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널 2.4 발표에 즈음한 리누스 토발즈와의 인터뷰.

권순선의 이미지

리눅스의 대부인 리누스는 골드 코드 발표를 축하하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약간의 맥주를 마시며 오래 지연된 집들이부터 시작할 것이다.

그들 스스로 인정하듯이 자신의 분노를 드러내며 기자들을 야유하는 개발자들에게 논평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배짱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기자들 대부분은 IT 산업을 다루느니 차라리 가정원예 산업을 다루는게 낫다는 사실을 갑작스럽게 떠올리곤 하는 것이다.

하지만 리눅스의 아버지이자 리눅스라는 트레이드마크의 소유자인 리누스 토발즈는 지난 4일 저녁에 있었던, 오래 기다려온 리눅스 2.4.0 커널 발표 축하행사 와중에 e-메일 답신을 보내왔다. 다음은 약간 편집된 상태의 메일 내용이다.

질문 : 2.4 버전으로 인해 리눅스는 유닉스와 윈도우 2000에 대해 훨씬 더 유력한 경쟁자가 되는가? 이런 운영체제들은 갖고 있지 않고 리눅스 2.4만 갖고 있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토발즈 : 이런 식의 질문을 가지고 어떻게 흥미있는 기사를 쓰려고 하는가? ‘리눅스가 훨씬 더 유력한 경쟁자가 된다?’ 내게서 어떤 대답을 기대하는가?

우리가 어떻게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는지, 우리가 어떻게 고대 중국 왕조가 화약을 가지고 했던 것 이상으로 사물을 혁신해왔는지, 새로운 리눅스 발표 덕분에 모든 사람과 그들의 애완동물들이 어떻게 행복하게 살게되는지에 대해서 예의 그 지루한 언론 발표를 되풀이해야 하는가?

생각해 보라. ‘가정 원예’가 훨씬 재미있을 것이다. 1월이 튤립이나 다른 것을 심기에 좋은 시기인 이유에 대해 기사를 쓸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다른 사람으로부터 그 사실의 진위를 먼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튤립이 전부 죽고 난 다음 전국의 튤립 재배자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할지도 모른다).

버전에 상관없이 리눅스가 갖고 있는 최대의 장점은 사용자가 구미에 맞게 재단할 수 있다는 점, 특정 벤더에 의해 제한되지 않는다는 점, 은밀히 감춰진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안심하고 믿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중대한 사실때문에 새로운 버전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분명히 기술이고, 많은 업데이트도 나와 있다. 누군가 2.2x 이후에 변화된 것을 목록으로 만든 적이 있지만 나는 오랫동안 2.2x 커널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잊어버렸다. 2.4x 특징들의 대부분은 인프라를 개선하고 있다. 메모리 관리도 많이 향상됐다.

그 결과 당신은 리눅스가 위 아래로 모두 확장이 잘된다는 사실과 PCi 인프라, PnP(Plug and Play), 핫플러그를 보게 될 것이다(핫플러그는 카드버스, USB, 핫플러그 PCI같은 것들을 포괄하고 있으며, 모두 동일한 인프라의 대부분을 공유하고 있다).

이런 것들은 리눅스가 계속 다른 사람들이 의지할 수 있는 강력한 발판으로서 발전한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내가 개인적으로 중요시하는 것들이다. 물론 개선된 드라이버같은 세부적인 사항들도 많이 있지만, 인프라 자체는 내가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의기소침하지 않다

질문 : 당신은 리눅스 커널 소유자로서의 역할에 지치지 않았는가? 리눅스 커널을 앨런 콕스(리눅스 커널 개발을 유지/지원하는 토발즈의 심복)나 다른 사람에게 한동안 넘겨줄 의향은 없는가?

