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연구원 8년차 부부의 결혼...

쿨링팬의 이미지

http://www.hibrain.net의 유머에서 가져왔습니다.
재미있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고 ^^;

Quote:
연구소 생활에 매우매우 익숙해진 어느 8년차 커플 이야기..

노총각 A가 노처녀 B씨에게 데이트 신청을 한다.

1. 데이트신청서

A는 그동안 눈여겨봐두어 온 B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려 한다. 먼가 색다른 방법은 없을까? ... 그래.. 평소에 하던대로 하자.. A는 관련 양식이 있는지 검색했다... 음.. 있을리가 없지 -.-a 대충 비슷한 양식(출장신청서 쯤..)을

찾아 좀 고치고 내용을 적었다.
1) 날짜 2) 목적지 3) 활동계획 4) 소요금액(교통비, 식비, 여비) 등등

적고나서 프린터로 뽑았다. A의 연구소는 전자결재가 가능하지만 이번만큼은 하드카피 원본으로 주어야하지 않겠는가. 그리고는 '결재를 부탁합니다' 검은색 서류철에 끼워서 자리에 몰래 갖다 놓으려 하다가..음.. 하더니 문방구에 가서 분홍색 서류철을 사왔다. 신청서도 칼라 프린터로 다시 뽑고.. 서류철에는 리본 장식도 잊지 않았다. ... 다행히 그녀가 결재란에 싸인을 했고, 데이트는 성공적이었다.

2. 결혼제안서

A와 B의 관계가 진전되고..A는 B에게 프로포즈를 하고 싶어한다.
'머 또 색다른 방법이 없을까? -_-aa' 하던 A는 '그래 늘 하던대로 하자..
그게 색다른 거다 -_-;' 하고는 프로포잘(!)을 쓰기 시작한다..

제목: A와 B의 영원한 사랑과 행복의 구현
기간: 200x년 o월 o일 ~ 죽을 때 까지
목표: 어쩌구 저쩌구...
내용: 궁시렁 궁시렁...

등등 적어서 예쁜 케이스에 넣어서.. 그녀에게 제출 --; 했다. ....물론 반지도 잊지 않고 넣었다.

3. 결혼생활계획서
B : 아버지한테 보여드렸어.. 근데... 결혼계획서 내라고 하시네 -_-;;
A : 허걱..
B : 아 그리고 하드카피로 10부씩 제출하래... 친척들하고 돌려보신대...
B의 아버지는 모대학 교수였다 -_- 참..잊을 뻔 했는데 A는 B의 집에 찾아가 면접(?)도 보았었다.
B : 면접 잘 봤어???
A : 응..근데 차세대 IT산업의 전망은 왜 물어보시는거냐 -_-;

A는 B와 함께 밤새워 결혼생활계획서를 작성하기 시작한다..

* "최근 우리나라의 출산률 저하와 이에 따르는 인구 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결혼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으며... "
* "우리가 결혼할 경우 이러이러한 점이 이익이고.. 이런 점에서 반드시 해야한다. 그 파급효과로 노총각 동생들도 결혼 자극을 받을 것 아니냐.."

* 최근 3년간 연애실적
A군 = 없음..(아..불쌍한 공돌이..)
B양 = 선5번, 소개팅 12번, ... (A : 야, 그런거 적지마..없는게 좋아 -_-;
B : 왜? 난 또 뭐라도 적어야 될까 해서 --; )

* 향후 3년간 예상 결과물
A : 헉 머냐 이건.. 아들 1, 딸 1 이정도 쓰면 될까?
B : 헉...정말 그렇게 다 낳게?
A : 그래도 결혼인데.. 이 정도 성과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못 낳으면 말구.

* 소요예산
A군 부담금 5천만원
B양 부담금 3천만원
양가지원금 9천만원 (A군집 1천만원, B양집 8천만원)
예상축의금 1천만원
예산편성표 : 결혼식비용, 신혼여행비용을 비롯하여 향후 1년간 사용될 내역이 적혀 있으나 지면상 생략 ^^

A는 밤새 계획서 작성을 마쳤다. 헉헉... (쓰는 나도 힘들군..)
A : 다썼어 자기. 근데 아버님께서 혹 승락안하시면 어떡하지?
B : 아 괜찮아. 내가 다 말해뒀어. 그냥 내기만 하면 돼~

4. 품의서
신혼 살림 장만하느라 돌아다니는 A와 B.

