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컥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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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서 술이라도 정말 죽어라 마시면서
헤어나지 말았으면 하는데, 그것도 여의치 않고
너무 답답한 마음에 여기에 몇자 끄적거려봅니다.
또 여자한테 차인 바보같은 불쌍한 놈 신세한탄이려니
하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평소 자주오던 이곳밖에
신세한탄할곳이 없네요.;;
...
저녁시간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이 악몽같습니다.
뭘 어떻게 해야할지 정말 미칠것 같습니다.
제대하고 2학년으로 복학해서 애처롭기도 하고
이래저래 마음 상하면서 미운정 고운정 다든 친구(사실은 후배인데, 그냥 편의상 친구라고 부를께요.)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하고
그동안 술잔도 많이 기울였고, 속 얘기도 많이하면서 이래저래 힘든거 잘 참고 학교 생활을 했습니다. 더군다나 학교를 졸업하고는 같은 회사에 까지 다니게 되었습니다.
회사서는 제자리에서 일어나서 눈만 돌리면 그 친구를 볼수 있죠.
가끔씩 그 친구가 힘든 일이 있으면 조용히 들어주고
이런저런 작은 배려를 할 수 있음에 만족하면서 살고 있었죠.
하지만, 문제는 마음속에서 끔틀거리던 그 남성의 보호본능,
회사 생활하면서 힘들어하는 그 친구를 그냥 좋은 선배로써
배려해주기에는 부족함이 느껴졌습니다. 남자친구가 되어
서로 힘들때 의지해 가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었지만, 그때까지도
제 마음이 정리안된지라, 어떻게 이 마음을 전해야할지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그 친구가 해외로 출장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2주면 갔다온다던 그 친구의 출장이 하루 이틀..
몇주씩 딜레이되더만, 한달이 넘어서야 어제 얼굴을 볼수 있었죠.
하하..드디어 왔구나. 쾌제를 불렀습니다.
오늘 저녁쯤되서 그 친구가 같이 저녁을 먹자고 하더군요.
무슨 얘기를 할려고 하는지 그 친구는 자꾸 한숨만 쉬었습니다.
결국 출장 같이 갔던 남자 동기가 자기 좋다고 사귀자고
했다더군요. 그 친구도 마음이 있었는지, 마음 편히 얘기할수
있는 저한테 먼저 얘기하고 싶었다네요.
울컥 했습니다. 정말 미운정 고운정 다든 친구라
예전같았으면 정말 행복하게 새로 생긴 남친이랑 잘 되라고
해줬어야했는데, 제 마음도 이미 그 친구한테 기울었기때문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습니다. 뒷북쳤죠. 난감해하는 그 친구를
보기가 정말 더 민망했습니다.
그 친구를 앞으로 어떻게 봐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모른척 살아야하나요?
제 욕심이라고 해야하나요. 제 그릇이 조금만 더 커서(정녕 속으로는 울지라도), 쿨~하게 티안내고 그 친구의 행복을
빌어준다고 얘기못한 제가 정말 한심스럽게 느껴집니다.
어떻게보면 집에 있는 여동생보다 더 잘해주고 싶었던 친구
였는데 말이죠. 사람의 인연이라는게 그냥 확~ 돌아서면
끝인가요? 여자들은 더 그렇겠죠?
저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제 작은 욕심에 소중한 인연이 하나 끊어지는것 같아 마음 아픕니다.
안그래도 자꾸만 매말라가는 회사 생활에 그나마 활력소가 되어주던 그 친구였는데 말이죠. cry

gurugio의 이미지

굉장히 긴 사연이 있으시겠지만요

여자들은 거의 전부다 사귀자고 합의를 보기 전에는

절대 그냥 아는 오빠 아는 친구입니다.

그말은 즉 맘에 드는 여성이 있다면 누가 먼저 찜하느냐가

제일 중요한 거라는 겁니다.

마음이 아프시겠지만요 먼저 마음을 정리하지 않고

늦으신게 큰 요인입니다.

그렇다고 관계를 끊으시면 안됩니다.

또 그렇다고 미련을 가지시면 더 안됩니다.

그냥 아는 사람으로 남으세요

속마음은 정리하시고 겉으로는 태연하세요

태연하도록 노력이라도 하세요.

상황으로볼때 그 여자분도 serin님이 마음에 두고있다는걸

아는것 같기도 합니다.

어쨌건 중요한 것은 태연히 계시면서

다른 여자들도 두루 만나시다가

어쩌다 그 여자분이 다시 솔로가되면 기회가 다시 오는거고

아니라도 다른 여자들을 만나도록 하세요.