토발즈 : 이런 질문이 가끔 한번씩 나온다. 그 이유는 보통 누군가 나의 자기모순적인 글들이 내가 정신적으로 침울해있으며 금문교로 달려갈 생각까지 하고 있는 증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4.0 발표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였다(리눅스 지지 웹사이트인 슬래시닷(Slashdot.org)에 게시된 글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이런 글들은 나의 커널 발표 글이 ‘약간 침체’돼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커널 발표는 절대로 우울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나의 유머를 간파하지 못하지만 나는 리눅스에 관여하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그렇다고 내가 그 일의 모든 면을 즐긴다거나 그 일에 대해 마냥 행복해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존재 자체이며, 내가 하는 일이다.

내가 그 일을 즐기는 부분적인 이유는 내가 즐길 수 없는 일에서 손을 떼는데 전혀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안정적인 제품 유지 작업을 처리하고, 개발 커널 관리의 상당 부분을 처리하는 것이다. 이런 부분들은 내가 개인적으로 그다지 많은 관심을 두지 않는 부분이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도 계속 작업을 다른 사람들에게 위탁할 것이다. 즉 내가 흥미를 갖고 있지 않은 작업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이 유지하도록 할 것이다. ‘지위계승’ 문제에 대한 많은 논란은 바로 이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이 프로젝트가 발전하는 것을 보고 다른 사람들이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보면서도 이것이 단순한 ‘리누스’의 차원을 이상으로 성장해왔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나는 보도 자료를 내지 않았다. 그 대신 뭔가 인용할만한 것을 만들었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도 기업들과 다른 관심있는 당사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보내는 일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보도자료에 기초하지 않고 자기 자신이 발견한 사실과 의견에 기초해 기사를 만드는 저널리스트도 보게 될 것이다.

나는 앞으로 몇년후에도 사람들이 나를 기억하기 바란다. 하지만 그들은 나를 ‘미스터 리눅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전통적인 ‘기술적인 지도자’나 ‘고참 아키텍트’로 여길 것이다. 그 시점이 되면 지위계승에 대한 우려는 사라질 것이다. 지위계승이 실제로 일어나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더 이상 나를 그렇게 특별한 사람으로 인식하지 않을 것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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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번역이 상당히 삐리리(?)하군요. 앨런 콕스가 토발즈의 심복이라니.... -_-;;;
그래도 영문으로 된것보다는 읽기 편하실 테니 한번 읽어 보시길~~

익명 사용자의 이미지

리누스가 기자들 잡네요...
핫하, 봐주어가면서 얘기할 것이지...^^

리누스가 맥주 나발을 부는 사진을 보거나,
처칠이 담배를 빨아대는 사진을 보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여유...입니다.

여유... 왜 우리에겐 이게 없는거죠?

김우일의 이미지

기사 올려주실 때 출처를 되도록 밝혀주세요.. zdnet 기사네요.
right-hand man을 심복으로 번역한건 뭐.. 동아 프라임 사전에는 '심복'으로 번역되어 있지요.. ^^

정규현의 이미지

리눅스세계의 역학관계를 아시는 분들에게는
익숙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을 위해서
Alan Cox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리누스 토발즈에 이어 리눅스 커널세계에서
2인자라 불릴 수 있는 사람입니다.
리누스 토발즈가 릴리즈하는 커널이 정식버전이라면
앨런이 릴리즈하는 커널은 뒤에 ac가 붙어서 나오는
이종버전입니다.

리누스 토발즈가 커널의 안정성/신뢰성을 중시하는데 비해
앨런은 기술적인 혁신/실험성을 보다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앨런이 릴리즈하는 커널은 기업환경이라든지
안정성이 요구되는 환경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박응주의 이미지

제가 알기로는 앨런 콕스가 안정버전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리누스가 개발버전을 관리하고...
보통 AC버전이 나오는 경우는 커널 2.2.0이나 2.4.0
같은 새안정버전이 나오기 전후로 앨런 콕스가 몇가지 패치를 해서 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잘못알고 있나요?

익명 사용자의 이미지

원문 쓴 기자도 기자지요.
즉 사람의 일종임에도 불구하고 불가촉 원칙이
적용되어도 좋을 유일한 부류...^^

(기자들은 왜 다들 그리 삐꾸일까...
이건 미스테리야...)

익명 사용자의 이미지

기자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 점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고 심각하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T_T

rainlood의 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