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개발자 지망생입니다.C언어 입문시, 어느정도 이해를 해야하나요?

1. 프로그래밍은 명확함이 생명입니다. 단 한 줄이라도 대충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어휘를 가지고 작문을 할 수 있을까요?
할 수 있지요. 사람은 개떡같이 쓰인 글도 찰떡같이 알아들을 수 있으니까요. 문장에 엉뚱한 단어가 끼어들어가서 그 의미가 애매해지거나 뒤바뀌더라도 주변 문맥을 통해 저자가 뭔 얘기를 하려 했는지 대충 때려맞추는 게 가능합니다. 좋은 글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의사 전달은 될 수도 있죠.

프로그래밍을 할 때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이건 컴퓨터의 동작을 기술하기 위한 것이고, 잘 알지 못해서 애매한 표현이나 잘못 해석될 여지가 있는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절대 있어서는 안 됩니다. 컴퓨터는 개떡같이 써 놓으면 말 그대로 개떡같이 동작하거든요. 그런데 당장 kldp 프로그래밍 질답란만 봐도 본인이 개떡같이 짜 놓고선 컴퓨터가 왜 자기가 바라는 대로 찰떡같이 알아듣지 못하느냐고 탓하는 질문글이 심심찮게 올라옵니다. 얼토당토않은 태도이지요. 그런 태도는 일찌감치 버리거나, 컴퓨터가 자연어를 알아들을 수 있게 될 때까지 기다리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요즘 딥러닝 발전하는 거 보면 머지 않을 수도 있겠지 싶은데요.

어쨌든 이게 바로 예제 코드를 라인 단위로 그 동작을 완전히 이해하고 넘어가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표현은 직접 쓸 수도 없습니다. 만약 이게 안 된다고 생각된다면, hello world급 예제부터 시작해서 다시 연습하셔야 합니다. 그렇게 할 만한 가치가 있는 훈련입니다.

2. 문제당 10~15분은 너무 짧습니다.

어지간히 지적 능력이 뛰어나지 않는 이상 그 정도 시간 가지고는 머리를 제대로 썼다고 할 수도 없을 텐데요.

교재에 연습문제를 수록하는 목적을 대충 요약하자면 두 가지 정도가 있는데
1) 학습자가 미처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잡아내서 그 부분을 제대로 공부하고 넘어갈 수 있도록 유도하거나
2) 기초적인 내용 학습을 바탕으로 더 심화된 문제를 직접 풀어봄으로써 응용력을 기르게 하는 것이지요.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문제를 보자마자 10~15분 만에 풀어낸 경우 그 문제는 크게 득이 되지 않은 것입니다. 알던 걸 확인하고 넘어간 셈이지요. 진짜 가치 있는 문제는 그 정도 시간 안에 못 푼 문제인데, 그건 1) 내가 뭔가 이해하지 못한 게 있다는 뜻이거나, 2) 본격적으로 응용력을 훈련할 기회가 되는 겁니다.

수학 공부하는 고등학생들이 정석 연습문제를 풀 때도 그렇습니다. 쉽게 풀리는 문제는 몇 분만에 풀고 넘어갑니다. 어려운 문제는 하루이틀씩 걸리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렇다고 하루이틀을 내내 그 문제만 붙잡고 있는 건 아니고, 중간중간에 휴식도 하고 그 단원 공부도 다시 해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하면서 결국 풀어내는 거죠. 문제가 풀릴 때의 쾌감도 쾌감이지만, 그런 식으로 키운 실력이 진짜 본인 실력이 되는 겁니다.

아니면 다른 예를 들어보죠. 작문 연습을 하는 사람이 토픽을 받을 때마다 10~15분씩만 생각해 보고 안 되겠다 싶으면 스킵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 사람의 작문 실력이 향상될 거라고 기대할 수 있을까요?

답지를 보는 건 웬만하면 지양하시길 바랍니다. 일단 답지를 보게 되면, 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적인 아이디어가 그냥 뇌리에 박혀 버립니다. 답지 전체를 외우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일단 이렇게 되어 버리면 그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직접 떠올려 낼 기회를 영원히 잃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 문제를 스스로 풀 기회를 영영 잃는다는 얘기죠. 그런 손해를 감수해야만 할 때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가능한 한 줄이는 게 좋습니다. 좋은 연습문제는 상당히 귀합니다. 낭비해서는 안 되지요.

3. 뭐, 인생이 그렇지 않겠습니까.

이게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겠고 어느 정도 노력이 필요한 건지도 모르겠으며 그러고도 과연 성공할지 아닐지 확신할 수도 없는 상태에서 뛰어드는 것만큼 답답하고 불안한 게 없죠. 근데 뭐 저도 오래 산 사람은 아닙니다만 인생이란 게 원래 그런 선택의 연속인 게 아닌가 싶고 뭐 그렇습니다. 익숙해지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물론 그렇다고 일부러 어려운 길을 골라 갈 필요는 없지요. 프로그래밍 공부하려는 사람이 질문자님 혼자뿐인 게 아니잖아요. 선배들이 삽질해가며 얻은 교훈들이 잔뜩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선생님을 구해서 피드백을 받으면 좀 더 수월해질 겁니다. 질문자님의 현재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고 효율적인 공부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사람 말이죠. 온라인으로 이렇게 질답을 주고받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근데 왜 게임 개발자인데 c를 하세요??
뭔가 시작부터 잘못가고 있는거 같은데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는건데 C랑 C# 이런거랑 다릅니다
알파벳만 같아요
지금 하는 행동은 마치 라틴어 공부한다음 그 다음 영어 제대로 해야지~ 이런 느낌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