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와 의사 비교
버스를 타고 멍하게 있다가 병원을 지나면서 문득 든 생각을 정리합니다.
얼마전부터 개발자의 사회적 처우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의사와 비교해보니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의사를 환자를 직접 대면합니다.
진료나 수술 전, 회진 등으로 환자를 만나면서 치료하고
환자는 '저 사람이 날 치료하는 사람이구나. 잘보여야겠다...'라고 생각합니다.
즉, 의사에게 가치를 부여합니다.
개발자는 사무실에서 제품(SW or HW)을 만듭니다.
사용자는 자신이 가진 장비(컴퓨터 or 전화기 등)에서 개발자가 만든 제품을 사용합니다.
사용자는 제품을 누가 만들었는지는 상관없습니다.
제품의 회사 이름을 생각하거나 혹은 아주 많은 수의 사람들은
제품을 마치 당연히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그 존재에 대해 의식하지 않습니다. (이건 조사가 필요합니다만..)
따라서 다수의 이용자는 소수의 개발자들에게 가치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할 수도 없습니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경력이 미천해서 딱히 대안은 없지만 그냥 상상만 해본다면 병원 치료의 방식과도 비슷할것 같습니다.
의사도 환자를 혼자 치료하는게 아니지요.
간호사, 장비 기술자, 조무사 등등이 의사의 뒤에서 서포트를 합니다.
의사는 직접 시술도 하지만 필요한 진단과 약 등을 처방(지시)합니다.
개발자도 혼자 개발하는게 아니지요.
중요한건 의사는 의사 개개인이 대표성을 가지고 일을 하는데 반해
개발자는 익명성으로 개발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개발팀에도 대표성을 가진 개발자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보스가 있어야 합니다.
보스가 있는 개발팀은 보스의 이름으로 제품을 출시합니다.
게임 업계에서는 벌써 시작했지요.
사람들은 보스의 이름으로 제품(게임)의 수준이나 성향을 짐작할 수 있지요.
그리고 개발자들은 보스의 수준과 성향을 따라서 움직입니다.
프로젝트마다 다른 보스 밑에서 일할 수도 있구요.
그리고 또 중요한게 개발자들이 나도 보스가 될 수 있다는 비전을 가지게 됩니다.
나도 보스가 되서 내 이름으로 제품을 내고
사람들이 내 이름을 평가하고 가치를 준다는 꿈이 생깁니다.
지금의 개발자는 전문직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전문직도 직장인입니다.
당사자는 아니라고 생각해도 회사의 주인들이 보기에는 직장인이지요.
의사는 다릅니다. 개업을 할 수도 있고, 의사 개개인이 환자와 대면하므로
병원의 주인에 대해 어느정도는 대항할 수 있습니다.
의사의 얼굴이 곧 병원의 얼굴이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회적으로 의사를 직장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공감대가 형성됩니다.
개발자들이 직장인이 되고 싶지 않다면
제품에 가치를 부여하는 소비자에게 직접 대면하는 시스템이 생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방식일지는 모르지만
지금처럼 개발자들이 컴퓨터와 네트워크만 바라보고 일을 하면
사회적으로 개발자는 그냥 직장인에서 일하는 사람 이상이 될 수 없습니다.
만약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개발자가 된다면 아닐 수도 있겠지만요..
...Love 님의 Linux system programming책을 보는데 머리는 아프고 잡념만 늘어납니다.
나이를 먹은걸까요..예전엔 한자리에서 두세시간씩 책을 읽는게 쉬웠는데
이제 일이십분도 어렵네요..
댓글
정부의 인증이 필요하겠군요.
의사가 특별한 이유 중 가장 특별한 것은 면허 제도 하에서 운영되는 직업이란 점입니다.
공대에서 필수과목을 모두 이수하고 개발자고시를 쳐서 정부에서 부여하는 자격을 얻은 다음 개발사 인턴 등의 과정을 거치는 게 필요한 건가요?
Robert Love는 형님 아닐
Robert Love는 형님 아닐 것 같은데요..
http://en.wikipedia.org/wiki/Robert_Love
음 생각해 보니 먹을만큼 먹었군요. 제가 보기에 어려보여서 그런지 :>
저도 士입니다...
