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민주주의, 자유소프트웨어 운동, 그리고 KL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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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의 작성시기가 2012년 4월,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시점 이후이며, KLDP에 블로그 글이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 시기라는 것을 먼저 인식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올린다면, 바로 드러나지는 않을 것이란 사실을 알고 쓰는 글입니다. 즉, 지금 많은 사람들이 읽기보다는, 언젠가 이 글을 검색하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좋을 내용들을 써두고자 합니다.

* 이 글이 정치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다지만,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폄하하려 하기 보다는, 자유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하며, IT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어떤 역할이 가능한지, 극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자 함이라는 것을 명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 때,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의 가치는 사용하는 데에 있고, 그것을 정신적으로 소유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소유자가 되는 길이다." 물론 지적재산권의 관점에서 본다면, 소유권은 (제작한 사람과 일치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소유권자에게 있는 것이지만, 사람들에게 널리 퍼지고,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만큼 이상으로 소프트웨어 가치가 살아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삶에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이 소프트웨어의 수명을 연장하고, 영속성을 부여하는 일이라는 데에는 누구나 이견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이것은 비단 컴퓨터의 프로그램에만 국한하지는 않습니다. 인간의 육체가 하드웨어라면, 그것을 운영하는 것은 소프트웨어, 즉, 삶의 방침이나, 도덕률, 국가체계 및 이념, 종교관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들이 무엇을 위한 소프트웨어인가 생각하면, '인간'을 위한 소프트웨어이고, 소프트웨어의 목표가 무엇인가 묻는다면, '인간의 공존'을 위한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우리나라는 '자유 민주주의'라는 소프트웨어 상에서 국가를 운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수의 의견을 따르고, 소수의 입장을 반영하여 소외나 배제하는 인원없이 중도에 가까운 정의를 실현하며, 구성원 전체의 공존을 꾀하는 것이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은 그러한 운용방침의 결과라 보기에는 믿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는 행정 최고 책임자의 비리와 도덕성 문제, 심지어는 탁상행정에 가까운 실정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사업의 거짓 보고와 캠패인, 홍보활동 등으로 전시행정의 표본을 보여주고 있고, 그것을 비판해야 하는 의석에서는 실정에 대한 비판과 감사가 이뤄지기 보다는, '국민의 의견'을 표방한다는 이유로 실정에 대해 문책이나, 반성도 이뤄지지 않고, 쓸데없는 정치 논리와 여론 조작으로 실질적인 문제 제기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주권 행사'의 한 방법인 투표가 이루어졌지만, 그 결과가 나아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결과를 보기엔 섣부른 시기이지만, 당리당략을 생각하는 정치인들이 다수 뽑혔다면, 시궁창 싸움으로 실정을 지적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엉뚱하지만, 이 시점에서 자유소프트웨어 운동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저는 글 초입에 '소프트웨어를 정신적으로 소유하는 것'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자가 있다 하더라도, 그 소프트웨어를 향유하는 사람이 없으면,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없다는 것. 역설하자면, 자유민주주의를 향유하는 국민이 없다면, 그 국가의 이념 가치는 없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우리는 각자 사용하고 있는 자유소프트웨어가 있습니다. 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유지보수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한 사용하면서 여러 반응을 보고해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의견을 개진하고, 제안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한 소프트웨어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는 자유소프트웨어를 닮아있습니까?

우리의 생활과 치안, 환경, 교육, 법률, 국가행정, 사법행정, 군사 안보, 외교 안보 등, 우리가 속한 나라의 운영 체계엔, 새로운 산업과 과학적 사실 등을 통해 법을 제정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또한 기존의 법을 유지보수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것을 제대로 시행하고 있는지, 또한 잘못된 행정이 있는지 확인하고 조처할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새로운 행정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고 제안하는 사람들이 있습니까? 그것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까?

우리는 '자유소프트웨어'를 향유하는 만큼, 자유민주주의를 향유해야 할 때가 온 것입니다.

특정 정치인의 비방, 비판, 자격미달 등을 지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자유민주주의를 향유하는 방법 중 가장 쓸데없고, 가치가 없는 일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정보의 전달은 '가식거리'이며, 실제 자유민주주의의 발전에는 도움이 안됩니다. 그들은 '우리가 움직여야 할 커서'일 뿐입니다. 커서 위치가 잘못되었다거나 엉뚱한 동작을 하는 것에 대해서 뭐라 할 수도 있겠지만, 커서만 뭐라하기 보다는 시스템 전체를 다뤄야 전반적인 상황이 좋아지지 않겠습니까? 마우스 이벤트도 일어나지 않는 시스템에서 커서를 뭐라 탓하겠습니까.

또 다시 한 번 엉뚱하지만, KLDP의 존재 의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정치나 선거 관련 이야기가 몇 번 있었습니다만, 의도가 어찌되었든 정치적 입장이 반영되지 않았다고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간헐적인 어뷰징 공격이나, 익명 공격 등, 여러가지 일시적인 문제가 있었지만,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이상, 누군가의 의견을 묵살하는 일은 없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정치중립지대이며, IT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교차점입니다. 특히나 이곳처럼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를 섣불리 꺼내기 힘들 정도로 날선 곳도 없습니다. 비논리적인 글이 어떻게 사그라지는지 모두 체험하지 않았습니까? (웃음)

KLDP에 '의미없는 글'을 남기기 보다는, 사회 비판적이고, 행정부의 실정을 고발할 수 있고, 모두가 생각해보아야 하는 문제들이 많이 제기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의식을 잊지 않고, 생각해보면서 언젠가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을 때까지, 우리 모두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KLDP에 글을 남기고 있는 사람으로서, 또한 자유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알고 지키고자 노력하는 사람으로서 우리나라의 현실은 개악할만 합니다. 그러나 이 상황이 과거로부터 퇴보한 것이 아니라, 나아지고 있는 과정이라 믿고 싶습니다. 또한 그러한 사고를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이 '자유소프트웨어'를 올바르게 향유하고, 앞으로도 지켜나가는 동안, '자유민주주의'도 발전하며 지켜져 나갈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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