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폰트 회사들의 현실과 동떨어진 폰트 라이선스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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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초롬체와 글꼴 저작권 이야기"라는 글을 보고 국내의 폐쇄적 IT 현실에 개탄하여 장문의 댓글을 남겼습니다. http://thatcom.tistory.com/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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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문구는 사용자에게 굉장히 불리한 라이선스라는 것을 재확인해 줍니다.
"한컴오피스와 함께 설치된 글꼴을 타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는 것은 글꼴의 사용권(라이선스)를 위반한
것으로 그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수 있습니다."
왜냐고요? 컴퓨터를 조금만 아는 사람은 다들 알고 있을 겁니다. 폰트 파일을 운영체제 수준에서 운영체제가 알아서 관리합니다. 각 운영체제마다 지정된 폰트 파일 위치가 있을 텐데 그곳에 폰트를 설치하면 폰트 선택을 지원하는 모든 응용 프로그램에서 그 폰트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타 오피스 프로그램에서 폰트를 사용할 수도 있고 웹 브라우저에서 사용자가 직접 지정하여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외 웹 사이트에서 font face 를 지정하는 태그를 사용하여 폰트를 웹 브라우저가 사용하게끔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컴퓨터 시스템을 조금만 아는 회사라면 그러한 라이선스 자체가 문제 소지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겁니다. 누군가가 마음만 먹으면 한컴오피스 사용자를 라이선스 위반하게 할 수 있는 현실과 동떨어진 라이선스 정책입니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과거에 윤디자인, 산돌 폰트를 사용하기 위해 폰트 커널 드라이버를 설치하여야 폰트를 사용 가능했던 적이 있는데, 시스템 측면에서 보면 정상적인 폰트 사용이 아닐 뿐더러 플랫폼 종속적이고 시스템과 충돌하는 등 매우 좋지 않은 방법입니다. 이토록 국내 폰트 회사들의 횡포가 심합니다.
한컴사가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자사 제품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렇게 신경 써 주시는 것은 고맙습니다.
그러나 폰트 회사들은 그런 식으로 폐쇄적 라이선스로 사용자에게 겁주고 장사하여 돈버는 건데 막상 폰트를 뜯어보면 아마추어적인 버그가 눈에 띄입니다. 한 번 폰트 만들어놓고 두고두고 우려먹으려는 자세를 지양하고 사용자와 상생할 수 있는 개방적인 라이선스를 채택하고 폰트 개발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최소한 기존 폰트에 있는 버그부터 고쳐주시던가요.
누군가 마음만 먹으면 한컴오피스 사용자를 라이선스 위반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현실과 동떨어진 폰트 라이선스 정책은 재고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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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트 회사도 먹고 살아야죠. 보호해야 합니다.

대안으로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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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글꼴을 공개해야 한다는 걸 말씀하신 건 아닐 듯 합니다.

대부분 글꼴회사나 몇몇 기업에서 공개한 글꼴들은 기본 글꼴세트에 준하는 글꼴이고,
이렇게 기본 글꼴로 *공개*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글꼴들이 사실상은 허울뿐인 공개라는 것이 문제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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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읽어보면 잘 공개되어 있습니다.
오픈소스라는 말은 없습니다.

거기에, '쓰려면 연락해라. 별무리 없다. 하지만 수정은 원하지 않는다.' 정도로 적혀 있습니다.

오픈소스로 기여와 수정을 원하시는건지 말이죠.
왜 허울뿐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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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를 들어본다면,

그냥 쓰는 건 문제없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pdf로 글꼴 임베딩하면 문제가 된다고 그러고, 그래픽 소프트웨어에서 윤곽선을 변형해서 만든다거나, 간판만들때 쓸 수 없다고 한다면 그게 진짜 공개일까요?
실제로 이런 저런 제한때문에 공개되어있다고 말하는 글꼴들이 실상은 제대로 써먹을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 http://www.ktug.or.kr/xe/index.php?mid=KTUG_open_board&page=3&document_srl=16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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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문의하셔서 직접 '한과장'에게 답을 들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요청은 '한과장'이란 가상의 인물을 이곳에 끌어들여야 될 것 같네요.

'진짜 공개일까요?' 를 대중에게 묻기전에 그쪽에 문의하셔서, 가능 여부를 먼저 하심이 수순입니다.

