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글.....한축구의 시험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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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축구가 개판 치더니 이런 유머도 올라오네요...

이글의 출처는 ; 딴지일보-->김대리싸이트-->KL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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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호프 한축구

한나라씨와 고리아씨 부부는 슬하에 3녀1남을 두고 있었습니다...

언제나 착하고 성실한 큰딸 한학희, 활달하고 성격좋은 둘째딸 한두볼,

침착하며 예리한 세째딸 한양궁... 이렇게 세딸은 그들의 성격 만큼이나

머리가 좋아서 언제나 전교 1,2등을 다투는 수재들이였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는 것은 외동아들이자, 막내인

한축구군 이였습니다.

한축구군도 나름대로 성실하고 착한 학생이였고, 부모님의 말씀이라면

껌뻑 넘어가는 효자였지만, 워낙 잘나가는 누나들에 비하면 공부는

그저 그냥 평범한 보통 학생이였습니다.

그런데 한나라씨, 고리아씨 부부는 막내아들에게만 신경을 쏟았습니다.

딸들에게는 참고서 살 돈 몇 푼 주는 것도 잔소리 실컷하고 손 부들

부들 떨면서 주었고 딸들은 공부할 방도 없어서 친구집을 전전하며

공부했지만 어려운 살림에도 축구에게는 늘 후한 용돈을 주었고,

옷도 새옷만 입혔습니다.

딸들은 전교 1등을 하고 돌아와도 '음 잘했다' 칭찬 한마디로 모든게

끝이였습니다. 간혹 2등이라도 하는 날이면 집안이 뒤집어 졌습니다.

언젠가 큰딸 학희가 아깝게 전교 2등을 했습니다. 그날밤 한나라씨의

집은 고함소리와 큰딸의 흐느끼는 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또 두번 연속 전교 1등을 하던 두볼이가 전교 2등을 하자

한나라씨의 손이 두볼이에게 날아 갔답니다...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던 양궁이는 전교 1등을 하면서도 언니들을

보며 시험때마다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그런일이 있고 난 후에는 늘 용돈이 깍이고 집에서도 찬바람이 씽씽

불었답니다...

2. 한축구의 성적

한편... 우리 순진한 한축구는 고1이였는데... 반에서 1,2등을

다투는 학생이였죠... 문제는 한축구가 진학반이 아니라 취업반에

있었다는 사실이였습니다...

하지만 성적표를 가져올때마다 부모는 기뻐날뛰었죠...

"우리 아들 천재다 천재!! 먹고 싶은거 얘기해라!!!"

축구네 옆반 진학반인 1반에는 천재들이 모여서 공부하고 있었고...

아이큐 160의 수재 부나질, 끈질긴 노력파 부남수, 그 외에도

김영국, 유화란, 서배인등등의 천재들이 피터지는 등수 경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편 축구네 반에는 기껏 공부잘하는 애들이 사우디, 이낙후, 차이나,

이란, 이런애들 정도였고... 당연히 1반에가면 꼴지를 면하기 힘든

수준이였습니다...

한축구의 부모는 뭔가 크게 착각하고 있는 중이였죠...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만...

어느날 축구는 시험을 앞두고 친한 친구들을 데려와서 집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고리아씨는 간식을 주다가 그들이 풀고 있는

문제집을 힐끔 보았습니다...

한축구 75점
태 국 50점
마 련 45점
인도네 40점
마가오 5점 ^^;;
홍 공 10점 ^^;;;;

고아라씨는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우리 아들이 이렇게 천재라니...

그 자리에서 자랑을 시작했죠...

"얘!! 마가오야... 우리 축구 정말 공부 잘하지? 너도 축구한테 배워!!"

"어버버 우히히 이히히 네! 어버버벙 우히히히히"

"홍공아 너도!! 우리 축구좀 봐라!!!"

"으어어 아으.. 추축구 공브브브부? 잘..아에에에 해요!"

다른 친구들의 수준도 거기서 거기였습니다...

노는 물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3. 한축구의 분발

한축구는 그냥 반에서 좀 공부 잘하는 것으로 만족해서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복장 터지는 일이 생겼습니다.

축구의 꼬붕이나 마찬가지였던 조빠리(그의 부모가 신혼여행을 빠리로

가서 만든 허니문 베이비랍니다... 기념으로 큰아들 이름을 빠리라고

지었다나...)가 평균 90점을 받아서 진학반으로 간 것이였습니다.

축구는 너무 놀라서 조빠리에게 갔습니다...

"야! 조빠리!! 니 언제 그렇게 공부 했나??"

"흥! 칫! 나 이제 너랑 안놀아!!!"

"뭐?! 이게! 쥐기삔다!!"

"너랑 놀면 공부 못해!! 저리 꺼져 퍽!!!!"

"으앙~~~"

한축구는 울면서 집에 왔습니다... 분해서 울다가 친구들을 총 동원

해서 조빠리가 성적이 올라간 이유를 알아 봤죠...

사실은 이러했답니다...

