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정말로 하고 싶지만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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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스타트업에서의 2년 개발 경력이 전부인 30대 초반의 청년입니다.(현재는 다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사람을 매니징하는 능력이 뛰어난 편이라 생각했고, 개발 센스도 나쁘지 않은 편이라 IT 창업을 꾸준히 꿈꾸고 있었습니다.
요새 부쩍, 창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됩니다.

업무 능력만큼 인정받지 못하는 '외적 요인'들에 질려버렸고,
사내의 정치에 휘말리는 것에 질려버렸고,
더 늦어지면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조바심도 많이 들고,
다시 개발을 하고싶은, 꿈꾸는 것들을 개발해내고 싶은 욕심도 납니다.
제가 개발하면서 즐거웠던 것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나갈 때마다 "세상에 할 수 없는 건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개발이라는 건, 제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사람처럼 느껴지게 해주는 것 같아요.
물론 실제로도 그렇다고 믿습니다. 개발이 제게 그걸 실감하게 해주는 거죠. :^D

그렇지만 수많은 두려움들이 항상 창업을 가로막았습니다.
부모님의 반대로,
아직 실력이 부족해서,
조직 생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결혼자금을 위한 적금을 유지해야 해서,
좋은 학벌과 도움되는 인맥을 갖지 못해서,
창의적이고 수익성 높은 비즈니스 모델이 없어서 등...
이 외에도 참 많은 이유(및 핑계)들로 번번히 창업의 꿈을 죽이곤 했습니다.
그렇지만 더 이상의 고민은 자괴감만 만들어 낸다는 생각에, 개발자로서의 이직과 창업, 두 가지의 선택지에 대해 다음 주 까지는 결론 내고자 합니다.

아직 신입 개발자인 만큼, 주어지는 이직의 기회는 많은 것 같습니다.
최근 몇 개월 간, 이직 면접을 꽤 많이 보고 몇 군데 합격도 해보았지만, "과연 내가 여기서 재미있게 일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번번히 사과전화를 하기 바빴습니다.
물론, 제가 생각하는 페이와 맞지 않아서도 많았구요.
현재 있는 직장에서 괜찮은 성과를 내고 있고(제대로 인정받지는 못하지만...;ㅅ;), 창업이라는 선택지도 있는 상황에서 이직을 하려니, 그 기회비용을 작게 보지 못하겠더라구요.
사족이지만, 한 번은 정말 괜찮은 외국계 기업이었는데, 3차 면접에서 연봉 천만원 올렸다가 떨어졌었습니다.
욕심 안 부렸었으면 이런 고민 안하고 있었을 수도 있는데. ;ㅅ;

저는 창업을 거창하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작게 시작해서 같은 꿈을 꾸는 모든 직원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그런 회사를 꿈꿉니다.
하고 싶은 건 모두 도전하고, 성공과 실패의 경험들을 모두 축적해서 더욱 멋진 꿈을 현실로 만드는 그런 회사이고 싶습니다.
정말 한 번 뿐인 인생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즐겁게 살고 싶습니다(!)
창업 성공 사례는 글과 세미나 등으로 많이 간접 경험했으며, 실패 사례는 제가 직접 경험했습니다.
정말 큰 꿈을 향한 치열한 도전을 경험했었기에, 실패에서 얻는 교훈도 컸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ㅅ;
창업에 대한 생각은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지만, 각설하고,
저는 여기 계신 많은 IT 선배님들께 현실적인 조언과 쓴소리, 그리고 힘내라는 응원의 한 마디 듣고자 글을 올렸습니다.
저와 비슷한 고민 가진 분도 계시다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둔하고 겁 많은 저에게 댓글로 한 마디 씩만 부탁 드립니다.

글을 짧게 쓰는 글재주가 없어 죄송하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세벌의 이미지

현재 다른 일 하는데 IT 창업을 꿈꾼다?
시간 활용을 잘 하셔서 준비하셔요. 아침 시간, 저녁 시간, 출퇴근시간 등등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셔요.
시간 활용 잘 못하면 IT 창업도 물 건너가고, 현재 하던 일도 제대로 못하는 수가 있습니다.
시간 활용 잘 하셔서 원하는 IT 창업 꼭 이루시기 바랍니다.
그러려면 계획도 좀더 구체적으로 (여기에 밝히기 곤란하다면 공개는 안 하더라도...) 하시면 좋겠네요.

droh의 이미지

자투리 시간 활용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평일 저녁은 간간히, 주말마다 시간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할 줄 아는게 웹개발 뿐이라, 웹서비스로 갈 것 같아요.
웹개발만 해도 다시 공부해야될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네요...^^;
지인 인맥 동원해서 스터디 차원으로 가볍게 시작해볼 사람들도 구하고 있지만, 크게 기대는 안하고 있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Rubypops의 이미지

스타트업 거품도 이제 끝물인데,,,,,,

루비를 공부하고 사랑하는 프로그래머

droh의 이미지

단순히 흐름에 쓸려서 하는건 아니에요.
창업 열풍이 불어서 고취되었던 건 있지만, 그 전부터 꿈꿔왔는걸요.

