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메일을 받았습니다.
요 며칠사이에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BIND 업그레이드 하라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아래내용은 받은 메일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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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한국인터넷진흥원입니다.
언제나 kr도메인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귀사가 사용하고 있는 네임서버 점검 결과 BIND8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BIND8은 BIND9에 비해 보안에 취약하므로 업그레이드를 권장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BIND9 설정 방법 및 BIND9.3.1 다운로드를 참고하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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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터넷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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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도메인의 소유자들에게 모두 같은 내용을 보낸것 같습니다.
문제는 BIND8 버전대 전체가 취약한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메일 내용에서는 BIND8 버젼대가 취약하니 무조건 BIND9.3.1로 업그레이드 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호스팅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고객들로부터 왜 업그레이드를 안하냐.. 왜 취약한 버젼을 사용하느냐.. 등등의 문의를 받았습니다.
나름대로 시스템과 주요 어플리케이션은 항상 최신 버젼을 유지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놓친게 있나 싶어서 isc.org 로 접속을 해봤습니다.
눈씻고 찾아봐도 BIND8 버젼대 전체가 취약하다는 내용은 없었습니다.
BIND8.X, BIND9.X 최신 버젼인 BIND8.4.6 을 사용하라는 얘기는 있었습니다.
막 화가 치밀어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전화를 해서 한동안 퍼부었습니다. 담당자와 통화도 하고 잘못된 메일을 보내서 미안하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그제서야 좀 진정이 되네요.
다수를 대상으로 중요한 정보메일을 보낼경우에는 좀더 신중히 내용을 검토해야 하는것 아닐까요?
아침부터 열받아서 주절댔습니다.
예전에 한 ETRI에서 온라인 게임용 3D엔진 개발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
예전에 한 ETRI에서 온라인 게임용 3D엔진 개발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한적이있었죠.
그래서 아는 분이 직접가서 봤는데...
실무에 필요한 기술은 최대한 배제되어있고, 다만 학술적인 것들만
잡다하게 많더랍니다..ㅡㅡa
관료주의의 병패지요.. :ro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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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Different~!
[quote="OnlyOne"]그래서 아는 분이 직접가서 봤는데...
실무에 필요한 기술이 더 중요한지 학술적인 것이 더 중요한지는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당연히 둘 다 중요하고,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각자 자신이 지향하는 바대로 이루어내면 그만일 뿐이니 논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학술 기관이 학문적인 밑바탕은 뒷전인 채로 실무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데에만 급급하거나, 반대로 기업체의 일선 R&D 팀이 현실과 실무는 무시한 채로 학술적인 이론에 머무는 연구만 주구장창 하고 있다면 그야말로 문제겠지요.
제가 아는 한 ETRI는 원래 그 본분이 학술 기관입니다. 애초의 태생부터가 KIST 부설이었던 데다가, 특히 2004년 10월 이후로는 현재 과학기술부 산하 기관이죠. 정확히 ‘국영’ 기관인지 ‘국가 투자’ 기관인지 ‘국가 출자’기관인지까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차피 당장 배고프고 발등에 불떨어진 기업체 연구소들에게 기대할 수 없는 탄탄한 학술적 밑바탕을 대신 담당하고 메워주기 위해 존재하는 연구 기관이라는 대세에 지장은 없습니다. :) 여담이지만 도메인도 etri.re.kr이라고 명시하고 있군요.
즉, 직접 가서 보니 학술적인 것들만 많더라는 것은 ETRI의 본분 상 지극히 당연한 현상일 뿐더러 (상당히 편향되어있는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고려해볼 때) 오히려 무척 다행스럽고 고무적인 사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것을 ‘관료주의의 병폐’라고 말씀하신다면 정말 OTL입니다. 만일 ETRI가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채 당장 현실 세계에 적용해서 실효를 거둘 수 있는 기술 개발 실적에만 매달려있었더라면 이것이야말로 진정 관료주의의 병폐라고 불려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기에 정작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 부분입니다. 말씀하신 지인께서 ETRI에 직접 찾아갔을 때, 기대하고 있었던 실무적인 기술들을 찾지 못해서 실망하게 된 원인은 바로 이 선전에 있었던 것입니다. ETRI 스스로 이렇게 대대적이 선전을 했던 것인지, 아니면 ETRI는 그저 3D 엔진의 기반 이론에 관한 새로운 연구 결과를 조용히 발표했을 뿐인데 각종 매체들이 이를 과장하고 왜곡해서 보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만일 (그럴리는 없으리라 믿지만) 전자의 경우였다면 이는 분명히 ETRI가 잘못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크게 기분이 상하거나 한 것은 아닙니다만) ‘잡다하다’ 류의 표현은 조금 더 신중히 써주시기를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입장을 바꿔서, 뛰어난 엔지니어로서 오랜 기간 동안 깊이있는 실무 능력과 많은 경험을 쌓아왔다고 자부하는 사람에게 만일 누군가가 “당신에게는 다만 실무적인 것들만 잡다하게 많군요”라는 식으로 말하면 썩 좋은 기분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
제가 비록 개인적으로 실무보다는 학문에 더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실무 능력자가 못되리라는 점을 100% 인정하며) 학자로서의 길을 걷고있는 학생이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실무를 천시하거나 실무자를 얕잡아보는 우를 범한 적은 없다고 자부합니다. 개인적으로 공학보다는 과학이 더 적성에 맞아서 과학자를 꿈꾸고 있는 햇병아리지만, 여태 한 번도 공학을 무시하거나 업수이 여긴 적이 없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렇게 실무자들과 공학자들의 존재에 감사하며 그들을 진심으로 존중해온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특히 순수 이학을 지향하는) 학자로서 받아온 멸시(“세상 물정 모르고 꿈만 좇는 학자 나부랭이”)와 무용론(“그딴거 해서 어따 쓰게?”)과 근시안적인 폄하(“결국 아무 도움도 안되는 인간이구만”)를 떠올려보면 우울해지곤 합니다.