어느날 조빠리는 정말로 한축구랑 놀면 성적이 안오를 거라는 사실을

알게되었죠... 그 길로 조빠리는 1반의 천재들과 친하게 지내게 되었

습니다. 돈많은 집안인 조빠리는 친구를 새로 사귀는데 별로 어려움을

겪지 않았고... 부나질, 부난수, 서베인 이런 친구들과 놀면서

같이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기초 실력이 딸리자 아빠를 졸라 과외도

열심히 받았던 것이였습니다...

충격을 받은 한축구는 그 즉시 부모를 졸라 과외 선생을 구해달라고

했습니다... 한나라씨는 어려운 살림에도 불구하고 과외 선생을

백방으로 수소문 했답니다...

그것도 잠시... 한번 시험봐서 성적이 나쁘면 선생을 짤라 버리는

한나라씨와 고리아씨의 성급한 성격에 도무지 오래 붙어있는 선생이

없었고... 한축구는 매번 선생 스타일 적응하기도 힘들었습니다.

영어를 중점적으로 가르치던 크리머씨와 비쇼배추씨는 한나라씨와

말이 안통한다는 엄청난 이유로 바로 짤리고...

나이 지긋한 박정환 선생은 스파르타 식으로 한축구를 가르치려다가

못견딘 한축구가 시험에서 일부러 빵점을 맞는 바람에 짤리고...

사람 한번 만들어 보려고 한축구가 컨닝한것을 나무래던 차봉근

선생은 한나라씨 부모의 아들 감싸기에 한방에 날라가면서 고소

까지 당해서 과외 선생은 물론 인생을 종치고 말았습니다...

어렵게 수소문해서 결국 마을 축산업협동조합 임원인 허허참

전무를 과외선생으로 모셨지만 허전무도 대책 없기는 마찬가지였습

니다...

한축구도 성적이 안오르자 초조해 졌습니다...

"아부지예!!"

"와그라노?"

"허리가 아퍼서 책상에서 공부 몬하겠심더... 앉음뱅이 책상하나

사 주이소..."

"하모! 알았다카이..."

한나라씨는 그나마 낡은 밥상을 책상으로 쓰고 있던 큰딸 한학희의

책상을 뺏어서 축구에게 주었고... 마음씨 착한 학희는 닭똥같은

눈물만 흘릴수 밖에 없었습니다...

4. 한축구의 시험보기

한축구도 스트레스가 쌓여갔습니다... 전교 16등안에 들면 1반으로

올라갈수있다는것을 부모가 알게된 이후... 매번 부모의 기대가

부담스러웠던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번번히 2반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사실 축구는 기초가 약해서 시간을 들여 체계적으로 공부를 해야

성적이 오를 수 있는데 한나라씨 부부는 그럴 기회를 주지 않고

닥달만 했으니까요....

더욱이 한나라씨 부부는 평소엔 아들이 뭐하든지 거들떠 보지도

않았지만 시험때만 되면 난리를 치는 극성을 보였습니다.

게다가 시험 잘보라고 시험보는 교실 밖에서 꽹과리를 쳐대며

"축구 시험 잘봐라"를 외치고 있는 외삼촌 김흥군씨도 짜증나긴

마찬가지였습니다....(걸어논 플랭카드와 티셔츠에는 그가 운영하는

통닭집 이름과 전화번호가 대문짝만하게 적혀있었습니다...)

찍어주기와 벼락치기에 의존한 축구의 시험은 언제나 이랬습니다...

평균 90점은 받아야 전교 16등에 들 가능성이 있는데...

첫날 영어... '영어는 내가 약하니까... 대충 아는거 잘 맞춰서

85점만 받아야지' 그리고 성적은 80점...

둘쨋날 수학... '뜨악! 수학은 어려워!!! 난 하나 마나야...

잘찍으면 될거야...' 그리고 성적은 70점...

세쨋날 국어... '국어만은 잡아야해!!! 꼭 100점을 맞자...

그러면 250점이니까 평균 83.3점인데... 16등안에 들을려면

서베인 녀석이 80점을 받거나... 부나진이가 50점을 받아야

하고... 만약 100점이 아니라 90점을 받으면 서베인이 70점

을 받거나... 우아!! 머리 아퍼!!!! 나도 몰러~' ...

결국 80점을 받음... 또 16등 달성 실패!!!

늘 자기 시험보다 남 성적을 신경쓰느라 될 일도 안되었죠...

한축구는 오늘도 부모의 지나친 기대속에 자기 실력에 맞지 않는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착하기만 했던 축구가 조빠리를 보며

부모 원망도 하기 시작했습니다...

영원한 꼬붕으로 남을것 같던 인도네, 마 련, 태 국... 이런

넘들도 날마다 한축구를 만만하게 보고 있습니다...

2002년엔 대학입시도 치룰텐데 참큰일입니다...

누가 한축구가 착실히 기초부터 다시 공부해서 성적을

많이 올릴수 있게 해줄 사람이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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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글을 교과서에 실읍시다.

이런 글은 시사 + 알찬 교훈..... 암튼
조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