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의 개발자로서..

lesejong의 이미지

요즘 한국 IT업계는 인력 과다로 인해 일부는 해외로 취업의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까운 일본으로 가는 경우가 참 많아 보입니다. 이제 막 졸업한 새내기 IT인들은 한국에서의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한 채, 일본 IT연수쪽을 대안으로 생각하지 않는지 추측해 봅니다.

저는 한국에서 3년정도의 경력을 가지고 일본에 취업하여 이제 일년정도 지났습니다만, 일본의 IT환경은 한국의 그것과는 참 많이 다른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방법론에 관심이 좀 있습니다만 이에 대해서 경험자분들의 의견을 듣고싶습니다. 일본에 온 이유는 연봉문제도 있지만 소프트웨어 개발단계를 철저하게 지킨다는 주위의 소문을 많이 들었던 터라 한국과는 다른 뭔가 있을거라 기대를 하고 일본을 향하였습니다.

듣던바대로 개발환경이라던지 일하는 스타일이 정말 달랐습니다. 한국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개인의 역할이 무척 컸었습니다.(제가 다녔던 조그만 회사의 경우^^; 다는 아니구) 하나의 프로그램 전체를 개발했던 적도 있었고, 프로젝트의 일부에 관여하더라도 그 범위가 작지 않았었습니다. 설계능력이 부족한 저였기에 UML이나 디자인패턴등을 스스로 공부하면서 열심히 소프트웨어 공학대로 일을 진행해 보고 싶었지만 능력부족으로 답답할 때가 많았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일에 대한 체계적인 흐름을 절대적으로 배워보고 싶었습니다. 일본에 가면 그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 생각했었죠.

일본의 경우는 프로젝트의 규모가 엄청 크더군요. 보통은 10~100배이상(금액과 인력면에서) 차이가 나는것 같습니다. 제가 온지 얼마안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한국처럼 조그만 규모(직원수 20~40명정도)의 솔루션 업체는 있는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찾아야 할지... 대부분 조그만 회사들은 큰 IT업체의 을이나 병 노릇을 하는 경우만 보아왔습니다. 작업을 진행할 경우는 반드시 문서화가 선행되어야 하고, 하나의 소스파일에는 10종류이상의 문서들이 달라 붙게 됩니다. 한국사람들은 대부분 상세 설계, 코딩, 디버깅, 테스트 등에 참여합니다.

상세설계는 기본설계자(프로젝트의 전체적인 흐름과 설계방안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인듯)의 도움을 얻어 진행합니다. 상세설계서의 내용은 거의 수도코드(psuedo code) 수준입니다. 설계자에 따라 개발자의 자유도를 제한하는 변수라던지, 루프를 도는 방법까지 자세하게 기술하기도 하고, 입출력값을 명시한 전체적인 흐름에 대해 간략하게 작성한 경우(이경우는 개발자의 자유도가 좀 높아지겠네요)등 가지 각색이죠.

각 분야를 맡은 사람의 역할이 한국에 비해 너무 좁기 때문에 답답했습니다. 프로젝트 진행일정또한 소프트웨어 공학을 철저하게 지킨다고 해서 정해진 기일내에 끝나는 것이 아니고 한국 못지 않게 마감일정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지연의 이유는 제가 볼때, 상세하게 쪼게어진 프로젝트 기간 별로 개발 설계인원의 재배치가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단기프로젝트 수행 중간중간 수주사는 저렴하고 빨리끝낼수 있다고 생각하는 하청업자 파기 재선정을 합니다. 이 때 기존에 작업하던 인원이 기존일을 계속 하지 않고 떨어지거나, 다른일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럼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죠.. 물론 문서화가 충분히 되어있기 때문에 이런일이 가능하다고 봅니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역시 새로 일을 시작하는 느낌입니다.

