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쓰레드를 보고 탄력받고..

punkbug의 이미지

밑의 재수를 생각하시는 분 쓰레드를 보고 저 역시도 고민인 심해 글을 올립니다.

전 모대학교 기계공학부 자동차공학 전공입니다.

전 7월중순쯤에 소집해제를 했죠.(공익은 아니고 상근예비역이였습니다. 헤헤..-_-)
지금 복학해서 2학년 2학기를 하고 있습니다.
군대가기 전쯤부터 해서 상근예비역으로 지내면서 저는 진로를 바꾸기로 마음먹고 편입을 생각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편입을 위해 남은 한학기를 채우고 있죠.(마음이 딴곳에 가있으니 학교 다니는게 아주 죽을 맛입니다. 그리고 저는 운좋게 학교다니다 바로 입대하고 제대하자마자 복학할수 있게되서 동기들보다 1년 빨리복학을 했더니 학교에 저를 아는 사람이 없어 아~주 뻘쭘하니 재미도 없습니다.
편입은 지금 하고 있는 자동차와는 별 상관없는(?) 컴퓨터 쪽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위사람들에게 편입할 마음이라고 얘기를 하면, 분명 3학년으로 편입을 할껀데. 편입해서 학교 수업 따라가는것 조차도 벅찰꺼라고 얘기를 합니다. 물론 저도 이부분에 대해 매우 큰 걱정을 하고 있지요.
지금까지 프로그래밍이라곤 basic과 c밖에 해본적이 없고. basic은 배운지도 오래됬고.. 지금은 솔직히 기억이 가물가물.. 그리고 c는 혼자 독학으로 조금 해보다가 말아서 어디가서 c할줄 안다는 얘기조차도 못꺼냅니다.
아래 쓰레드 올리신 분 보다 더 절망적인(?) 상황입니다.
그래도 용기를 내서 편입을 하려고 합니다.
지금 편입해서 졸업한다면 과연 제대로된(?) 대학졸업생이 될수 있을까요?
제가 지금 할수 있는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걸 준비하면 데미지(?)가 좀 덜 할수 있을까요?
저에게 희망을 주세요.

그리고 지금 저를 더 괴롭게 하는건..
저희 집안이 대부분 조선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현재 조선업에서만 20년 넘게 일해오신 분이시고 저희 누나는 아버지가 다니시는 곳에 설계를 하청해서 올려주는 하청기업에서 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자꾸만 이곳이 찜찜하게 제 머리를 스쳐가는게 참 거슬리네요. 지금 컴퓨터를 시작하는것보다 차라리 기계전공을 살려서 그리고 집안의 가업(??ㅋㅋ)을 따라서 조선업으로 가야 맞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이런 우유부단함..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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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nkbug wrote:
밑의 재수를 생각하시는 분 쓰레드를 보고 저 역시도 고민인 심해 글을 올립니다.

전 모대학교 기계공학부 자동차공학 전공입니다.

전 7월중순쯤에 소집해제를 했죠.(공익은 아니고 상근예비역이였습니다. 헤헤..-_-)
지금 복학해서 2학년 2학기를 하고 있습니다.
군대가기 전쯤부터 해서 상근예비역으로 지내면서 저는 진로를 바꾸기로 마음먹고 편입을 생각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편입을 위해 남은 한학기를 채우고 있죠.(마음이 딴곳에 가있으니 학교 다니는게 아주 죽을 맛입니다. 그리고 저는 운좋게 학교다니다 바로 입대하고 제대하자마자 복학할수 있게되서 동기들보다 1년 빨리복학을 했더니 학교에 저를 아는 사람이 없어 아~주 뻘쭘하니 재미도 없습니다.
편입은 지금 하고 있는 자동차와는 별 상관없는(?) 컴퓨터 쪽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위사람들에게 편입할 마음이라고 얘기를 하면, 분명 3학년으로 편입을 할껀데. 편입해서 학교 수업 따라가는것 조차도 벅찰꺼라고 얘기를 합니다. 물론 저도 이부분에 대해 매우 큰 걱정을 하고 있지요.
지금까지 프로그래밍이라곤 basic과 c밖에 해본적이 없고. basic은 배운지도 오래됬고.. 지금은 솔직히 기억이 가물가물.. 그리고 c는 혼자 독학으로 조금 해보다가 말아서 어디가서 c할줄 안다는 얘기조차도 못꺼냅니다.
아래 쓰레드 올리신 분 보다 더 절망적인(?) 상황입니다.
그래도 용기를 내서 편입을 하려고 합니다.
지금 편입해서 졸업한다면 과연 제대로된(?) 대학졸업생이 될수 있을까요?
제가 지금 할수 있는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걸 준비하면 데미지(?)가 좀 덜 할수 있을까요?
저에게 희망을 주세요.

