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그 이유는 방송사가 신문사를 사거나 다른 사업에 뛰어드는 형식이 아닌 재벌 또는 신문사가 방송사를 사거나 만드는 것을
가정하여 만든 법이기 때문입니다.(말이야 융합이지만 노림수는 재벌이나 신문사의 방송 진출 허용입니다.)

문제는 지금 우리나라 방송(공중파, DMB, 위성, 케이블 포함) 시장 자체가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방송사의 가장 큰 수익은 광고인데, 이미 이 광고 시장이 포화 상태이기에 방송이나 언론사가 생기면 파이를 뺏고 뺏기는
싸움만을 벌일 뿐 광고 시장이 더 늘지 않습니다. 지금도 DMB나 IPTV같은 최신 방송 시장은 적자 투성이입니다.

언론이라는 산업의 주 수입원인 광고가 이미 심각한 레드오션인데 여기서 대박을 칠 수 있는 기업은 없다고 해도 좋습니다.
오히려 난립한 방송사들이 서로 싸우다 서로 나자빠지는 최악의 시장 축소 상황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민간 미디어랩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광고 단가도 폭락할 위험이 생긴 만큼 시장 유지가 아닌 시장 축소까지 걱정해야 합니다.

가카께서 주장하시는 고용 증대도 거짓말인데, 재벌이나 신문사는 해오던 것이 인력이 그리 많이 들지 않는 것이었기에
그 마인드로 인력이 충분해야 돌아가는 방송 시장에 뛰어들 경우 오히려 인력 구조 조정의 태풍이 불 가능성도 있습니다.
(기계로 대체하면 된다는 재벌식 마인드도 기자와 데스크만 있으면 모든 것이 다 되는 신문 마인드도 방송과 맞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수혜 가능성이 있는 것을 뽑으라면 저는 '삼성그룹 가운데 대형주'를 뽑겠습니다.

그 이유는 언론이 난립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며 수익성 위주로 시장이 재편이 되면 광고주의 입김이 훨씬 강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초대형 광고주인 삼성그룹은 광고를 무기로 지금보다 더(지금도 매우 많이 합니다만) 언론을 삼성의 홍보지로 만들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삼성의 문제가 언론을 통해 외부로 드러나지 않게 되면 그 자체로 주가에는 호재가 됩니다. 반대로 삼성 홍보지로 전락한 언론 덕분에 이미지 마케팅
효과까지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근거는 법적으로만 계열 분리가 되어 있을 뿐 사실상 삼성그룹의 제어를 받는 보광그룹 소속의 중앙일보입니다.
중앙일보는 과거부터 삼성언론의 딱지를 뗄 수 없는 친 삼성 기관지 성격을 띤데다, 지금 방송 진출을 확정해 놓은 상태입니다.
그만큼 삼성 입장에서는 더 제어하기 쉬운 방송사(그것이 케이블일지라도) 하나를 더 만들게 되는 만큼 홍보 효과가 커집니다.

하지만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투자 대상도 될 수 없습니다. 둘다 기업공개를 하지 않았기에 주식 시장에서 쉽게 투자를 할 수도 없을 뿐더러,
언론 시장 자체가 이미 포화 상태이기에 신문사가 방송사를 인수하거나 만들더라도 잠시만 반짝할 뿐 그 수익성은 장기적으로 마이너스가 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조선일보라고 광고 말고 제대로 된 수익 사업은 없는 이상 레드 오션인 광고 시장의 문제를 어찌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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