정보처리..기士.. 기능士.. 산업기士.. 기술士... 이것도 같은 글자로 끝나긴 하네요..
ㅠ.ㅠ
농담할 분위기가 아닌데 농담해서 죄송합니다...
개발자가 의사만한 대우를 받기 위해 제한된 인원을 선발하는 인증제를 운영한다면
반대급부로 인증을 받지 못한 사람은 개발을 못하게 해야 하는데
이게 불가능하니까 힘든게 아닐까 합니다.
애초에 기술직이면서도 비전공자도 얼마든지 뛰어들 수 있는 분야다보니 더더욱 그렇지요..
혹시 가능했다 한들.. 개발자를 의사 수만큼만 뽑는다 하면.. 다른분들은 몰라도 저는 통과 못할겁니다 아마. ^^;;
(아니 근데;;; 그랬으면 오히려 지금 더 행복하게 살았을지도 모르겠는데요? 헐....)
그리고 한국만 의사라는 단어가 더 높은 뜻을 가졌냐 하면 딱히 그런것 같지는 않습니다.
영어만 해도 닥터에는 박사란 뜻도 있는데..
개발자를 뜻하는 엔지니어나 디벨로퍼에 박사급 좋은 의미는 없는것 같네요.. 물론 근거없는 개인적 추측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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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for you new people. I have just one rule :
Everyone fights, no one quits. If you don't do your job, I'll shoot you myself. Do you get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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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의사들이
개인적으로 의사들이 의사가 되기위해 겪는 과정을 보면 이들은 분명히 그럴만한 대접을 받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흔히들 대한민국 1% 어쩌구 하면서 성적 순으로 의대간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보기엔 그들이 대학 예과 본과를 거치며 공부하는 양으로 보면 절대적으로 높은 대우를 받는게 오히려 공평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에서 필요한 공부는 대학때 하는게 맞는데 대학과정에서 의대생만큼 공부하는 사람을 찾기는 힘듭니다. ( 이공계 공부도 힘들지요. 그런데 이공계의 대부분 학생들은 의대생의 평균만큼 공부하지는 않습니다. ) 그리고 어차피 이공계에서도 슈퍼맨급은 평균적인 의사보다 훨씬 나은 대우를 받습니다. 이런 사람은 아주 열심히 공부한 사람이겠지요.
평균적으로 공부를 엄청하는 집단이 결과적으로 평균적으로 더 나은 대우를 받는게 불공평하다고 하기는 힘들것같습니다.
이공계와 의사직종을 구분하여서 여기는 사고 여기는 자 라고 구별하는 행위자체가 그다지 와닿지는 않습니다. 그전에 앞서서 과연 스스로 평균적인 의대생보다 공부를 열심히 했는가? 하고 스스로에게 되묻고 싶어지는군요.
의사들이 인턴 레지던트과정을 겪으며 군대마저 3년가량을 복무해야하는 상황은 아시는가요? 인턴 레지던트상황에서의 월급은 시급으로 따지면 편의점알바만도 못한 수준입니다. 그상황을 거의 10년간 겪어야 합니다. 이 과정이 이공계생이 박사과정을 밟는거보다 훨씬 어려웠으면 어려웠지, 결코 쉽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물론 그래서 타병원 응급실 알바를 뛰어서 돈을 많이 버는 인턴 레지던트도 있겠지요. ) 그런 과정을 겪은 사람이 적절한 대접을 못 받는다면 오히려 의사 인력이 줄어들것 같습니다만.
문제는 일부의 의사들이 의사같지도 않은 행동을 한다는데 있겠지만요.....
Neogeo - Future i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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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의사라는 일이
저도 의사라는 일이 당연히 가치있고 대접받을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혹독한 훈련을 필요로하고 생명을 다루는 일이니까요.
개발자가 의사처럼은 아니더라도 지금보다 더 대접받기 위해서
가장 전문적이면서 사회적으로 대접받는 의사라는 직업에 비교해본 것입니다.