그리고 지금 저를 더 괴롭게 하는건..
저희 집안이 대부분 조선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현재 조선업에서만 20년 넘게 일해오신 분이시고 저희 누나는 아버지가 다니시는 곳에 설계를 하청해서 올려주는 하청기업에서 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자꾸만 이곳이 찜찜하게 제 머리를 스쳐가는게 참 거슬리네요. 지금 컴퓨터를 시작하는것보다 차라리 기계전공을 살려서 그리고 집안의 가업(??ㅋㅋ)을 따라서 조선업으로 가야 맞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이런 우유부단함..ㅡ.ㅡ||

어차피 제대로된 전공은 3학년때부터 배우는거 아닌가요?
본인이 정말 프로그래밍에 흥미가 있다면, 좋은 기회가 되겠네요.
이쪽은 자신의 일을 "재미있기때문에 하는 사람"의 비율이 다른 업종보단 높을겁니다. (다들 겉으론 아닌척 하지만.. :) ) 그만큼 별생각없이 이쪽을 선택했다면 재미있어하고, 좋아서 하는 사람들과 경쟁할때 힘이 많이 들겠죠.
그냥 막연한 동경으로 바꿀 생각을 하신다면야 가업을 이으시는게 좋을듯..

jachin의 이미지

음... 웬지 납득이 갈만한 상황이시네요.

저같은 경우도 아버지께서 금형 설계쪽의 일을 하십니다.

그래서 어렸을 적 처음으로 배웠던 프로그램도 Basic 다음에 AutoCAD 였습니다. -_-;;;;;;; (아버지따라 배웠습니다.)

하지만 전 기계보다 컴퓨터가 더 궁금하고 공부하고 싶었기에 국민학고 2학년 때부터 전공을 컴퓨터 공학으로 정하고 있었습니다.

확실한 목표가 있고, 정말 컴퓨터에 대해 궁금증이 있으시다면, 그리고 노력할 자신이 있으시다면,

과에 구애받지 않아도 되고, 학교에 구애받지 않아도 됩니다.

이미 군대도 해결하셨다면, 스스로 시간을 두어 열심히 공부하시면 될 듯 합니다.

뭐든지 자신의 의지가 제일 중요합니다. -_-a

logout의 이미지

아버지께서 조선업을 하신다면 아마 기계과가 가업에는 더 어울리겠군요. :)

저도 기계계열의 학부를 나왔습니다만... 기계쪽 공부가 너무 싫었습니다. 싫었다기보다는 못하니까 더 하기 싫어지고.... 그런 부분도 컸죠. 나중에는 해도 잘 안되니 갑갑해 했고....

어쨌든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요즘은 어느 분야나 전산이 쓰이지 않는 분야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게다가, 공대쪽 과는 전공의 특성이 비슷합니다. 커리큘럼은 다르지만 문제 풀고 결과물 도출해내고... 이런 면에서는 전산이나 컴공과나 기계나 본질적인 차이는 없지요.

또 하나 고려해 볼 것은, 학부 전공은 이제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학부 전공은 그쪽 분야의 맛을 골고루 한번씩 보여주는 부페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제대로 전공(!)을 파고 싶다면 대학원에 가는 것이 맞습니다.

따라서 학부 전공은 그냥 님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예를들어, 님이 학부 졸업 뒤에 조선소 일을 한다고 가정을 하더라도, 전산과를 졸업한 뒤 조선소 일을 하거나 기계과를 졸업한 뒤 조선소 일을 하거나 큰 차이는 없습니다. 전산과를 나오면 조선소에서 사용하는 컴퓨터 장비 쪽에 님이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을 것이고, 기계과를 나오면 설계나 기계 장비 쪽에 님이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을 것이지요. 거꾸로 말하면, 전산과를 졸업하면 기계쪽 지식이 부족할테고, 기계가를 나오면 전산쪽 지식이 부족하게 되는 것이죠. :)

전공이 중요해지는 것은 대학원부터입니다. 그 때 부터는 기회비용이라는 문제가 생깁니다. 학부 졸업 이후는 취직 아니면 대학원 공부로 진로가 양분되는 경향이 높은데 이 때 대학원을 가면 취직해서 배우게 되는 실무쪽 경험을 잃어버리게 되고 취직을 하면 대학원에서 배우게 되는 체계적인 이론을 모르고 살게 됩니다.

보통 먼저 취직한 친구들은 학교가 그립다... 내지는 학교로 돌아가서 공부를 더 해 보고 싶다... 이런 얘기를 술자리에서 많이 하는데 학교에 있는 친구들은 그 얘기를 들으면 어떤 상황에 처하면 학교로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지 궁금해지죠. :)

따라서 중요한 것은... 다른 생각은 일단 다 접어놓고 우선 님이 하고 싶은 전공을 선택해서 열심히 하세요. 졸업 후 학부 전공은 실제 실무에는 크게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우선 두 과의 커리큘럼을 양쪽에 같이 놓고 한번 훑어보면 무엇을 해야 겠다는 감이 좀 더 쉽게 올겁니다. 그리고, 기계 전공을 했다고 전산쪽 일을 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며 전산 전공을 했다고 기계쪽 일을 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도 덤으로 기억해 두세요. :)

"I conduct to live,
I live to compose."
--- Gustav Mahler