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자바를 조각내고 있다?

권순선의 이미지

구글 안드로이드에 탑재된 dalvik java vm에 대한 sun의 반응(공식적인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이 나왔군요. 요지는 이렇습니다. sun이 자바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긴 했지만 jcp 및 기타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sun은 자바에 대한 주도권을 계속 쥐고 있으려 합니다. sun의 입장에선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구글 안드로이드는 이런 것과는 상관 없이 또다른 자바를 만들려고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기사를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http://www.zdnet.co.kr/news/enterprise/etc/0,39031164,39163350,00.htm

재미있는 것은 기사에도 나왔듯이 예전에 MS가 windows 위에서 구글이 했던 것과 비슷해 보이는 일을 했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자바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그때 MS의 행위에 대한 평가가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그다지 긍정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구글은 칭찬 일색인듯... 일선의 자바 개발자들은 이에 대해 대체로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도 궁금합니다.

fender의 이미지

개인적으로 썬의 전 CEO인 맥닐리에 비해 사업적으로는 현재의 조나단이 보다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훨씬 더 현명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픈소스 정책만 해도 많이 바뀌었지만 자바의 단편화에 가능성에 대응에서도 이전 MS의 경우와 조금 다른 접근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MS가 표준과 정확히 호환되지 않는 자사의 JVM과 J++을 등장시켜 포용과 확장 정책을 추구했을 때 썬은 법적인 수단을 동원해서 강경하게 대처했습니다. 결국 썬은 원하는 대로 비표준 자바로 주도권을 얻으려는 MS의 시도를 막을 수 있었지만 대신 표준 자바로 윈도우즈 플랫폼에서 MS가 제공하던 것 만큼의 편이성(보다 간편한 네이티브 연동, 네이티브 위젯 지원, 배포 등)을 메꾸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윈도우즈가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클라이언트 시장에서 완벽하게 밀려나 버리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애플의 경우도 클라이언트 어플의 경우 더 이상 자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 사실상 어느 플랫폼에서도 자바는 클라이언트 어플을 만드는 데 있어서 첫번째 선택이 되기 힘든 상황이 됐습니다.

아마 당시 MS JVM/J++을 죽이지 않았더라면 분명 지금의 닷넷이나 C#은 존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대신 어쩌면 대다수의 개발자들이 VS.NET 대신 VJ++로 윈도우즈 어플리케이션을 제작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문제는 이제 클라이언트 시장과 달리 자바가 선전하고 있던 모바일 분야에서 구글에 의해 비슷한 일이 벌어지려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에 대한 썬의 대응이 이전과 다소 달라졌다는 점인데, 맥닐리와 달리 조나단은 우선 블로그를 통해 자사가 참여하지 않은 OHA의 행보를 자바 커뮤니티에 모멘텀을 부여할 기회로 칭찬하면서 '썬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헌신하는 최초의 회사가 되고 싶다'라는 말을 통해 안드로이드를 통해 모바일 시장에서 자바의 입지를 확장하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반면 순선님의 본문에서 인용된 바와 같이 자바의 단편화에 대한 대응도 동시에 진행하려 하는 듯 합니다.

즉,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MS J++의 데자부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자바의 입지 확대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장기적으로 구글과의 협상등을 통해 J2ME나 혹은 SE, 그리고 어쩌면 자사의 안드로이드와 비슷한 JavaFX Mobile과의 접점을 찾아 나가려 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개인적으로 JCP에 의한 자바 표준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JCP가 썬의 시장 주도권을 위한 도구 정도로 인식되는 경우가 있다면, JCP에 남아있는 썬의 통제력을 약화 시키고 프로세스를 보다 합리적으로 개선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JCP 자체가 없었다면 언어가 아닌 플랫폼으로서의 자바는 지금쯤 MS, IBM, BEA, Apple 등등에 의해 여러 부분적으로만 호환되는 제품들로 파편화 되었을 것이고 결국 개발자 입장에서는 특정 벤더 제품의 특성을 고려해서 개발하고 포팅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었을 것입니다.

제 경우 자바가 오픈소스가 된 이상 JCP를 통한 표준만 유지될 수 있다면 썬이 아닌 IBM, 구글 등이 주도권을 잡아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JCP와 같은 표준화 프로세스를 무시하고 구글만의 자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는 개발자 커뮤니티를 위해서 분명 해결되어야할 과제입니다.

아무리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좋은 인식을 얻고 있는 구글이라 하더라도 비표준적 플랫폼으로 벤더 락인을 통해 결국 모바일 시장에서 '구글 엠파이어'를 구축하려 한다면 이는 개발자 커뮤니티에도 긍정적 결과가 되진 않을 것입니다.

구글 역시 이미 JCP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드로이드를 통한 자바 플랫폼의 확장 및 변경이 JCP 표준을 통해 기존 Java SE/ME와 접점을 찾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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