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을 눈앞에서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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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방영하는 DEADLIEST CATCH를 아십니까?
지구에서 가장 위험한 3대 직업 가운데 하나인 베링해 한철 게잡이 어부들의 생활을 보여주는 다큐입니다.

위험하기 짝이 없는 거친 파도와 밤샘 작업 일쑤인 위태위태한 갑판 그리고 아무리 단련된 인간이라도 한 번 빠지면 살아나기 어려운, 가족과 친구가 묻혀있는 빙점의 바다. 아... 과장이...

저도 모르게 두 번 눈물 흘린 기억이 있습니다.

첫 시즌 어느 편에서 동료가 물에 빠졌다는 다급한 무전이 들여옵니다. 하던 일 내팽개치고 서둘러 건져냈지만 (분위기를 몰라서 더욱) 황망한 주검이 되었더군요.

슬퍼하는 어부들을 보니 눈물이 나더군요.
울어도 소리가 나지 않고 놀랍지 않은 사무친 서러움을 몸 안으로 다져 묻더군요... 인스턴트 드라마 영화에서 쥐어짜는 감정은 아예 비슷하지도 않습니다. 두 눈에 이마에 가슴에 그리고 팔뚝에 그대로 슬픔이 서렸더군요.

근래에 시청한 시리즈에서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건너편 배에서 사람이 물에 빠져드는 것을 보고 비상벨이 울립니다. 선장은 소리치며 배를 돌리고 선원은 다급하게 보호복을 걸친 다음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냅니다. 다행히 사람은 무사했습니다. 저체온증 충격 상태로 어리어리한 당사자 그리고 웅성대며 산만한 동료. 그 장면만 따로 보면 위험한 일이 있었나? 할만 합니다. 곧 선장이 나타나서 그에게 말합니다.
"내가 너를 보았어. 내가 너를 보았다구!"
그 말을 듣고 그는 자신도 모르게 당신이 날 살렸다며 울음을 터트리더군요.

선장과 선원은 흥분이 가라앉지 않고 놀란 가슴 벌렁입니다. 다리가 후들거린다며 잘해서 다행이 아니라 잘못하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라는 표정만 지을 뿐입니다.
웃는데 눈물 나더군요.

그다음부터 재미있는 일이 벌어집니다. 항상 까다롭고 애태우던 게잡이 통발, 3분의 1만 채워도 성공이라던 그 통발에 게가 가득가득 줄줄이 실려 나오는 겁니다. 그 선장과 선원들은 그때까지 본 적 없는 황홀한 만선을 경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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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kstorm의 이미지

최곱니다. DEADLIEST CATCH

미국에서는 지난 여름에 방영했는데(디스커버리 채널),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 이후로 Lobster wars, Tuna 어쩌구.. 와 비슷한 시리즈가 나왔는데, Deadliest catch보다는 재미없더군요. 아마도 가재잡이가 극한의 추위에서 벌이는 사투라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는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편도 나옵니다. 촬영팀들이 어떻게 찍고 같이 다녔는지도 보실 수 있습니다.

Man vs Wild도 한국에서 방영한다고 들었는데... 그것도 재미있습니다.

brbdpd의 이미지

첫 시즌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쫓기는 시간 속에서 낚시 확률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선장의 책임과 압박감. 사람이 만든 일이니 다 사람이 할 수 있겠지만 저것을 어떻게 견디나 하는 감탄이 들고는 합니다.
그리고 통발 건질 때마다 이번엔 몇 마리? 하면서 세어보는 재미에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 ^^

MAN VS WILD. 보고 있자니 군대 생활 떠올라서... 들판에서 자는 거 너무 춥습니다.
삭막한 광야에 사람 혼자 서있는 모습을 보면 순간 가슴 찡 해지기도 합니다. 감출 수 없는 본능?

도대체의 이미지

저도 요즘 그걸( Man vs Wild) 좋아합니다.

사실 그 주인공 보다는 카메라맨이 어떤 분인지 더 궁금하더군요...

주인공도 힘든 상황인데, 카메라 맨이야 더 하지 않겠습니까?

김일영의 이미지

생각보다 잡히는 마리수가 적더군요... 그거 잡아서 비용 감당이 되나~ 내내 그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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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업방식이 시한부 총량 경쟁에서 선박 할당량 포획으로 바뀌어 기간을 짐작하기 어렵지만, 한 번 출항에 선주는 20만 달러-150만 달러 매출을. 그 가운데 각 선원에게 1만 5천 달러-4만 달러 정도 지급하더군요.

redgirl의 이미지

◇‘생명을 건 포획(Deadliest Catch)’(디스커버리채널 오후 11시)=12m 높이의 파도, 시속 120㎞의 바람 속에서 360㎏을 육박하는 게잡이 통발과 사투를 벌이는 알래스카 게잡이 선원들의 삶을 10부작 다큐멘터리로 담아냈다. 알래스카 게잡이는 매주 한 사람씩 죽어 나갈 정도로 위험하고, 끊임없이 자신과의 싸움을 벌여야 함에도 한 시즌에 5만달러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잠재적 가능성 때문에 많은 선원들이 도전하고 있다. 첫 방송. 게잡이 철을 맞아 1,500여명의 풋내기 어부들이 알래스카 더치 항에 모여들었다. 매주 화요일 오후 11시 방송.<---방송 시간은 가변적 인것 같습니다.

출처:
http://news.khan.co.kr/section/khan_art_view.html?mode=view&artid=200510311748351&code=361007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프로그램 안내
http://www.discoverychannelkorea.com/_listings/listing.shtml?action=schedule&channel_code=DCKR&language_code=KOR&cur_dt=1193786564374
즐거운 세상....

즐거운 세상....

익명 사용자의 이미지

할인점에서 싸게 파는 알래스카산 크랩에 저런 비화가...
이제는 즐거운 쇼핑이 되지 못할 것 같네요.

brbdpd의 이미지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여 이익을 키우는 자본(가)의 욕구가 영향을 미친 차가운 현실이라 부르는 게 나을 듯합니다.
그나마 사망률이 너무 높은 이유로 조업 조건을 바꾼 것은 다행한 일입니다.
그 반대급부로 게잡이 어부 또한 높은 수준의 급여를 받으니 즐겁지 않은 것만은 아니죠.
죽음과 같은 위험 앞에서도 전력을 다할만큼 그들이 가진 열정은 높아 보였습니다. ^^

modestcode의 이미지

흠...... 아주 감동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