제가 회사 경영에 꽤나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지만,
거짓으로 영업하는게, 가식으로 고객을 대하는게 싫어서 창업하는 것도 있어요.
너무 고객처럼 굴지 말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네요.
정말 좋은 서비스로 영업하고 싶고, 진실함으로 고객을 대하고 싶어요.
그리고 많은 자유와 많은 책임과 많은 보상이 따르는, 정말 실력으로만 평가되는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이런 회사가 없어서요.
(그런 회사에 들어갈 실력이 안되서라고 하면 더 솔직할까요..? ^^;)

goforit의 이미지

>그렇지만 수많은 두려움들이 항상 창업을 가로막았습니다.
>부모님의 반대로,
>아직 실력이 부족해서,
>조직 생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결혼자금을 위한 적금을 유지해야 해서,
>좋은 학벌과 도움되는 인맥을 갖지 못해서,
>창의적이고 수익성 높은 비즈니스 모델이 없어서 등...
>이 외에도 참 많은 이유(및 핑계)들로 번번히 창업의 꿈을 죽이곤 했습니다.
>그렇지만 더 이상의 고민은 자괴감만 만들어 낸다는 생각에, 개발자로서의 이직과 창업, 두 가지의 선택지에 대해 다음 주 까지는 결론 내고자 합니다.

나이도 젊고,
딸린 식구도 없고,
적금도 있고,
대학 교육도 받았고,
개발 경력도 있고,
도전하기에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
젊으니, 안되면 다시 직장 생활하면 되지요.

결혼도 하고 창업도 하고,
여유도 즐기도 창업도 하고,
부모님 만족 시키고 창업도 하고,
처음부터 너무 greedy 전략입니다.

하나가 너무 간절하면 다른 것은 다 포기할 수 있을 텐데,
혹시 창업하는 것이 그렇게 간절하지 않은 것은 아닌가요?

저는 프로젝트 자금 대느라 집도 팔았지만 그리도 잘 굴러가지도 않았지만 ^^
뭐 그 때는 정말 너무 간절한 상황이라서, 이 거 아니면 죽을 것 같아서,
시간 지나고 나서도 그렇게 후회 없습니다. 화이팅!

droh의 이미지

말씀이 맞습니다.
부모의 걱정과 제 실력은 사실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아요.
그런데 안정적인 월급쟁이 생활을 포기하고 불확실성에 도전하는 것이 쉽지 않네요.

지금부터 내후년쯤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데 적정한 결혼비용을 모으지 못했어요.
제가 반년간 사업을 준비(아이템 구상 및 베타버전 운영 포함)한다고 치면, 저한테 들어가는 생활 비용들과 받지 못하는 급여에 대한 기회비용, 그리고 직원을 고용해서 운영해 나가는 것에 대한 비용 리스크 등...
아무리 작게 잡아도 4000은 훌쩍 넘어가니... 사업 초기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습니다.

또, 창업 관련한 글들을 읽어보면 전부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저와 뜻을 함께 해주는 실력있는 분을 찾기도 어려워요.
그러면 개발 경험을 더 쌓으면서 그 소셜 안에서 사람을 찾고 나서 창업을 해야하는 건지...
도전이야 얼마든 할 수 있지만, 아무리 첫 번째 도전이라해도 어떻게 해서든 악착같이 살아남고 싶은게 제 심정이거든요.
누구나 그렇겠죠? ^^;;
간절하지만, 가장 적기를 찾고 싶은 욕심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용기를 주는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힘이 나네요! ^^

nasalrop의 이미지

주위 환경 이런것보다 자기 자신이 확신이 있지 않고서는 100% 실패합니다. 자기 확신이 있더라도 95%는 실패합니다.
잘 고민해보시고, 창업을 하시려거든 무엇보다 자기확신이 있을 때 시작하세요.
화이팅 하시구요^^

rturbo의 이미지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내는 것입니다. 오해는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

제가 여러번 창업과 사업 경험이 있습니다.

해보니까 그 누군가가 멘토링을 해주었으면 할때가 많았었고,
또한 지나고 보면 그때 그상황에서 진단하고 분석하고 멘토링해주면 그때 맞추어 더 잘할수 있었을텐데...

이런 후회감이 드네요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하는 것은 아주 높이 평가할 만한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과 문제해결과 회사 시스템등등 너무 많은 것들을 혼자서 다 고민하고 떠안고 가는것도 문제이죠

제대로 멘토링해줄 누군가가 있다면 정말 더 나은 미래가 펼쳐지지 않을까 해서요

아이템이 있다면 여러 성공 요소들이 어느정도 준비되어 있다면 / 또는 준비할수 있다면 시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