그리고 옛 유교문화에서 기술자를 천시하고 몸으로 일하는 사람을 천시하는 문화는
분명히 있었고, 그 결과 이름부터가 놈자와 선비사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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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기며 사랑하면 더 행복해집니다.
개인 홈페이지가 생겼습니다 http://caoskernel.org
어셈러브를 개편중입니다 http://www.asmlove.co.kr
기술사도 따로
기술사도 따로 있지요.... 그냥 국가 공인이냐 아니냐의 차이 아닌가요?
기술직은 국가 공인 받아서 그걸가지고 나 뭐 할수있다 라고 자랑하면 바보 소리듣는 자리니까 그렇겠죠.
그렇다고 기술직을 의사처럼 몇년간 죽어라 공부해서 자격따야 하는 구조로 만들자는 소리는 아닐테구요.
이름은 그냥 이름일뿐이고, 기술직을 천시해서 이런 이름이 붙은거라는 해석은 조금 아닌듯 합니다.
그리고 의사도 어차피 천시받는 직업이었습니다. 그나마 목숨줄에 중요한 자리니까 어쩔 수 없이 곁에 둔것뿐이지요.
뭔가 착각하시는거 같은데 의사도 조선시대엔 뭉뚱그려서 醫者(의자), 혹은 醫員(의원) 라고 불리웠으며,
醫者중에 뛰어난 자를 가려 뽑아 醫師(의사) 라고 불렀습니다.
醫士 라는 말도 간혹 썼지만 아마 발음이 똑같아서 착각하시나본데, 국가 공인의 의자를 醫士 로 부른게 아닌가 합니다. 원래는 醫官 이란 말이 국가 공인 의원이었겠죠.
여하튼 정확한 내용은 아닐지 모르지만
의사라는 단어는 선비사자가 절대 아닙니다.
醫師 라는 단어로 사용합니다. ( 일본의 영향일지도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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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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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단순히 공부를 많이 했다 적게했다 문제라기보다..
뭔가 구조적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이 세상에 기여하는걸보면 개발자가 의사보다 못하지는 않은것 같은데..
LISP 사용자모임
http://cafe.naver.com/lisper
방송기술 개발업체
http://playhouseinc.co.kr
언젠가 읽어봤던 이야기
컴퓨터 수리공이 의사나 자신이나 어차피 부품(장기)수리하기는 마찬가지인데, 받는 댓가 차이가 너무 난다고 불평하자 듣고 있던 의사 왈
"수리하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전 파워가 on 상태에서 수리합니다."
그래도 파워 OFF된걸 다시 ON시킬수는 없을텐데..
그런 의미로 보면 수리공이 더 능력이 있다고 볼수도 있겠죠 ㅎㅎ 그냥 우스갯소리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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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어려운
더 어려운 장치(인체)를 더 어려운 술기로 수리하는 의사가 더 대단하다는 소리 아닌가요?
그러니까 우스갯소리라는거 아닙니까..
엔지니어는 파워OFF된것을 다시 ON시킬수있지만 의사는 못하니까 그런면에선 엔지니어가 더 낫다는 농담이지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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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의 차이에서 오는 자신감 회복
안녕하세요 경력 1년차입니다
얼마전까진 회사에서 보드에 전원이 인가된 상태로 납땜을 하곤 했더랬죠.
저 올해 연봉협상 할까 말까했는데 이 얘길 듣고나니 자신이 생깁니다.
의사들이 상대적으로 사회에서 높은 지위를 받아야 하는 이유는
의사들이 상대적으로 사회에서 높은 지위를 받아야 하는 이유는
그들이 의사가 되기 위해 많은 고생을 했기 때문은 아닐겁니다.
물론 의사가 되기 위해 많은 고생을 한 것은 누구도 알고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하나의 과정 이겠지요.
사회에서 의사 라는 직업이 맡아야 하는 역활과 책임이 무거운 만큼 그만한 대우도 당연히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문제는, 과정이 힘들었다고 대우를 당연하게 요구 할 수 는 없는 겁니다.
힘든 과정을 통해 큰 책임을 가질 수 있는 사람으로 단련되는 과정 일 뿐입니다.