결론은 그냥 속으로는 죽겠어도 겉으로는 태연히 계시라는 겁니다

그게 여자들이 좋아하는 쿨하다는 거지요.

그리고 다음에 맘에 드는 여자분이 생기면 얼른 선점하세요.

선점하셨다가 아니다 싶으시면 다른 여자분으로 스케줄링 하시면 되자나요.

여자는 서로 사귀자고 합의하기 전에는 몇년을 단둘이 놀아도

절대 아는 사람이라는거 잊지 마시구요.

jachin의 이미지

음... 안타까운 상황에 봉착하셨군요.

안타까운 걸로 따지자면 저도 둘째 가라면 서러운 편이지만... -_-;

현재 진행형이신 지금 상태에 비하면 제가 아무 소리 못하겠지요.

더욱 안타까운 것은 '고백'을 너무 쉽게 하셨다는 겁니다.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있는 여성 앞에서 뒷북이시라니... orz

그냥 담담하게 물러서십시오.

이유와 설명을 장황하게 늘어놓아도 듣지 않으실 것 같아서 충고만 해드립니다.

결정은 알아서이긴 하지만요...

만약에라도 여성분께서 맘이 바뀌셔서 돌아오신다 해도,

잠시 동안 기쁘셨다가도 기쁘게 생각하지 않으실 겁니다. -_-

IsExist의 이미지

아픈만큼 성숙해 집니다.
임자 만나면 듬북 드리세요.

마음과 마음이 대할때는 진심으로 대하십시요.
이리저리 머리 굴리는 것보다 그 진심을 볼수 있는 분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런분을 만날수 있게 준비하는 것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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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가 말한 우리를 파괴시키는 7가지 요소

첫째, 노동 없는 부(富)/둘째, 양심 없는 쾌락
셋째, 인격 없는 지! 식/넷째, 윤리 없는 비지니스

이익추구를 위해서라면..

다섯째, 인성(人性)없는 과학
여섯째, 희생 없는 종교/일곱째, 신념 없는 정치

cronex의 이미지

아뇨 잘하셨습니다.
솔직히 <사랑과 우정 사이>는 별로 좋은 관계는 아닙니다.
분명히 서로에게 부담스러워지는 상황이 옵니다.
아니면 안보게 되면서 자연스레 멀어지게 되거나요....
끝이 안좋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글쎄요. 평생 고백 안한걸 후회하고 살았을 수도 있습니다.

저도 <사랑과 우정 사이>를 두 번 정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만.....
(한번은 제 쪽에서 한번은 상대쪽에서..... ;; )
그거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하는 쪽에서는 죽어나는 일입니다.

제 쪽에서 마음이 있었던 상대에는 저는 고백도 못하고 끝났고
제 쪽에 마음이 있었던 상대는 제게 고백했지만
제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끝났습니다.
제 쪽에서 마음이 있었던 상대는 아직도 가끔 봅니다만
아직도 상처가 안 아물어서 볼 때마다 미치게 만듭니다.
제 쪽에 마음이 있었던 상대는 어느덧 연락이 끊겨서 안만나게 된지 꽤 됐습니다.
(언젠가 한번 마주친 적이 있었지만 못알아봤는지 모른 척하는 것인지 그냥 지나치더군요.)

얘기 했어야 했다. 아니어야 했다. 어느쪽도 정답은 아닐겁니다.
아니 serin님이 결정한 쪽이 정답일 겁니다. 그 나머지 한쪽에 대한 결과는 영영 알 수 없는 것이니까요. 너무 미련을 갖진 마십시오.

그리고 그분을 좀 멀리 대하십시오.
그분이 만약 serin님의 빈자리를 느낀다면..... 혹시라도 마음이 바뀔 지도 모르니까요.
있을 때는 모를 겁니다. 하지만 사람의 빈자리는 의외로 크답니다.
(물론 그렇다고 모른 척 하거나 하진 마시고 ^^;; )
같은 회사이시다니 대하는 태도를 바꾸시고
(호칭을 바꾼다던가 (예전에는 이름을 불렀지만 이제는 직급이나 "~씨"를 붙여 부른다던가) )
일과 관계된 것 외에는 가급적 대화를 자제하신다던가 하세요.

ps.

그리고 만약 다음에도 그런 일이 생기시면 바로 말하진 마시고....
시간을 좀 뒀다가 직접 그 여자분 집 근처에 가서 만나자고 하시고 말씀하십시오.
누구나 자기 집 주변에서는 심리적인 안도감을 가집니다.
그래서 좀 더 덜 놀라게 되고 좀 더 생각을 냉정하게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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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멍청이~! 나한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었냐~?
광란의 귀공자 데코스 와이즈멜 님이라구~!

bus710의 이미지

너무 마음이 달아서 성급하셨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 만회할 기회는 있습니다.