A: 훔..이 홈씨어터 괜찮은데? 살까?
B: 괜찮네.. 근데... 백만원 넘는 물건은...울아빠 결재 맡아야돼 --;

A: 아 뭐가 그리 복잡해 --;;
B: 아
괜찮아, 백만원 이하는 마누라전결로 해줄께 ^^

5. 요구사항정의서
B: 우리집에서 이런거 날아왔어 --; 결혼생활에서 필요한 거 적어왔네 --;
남편은 아내에게 어쩌구 저쩌구 해야한다, 기타등등..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6. 후기
- 연구원 8년차 A,B는 전에 박사8년차 부부의 결혼식에 다녀오고 진한 감동을 받았다나 뭐래나..
- 그들은 1년에 두번씩 중간평가와 최종평가를 양가 부모에게 받는다.
물론 수시로 진도 점검 및 예산 통제를 받는다고 한다.
- 결혼생활 평가일이 오면 청소 및 가구 정돈, 영수증 챙기기로 바쁘다고 한다.
평가는 식구들이 모여앉아....다함께.....경과보고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듣는다고 한다.
- 1년에 두어번 양가 가족이 워크샵도 간다.

bus710의 이미지

.....

너무 계획적인데요;;

하나라도 틀어지면 처음부터 다시? ㅎㅎㅎㅎ

life is only one time

나는오리의 이미지

다음에 작업걸때 한번 해봐야겠군요.

다크슈테펜의 이미지

욕심많은오리 wrote:
다음에 작업걸때 한번 해봐야겠군요.

유머는 유머로 받아 들이세요... :wink:

인생이란게 다 그런게 아니겠어요....? 뭘(?)
http://schutepen.egloos.com

warpdory의 이미지

계획서 작성 등으로 봐서 박사 2년차쯤으로 보이는군요. 흠...

그러면 8년차 커플이면 학부때 1학년 입학하면서부터 사귀었거나 ... 남자가 군대를 안 갔었으면 .. 고등학교 2 학년때정도부터 사귄 거겠군요.


---------
귓가에 햇살을 받으며 석양까지 행복한 여행을...
웃으며 떠나갔던 것처럼 미소를 띠고 돌아와 마침내 평안하기를...
- 엘프의 인사, 드래곤 라자, 이영도

즐겁게 놀아보자.

나는오리의 이미지

warpdory wrote:
계획서 작성 등으로 봐서 박사 2년차쯤으로 보이는군요. 흠...

그러면 8년차 커플이면 학부때 1학년 입학하면서부터 사귀었거나 ... 남자가 군대를 안 갔었으면 .. 고등학교 2 학년때정도부터 사귄 거겠군요.

솔로생활 오래하다보니 고등학교때 나한테 목매던 여자애들을 왜 차버렸는지 미스테리하더군요. ㅡ.ㅡ;;;

아무래도 모 기사처럼 솔로생활 오래하다보니 연애세포가 다 죽어버렸나봅니다.
아흑~

ydhoney의 이미지

욕심많은오리 wrote:
warpdory wrote:
계획서 작성 등으로 봐서 박사 2년차쯤으로 보이는군요. 흠...

그러면 8년차 커플이면 학부때 1학년 입학하면서부터 사귀었거나 ... 남자가 군대를 안 갔었으면 .. 고등학교 2 학년때정도부터 사귄 거겠군요.

솔로생활 오래하다보니 고등학교때 나한테 목매던 여자애들을 왜 차버렸는지 미스테리하더군요. ㅡ.ㅡ;;;

아무래도 모 기사처럼 솔로생활 오래하다보니 연애세포가 다 죽어버렸나봅니다.
아흑~


오리고기가 맛은 좀 있지요. :)
hanbyeol의 이미지

읽어보니 주로 정부기관 프로젝트를 하셨던 분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계획서 기술 방식으로 봐서는 ...

cronex의 이미지

ydhoney wrote:
욕심많은오리 wrote:
warpdory wrote:
계획서 작성 등으로 봐서 박사 2년차쯤으로 보이는군요. 흠...

그러면 8년차 커플이면 학부때 1학년 입학하면서부터 사귀었거나 ... 남자가 군대를 안 갔었으면 .. 고등학교 2 학년때정도부터 사귄 거겠군요.

솔로생활 오래하다보니 고등학교때 나한테 목매던 여자애들을 왜 차버렸는지 미스테리하더군요. ㅡ.ㅡ;;;

아무래도 모 기사처럼 솔로생활 오래하다보니 연애세포가 다 죽어버렸나봅니다.
아흑~


오리고기가 맛은 좀 있지요. :)
주식(主食)이신가 보네요.
꿀은 요새 잘 안드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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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멍청이~! 나한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었냐~?
광란의 귀공자 데코스 와이즈멜 님이라구~!

