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는 어떻게 쓰나요?

양식 같은 건 별 필요없습니다. 하지만, 대개 어느정도의 필요한 내용은 있습니다.

계약 당사자의 신상명세가 간략하게 나오고, 내용이 있고, 당사자의 서명 또는 도장이 있으면 됩니다. 제 경우는 도장/서명 둘다 받아둡니다.
- 신상명세는 이름, 주소, 주민번호, 전화, e-mail 정도면 충분합니다. 주민번호가 나와야 하는 것은 법적 구속력을 갖추기 위해서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내용은, 꾸미기 나름입니다. 일단 필요한 내용은 3 가지입니다. 그리고 내용은 두루뭉수리가 아니라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첫째, 일의 정확한 정의 - 예를 들어서 홈페이지를 만들어 준다면 단순히 홈페이지 제작 이런 식이 아니라, 몇 페이지 분량(이것도 대충 몇페이지 ... 이런 식으로 할 게 아니라 html 로 30 ~ 50 쪽 분량 이런 식으로 구체적으로, 또는 html 페이지 한장당 2만원 ... 이런 식으로), 사용할 언어는 html, php, java .. 이런 거, 게시판을 위한 DB 는 mysql 이며, 사용할 버전은 어떤 것이고, 이 DB 설치는 누가 하고, 어떻게 관리한다.. 정도까지는 적어줘야 합니다. 즉, 만들고만 말 꺼냐, 아니면 지속적으로 관리해줄 것이냐, 만들고 3달간 관리해주고, 그 이후에는 의뢰자에게 관리 권한 및 의무를 넘기는 것이냐 를 명시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 일의 정의 .. 관련된 부분은 정확하게 적는 게 좋습니다. 일종의 작업 명세서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둘째, 대금 지급 ... 제 경우는 계약금 40%, 중도금 30%, 잔금 30% 로 받았었는데, 이걸 명시해야 합니다. 일 시작하기 전에 계약금 받고, 일이 50% 정도 진척되었을 때 양자 합의하에 중도금을 지급 받고, 납품하고 30일 이내에 잔금을 받는 식으로 적는다든가 하는 거죠. 물론, 저 30일을 지키는 의뢰자는 별로 본 적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저 전 글타래에도 적었듯이 .. 그런 폭탄 코드 비슷한 거라도 넣어두어야 한다는 거죠. 홈페이지라면 .. 자바스크립트 같은 걸로라도 넣어두면 됩니다.

셋째, 법적책임 명시 ... 일의 진척이 늦어지거나, 대금 지급이 늦어질 경우를 여러 가지로 가정하여 각각의 경우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인지를 명시하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나는 신나게 다 만들어 놨는데, 저쪽에서 단지 '마음에 들지 않아 첨부터 다 다시 만들어' 라는 식으로 나오면 곤란하죠. 물론, 사실 이 구절 지키는 경우 본 적 없습니다. 꼭 멱살잡이를 하든지, 큰 소리가 나오든지, 힘센 친구들 몇명 동행해서 가야 돈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 서명부분인데, 회사 직인과 책임자의 도장, 서명을 같이 받아 두세요. 그래야 나중에 법적으로 문제가 커져도 그쪽 회사가 책임질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문제(특히 대금 지급이 계속 밀리는 거죠.) 되면 '그건 xx부장이 개인적으로 몰래 했던 거다.' 라는 식으로 발뺌하기도 합니다. 그걸 미연에 막기 위한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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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액수가 좀 크다 싶으면 공증 사무소 같은 데 가셔서 공증해 두세요. 그거 몇만원 안할텐데, 그거 아끼려다가 돈 한푼 못 받고 일만 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법무사 사무소 같은 데 가서 계약서 검토 해 달라고 하면 수수료 받고 해주기도 합니다. 제 경우는, 집 살 때 안면 익혀둔 동네 법무사 아저씨를 맥주 몇번 사주고 재활용하곤 합니다.

그 외에도 ... 글로는 적기 애매하지만, 하다보면 알게 되는 것도 있습니다. ... 돈 받아내는 방법 등등...

------- 빼놓고 쓴 게 있어서 좀 추가합니다.
반드시 일정에 대해서 명시해 두세요.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이런 식의 표현보다는 '시제품 검수 후 법정 공휴일을 제외한 7일 이내에 ...' 이런 식의 명확한 표현을 쓰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