과정을 거쳐 사회의 큰 책임을 잘 수행 하고 있다면 대우 받아 마땅합니다만,
그러한 과정을 거쳤다는 것만으로 대우 해줄 이유는 없습니다.
(자격증 있다고 대우 해주는 건 아니죠. 자격증이 있으니 관련 업무와 책임을 맡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대부분의 의사들 생각 처럼 고생해서 의사 됐으니 이 정도 사회적 대우를 보장 해 주어야 의사 할 수 있다. 라고 생각 하는 건 옳지 않은 것 같군요.
개발자의 대우가 의사 보다 낮은것도 당연 합니다.
솔직히 개발자 가 의사보다 책임이 더 큰 것도 아니고, 직접적인 스트레스를 더 받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전 의사 처럼 스트레스 받고 높은 대우 받느니 개발자로 스트레스 덜 받고 덜 대우 받는게 좋겠다고 생각 합니다.
본 주제 내용인 자신의 일에 가치를 부여 하자는 이야기는 참 좋은 이야기 같군요.
자기 이름을 걸고 개발하는 장인 정신 같은게 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연관이
개인적인 연관이 있는 분이 매우 큰 수술을 받으셔서 대기실에서 기다린 경험이 있는데요.
수술 들어가기 전에 살 확률이 5% 라고 했으니 기다리는 사람들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었죠.
수술이 중간 정도 끝나고 직접 수술하시는 의사는 아니고 보조 하시는 의사 분이 오셔서 경과를 알려 주시더군요.
나중에 한 동안 시간이 흐른 후에도 그때 생각을 하면 참 의사가 대단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직접 수술을 담당하는 의사가 아님에도 말 한마디가 그렇게 힘이 있을 수 없더군요.
저도 IT 경력이 이제 10년을 넘어 서지만 그때 생각을 하면 이런 마음이 듭니다.
"나는 과연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잘못되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치열한 마음을 가지고 일하고 있는가?"
그런 마음을 가지고 노력 한다면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은 어느정도 극복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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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안철수 아저씨가..
그래서 안철수 아저씨가 대우를 받으시는 거군요.
의사면서 프로그래머이면서 성공한 CEO and 교수님
이중에 프로그래머가 가장 급이 낮아보이네요.. ㅜ-ㅜ
세상은 의사를 대단하게 여기지만, 우리도 의사를 대단하게 여기지만 개발자인 우린 초특급 개발자를 또한 우러러봅니다.
저는 다른 개발자도 존경하지만 제 자신도 존경합니다.
내가 쓸만한 개발자라는 생각해서가 아니라 나또한 한 명의 창조자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외수 형님이 쓰신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라는 책이 이런 글이 있습니다.
하루는 아들을 크게 키우고 싶은 여인이 현자를 찾아갑니다.
아이를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고 현자에게 여인이 질문하였습니다.
그러자 그 현자가 말하길
"자기가 변해야 세상도 변화시킬 수 있다는걸 알게 하세요."라고 했답니다.
우린 어떻게 변해야 할까요?
제가 가진 생각중에 하나는 사용자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사용자가 쓰다가 죽어버리면 안되고, 쓰기 편하고, 꼭 필요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드는 것.
이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요?
공자님이 군군신신부부자자(한문을 몰라서...)라고 했습니다.
임금은 임금같이, 신하는 신하같이, 아버지는 아버지 같이, 아들은 아들같이 행동하면 좋은 세상이라는 것입니다.
직장 상사가 자기보다 못한 것 같고, 다른사람들이 내 잘난걸 몰라주지만 자기가 해야할 일을 제대로 하면, 프로그래머가 자기할 도리 즉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면 그게 우리가 원하는 세상이 아닐까요?
그러므로 우린 PP해야 합니다.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래머 같이..
전문가인지 아닌지는
전문가인지 아닌지는 전문적인일을 하는지로 결정되는게 아닙니다.
요즘 전문적이지 않은 일이 어디있나요. 다 전문적이지.
전문가인지는 전문가시스템이 갖추어진 산업분야에 종사하는가로 결정이 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개발직은 당연히 전문직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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