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너무 지칩니다

raphael4의 이미지

개발자로서 한계를 느끼고 있는 시점입니다.
개발 역량의 한계가 아니라... 기업의 구성원으로서 개발자 역할의 한계입니다.
까다로운 고객 요구 사항들, 간부와 관리자들의 마인드들. 언제나 항상 싸워오면서 절충해 왔던 부분들인데 이젠 정말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최소한의 일정과 비용, 그리고 원천기술 유출방지를 위해 최소한의 인력 투입으로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 하라고 하는군요.
반대로 위 조건들을 모두 충족시켰을때의 퀄리티가 보여주는 효과와 시너지를 이해하는건 이젠 바라지도 않지만
하나를 위해서는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아무리 설명해도 듣지를 않습니다.

물론 비지니스도 중요하지만 일의 결정권자들이 개발에 대한 개념이 너무 없습니다.
아니 개념이 없는건 그렇다 쳐도 개발자를 무시하는 마인드는 이제 너무 견디기 힘듭니다.
그동안은 그냥 참는걸로 버텼지만 위의 프로젝트를 진행 하라는건 죽으라는 거거든요

쓰고나니 쓸데없는 넋두라서 죄송하지만 답답한 마음을 금 할 길이 없네요
이름 좀 있는 글로벌 기업이 이정도 인데 다른곳은 어떤가 싶기도 해서 이직에 대한 생각도 편하지 않고
그만 두고 다른일 할까 싶지만 이제와서 두렵기도 하고...

세벌의 이미지

그만 두는 것이 낫다면 그만 두십시오.
단, 지금 상활이 힘들다고 대안 없이 그만두면 더욱 힘들어집니다.
다른 일 어떤 거 할지 결정은 하셨는지요?

별님의 이미지

지금은 자본가로 불릴 뿐이죠...
애초에 선택권이란 없었던 겁니다.
허울좋은 민주주의죠... 결국은 금권주의이거늘...

mirheekl의 이미지

같은 글로벌 기업이라 해도 다른 국가의 지사에선 안 그럴 수도 있고요.
한국에서의 다른 글로벌 기업이라 해도 또 다를 수 있습니다.
요는 다 똑같을거라고 짐작하시면 안 된다는 겁니다.
지금보다 더 작은 회사는 모든 것이 다 열등할 것이라고 단정하셔도 안 되고요.
이직에 대한 생각이 있다면, 해외진출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두고 조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 못미덥고 궁금하시면 이직 면접때 자세하게 물어보셔도 되지요. 아마 직접 겪으셨으니 질문도 잘 하실 수 있을 듯 합니다. 임기응변으로 대충 둘러대는지 아니면 정말 확실하게 엔지니어 의견을 존중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말입니다. 인맥을 활용한다면 실제 해당 업체에서 근무하는 사람의 얘기도 직접 들어볼 수 있겠죠.

그렇게 이직 시도를 해 보시고 이직이 결정되면 그 때 사직을 하시면 됩니다.
이런 식으로 인력이 빠져나가 프로젝트에 차질이 생겨야 그쪽에서도 뭐가 잘못됐는지 알게 됩니다.
어떻게든 참고 버텨서 해내면 그게 당연한 건줄 알고 다음 번에는 더 타이트한 리소스만 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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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phael4의 이미지

물론 다 똑같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지금 다니는 회사의 규모가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고 글로벌이면서 전형적인 한국회사 같고
여러 회사의 성격을 다 가져다 놓은 듯한 회사라서 여러가지 부분들이 딱 중간 정도의 평균 적인 느낌이라
다른 곳의 성격과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 않을까 싶어서 한 말입니다.

다른 분들도 저랑 비슷한 생각 많이들 하실거라 생각해서
의견을 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이직은 하고 싶습니다만... 왠지 두려움이 앞서네요.
마음의 준비부터 각오를 단단히 해야할 것 같아요

academic의 이미지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고 일단 그 프로젝트는 무조건 발을 빼는 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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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은 제 고등학교 때 동아리 이름입니다.
academic, 아주 가끔은 저도 이랬으면 좋겠습니다.

djinni의 이미지

하면 된다!
요즘 보면 S사의 마인드가 국내기업을 넘어 글로벌하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전 속으로 이렇게 외칩니다. 그럼 S사 만큼의 대우를 해주던가...
구미 까지는 영향력이 적지만 아시아 회사들은 S사 따라하는 곳이 점점 많아져서 골치 아픕니다.
아무튼...

결정권자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꼭 S/W 개발이 아니어도... 통상적으로 엔지니어들의 의견을 귀담아 듣지 않습니다
그런것들까지 다 고려 한다면 결정을 내리는 게 대단히 힘들어 지거든요.
결정권자들 또한 다 능력자는 아니기에 아예 고민 거리 중 몇개는 머리에서 지워버리는 게 쉽습니다.
마찬가지로 어느 한쪽을 포기해야 하는데 기왕이면 자기가 직접 몸담지 않는 파트에 전가시키는 겁니다.
안된다면 되게 만드는 개발자가 있다고 믿죠. 그렇게 말하고 다니는 개발자이 꽤 많다는 것도 문제죠. 말로 개발하는....
그러다 어찌어찌 성공하면 확신이 붙고, 계속 그런식으로 일을 합니다.
물론 모든 개발에 관한 변수를 다 고려하는 초능력적인 결정권자도 있긴 합니다만.
많지 않죠.

반대로 개발자는...
이런 어긋난 관점의 차이를 설득하고 조율하는 것도 중요한 능력입니다.
초능력의 결정권자의 수가 적듯이 이 역시 어려운 일입니다.
시간도 꽤 걸리고요
그러니 개발자 중심의 회사로 이직하는 것도 방법이겠죠.

이직을 생각한다면....
개발자 중심의 회사가 많은 분야도 있고 거의 전무한 분야도 있고 그렇습니다.
같은 분야도 회사마다 다르고 프로젝트의 리더 따라 또 달라지기도 하고요.
CEO의 성향이 바뀌기도 합니다. 뭐 이런것까지 고려할 순 없겠고
면접시 대화하면서 눈치껏 파악해야 겠죠...
잘 선택하시되 너무 두려워 하면 아무것도 달라지는 건 없다는것도 생각하셔야 합니다.

njhal의 이미지

힘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