전체적으로 봤을때 한국이 비효율적인 개발환경이라는 말을 많이 듣지만, 일본도 효율적인 개발환경이라 말하기 힘든듯 한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물론 저는 SI업체에서 일하기 때문에 그외 분야는 잘 모르겠습니다(한국에선 솔루션업체). 일본하면 게임이 참 유명한데 이쪽분야 사람들은 접하기가 힘드네요..ㅋㅋ, 지금생각으론 게임도 이런 과정을 거쳐서 개발 될거 같은데.. 미국도 마찬가지일까요? 아무래도 미국도 규모가 크니까 이렇게 개발하지 않으면 안될듯 한데..

한국에서의 좋았던/나빴던 개발 프로세스라던지, 미국쪽에서 일하시는 분은 어떻게 진행하는지 특히 궁금하네요. 일본에서 일하시는 다른 분들은 어떻게 느끼시는지요??

그럼 즐거운 하루 되시길...

Necromancer의 이미지

그렇게 하면 당장에는 늦게 끝날지 몰라도
유지보수가 쉽습니다.

Written By the Black Knight of Destruction

warpdory의 이미지

문서화 되지 않은 정보는 정보가 아닙니다.

물론, 정보는 없고 문서화만 된 건 사기죠. ...


---------
귓가에 햇살을 받으며 석양까지 행복한 여행을...
웃으며 떠나갔던 것처럼 미소를 띠고 돌아와 마침내 평안하기를...
- 엘프의 인사, 드래곤 라자, 이영도

즐겁게 놀아보자.

strongberry의 이미지

warpdory wrote:
문서화 되지 않은 정보는 정보가 아닙니다.

물론, 정보는 없고 문서화만 된 건 사기죠. ...

저~기 저쪽 무슨 글타래와 연관해서 생각해보면 뼈가 있는 말씀이신것 같습니다. ;)

============================================
자나깨나 트롤 조심. 나간 트롤 다시보자.
"저는 앞으로 troll을 만나더라도 먹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ssif의 이미지

warpdory wrote:
문서화 되지 않은 정보는 정보가 아닙니다.

물론, 정보는 없고 문서화만 된 건 사기죠. ...

동감합니다.밤샘해서 문서화했는데 정보가 없었습니다.스스로 제 자신을 책망하고있습니다.그리고 한편으로는 회사를 원망합니다.

사기를 첬으니 그 뒷감당을 해야겠죠.다음주 부터는 날밤 모드로 그 빵꾸난 것을 매꾸기 위해서....휴~
자새한 이야기는 여백이 너무 작아 못적겠습니다.

봄들판에서다

stadia의 이미지

lesejong wrote:
작업을 진행할 경우는 반드시 문서화가 선행되어야 하고, 하나의 소스파일에는 10종류이상의 문서들이 달라 붙게 됩니다. 한국사람들은 대부분 상세 설계, 코딩, 디버깅, 테스트 등에 참여합니다.

우리는 워터폴의 현장을 보고 있군요.

배추의 이미지

문서화할때 문서화 선진국인 일본 회사에서은 주로 어떤 툴들을 쓰시나요?

제아이디와비번은 배추, 12ws 입니다.

lesejong의 이미지

배추 wrote:
문서화할때 문서화 선진국인 일본 회사에서은 주로 어떤 툴들을 쓰시나요?

여태것 본 문서는 대부분이 엑셀포멧이고 가끔 장문의 문서의 경우 워드로 작성하곤 합니다. UML 그림도엑셀에 있는 도표를 이용해서 그립니다. 네셔널로즈같은 툴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듯 합니다.

lesejong의 이미지

ssif wrote:
자새한 이야기는 여백이 너무 작아 못적겠습니다.

여백이 작아 안타까운데요..^.^;;;

paperplane의 이미지

lesejong wrote:
ssif wrote:
자새한 이야기는 여백이 너무 작아 못적겠습니다.

여백이 작아 안타까운데요..^.^;;;

후대 사람들이 증명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