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의 직업병

파견나와 근무 환경이 바뀐 지 1개월 째,
이번 주 갑자기 다리가 저리고 땡기고 가렵고 하여 오늘 병원에 가니 하지 정맥류라는군요.
왼쪽 뒤의 복재정맥이 눈에 띄게 확대되어 있고, 사진으로만 보던 울퉁불퉁한 것도 보이는 상태.
(오늘 반바지 입고 병원가다 엘리베이터 거울에서 처음 발견하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ㅡ,.ㅡ)
하지 정맥류의 경우 진행성 질환이라 자연 치유는 어렵고,
수술하려면 백만원 쯤 든다는데 다행히 들어 둔 보험에서 어찌어찌 처리는 될 듯 합니다.

그런데 제가 프로그래머라 하니 의사 분이 신기해 하더군요.
'프로그래머란 게 움직이면 안 되는 직업인건가요?'
뭔말인가 했더니 오늘 수술 한 다른 환자가 저와 직업 및 체형, 증상이 완전히 똑같았다고.
아마 이 질환도 불량한 자세, 장시간의 의자 생활, 휴식 및 운동 부족 등이 원인일 듯 합니다.
그래도 전에는 나름 열심히 휴식을 취했는데 파견 나와서는 4시간 꼼짝 않고 앉아있는 일도 허다했으니...

돌이켜 보면 근 10여년간 저 3박자로 병원치레를 한 경우가 참 많네요.
학창시절 소화불량부터 시작해서, 손발이 차고 저린 것은 기본이고,
일자목, 일자허리, 안구건조증, 난시, 각종 만곡증(?) 등등... -.-
작업 환경에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는데도 역시 운동이 없으니 말짱 도루묵인 모양입니다.
예컨대 제아무리 좋은 모니터 사 보아야 제때 쉬어주지 않고서 시력 저하는 필연적이라는 것이죠.
휴식과 적당한 운동의 중요성은 백업과 보안 만큼이나(-_-)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세 줄 요약:
1. 휴식 제 때 합시다. (workrave 같은거 좋습니다.)
2. 운동 합시다. (못 하겠으면 운동시설 끊어버리면 돈 아까워서 하게 됨 ㅡ,.ㅡ)
3. 보험 듭시다. (... 믿을만한 설계사가 있으면)

여러분도 건강 잘 챙기세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