송효진의 이미지

cronex wrote:
ydhoney wrote:
오리고기가 맛은 좀 있지요. :)

주식(主食)이신가 보네요.
꿀은 요새 잘 안드시나요? ;)

말씀은 저렇게 하셔도, 이가 없어서 고기는 못드신다는...
티거를 만든 사람이 이를 안만들었어요. :lol:
나는오리의 이미지

송효진 wrote:
cronex wrote:
ydhoney wrote:
오리고기가 맛은 좀 있지요. :)

주식(主食)이신가 보네요.
꿀은 요새 잘 안드시나요? ;)

말씀은 저렇게 하셔도, 이가 없어서 고기는 못드신다는...
티거를 만든 사람이 이를 안만들었어요. :lol:
곰돌이푸의 꿀 훔쳐먹다가 맞아서 이가 다 부러진겁니다.
졸곰의 이미지

쿨링팬 wrote:

A: 훔..이 홈씨어터 괜찮은데? 살까?
B: 괜찮네.. 근데... 백만원 넘는 물건은...울아빠 결재 맡아야돼 --;

A: 아 뭐가 그리 복잡해 --;;
B: 아
괜찮아, 백만원 이하는 마누라전결로 해줄께 ^^

홈시어터를 사되 영수증은 공기 청정기, 청소기, 안마기... 등등으로 금액을 맞춘다. +_+

Running in the 90's
http://spbear.com

ydhoney의 이미지

욕심많은오리 wrote:
송효진 wrote:
cronex wrote:
ydhoney wrote:
오리고기가 맛은 좀 있지요. :)

주식(主食)이신가 보네요.
꿀은 요새 잘 안드시나요? ;)

말씀은 저렇게 하셔도, 이가 없어서 고기는 못드신다는...
티거를 만든 사람이 이를 안만들었어요. :lol:
곰돌이푸의 꿀 훔쳐먹다가 맞아서 이가 다 부러진겁니다.

귀여운척하는 표정을 짓고 있지만 저 빛나는 무서운 눈깔을 보십시오. 으으~ 치가 떨리는군요.

아빠곰의 이미지

Quote:
.....
* 향후 3년간 예상 결과물
A : 헉 머냐 이건.. 아들 1, 딸 1 이정도 쓰면 될까?
B : 헉...정말 그렇게 다 낳게?
A : 그래도 결혼인데.. 이 정도 성과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못 낳으면 말구.

못낳으면 말구... 하하 :) 너무 현실적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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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발발다빠따반반나다발딸발발다빠따따맣밤밤따받따발발다따밝다발발다빠따따밤반다빠따다맣밥발
발다따밥다발발다따박다발발다빠따따밞밭밭다따다맣아희

dakiller6의 이미지

쿨링팬 wrote:

* "최근 우리나라의 출산률 저하와 이에 따르는 인구 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결혼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으며... "

이 대목에서 정말 헉! 이었습니다 ㅋㅋ

doongul의 이미지

spbear wrote:
쿨링팬 wrote:

A: 훔..이 홈씨어터 괜찮은데? 살까?
B: 괜찮네.. 근데... 백만원 넘는 물건은...울아빠 결재 맡아야돼 --;

A: 아 뭐가 그리 복잡해 --;;
B: 아
괜찮아, 백만원 이하는 마누라전결로 해줄께 ^^

홈시어터를 사되 영수증은 공기 청정기, 청소기, 안마기... 등등으로 금액을 맞춘다. +_+

헛.. 그럼... 공기 청정기, 청소기, 안마기 등은... 어쩌지요...
안쓰면 그만인가요 ㅡㅡ?? 그래도.. 청소기는... :oops:

언제나 좋은날 행복한날 되세요~

김정균의 이미지

spbear wrote:
쿨링팬 wrote:

A: 훔..이 홈씨어터 괜찮은데? 살까?
B: 괜찮네.. 근데... 백만원 넘는 물건은...울아빠 결재 맡아야돼 --;

A: 아 뭐가 그리 복잡해 --;;
B: 아
괜찮아, 백만원 이하는 마누라전결로 해줄께 ^^

홈시어터를 사되 영수증은 공기 청정기, 청소기, 안마기... 등등으로 금액을 맞춘다. +_+

아직 내공이 부족하구만요. 결혼전이니 그럴 수도..

그냥 현금으로 챙긴다. (아 물론 가라 영수증 제출해야 겠죠. 기왕이면 돈 많이 드는 소모품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