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라고 말하지만 저도 요즘 너무 괴로워요.ㅠ.ㅠ

life is only one time

logout의 이미지

좋아한다고 얘기했으면 된 겁니다. 이제는 저쪽에서 알아서 판단하겠죠.

질투라는 감정이 동반되니 지금이야 아마도 생각하기가 어렵겠습니다만 여친을 좋아한다면 여친이 좋은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이 내입장에서나 여친 입장에서 모두 나쁜 일이 아닙니다.

그러니 마음고생 훨훨 털고 오히려 그쪽 커플 잘 되라고 마음 담아 축원해주는게 자신의 사랑을 키우는 길입니다. 한편으로는 여자들이 이런 데 본능적(?)으로 밝은 경우가 많은데 그럴때 여자들이 잘 쓰는 표현이 "너 그 여자 사랑해?"라는 질문입니다. 소위 사랑한다면 보내줄 수 있다라는 좀 당혹스러운 .... 표현이 그것입니다.

"I conduct to live,
I live to compose."
--- Gustav Mahler

serin의 이미지

조언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꾸벅;;
...
정녕 여자들이 좋아하는 쿨~하게 미련같은것은 버리고
하하하 웃으면서 또 멋진 삶을 살아야 할텐데...
오늘 하루는 갈수록 우울의 극치였습니다.
안보면 속이라도 편할텐데, 자리에서 일어나면
보이는 그녀의 머리통, 간간히 귀가를 울리는 그녀의 웃음소리
정말 괴롭더군요.
엉망진창입니다. 회사서 코드 몇줄 짠거도 엉망진창이고
제 삶도 말이죠.
제 나이 올해 28... 많다면 많은 나이고 또 적다면 적은
어중간한 나이... 20대 후반을 멋지게 마무리하면서
30대를 설계해야 될 나이인데, 여자 하나 때문에
괴로워하는 제 자신도 너무 우울하네요.
제 진심이 부족한 것일까요? 그 친구 좋아하는 마음만
숨겼을뿐.. 전 정말 진심으로 대했다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사람 만나 티격태격 알콩달콩 살아가고자 하는
그것 뿐인데, 남들은 잘도 하던데... 전 그것조차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한동안 안피던 담배, 줄담배만 피우면서 한숨만 내셨군요.
저는 정말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생각하면 정말 여자 운은
없는것 같습니다. 항상 전 사랑과 우정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다가 다른 남자들이 다 선수치는군요.
쿨~하게 잘 지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어제 밤에 전화를 했었는데,
그 친구 잔다고 룸메이트가 받더군요. 그래서 메신저로
쪽지도 남겨보았건만, 확인안함으로만 뜰뿐이네요.
4년여간 그 친구를 쭉 지켜봐왔기 때문에, 제가
먼저 아는 척 안하면 평생 그 친구는 저 안볼 사람입니다.
자기 좋다고 뒷북친게 그렇게 잘못인지... 정말 어제만해도
같이 웃으면서 농담 주고받으면서... 자기한테는 없는 친오빠가
있다면 저라고 하던 그 친구였는데... 이렇게 인연을 끝내야할지
어쩔줄을 모르겠습니다.
눈귀를 가리고 살수도 없는 노릇이고, 사정상 회사를 그만둘수도
없는 입장이고... 정말 난감하네요...
...
답답한 마음에 이어지는 신세한탄이었습니다.
더 이상 글 올리는것은 자제하겠습니다.

다크슈테펜의 이미지

사람이란게 그래서 더욱 괴로운건가 봅니다.이래 얶매이고 저리 얶매이고 용기내시기 바랍니다.
어쩔수 없는 거지만 이미 늦었더라도 그분의 행복을 빌어 주시고
제가 마지막으로 드릴수 있는 조언은 이것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독하게 사십시요"

인생이란게 다 그런게 아니겠어요....? 뭘(?)
http://schutepen.egloos.com

Cernie의 이미지

잘 하셨어요. 저라도 그런 상황이라면 "사실 나도 너 좋아하는데."라고 가볍게 말했을 것 같아요. 농담 반 진담 반처럼, 너무 심각하지 않게요. 그 여자분이 serin님 마음 아셨으니 나머지는 그쪽에서 판단하겠구요.

별 부담없이 예전처럼 지내세요. 남녀가 사귀어서 쉽게 깨질 수도 있고 좀 오래 끌다가 깨질 수도 있고 결혼도 할 수 있는 거지요. 즉, 어떻게 될지 모르니 다음 기회를 노리세요.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