아마 돈을 들여 개발했으니, 원본이 변형되어 퍼지는걸 원치 않은다는 점을 이해합니다.
공개란 말은 무료로 쓰라는 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공개를 하신쪽에서 원하는 허용 범위내에서 쓰면 별 문제 없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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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초롬체의 사용권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문제 삼는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한컴오피스 설치하면 들어있는 약 150 여종의 폰트 사용권(라이선스)에 대한 문제점

<font face="Haan Sale B">한컴 오피스를 설치하셨다면,
HTML 태그에 의해 '한컴 바겐세일 B' 폰트가
한컴오피스외의 프로그램인 웹 브라우저에서 자동으로 로딩되었습니다.
따라서 귀하는 폰트 라이선스를 위반하셨습니다.
웹 문서를 보시다가 pdf로 출력하셨다고요? 당연히 또 위배가 됩니다.</font>

2. 국내 폰트 회사의 라이선스 정책
2-1 1~2년전 이야기입니다만, 폰트를 폰트 회사에 낱개 구매하여 사용할 경우 폰트 매니저? 같은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폰트를 사용할 수 있었으며 회원가입 필수, 개인정보를 등록해야 했습니다. 폰트 구입했을 경우 수년간 회원 탈퇴 불가능했고요.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각종 플러그인 떡칠해서 전자상거래 하는 방법이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시는지...
제가 위에 말한 것들 중에 잘못 알고 있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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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과장이라고 하시는 분은 트위터에 계정도 있는 아마도 한컴사측 과장급 실제 인물로 알고있습니다.
요 아래에 한컴관련된 추가적인 옛한글 이슈도 있지만, 사실 한컴의 함초롬체에 대해서만 제한한다면 함초롬 글꼴 그 자체는 큰 문제 없습니다.

오히려 한과장이라는 분이 뭔가 오해를 하고있지 않나는 생각이 들죠.

원 글로 돌아가서 한과장님의 티스토리 글을 다시 잘 보시면 한컴측의 글꼴에 대한 제한사항에 대한 언급이
얼마나 글꼴에 대한 인식부재를 바탕으로 한 것인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플랫폼 제한도 모자라서 (일부 글꼴들은 위에서 원글을 올리신 분이 언급하셨듯이 TTF글꼴을 사용하기 위해 특별한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합니다;;)
한컴의 프로그램 이외에서 쓰는 것이 불법이 될 수 있다는 식의 언급이라니...

몇가지 일례 더...
한겨례결체/다음체 같은 글꼴은 사이트에도 비교적 잘 명시되어 있지만, 몇가지 제약을 제외하고는 재배포/출판물 등등에 일반적으로 특별히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출판물의 경우에는 한겨례결체를 썼다고 명시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간판같은곳에 글꼴을 써먹으려고 해도 한겨레 결체로 했다고 옆에 조그마하게 써야 할까요?
daum 글꼴의 경우는 아예 당사의 승인을 받아야 로고나 CI등에 써먹을 수 있다고 명시까지 해놓았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내가 뭘 써야 하는데 특정 목적에 대해 이게 저작권에 저촉되지 않을까 하고 문의해야 한다는 자체가 에러입니다. 그건 공개라고 할 수 없죠
차라리 솔직하게 "제한적 공개"라는 용어를 썼다면 이런 글타래가 나올 이유도 없었을 겁니다.

KLDP니까 "공개"라는 말에 이정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해서 이상할 것은 없을 것이라는 점도 재고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특별히 neocoin님의 의견에 반박하려고 장황하게 썼다기 보다는 위의 제 댓글의 부연설정 정도로 생각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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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문답에 의해서 이제야 상황이 이해가 갑니다. 감사합니다.

그래서 네이버측의 나눔글꼴이 얼마나 많은 설득의 노력이 들어갔는지 이해가 가네요.

이 내용 전체를 묶어서, 다음이나 한컴측에 보내시고 피드백을 받아보시는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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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측(댓글과컴퓨터 http://thatcom.tistory.com/230)에 댓글로 이쪽 링크를 달아놓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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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글꼴이 함초롬체라고 알고있었는데, 글꼴개발사와 애매한 라이선스 체결을 했나보네요ㅋ

그 옛날 아래아 한글시절의 HFT글꼴의 경우는 한/글 소프트웨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글꼴 포맷이었지만,
이제는 거의 모든 플랫폼에서 표준이 되다시피한 TTF/OTF 폰트를 특정 소프트웨어에서만 사용하는것이 합적이라는 발상은 누가 만들어낸 것인지...
한컴도 그렇지만 그걸 제작한 글꼴회사에서 아무래도 그런 라이선스를 주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데 사실 함초롬체는 옛한글을 지원한다고 알려져있지만 한컴사의 2010 한글에서밖에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반쪽짜리 폰트입니다.
KTUG에서 함초롬체의 조합방식을 추적해서 트루타입의 표준적인 GSUB방식을 적용해서(아랍권 폰트를 만드는 방식과 원리적으로 동일)
Uniscribe를 지원하는 모든 소프트웨어서 사용할 수 있도록 변형된 함초롬체를 배포하고 있죠 (한컴에서 허락받고...)
KTUG에서 변형시켜 배포하는 함초롬체와 은바탕 개발판글꼴만이 GSUB를 제대로 지원하고 있는 옛한글 글꼴입니다.

