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지난 경희대 사건에 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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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얼마 전 경희대 패륜녀 사건이란 게 있었죠. 물론 세상사가 늘 그렇듯 그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고 깔끔한 마무리 없이 조용해졌고요. 그런데 저희 학교에서도 비슷한 난동이 있었고 덤으로 해당 사건이 회자되면서 마무리에 대해 누군가 댓글로 알려주길, 피해를 입으신 분께서 사과를 받긴 받았는데 학생에게서가 아니라 학생 부모님에게서 받았다고 하네요.

뭐, 정확한 소식은 아니지면 그 댓글을 보고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댓글이 사실이라면 왜 그 학생이 아니라 부모님이 사과를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렇다고 진심으로 뉘우치지 않는 사람에게 억지로 사과를 하라고 한다 한들 진심으로 사과를 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의도했든 그러지 않았든 잘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그래야만 그 보다 더 중요한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며 사과를 한 다음 그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경희대 사건으로 돌아가면 아마 그 학생은 자신이 잘못했다고 인정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자식이 한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님이 억지로 거짓 사과를 하게 할 수 없어 직접 피해를 입으신 분께 사과를 한 게 아닐까 싶네요.

주저리주저리 길게 늘여썼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잘못을 한 사람은 어떻게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게 될 까입니다.


아마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제가 사실 하고 싶은 말을 눈치채시고 뭘 그리 빙 돌려 말하나 생각하실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제가 이렇게 주저리를 늘어놓는 건, 그럴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 너 잘못했어, 그러니까 사과해. 이렇게 말하는 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제게 딱히 좋은 방법이 있는 건 아니네요. 그저 FM처럼 내려오는 말대로 무시하는 게 낫지 싶기도 하고요.


평소에 글도 안 쓰다가 오늘 시험을 망쳐서(이게 사실 포인트입니다. ^^;) 기분이 꿀꿀하길래 몇 자 적어 놓고 갑니다.

어제 안하던 공부한다고 밤을 샜더니 피곤하네요. 전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모두 평안한 밤 도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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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 자원 봉사를 일정 기간 하도록 (반강제로 ?)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듯합니다.
나이 차이를 떠나 특정 계층의 사람을 깔보는 마음 그 이면에는 평생 자신은 해당 계층의 사람이 되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라는 테두리 밖의 그 무엇인가이다.라는 심리가 숨어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 왈 "연쇄살인범의 특징은 다른 이들에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공감 능력의 부족에 있다."
물론 연쇄살인범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 조차 자신과 동일 시하는 우리라는 테두리를 벗어난 이들에게 아주 잔인해 질수 있습니다.
유태인 학살처럼 어찌보면 평범한 사람들이 살인이나 죄에 무감각해지는 모습에서 종종 볼 수 있습니다.

ps)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이슬람 라마단 의식과 유사한 행사가 있다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비슷하게 방송국에서 하는 하루 굶기가 있기는 하나 공감을 느끼기엔 택도 없는 시간이라 좀 아쉽죠.
물론 강제성을 띄게 되면 역시 부작용이 있기는 하나, 최소한 지금 보다 약자에 대한 시선이 나으리라 봅니다.
용산 사태, 무료 급식, 경희대 사건의 전개 역시 지금과 달랐겠죠.


OTL)
혹자 왈 "여성과 남성 사이에는 부자와 가난한 이의 관계와 달리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바뀔 수 없기 때문에 인류가 출현해서 망할 때까지도 무너지지 않는 벽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