 몇개월 안가서 정리 된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러니 GPL 로 레시피를 공개해도... 의미가 있을까...하는 생각이었더란거죠.

결코 kirrie 님의 어머니께서 이제 장사를 안하시는게 음식 맛이 없어서 라는게 아닙니다. 먹어 보지도 않고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

얼마전에 이영자 나와서 대박잡 어쩌구 하는 프로그램에 나온 음식점이 있는데...
맛 없기로 소문난 집이 대박집에서 배워와서 ... 동네에서 꽤 광고하고 했었는데... 망했습니다. 가게는 지금도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동네 사람들 아무도 거기서 시켜먹지 않습니다. 가끔 간판 보고 찾아 들어가는 사람들은 있습니다.
이유는... 처음에 대박집에서 줬던 소스가 떨어져서 직접 만들게 되자 다시 맛 없는 집이 된 거였습니다. 아무리 레시피를 알려줘도 ... 그걸 가지고 제대로 소화할 능력이 없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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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가에 햇살을 받으며 석양까지 행복한 여행을...
웃으며 떠나갔던 것처럼 미소를 띠고 돌아와 마침내 평안하기를...
- 엘프의 인사, 드래곤 라자, 이영도

즐겁게 놀아보자.

죠커의 이미지

warpdory wrote:
akudoku wrote:
CN wrote:

해석에 따라 kirrie님이 기분나쁘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 진행이군요.

제가 무신경 했습니다. 불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쓰고자 했던 글의 의미는 그렇게 알려줘도 손맛이 없는 식당은 몇개월 안가서 정리 된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러니 GPL 로 레시피를 공개해도... 의미가 있을까...하는 생각이었더란거죠.

결코 kirrie 님의 어머니께서 이제 장사를 안하시는게 음식 맛이 없어서 라는게 아닙니다. 먹어 보지도 않고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

얼마전에 이영자 나와서 대박잡 어쩌구 하는 프로그램에 나온 음식점이 있는데...
맛 없기로 소문난 집이 대박집에서 배워와서 ... 동네에서 꽤 광고하고 했었는데... 망했습니다. 가게는 지금도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동네 사람들 아무도 거기서 시켜먹지 않습니다. 가끔 간판 보고 찾아 들어가는 사람들은 있습니다.
이유는... 처음에 대박집에서 줬던 소스가 떨어져서 직접 만들게 되자 다시 맛 없는 집이 된 거였습니다. 아무리 레시피를 알려줘도 ... 그걸 가지고 제대로 소화할 능력이 없는 거지요.

그렇군요. 요즘 요리책을 구입하고는 레시피를 가지고 이제 요리를 해볼까 생각했는데 좌절입니다.

highwind의 이미지

글을읽고 갑자기 궁굼해 졌는데요...

소프트웨어는 특허가 가능한걸로 가능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말도안되는 얘기라고 생각하지만..)
그럼 요리법도 특허신청이 가능한가요????

음...

갑자기 배가 고파집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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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timothylive.net

bus710의 이미지

highwind wrote:
글을읽고 갑자기 궁굼해 졌는데요...

소프트웨어는 특허가 가능한걸로 가능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말도안되는 얘기라고 생각하지만..)
그럼 요리법도 특허신청이 가능한가요????

음...

갑자기 배가 고파집니다... ㅠㅠ

워낙에 요리에 특출난 분들은 리버스 쿠킹이 쉽게 가능하시고 국가적으로 단속을 하기엔 너무 대놓고 카피가 이루어 지고 있는 상황이라서-_-a

CN wrote:
그렇군요. 요즘 요리책을 구입하고는 레시피를 가지고 이제 요리를 해볼까 생각했는데 좌절입니다.

IRC 음식 채널에서 손맛을 전수 받으심이 8)

life is only one time

kane의 이미지

highwind wrote:
그럼 요리법도 특허신청이 가능한가요????

가능한 것 같습니다.
이바돈이었나 이바구였나 하는 감자탕집 광고물에 조리법을 특허받았다고 되어있더군요. 특허 이름이 등뼈 조리법이었나.. 뭐 그런 걸로.
kirrie의 이미지

akudoku wrote:
CN wrote:

해석에 따라 kirrie님이 기분나쁘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 진행이군요.

제가 무신경 했습니다. 불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쓰고자 했던 글의 의미는 그렇게 알려줘도 손맛이 없는 식당은 몇개월 안가서 정리 된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러니 GPL 로 레시피를 공개해도... 의미가 있을까...하는 생각이었더란거죠.

결코 kirrie 님의 어머니께서 이제 장사를 안하시는게 음식 맛이 없어서 라는게 아닙니다. 먹어 보지도 않고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

아, 글을 자세히 읽어보지 않으셨군요. 식당을 하셨던 건 저희 어머니가 아니라 선배 어머님이었습니다.
그리고 불쾌하지 않습니다. 저도 akudoku님의 의견에 동의하거든요. :)

그리고 갑자기 옛날에 올렸던 쓰레드가 다시 올라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ㅎㅎ

--->
데비안 & 우분투로 대동단결!

죠커의 이미지

kirrie wrote:
akudoku wrote:
CN wrote:

해석에 따라 kirrie님이 기분나쁘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 진행이군요.

제가 무신경 했습니다. 불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쓰고자 했던 글의 의미는 그렇게 알려줘도 손맛이 없는 식당은 몇개월 안가서 정리 된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러니 GPL 로 레시피를 공개해도... 의미가 있을까...하는 생각이었더란거죠.

결코 kirrie 님의 어머니께서 이제 장사를 안하시는게 음식 맛이 없어서 라는게 아닙니다. 먹어 보지도 않고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

아, 글을 자세히 읽어보지 않으셨군요. 식당을 하셨던 건 저희 어머니가 아니라 선배 어머님이었습니다.
그리고 불쾌하지 않습니다. 저도 akudoku님의 의견에 동의하거든요. :)

그리고 갑자기 옛날에 올렸던 쓰레드가 다시 올라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ㅎㅎ

제가 괜한 우려를 했군요.

akudoku님과 kirrie님 모두 더위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bus710의 이미지

당....당했다...;;

모두 더위 조심하세요~~

life is only one time

natas999의 이미지

kirrie wrote:
혹시라도 식당을 열 생각이 있는 KLDPer님이 계시다면, 오늘 제가 쓴 이 쓰레드를 한번 고려해주세요!! :lol: :lol:

KLDPer보다는 KLDPian이 나을꺼 같아요.

# emerge girl-friend
Calculating dependencies
!!! All wemen who could satisfy "girl-friend" have been masked.

myueho의 이미지

natas999 wrote:
kirrie wrote:
혹시라도 식당을 열 생각이 있는 KLDPer님이 계시다면, 오늘 제가 쓴 이 쓰레드를 한번 고려해주세요!! :lol: :lol:

KLDPer보다는 KLDPian이 나을꺼 같아요.

KLDPain 으로 읽었어요. :oops:

khris의 이미지

myueho wrote:
natas999 wrote:
kirrie wrote:
혹시라도 식당을 열 생각이 있는 KLDPer님이 계시다면, 오늘 제가 쓴 이 쓰레드를 한번 고려해주세요!! :lol: :lol:

KLDPer보다는 KLDPian이 나을꺼 같아요.

KLDPain 으로 읽었어요. :oops:

비슷한것으로 IRCitizen 도 있습니다. :oops:
전에 매스컴에서 하도 '네티즌이 어쩌구..' 해대길래 '나는 네티즌이 아니다!' 라는 심정으로 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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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ourt -S gothick elegant
khris'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