그런데 함초롬체를 이런 식으로 고치면 모든 소프트웨어에서도 옛한글을 쓸 수 있는 (MS워드, 노트패드 등등) 글꼴이 된다고 가르쳐줘도
한컴 및 글꼴 제작사는 모른척 하고있지요. (2010년말에 공개되어 쭈욱 관리되고 있는데도... 줘도 못먹는다는...)
http://faq.ktug.or.kr/faq/%C7%D4%C3%CA%B7%D2%C3%BC/GSUB

이 정도가 딱 국내 글꼴 제작사의 마인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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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공개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감사해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최근 몇년간 정말 많은 글꼴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된 사실 자체만으로도 옛날에 비교한다면야 감격스럽고 고마웠지요.

그러나 그렇게 공개된 폰트의 라이선스라거나 면면을 살펴보면 위에 언급된 것처럼 마음놓고 일반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글꼴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
좀 실망하게 됩니다.

그런데 한글 폰트는 그 특성상 고쳐서 재배포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눔글꼴을 비롯해서 백묵글꼴, 은글꼴, alee체 등등의 오픈소스/자유소프트웨어에 준하는
글꼴들이 보다 전문가의 손길에 의해서 또 다른 글꼴로 재탄생/재배포 되는 경우는 상당히 드뭅니다.
글꼴 개발 자체/기술 등등이 상당히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글꼴 디자인적인 안목과 세심한 노력이 필요한 만큼 고쳐서 재배포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글꼴 자체를 OFL같은 자유로운 라이선스로 공개해버려도 글꼴 회사측에서는 거의 문제될 것이 없을 것입니다.

라이선스 항목들을 살펴보면 있는 그대로를 재배포 할 수 있게 명시해 놓은 글꼴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상용에 대한 항목, 수정 및 재배포 항목을 제외하고는 거의 OFL라이선스에 근접합니다.

공개라는 이름으로 되어 있는 상당수의 글꼴이 대부분 상용으로 판매할 수 없다고 못박고 있는데,
이미 글꼴이 공개되어 있는 마당에 누군가가 해당 글꼴을 판매한다고 한 들 문제가 될 수 있을까요?
아예 OFL라이선스처럼 번들로 판매는 가능하되 글꼴 자체를 판매할 수는 없는 라이선스를 글꼴 회사에서 채택하더라도 같은 효과일 것입니다.

또 폰트가 문서에 embed된다고 해서 폰트 자체가 변형되는 것은 아니므로 임베딩 문서에도 아무런 제한 없이 쓸 수 없다면
해당 글꼴의 공개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공개된 글꼴을 많이 사용하면 할 수록 글꼴 자체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고,
로고나 CI에서 사용된다면 그보다 더 좋은 글꼴 자체에 대한 홍보효과는 없을겁니다.
이렇게 로고나 CI로 사용하게 되면 해당 글꼴을 공개한 기업 등등이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이고요. (네이버의 나눔글꼴처럼)

글꼴 회사들이 공개 글꼴에 대한 시각과 그 중요성에 대해서 인식한다면, 해당 공개 글꼴을 좀 더 공개한 목적에 부합하게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될 것이고
일반 사용자들이 공개 글꼴로 인해 누릴 수 있는 해택이 더 많아질 것이고
OFL과 같은 자유로운 라이선스로 공개하면 전 세계 사람들이 한글 글꼴을 그리고 한글을 더욱 널리 사용하게 되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며
한글의 우수성을 세계로 알리고 그것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뜻을 이어가는 것이 될 것입니다.

덧붙여서 여기서 기술한 내용을... 모든 글꼴은 오픈소스로 공개해야 마땅하다는 말로 오해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좀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자유소프트웨어에 준하는 한글 글꼴들이 많아진다면
사용자의 글꼴에 대한 기대수준과 미적감각은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해당 글꼴을 공개한 글꼴 회사나 기업들의 홍보효과와 함께 좀 더 아름다운 글꼴들에 대한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불과 몇년 전에 물을 판매한다고 했을 때에 사람들은 어리둥절해 하였죠. 끓여 마시면 되는게 물이요, 더 좋은 물을 먹으려면 약수물을 떠다먹으면 될텐데
우리나라처럼 물이 흔한 나라에서 왠 물을 판다는 것이냐고요.

그러나 지금은 어떻습니까? 사람들이 이제는 물맛을 압니다. 물 맛을 따집니다. 미네랄 성분을 보고 몸에 좋은 물을 찾고 어떤 사람은 고가의 물을 사먹기도 합니다.
아직 가난하고, 물 맛 및 물의 효용성에 대해서 잘 모를 때에는 그저 물은 공짜라고 생각하였지만
살림이 펴지고 이런 저런 물들의 맛을 알고 나서는 지리산 물이 좋다 제주도 물이 좋다고들 그럽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제대로 된 공개글꼴들이 많이 나온다면 사용자들의 폰트 디자인에 대한 눈높이도 그만큼 높아지고 글꼴에 대한 수요도 많아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글꼴 관련 회사들의 공개글꼴에 대한 인식과 안목이 좀 더 나아지기를 기대하면서, 관련된 토론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