마침 다음 주 월요일에 연구실 동료 한 사람이 캠브리지 박사과정으로 유학을 떠납니다. ‘유학’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미국부터 떠올리는 변치 않는 추세 속에서 왜 하필 (뜬금없이) 영국이냐는 사람들도 있고 심지어 “결국 GRE가 힘드니까 영국으로 도망간다”는 누명까지도 쓰고있지만, 이 친구는 이미 GRE 고득점 등으로 미국의 최상위권 대학에서도 합격 통지를 받았으면서도 캠브리지 합격 후에 (지극히 당연스럽게) 미국을 걷어차고 당당히 영국에 입성하는 경우입니다. 그만큼 영국은 지금 (특히 저희 분야에 있어서 만큼은) 전세계 어디와도 비교할 수 없는 전산 이론가들의 성지(聖地)입니다. 물론 전산 분야들 중에서도 미국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영역이 당연히 있고, 예를 들어 요즘 대세 중 하나로 통하는 공학 분야인 네트웍에 대해서는 플린스톤 등을 필두로 분명히 미국이 꽉 잡고있답니다. 하지만 미국은 현재 노골적일 만큼 명백하게 순수 과학을 버리고 있는 중이고, 전산 쪽에서 보자면 정형기법이나 타입이론 등은 이제 영국이나 스웨덴, 프랑스를 제외하면 거의 제대로 연구할 수 있는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미국 Upenn의 B. Pierce 등 예외도 물론 있지만, 빈도상 상대적으로 매우 적죠.) 전산 전공자들 중에도 이런 사실은 의외로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이 이야기를 왜 하냐하면, 향후 이 친구의 노선에 점점 변화가 생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야 뭐 꽤 오래전부터 이미 우리나라를 포기해버린 상태였지만, 이 친구는 꽤 최근까지도 “그래도 나중에는 결국 한국에 돌아와야하지 않겠냐”고 말하곤 했었습니다. 물론 이 친구도 국내에서 학자가 (특히 공학이 아닌 이학을 전공하는 경우에) 어떤 입장에 처하게되는지 나름대로 잘 알고있긴 했지만, 이 나라를 아예 버릴 생각까지는 안하고 있었던 것이죠. 그러던 사람이 최근에 영국 유학이 확정되면서 영국 분위기에 대한 훨씬 더 구체적인 정보를 접하고 한국과 비교하게 되다보니, 점점 “어떻게든 아예 거기서 눌러앉고싶은 마음이 굴뚝같다”는 말을 하게 됩디다. 극단적인 애국자가 아닌 이상, 단지 모국에서 여생을 살기위해 학자로서의 개인적인 꿈을 접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지만, 또 한 편으로는 이 나라가 얼마나 ‘학문을 가질 자격’을 잃어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단지 저와 이 친구만의 경우가 아니라 이 나라에서 순수 학문을 꿈꾸는 사람들 중 태반이 결국 비슷한 이유로 점점 이 나라를 떠나갈 것이고, 그렇게 이 나라는 병들어갈 것입니다.
이런 와중에 그나마 ETRI 등의 존재는, 이 나라가 학문적으로 병들고 피폐해지면서도 끝내 완전히 사망하지 않고 버틸 수 있게 만들어주는 몇 안 남은 최후의 보루입니다. 그런 ETRI가 고맙게도 자신의 본분에 걸맞는 역할을 제대로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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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결국 자유마저 돈으로 사야하나보다.
사줄테니 제발 팔기나 해다오. 아직 내가 "사겠다"고 말하는 동안에 말이다!
헉! 차리서님의 한 섞인 글...
잘 봤습니다.
이 부분이 참 안타깝네요. 전 물론 공학자이긴 합니다만, 공학자들 그룹에 있으면서 '돈도 안되는 그런건 뭐하러 하냐?'는 핀잔을 자주 듣는 편입니다. 물론 이학분야 연구를 하시는 분들께서 해주시니 저같은 사람은 감사히 적용하고 널리 알려드리면 되긴 하겠지만, 항상 2% 부족한 면을 채우는 것은 이학인 듯 싶습니다.
어쩌면 이학과 공학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자꾸 갈라놓고 한 쪽만 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논지에서 조금 벗어난 얘기었지만 ETRI가 그저 '학술적' 이론을 연구만 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여러가지 기술들을 검증하고 새로운 이론들을 적용하는 국가 연구 기관 중 하나이니까요... 현재 ETRI의 활동이 잘못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한 바람직한 면도 많고요. (가끔 황당한 것도 나오긴 하지만 그건 '사람의 착각 내지 실수'에 의해 그런 것이라 생각합니다.)
차리서님이 글을 길게 쓰셔서 그런지 좀 과하게 쓰려고 하는 맘이 굴뚝같지만 이만 글을 줄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